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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3/12 11:05
재밌게 잘봤습니다. 그런데 이런 고정관념이 생기게 된데도 나름의 프로세스가 있었을텐데 그것도 통계에 기반한것 아니었나요? 통계의 신비란 놀랍네요
15/03/12 11:38
같은 문화와 가치, 인종을 공유하면서 여러 날씨 환경을 가진 나라가 있습니다. 바로 미국인데요.
미국에서 가장 자살률이 높은 주는 다음과 같습니다. 몬타나, 알래스카(추움, 서울 수준의 일조량) 콜로라도, 뉴멕시코, 유타(한국보다 따뜻한 4계절, 서울보다 많은 일조량) 사우스다코다(추움, 북유럽 수준의 일조량) 위에 언급된 곳들이 미국에서 가장 높은 자살률을 보이는 곳들입니다. 비슷한 수치로 말이지요. 미국에서 자살률이 가장 낮은 곳은 뉴저지주와 뉴욕주입니다. 뉴욕주 북부는 캐나다와 국경을 접하고 있고, 내륙이라 모스크바보다 추운 곳도 있습니다. 그런데 자살률이 제일 낮네요. 즉, 상관관계가 없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15/03/12 11:23
일조량과 우울증이 관계있다.
우울증과 자살이 관계가 있다. 이런 단계로 일조량과 자살이 관계됐다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의미있는 것은 아닌가 보네요. 그런데 자살 원인중 우울증이 소수네요. 이것도 처음 알고 갑니다.
15/03/12 11:26
의외로 중증 우울증 환자의 자살율은 생각보다 높지 않다고 합니다. 너무 무기력한 나머지 자살을 위한 에너지조차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라고 하네요(...). 그래서 중증 우울증 환자의 경우에는 환자가 나아가면서 조금씩 기력이 생기는 시점에 자살하는 경우도 간혹 있어서, 좋아질 때 더욱 조심해야 한다고 하더군요. 제 주변에서도 그렇게 세상을 떠나신 분을 한 분 봐서 더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15/03/13 11:09
자살도 기력이 있어야 할 수 있다는 말씀이 제가 알고 있는 것입니다.
자살을 하는 시점을 보면 아주 모든 것이 완전히 막히어 전혀 힘을 못쓸 때가 아니고, 이제 조금씩 좋아지는 시점이라고 합니다.
15/03/12 11:30
연구라는 것이 전체가 밝혀지기 전에 소소한 연구들은 죄다 한 방에 뒤집힐 여지가 있는 거라서 진지먹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런던이 일조량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그걸 상쇄할만한 요소가 있는건지, 일조량이 진짜 자살과 관련이 없는 건지. 지나치게 긴 일조량은 오히려 역효과를 내는지, 일조량보다 기온의 영향이 더 큰지, 생각할 여지는 너무나 많고 뭔가 얘기를 하기에 단서는 너무 부족합니다.
15/03/12 11:40
이쪽은 사실, 관련 연구가 상당히 진척된 분야로, (상대적) 일조량이 올라갈 수록 자살률이 높아지는 것이 목격된다-가 정설로 받아 들여지고 있습니다. 실제 관계가 있는 지는 알 수 없지만요.
15/03/12 11:39
런던은 일조량이 적은대신 밤이 늦게 찾아오구요 북유럽은 비가 적은 대신 낮 두시면 겨울에 해떨어집니다 런던은 활기차서 할게 많은데 북유럽은 겨울밤은 집밖에 나가 할께 없어요
겨울보다 여름에 많은건 북유럽은 백야덕에 해가 밤 열시나 되야 지는데 겨울내 어둠에 살다가 밝은데 나와서 느끼는 상대성? 혹은 다가올 겨울이 두려워서? 어쨋튼 북유럽 살아본 경험으로 우울증 걸리긴 딱입니다 복지가 안좋으면 살 이유가 없을 정도니까요
15/03/12 11:50
겨울철 해가 지는 시간은 런던과 북유럽의 도시들이 별 차이가 없는 반면, 런던은 해가 빨리 뜬다는 차이점이 있긴 합니다. 코펜하겐은 런던보다 해가 30분 가량 늦게, 헬싱키는 1시간 가량 늦게 뜹니다. 여름철 백야는 런던과 코펜하겐은 비슷하게 진행되며, 헬싱키는 1시간 가량 해가 더 떠 있습니다.
단, 런던은 영국의 동남쪽에 위치하여 북쪽의 스코틀랜드로 올라갈 수록 헬싱키와 비슷해집니다. 반면 스코틀랜드의 자살률은 현재 영국 평균과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15/03/12 12:04
자살 원인이나 자살 방법의 통계가 있다면 더 분석하기 좋을 거 같은데요.. 우스개 소리 같지만 물이 차가워 보이면 자살하려다가도 뛰어내리기 싫어지는게 사람 심리죠. 그리고 글쓴분이 우울증이나 자살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점은 위에도 다른 분이 지적해주셨지만 우울증이 가장 극심할 때는 오히려 자살 가능성이 낮다는 점입니다.
15/03/12 12:14
프랑스 동북부쪽에서 겨울을 난적이 있었는데, 정말 하루종일 해를 못보는 신기한 경험을 했습니다... 아직 학생일 때라 해가 뜨기전에 등교하고, 제가 수업받을 때 11시쯤 해가 반짝 났다가 점심먹으러 나오면 벌써 해가 없는 우중충한 하늘인 날이 몇달 이어졌습니다. 진짜 우울하긴 우울하더라구요.
장례식도 하는 호텔 알바를 한적이 있었는데, 장례식은 2월달이 제일 많았습니다. 날씨가 풀리니 사람들이 죽을 마음이 든다고하는 지배인의 섬뜩했던 말이 생각납니다.
15/03/12 12:23
댓글을 보자마자 '오~'란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겨울일때 어찌보면 당연하게 느끼던 죽음이, 2월에 새삼 재인식하는 이유가 있는걸까요.
15/03/12 14:09
일조량과 자살률의 단순 상관관계는 별 의미가 없죠. 일조량과 우울증의 상관관계 역시도 일조량 시간만으로 따지는 것도 맞지 않고요.
따져야 할 것은 일조량의 변화가 생체리듬을 교란시키고 그것이 우울증으로 이어지느냐입니다. 우울증 환자의 상당수가 불면증이나 수면시간이 불규칙함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이 점을 근거로 볼 때 그린란드 여름의 백야 때 생체리듬이 깨져서 스트레스가 가중되지 않았을까하는 추측을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일조량이 아니라 일조량의 변화가 생체리듬을 교란시키느냐 아니냐를 봐야겠죠.
15/03/12 14:36
위에도 언급했지만, 자살한 사람 중 우울증 진단을 받은 사람의 비율이 생각 외로 낮습니다. 태양이 가장 길게 떠 있는 5-6월에 자살률이 높은건 관련이 있을 수 있긴 합니다. 근데 그 조건은 영국도 마찬가지로 가지고 있습니다. 영국보다 자살률이 3배 높은 이유를 설명하는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지요.
사실 한국도 5월달에 자살률이 가장 높다고 합니다. 한국의 5월이 생체리듬이 교란이 일어나는 달로 유명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보통 춘곤증이 찾아오는 봄은 3-4월달이지 5월말-6월초가 아니니까요.
15/03/12 14:40
평소의 선입견 - 북유럽의 자살률은 겨울철 낮은 일조량 덕분에 우울해서 그렇다, 햇빛을 적게 쬘 수록 자살률이 올라간다 - 을 반박하는 글입니다.
15/03/12 15:56
자살률 지표에서 사실 더 중요한 부분은 '변화' 쪽이 아닌가 합니다.
물론 한국(특히 노인자살률 ㅠㅠ)이나 그 위쪽으로 다른양반들로부터 일탈하는 사례들은 수치만으로도 의미가 있긴 하지만요.
15/03/13 12:46
개인적으로, 그 계기로 찾아보게 된 것입니다. 영국의 일조량이 더 낮음에도 불구하고 자살률은 핀란드의 1/3 수준이니 확실한 관계가 있나 의심이 가더군요.
15/03/14 08:49
이런 자료를 통한 일조량과 자살과의 관련성에 대한 추측은 생태학적 오류를 피할 수가 없지요.
결과가 어느 쪽으로 나타나도 마찬가지 입니다. 물론 이런 자료를 통해 경향성을 보는 것이 의미가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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