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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2/21 11:49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국가란 국민입니다.” 를 들으면서 일전에 불렸던 '대한민국 헌법 1조' 라는 노래를 떠올렸습니다. 언젠가 그걸 따라부르는데 깊은 곳에서 뭔가가 벅차 올랐던 시절의 기억.
13/12/21 11:52
한국 영화 연출의 평균치가 그리 높지 않기에
(평균치가 높아보이는건 평균작 이상만을 우리가 주로 보게 되기때문일테니까요.) 한국 영화 평균치보다는 영화가 훨씬 훌륭합니다. 살인의 추억에서도 여중생 사건 이후에 주욱주욱 처지는데 - 답답한 감정으로 넘어가면 처지는건 어쩔수 없는 필연같은거라 이 영화도 어느 정도 수준까지는 간다 봅니다. 대신 시나리오를 쓰며, 영화를 연출하며, 영화를 편집하면서 너무 몰아가지 않고, 너무 신파로 가지 않으려고 노력한 흔적들이 곳곳에 있더군요. 100%는 못되었지만 PC함에 대한 노력이 정말 돋보인 영화였어요. 이 점이 아마 <집으로 가는길>과 가장 대비되는 지점이 아닐까하네요. 말이 옆길로 새는데 확실히 <밀양>은 전도연을 하드캐리한 송강호의 공이 정말 큰 영화였습니다. 하핫. 그는 그 영화에서 빛나는 '무채'였죠.
13/12/21 12:32
그래비티도 시나리오 별로라고 하는 사람이 있으니까요.
영화적 완성형(?)에 기준을 맞추는 분들도 꽤 있기때문에 거기에 못미친다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13/12/21 12:56
거기에는 무조건 동감.. 가는거긴하죠.
그저 기준을 어따가 두냐의 문제라서요. 근데 시나리오가 그래도 ready-made보단 많이 괜찮습니다.
13/12/21 13:01
저도 변호인 리뷰를 쓰려고 했는데 잘 쓰셔서 제 시간을 아껴주셔서 감사합니다 ^^
제가 하고 싶은 말이 많이 담겨있네요. 대충 요약을 하자면 풍성한 시나리오 영화적으로 완성도 높은 개연성 김명민같은 극한의 메소드 연기를 바라는 분들에게는 많이 모자를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감동 지어짜기 같은 어색한 부분은 없습니다. 변호인도 감동지어짜기라고 한다면 그것이 현실인데 어쩌겠냐는 말을 하겠습니다. 사실을 토대로 만들었고 배경지식이 없었다면 억지로 참담한 현실을 만들어내서 개연성이 떨어지는 이야기라고 했을 겁니다. 그런데 영화보다 개연성이 떨어지는 현실이 한국 현대사에 많은 것을 어쩌겠습니까 혹자는 세금전문 변호사에서 인권 변호사로 변화는 심리묘사가 부실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노무현이 인권 변호사가 되서 부림사건을 맡은 것이 아니라 부림사건을 맡아서 인권 변호사로 바뀐 것입니다. 눈앞의 현실을 보고 옳고 그름만 판단하면서 가다보면 누구나 다 그렇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가장 슬펐던 장면은 국밥집에서 동창들과 술먹는데 기자인 친구가 꽁해서 티비틀고 하는 말이었습니다. '너는 저기서 하는 말이 진실이라고 믿냐?' 이 영화는 분명히 30년전 이야기인데 왜 현실 이야기처럼 들리는 것인지 기자의 답답함과 자신의 비겁함에 대한 분노가 잘 느껴졌습니다. 또한 이 영화는 법정 영화이기도 한데 처음부터 끝까지 치열한 법리 공방으로 이어지지는 않으나 충분한 법정영화의 재미도 줍니다. 법정에서 차경장과 송변호사의 대질은 '어퓨굿맨'에서 장군에게 특정발언을 유도하게 만드는 그러한 쾌감을 줬습니다. 송강호씨의 연기도 그 시대 법조인의 마음을 잘 표현해 줬지만 곽도원씨의 악역 연기는 범죄와의 전쟁 검사보다 더 대단했다는 느낌까지 받았습니다. 끝으로 이 영화는 정말 대단한 명작이다라는 생각은 들지 않지만 현 시점에서는 그 어떤 영화보다 훌륭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는 지금 보지 않는다면 재미가 반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3/12/21 13:54
마지막에 지금 보지 않으면 재미가 반으로 떨어질거라는거에 참 공감가네요.
기자친구가 신문사에 돌아와서 국보법 기사 쓰고 다음날 아침에 신문봤더니 자신의 기사가 올라가지 않고, 변호인이 잘못하고 있다는 기사보고 실망하는 장면보고.. 30년전 이야기인데 지금 현실과 다를바 없다고 봤네요. 이 영화는 현상황을 알면 알수록 재밌는 요소가 보이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13/12/21 14:45
보고 싶은데 다른 사람들이랑 같이 가면 우는거 쪽팔릴꺼 같아서 혼자 갈까 생각중입니다.
또 근데 보고 나면 괜시리 그 사람 생각날때 걱정되기도 하고.. 제일 좋은건 집에서 보는게 짱이긴 한대..
13/12/21 16:15
이거 봐야하는데 미쿡에서는 합법적인 경로로는 애초에 불가능한지라.... 그렇다고 무슨 포르노도 아니고 노통 영화를 불법으로 보기도 좀 그렇고.... 그냥 내년 여름에 볼까나?
13/12/21 16:37
오늘 보고 왔는데 본문에서 쓰신 '한 인물이 아닌 한 시대의 이야기'라는 표현이 이 영화를 가장 잘 요약해주는 설명인 것 같네요.
13/12/21 22:07
방금 보고 왔습니다.
어쩌면 앞으로도 똑같은 상황일지 모르겠지만... 지금 봐야 더 재미있는 영화라는데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그리 신파극도 아닌데, 아무것도 아닌 장면에서 자꾸 눈물이 나더군요... 극장에 가득찬 사람들....우는 아저씨, 아줌마, 청년들....그들도 저와 비슷한 비슷한 감정을 느끼지 않았을까 합니다. 마지막으로 오늘은 꼭 이 한마디 남기고 싶습니다.. 보고싶습니다.....故 노무현 대통령님.... ㅠ.ㅠ
14/01/23 07:16
흔히 빠가 까를 만든다고 지나치게 노무현 전 대통령 지나치게 신격화해서 찬양하는 사람들이 많아 그 사람들때문에 오히려 저도 노무현 전 대통령님 그렇게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어서 이 영화보기전에 오글오글 거릴까봐 걱정했었는데 영화자체로만 봐도 재미있더라고요.
14/01/23 19:28
연출이 한국영화 평균치라기 보다는 한국영화 '상위흥행작'들의 평균치 정도는 되는거 같습니다.(두사부일체, 해운대 등 제외..;;)
개인적으로 이 영화의 퀄리티를 높게 평가하는 3가지 이유는 1. 실존인물과의 거리를 영화내내 유지했던 점 2. 상업영화의 정형성보다 뼈저리게 아프던 현실감(아직 그 자리에 멈춰있는 현실) 3. '자연적 체화' 그 자체인 송강호의 열연 오글거리는 연출은 질색하는 편인데,, 변호인은 그닥 거부감없이 몰입이 잘 되었습니다. 오히려 옆에 와이프한테 눈물을 들킬까봐 신경이 많이 쓰였습니다.
14/01/23 23:53
리뷰 잘 보았습니다!
본문에서도 언급하셨듯이, 인물이 아닌 시대를 표현한 영화란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싶습니다. 정치색이 강한 '노무현'이라는 소재를 '송우석'이라는 캐릭터로 매끄럽게 승화시킨 감독의 역량도 높이 평가할만 합니다.
14/03/01 17:11
만원주고 집에서 티비로 보는데 돈 아깝단 생각 안들더군요... 왜 진작 영화관에서 보지 못했는지 ㅠㅠ
송강호씨 제 생각에 한국영화계에서 전설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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