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5/06/07 19:48:04
Name 시노부
Subject [일반] 반성문. 나는 이러지 않았었다.
https://ppt21.com../pb/pb.php?id=free2&no=5250&divpage=1&sn=on&ss=on&sc=on&keyword=suhmt
https://ppt21.com../pb/pb.php?id=free2&no=14204&divpage=3&sn=on&ss=on&sc=on&keyword=suhmt
https://ppt21.com../pb/pb.php?id=free2&no=41735&divpage=7&sn=on&ss=on&sc=on&keyword=suhmt
https://ppt21.com../pb/pb.php?id=free2&no=45226&divpage=8&sn=on&ss=on&sc=on&keyword=%EC%95%88%EC%A0%95%EC%97%BD
https://ppt21.com../pb/pb.php?id=freedom&no=21413&divpage=4&sn=on&ss=on&sc=on&keyword=suhmt

(참고 삼아 예전에 썼던 글들을 몇 개 걸어보았습니다. (굳이 읽지 않으셔도 됩니다 덜덜...아니 좀 창피하기도 하네요)
독백? 어조의 글인지라 반말입니다. 미리 사과드립니다.


........나는 이러지 않았다.

좋은 글 보다는(애초에 필력이 모잘라서 못쓰니..)공감을 얻고 싶어서,

보는 사람이 최대한 보기 좋은 어투와 문자열을 남기고 싶어서 노력했었다.

조회수가 몇이든 찬성이든 반대이든 정성스럽게 달아준 답변이 좋았고, 그런 문화를 계속 즐기고 싶었을 뿐이다.

의견을 내는 것에는 적극적이었을지 모르겠으나, 의견을 '내는 것' 그 자체 보다 더 중요한 것은

'타인과의 공감' 혹은 '타인을 설득' 하고자 하는 마음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을 터 였다.





........나는 이러지 않았다.

친구들 끼리 시시덕 거리면서 술자리에서 나는 키보드 워리어입네 하면서 웃긴 농담을 치던 그 시절에는

내가 정말 소히 말하는 '키워' 가 될거라고는, 그런 모습을 보일거라고는 생각치 않았다.

지금도 키보드 없이는 살 수 없는 인생이지만, ( 직업 : 개발, 취미 : 게임, PGR21 )

그때의 키보드질과 지금의 내 키보드질은 그 목적이 애초에 다르다. 친구들끼리 장난삼아 했던 개드립이 현실이 되버린 지금.

나는 어쩌다가 이렇게 된 것일까.





........나는 [정말] 이러지 않았다.

글 쓰기 할때는 한번 글을 작성하기 위해서 몇번을 쓰고 지우길 반복했으며, 다 쓴 글은 다시한번 읽어보며,

문학도 작품도 아닌 주제에 퇴고를 했었다.

무엇을 위해서? 왜 굳이?

이런 의문조차 들지 않을정도로 당시 내게는 너무도 당연한 것이었다.

단 한가지. 내 목소리를, 생각을 알리고 싶었고. 알리는 수단이 옳지 못하여, 내 주장이 상대방에게 제대로 전해지지 않을까 하던 그 마음은

지금에 이르러서는 간곳없다. 찾을수도 만질수도 없다.

댓글은 더더욱 신중했었다.

글쓴이와의 생각이 다른 경우에는 더더욱 신중했었다.

'당신의 주장이 틀리다는 것이 아니라, 저와 생각이 다른 것입니다' 라는 점을 어떻게 해야 잘 전달할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서로의 이해점을 찾을 수 있을까 고민하던 내 모습은,

[좋아하는 이성과 조금씩 친해지려 노력하는 그것] 과도 같이 순수했으며, 배려에 차있었다.





.........지금은 왜?

나이가 들었고, 생각은 깊어졌을 것이다.  -.....아몰랑 아님 말고..그래도 발전을 안했으면 좀...경험치가 아까운데...<- 독백입니다 덜덜

사회생활도 겪었고, 홍안의 20세는 (2004년 기준) 어느덧 당당한 사회인(2015년 기준)이 되었어야 했다.

마치 그 시절 내가 꿈꾸던 나의 모습처럼....


컴퓨터 사양도, 인터넷 속도도, 살아가며 쌓아온 경험치도 분명 그때와는 다를 것인데,

어쩌다 나는 가장 중요한 [순수한 배려]를 잊었단 말인가.

어쩌다 내 댓글에 내가 인상을 찌푸리며, 내 댓글에 달리는 댓글에 신경을 곤두세우게 되었는가.

세상이 더러워져서? 살기가 어려워서? 세파에 젖어서? 요즘 인터넷 커뮤니티 안그런곳 없으니까?

그런 핑계를 댈 수도 있을 것이며, 그런 이유가 전혀 근거가 되지 못하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본인이 가지고 있던 무언갈 [상실] 하였음 또한 도무지 변명할 수도 속이지도 숨길수도 없다.



나는 PGR21 에 바라는게 없진 않다.

바뀌는게 있었으면..이런건 좀 더 발전했으면... 하고 원하는 부분 또한 있다. 아니, 꽤 있다.

그러나, 그 이전에 다시 한번 더 생각해보자.

[지금 나에게 글쓰기 버튼의 무게는 어느 정도인가?] 를...
[지금 나에게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존재하는가?] 를...

그러지 못했던 기간을 반성하고, 부디 앞으로는 그렇게 노력하는 내가 되었으면...

잃어버린 순수함이 마치 처녀성과 같다면,

처녀성을 잃고 모성을 얻는 올바른 사례처럼,  순수한 배려. 칭찬받고 싶은 마음이 지금없다면,

적어도 보기에 편한 글을 쓰자는, 편한 의견교환을 하자는 그 마음만은 다시 찾았으면..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Aneurysm
15/06/07 20:29
수정 아이콘
공감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 예전 글들을 보니 조금은 비슷한 부류? 인것 같다는 느낌도 받네요.)
그치만 어쩌면.....어쩌면 본인 스스로도 알고 있겠지만,
이런글은 본인 스스로를 변화시키기에도 그리고 다른사람에게 영향을 주기에도
어쩌면 아무런 힘을 가지지 못할지도 몰라요.

글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 아무리 글을 잘써서 굉장한 추천을 받고, '공감합니다' 라는 덧글을 받든
커다란 차이는 없을꺼라고 생각합니다.
거기에서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변해버렸고 또 변해야 하니까요.
이미 우린 변화는 커녕, 브레이크를 밟아 멈추기 힘들정도가 된것 같아요.
( 비단 지금 시대뿐만이 아니라 필연적으로 자기중심적일수 밖에 없는 인간이니
예전에도 그랬는지 모르겠지만요.)
Aneurysm
15/06/07 20:42
수정 아이콘
변화라는건 어제를 그리워 하는것처럼, 미래를 그려보는것처럼
그렇게 달콤함만이 있는건 아니니까요.
변화는 반드시, 반드시 고통을 수반한다고 생각합니다.

그치만 굉장히 아이러니하게도 우린 그렇게까지 해야할 필요가 없어진 덕분에,
그리고 무엇보다 손 닿는 거리에서 끊임없이 달콤함이 속삭이기 때문에,
그 속에서 하루하루 길들여지며 원하지 않았다 해도 변해가기 때문에.
힘듬과 어려움, 고통이 따라는 변화의 과정을 밟아나가는건 정말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가장 달콤한, 다른 사람의 관심과 반응을 항상 느낄수 있는게 아니기에 말이죠.
그 과정속에서의 자기 합리화를 이겨내며 혼자서 외롭이 묵묵히 걸어가야하는게
참 어렵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시노부
15/06/07 20:46
수정 아이콘
의견 감사합니다. 사실은 그렇게 생각이 듭니다. 그 어떤 필력쩔고 설득력 갑인 누군가가 - 나쁜예로 히틀러 같은?
인물이 등장해서 같은 주장을 한다고 해서 그것이 받아들여지고, 개선이 될 수 있을까? 라는 의문 혹은 회의겠네요
다만, 저라도 저부터라도 너무 퍼붓는 댓글을 줄이고자 하는 그런 글입니다.

비슷한 예로는
내일 부터 금연! 목표 XX kg! 이런 류의 글이라고도 할 수 있겟네요 ㅠㅠ;
글쓴지 좀 됬는데도 아무런 댓글이 없어서 안그래도 시무룩해있었는데 감사합니다.
Aneurysm
15/06/07 21:09
수정 아이콘
흐흐. 그러니까요.
좀 비관적으로 적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글이라는건 그 흐름에 집중할때가 많아서 좀 그렇게 된것 같습니다.
사실은 응원해주고 싶을정도로 좋은 생각이라고 시도? 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의 실패한 경험때문에
그런 다짐, 의지 자체를 가지지 않는게 인간에게 있어 가장 슬픈건 아닐까라고 생각하거든요.
설명충안해도 더 잘 알고 계시겠지만,
제가 말한건 단지 그런 다짐이 실제로 이어지지가 쉽지는 않다는것 이였을뿐입니다.
그치만 그러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것. 그러니 한걸음이라도 발을 떼고,
그러다 다시 넘어진다고 해도, 다시 일어서서 시도 했으면 좋겠다는것이였습니다.
꿈보다 해몽인가요? 크크

그리고 꽤나 뜬금없는 덧붙이자면,
인간은 딱히 무언가의 보상을 바래서
남을 도와주거나 하는 등의 그런 에너지 넘치는 행위를 하는건 아니라고 믿거든요.
그저 그 자체의 행동에 대한 자신의 믿음과 신념때문에 그러는거 아닐까라고 생각합니다.
그치만 분명히 그랬던것 같은데 이상하게도,
그러한 행동을 하고나서 누군가가 알아주거나 인정해주거나 칭찬해주거나 하지 않으면
좀 전의 넘치던 에너지는 굉장힌 소모가 된채 채워지지 않고 고갈이 되는건 아닐까 생각하거든요.
그치만 반대로 그 사람을 응원해준다면 폭발적인 에너지가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그것도 서로에게 말이죠.
커뮤니티의 글과 덧글들이 남을 비난하거나 욕하며 비판하긴 보다는
차분히 바라보며 응원해주는건 어떨까 하고 바래보네요.
시노부
15/06/07 22:16
수정 아이콘
네 동의합니다.
[없는것 보단 그래도 있는게 나은 글] 이라는 생각만 해주셔도 제 글은 성공이 아닐까 합니다.
덧붙여서 저도 스스로를 돌이켜보며 쓴 글인지라, 다른 분들도 혹시 저와 비슷한 생각이나 경험이 있으시다면
한번쯤 돌아보는 시간이 되면 더 바랄게 없겠네요. 흐흐
LoNesoRA
15/06/07 21:04
수정 아이콘
댓글이 별로 없으시다니까 드는 생각인데

왠지 요즘은 좋은글에는 댓글이 별로 없고
논쟁적인 글에만 댓글이 100개씩 달리는거 같내요
저두 눈팅족이다가 바뀐지 얼마 안되서 이런말하기 좀 그렇긴 하지만...
아쉽내요 그래두 좋은글 늘 부탁드립니다!
하심군
15/06/07 21:30
수정 아이콘
언제나 그렇지만 바른 소리에는 말을 할 수가 없거든요.
시노부
15/06/07 22:17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흐흐
좋은글 쓰기가 참 어렵죠 ㅠ;
두캉카
15/06/07 23:20
수정 아이콘
최근에 눈팅족에서 조금씩 댓글도 달고 하고 있는데, 저도 좋은 글보단 논쟁적인 글에 댓글이 잘 달게 되더라고요.
정말 좋은 글은 그냥 뻔한 잘 봤습니다. 좋은글 고맙습니다 라는 말 말고는 딱히 할 말이 없는데 그게 왠지 어색하고 해서 안달다보니..

어쨌든 시노부님 글 감사합니다~
귀가작은아이
15/06/07 21:39
수정 아이콘
저는 지금까지 별 생각 없이 댓글을 달고 글을 쓰고 했었는데요.
한번 타 커뮤니티에서 극딜을 당하고 나니 알겠더군요.....
남과 다른 주장을 하려면 얼마나 용기를 내야 하는지...^^;
거기서 3년치 욕을 다 먹고 나니 본문이 정말 공감되네요.
좋은글 감사해요.
i_terran
15/06/07 21:41
수정 아이콘
저도 반성의 댓글이라도 달아야겠습니다. 또한 저의 댓글이 다른 분들에 대한 반성 강요로 비춰지지 않았으면 좋겠고요.
저 역시 글을 자유롭게 쓰지 못하는 시기가 너무 길어서, 여러가지 면에서 실수를 했는데요.
관련글 코멘트화를 하는 게 바람직해서 따로 글을 쓰지 않고 여기에 반성문을 달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Rainbowchaser
15/06/07 21:51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보기 편한 글을 쓰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저도 항상 더 노력해야할 것 같습니다.
시글드
15/06/07 22:11
수정 아이콘
별 생각없이 댓글 달았다가 오늘 폭격을 맞았습니다..

겪고보니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던 것 같네요.

[지금 나에게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존재하는가?]
앞으로 한번 더 생각해보고 주장을 펼쳐야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마스터충달
15/06/07 22:40
수정 아이콘
상대방을 배려한다는 게 정말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말씀에 공감 많이 하고 갑니다.
화려비나
15/06/07 23:40
수정 아이콘
저 자신 또한 돌아보게 하는 글 잘 읽었고, 추천드리고 갑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58869 [일반] 가사가 힘이 되는 노래 7곡 [35] python3.x10726 15/06/08 10726 7
58868 [일반] 원숭이가 기억하는 주말이 두번이나 지나갔습니다. [131] Leeka11378 15/06/08 11378 79
58867 [일반] 아.. 언제나 wonderful tonight을 꿈꾸지만 현실은 layla네요... [18] 비타에듀3296 15/06/07 3296 1
58866 [일반] [책]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3줄요약? (vs. 총균쇠) [12] 두캉카8706 15/06/07 8706 2
58865 [일반] 역대 일본 애니메이션 시청률 2 [11] 드라고나7549 15/06/07 7549 5
58864 [일반] [브금]오늘자 기묘한 에버랜드탐험!! [15] 카슈로드4773 15/06/07 4773 0
58863 [일반] 알트맥주(Alt Bier)를 마셔보자 1 [18] Jedi Woon4772 15/06/07 4772 5
58862 [일반] 한 사람의 유저로서 피지알을 지키는 방법 [78] 마스터충달7705 15/06/07 7705 68
58861 [일반] [쉬어갑시다~]고전 명작 뮤지컬 영화 '오즈의 마법사' [5] 스테비아2880 15/06/07 2880 0
58860 [일반] [역사] 메이지 유신 직후의 권력투쟁사 (2) [12] aurelius5969 15/06/07 5969 1
58859 [일반] 원숭이 사태와 포포리님 건은 계속 진행형으로 하고, 다른 관리는 하겠습니다 [25] Timeless9471 15/06/07 9471 18
58858 [일반] 반성문. 나는 이러지 않았었다. [15] 시노부5207 15/06/07 5207 17
58857 [일반] [서평] 빅데이터 시대 : 알고리즘적 자아와 존재론적 위기, <만물의 공식> [16] Apocalypse7599 15/06/07 7599 33
58856 [일반] 文복지 "이번에 좋은 교훈 얻었다" [71] 치킨과맥너겟10346 15/06/07 10346 15
58855 [일반] 박근혜 대통령께 바랍니다 [59] 순대없는순대국7741 15/06/07 7741 18
58852 [일반] 메르스, 중앙과 지방, 여와 야가 공동대응하기로 했습니다. [21] Alan_Baxter5336 15/06/07 5336 3
58851 [일반] 이런글에선 항상 조용하네요, 요런덴 안나타나네요. 라는것 [198] 삭제됨14329 15/06/07 14329 63
58850 [일반] [연애] 나를 설명할 줄 아는 지혜 (feat. 레이디제인, <5일간의 썸머>) [14] Eternity8111 15/06/07 8111 23
58849 [일반] 여러분들도 열등감을 느끼신적 있으신가요? [47] 도깽이6119 15/06/07 6119 0
58848 [일반] 딸바보 수기. [44] 종이사진6360 15/06/07 6360 18
58847 댓글잠금 [일반] 35번 의사의 말이 거짓말로 드러났습니다.-> 맞는 말인걸로.. [145] 삭제됨16777 15/06/07 16777 5
58846 [일반] 박원순 기자회견이 계속 연쇄반응을 가져오네요 [160] 루비아이14064 15/06/07 14064 26
58845 [일반] 정부가 메르스 발생 병원을 공개했습니다. [112] 비익조11117 15/06/07 11117 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