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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1/21 03:44
눈시울이 붉혀질려는 찰나 절묘하게 끝이 나네요
잘 읽었습니다 어릴적 저희 집의 모습이 떠오르면서.. 옛날 생각 많이 나네요 저도 돼지고기는 기름 많은 걸 더 좋아합니다
13/11/21 03:51
글의 말미부분과는 다르지만...ㅠㅠ
글 제목 보니까 어머니 생각이 많이 나네요. 제가 중학교 때만 해도 아버지께서 일이 바쁘셔서 저녁 늦게 들어오시는 때가 많았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는 유독 어머니에게 어리광이나 애교를 심하게 부리던 때라 동생이랑 상의 후, 어머니께 배달 음식을 시켜달라고 졸랐었죠. 어머니께서는 매번 받아주시진 않았지만 어쩌다가 가끔씩 피자나 치킨을 시켜주시곤 했습니다. 피자나 치킨이 항상 고민되는 부분은 치킨은 닭다리가 2개. 피자는 8조각입니다. 처음에는 각자 하나씩 먹지만, 나중에 피자가 2조각 남으면 철없고 미련하게 어머니께 물어봅니다. '엄마 더 먹을래?' 엄마는 매번 배부르다는 이야기였네요. 결국 어린나이에 많이 먹고 싶다는 생각이 앞섰는지, 항상 동생과 저는 피자 3조각, 어머니는 피자 2조각, 닭다리 역시도 저와 동생이 하나씩 미리 먹는 풍경이 벌어집니다. 짜장면, 탕수육도 마찬가지였고, 계란후라이도 자기 것은 안하기 일쑤였고, 맛난 것 만들어 놓고는 본인은 김치쪼가리나 드셨고... 어렸을 때는 단지 '어린이 취향이겠지' 란 생각으로 선점해온 콜라와 아이스크림이였는데, 지금은 엄마가 가장 좋아하는 군것질거리네요. 엄마가 콜라와 아이스크림을 사가지고 집에 올때마다, 어릴적 피자와 치킨 생각이 많이 납니다. 그때도 피자 1조각, 닭다리를 먹고 싶진 않으셨을까.
13/11/21 04:31
저희 어머니는 오돌뼈를 그렇게 좋아하시더라고요. 썩둑썩둑 잘라서 독점하십니다. 흐흐. 살코기를 먹이기 위해서라곤 한번도 생각 안해본 저는 철이 들지 않은 걸까요. 흐흐.
13/11/21 04:36
돼지뒷다리살은 가격이 제일 싼부위로 보통 찌개용으로 쓰이죠. 그걸 구워드렸으니 당연히 퍽퍽하다는 이야기 나오는겁니다 크크
담엔 삼겹살이나 목살 사셔서 구워드리세요~ 삼겹살은 비계맛도 있지만 3가지맛이 어우러지는 맛이 일품인거죠. 그리고 상추나 파, 참기름도~ ^^
13/11/21 04:57
저희 부모님 그리고 저 모두 비계를 좋아합니다....;;
찌개에 들어가는 고기나 구워먹는 고기 모두 비계가 꽉찬걸로만 먹습니다....
13/11/21 09:03
하하하하하하하.,저도 비계 없는 고기가 좋습니다. 하지만 어머님은 오랫동안 그렇게 드시다보니 이젠 비계 없이 살코기만 드시는게 퍽퍽하실수 있는걸꺼에요.
13/11/21 10:31
제가 다른곳에 매우 유사한글을 쓴 적이 있는데, 가끔 이런 가벼운 감정적 배신을 겪어요.
어릴때 외식을 하면 돼지갈비집을 많이 갔었어요. 가격도 저렴하고 보통 어른들은 삼겹살 같은 부위를 구워먹는걸 좋아하지만, 애들은 양념된 고기를 더 좋아하니까요. 저도 크니 돼지갈비보다 삼겹살이 맛있더라구요. 하지만 저도 제 자식이 생기니 양념된 갈비집을 가게 되더군요. 그제서야 아버지의 마음을 깨달았습니다. 가끔 부모님을 모시고 외식을 할때 돼지고기를 먹게 되면 아버지는 아직도 돼지갈비집을 가자고 하세요. 이젠 안그러셔도 되는데....음....아버지는 그냥 돼지갈비가 더 좋은거였음.... 그리고... 외가가 완전 촌구석이었는데 외할머니가 편찮으셔서 어머니와 방학이었던 초딩 저만 외가에 가있게 되었어요. 너무 외져서 주변에 있는건 허름한 구멍가게 하나였는데....200원에 삼양라면 하나, 계란 하나 사오면 어머니가 양은냄비로 곤로에 끊여주셨죠. 그맛이 너무 맛있어서 잊혀지지가 않더라구요. 좀 커서 제가 라면을 끊여봤는데...아무리 끊여도 그맛이 안나는거에요. 역시 어머니의 손맛은 내가 낼수가 없구나...했죠. 그러다 제법 큰 어느날 라면을 끓이는데 물이 좀 많아서 싱거울까 싶어 다시다를 넣었더니....어머니의 손맛이.....아주 손쉽게 나더군요. 손맛이고 뭐고 MSG가 있어야 나는거임...
13/11/21 11:36
MSG 하니까 생각나는 건데... 저희 어머니도 음식맛좀 내시죠.
가끔 돼지고기김치볶음을 가끔 하셔서 자식들 편에 먹으라고 보내주시곤 하는데... 작은 형님이 받아간 음식을 작은 형수님댁 친척분들이 맛을 보셨나봐요. 아주 맛있다면서 가져간 걸 한번에 아작을 내시곤 어머니 솜씨가 보통이 아니라면서 음식점 저리가라 할 정도였다고 하셨죠. 그리고 작은 형님에게 도대체 음식을 어떻게 만드는 거냐고 궁금하다고 하셨다는군요. 작은 형님이 시골에 있는 어머니집에 와서 어머니게 그 이야기를 해드렸더니... 어머니 왈 "다시다를 맛있게 넣으면 돼!"라고 짧게 말씀하셨다고...
13/11/21 11:48
훈훈한 반전이네요 흐흐흐 이 비슷한 얘기로 라디오였나 어디서 들었던건데 어릴때 부터 생선머리만 드시던 아버지를 둔 아들이 나중에 커가지고 대접하면서 자기가 머리를 다 떼버리고 몸통 부분을 아버지께 드렸더니 아버지께서 '니 지금 뭐하는 짓이냐 나 생선머리를 제일 좋아한다'고 했던 일화가 기억나네요 크크크크
13/11/21 12:36
저한테는 김치가 그랬었죠. 어렸을 때 넉넉하지 못한 형편에 반찬이라곤 거의 김치에 콩나물 무침, 콩나물 국 뭐 그런 정도였었는데, 김치 먹을 때면 항상 아삭아삭하고 먹기 좋은 김치 줄기 부분은 저를 주시고 당신은 푸르딩딩한 이파리 부분만 드셨었죠. 지금은 제가 울 아들놈들 밥 멕일때 줄기쪽은 그놈들 주고, 이파리 부분은 제가 먹습니다. 그게 훨씬 맛있네요... 크
13/11/21 18:24
어두육미라고 생선 머리가 그렇게 맛있는 줄 몰랐네요. 어머니께서는 항상 머리부터 드시고....
근데 전 생선머리 지금도 안먹습니다 비린맛 캬캬캬
13/11/21 21:37
제가 어디 다른곳에 쓴 글인데, 너무너무너무 본문과 비슷한 내용이라서 가져와 봅니다.
(표현이 좀 거친 부분이 있는데, 문제 되면 말씀해주세요.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 생선의 살 부분은 아들 다 발라 주시고, 머리만 드시는 어머니. 철없는 아들은 왜 엄마는 머리만 먹냐고 물으면, 엄마는 원래 머리를 좋아해 라고 인자하게 웃으시는 어머님. 어머니의 사랑을 보여주는 많은 이야기중의 하나죠. 너무 흔하지만, 여전히 가슴 따뜻해 지는 이야기고요. 어린시절 어느날, 집에서 닭을 시켜 먹다가 문득 어머니를 보니. 어머니는 다리는 항상 제게 쥐여주시고, 당신은 한두조각만 드시더군요. "엄마. 엄마도 이것도 먹고 저것도 먹고 좀 많이 먹어. 왜 그리 안먹어" 라고 묻자. 어머니는 짐짓 아무렇지도 않다는듯. "엄마는 원래 날개만 먹어" 웃으시며 말씀하시더군요. 그때 문득 생각 났던게, 그 생선 머리 이야기였고. 아. 어머니는 고기를 좋아하는 제가 한조각이라도 더 먹으라고 애써 싫다며 안드시는구나. 이야기로만 듣던, 그런 어머니의 사랑을 확인한 저는 뭐랄까. 뭔가 북받치고 가슴이 찡한 무언가가 있더군요. 마음은 또 안그런데, 꼬맹이 주제에 표현 잘 못하는 경상도 싸나이라고. 그냥 묵묵히 고개를 끄덕일 뿐이였습니다. 다만 제가 해드릴수 있었던건, 그 이후로 닭을 시키면 항상 날개는 어머님 몫으로 드리는것뿐.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흘러. kfc라는 곳에 핫윙이라는 메뉴가 있더군요. 이건 뭔가. 했더니 닭 날개만 따로 파는거더군요. 날개를 왜 따로 팔지? 싶기도 하고 어릴때 날개만 드시던 어머님 생각이 나 웬지 모를 헛웃음을 지으며 핫윙이란걸 시켜먹어 봤더니. 아 존내 맛있네요. 날개가 존내 맛있는 부위더군요. 저는 날개를 한번도 못먹어봐서, 맨날 어머니가 다 드셨죠, 날개가 맛있는 부윈지를 몰랐어요. 어머니는 아들을 위한 거짓말이 아니라 진짜로 날개를 좋아하셨고, 진짜 날개를 좋아하시니깐 날개를 좋아한다 하신거고, 원래 많이 드시는 편도 아니고 기름기 있는거 별로 안좋아하시니 좋아하는 날개만 드신거였는데... 혼자 상상하고, 혼자 감동받고. 저의 가슴 뿌듯한 추억은, kfc 핫윙 이후로 웃긴 추억으로 변했습니다. 아, 저희 어머니는 여전히 날개만 드십니다.
13/12/20 22:29
울컥했다가 마지막 문장을 보고나서는 웃음 참느라 힘들었네요^^
11월말부터 일처리 해야할게 많아서 야근 특근 밥먹듯이 하다보니 집에서 저녁을 못먹은지 13일 정도 되어가네요..... 이번주 일요일 저녁 메뉴는 삼겹살로 정해야 겠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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