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꽤나 인내심이 있는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도저히 참을수가 없는' 고통을 느껴보지 못한 부분도 있는가 싶지만요.
딱히 사고도 당한적없고 수술이라고 해봐야 남자들의 그거만 해본 뭐 평범한 사람이지요.
반강제적인 이유로 인해 고래를 잡았는데 그때도 딱히 아팠다는 기억은 없네요.
신의의 도움이었는지 뭣도 모르는 꼬꼬마때 해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런 저에게 정말 강렬했던 고통으로 남아있는 기억이 있습니다.
아마도 중학교를 다니던 그때쯤일겁니다.
저녁을 먹고 평범하게 잉여로운 시간을 보내던 중 아랫배에 심상치않은 통증이 몰려왔더랬죠.
혹시나 맹장이 아닐까 싶을 정도였습니다.
비명을 질러대던 저를 놀란 어머니가 병원으로 데려갔는데요.
그 정신없는 와중에도 119를 부르거나 택시를 탄다거나 하지않고 버스에 탑승한 우리 어머님..
아.. 진짜 아팠습니다.
도착한 병원은 버스로 두정거장 거리의 아파트 단지내 상가에 있는.. 그러니까 동네 소아과였습니다.
큰병이었으면 어쩌려구 싶지만 오히려 다행이었죠.
상태를 살펴본 의사가 관장약을 처방했으니까요.
무릎꿇고 엎드린 자세로 그걸 주입당하고 의사는 십분간 누워있다가 화장실에 가라한뒤 사라졌습니다.
당시의 저는 어른들의 말을 잘듣는 착한 학생이었기에 누워서 십분을 채우려 했습니다만..
채 2분도 지나지 않아서 아랫배의 뒤틀림을 참지 못하고 화장실로 달려갔지요.
그리고는 뭐..
십수년의 세월이 지나고 지금, 잊고 살았던 기억을 꺼낸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요사이 항상 아침마다 개운치않은 느낌을 받았더랬죠.
하루의 컨디션을 좌우하는 모닝거사가 영 뒷끝이 남더란 말입니다.
막판 코너에 분명히 한덩이가 걸려서 남아있는 느낌..
그리고 이놈은 삼십분쯤 후에 내가 지하철에 타서 이동중인 딱 그타이밍에 다시 존재감을 내뿜을 거라는 확신!!
그동안은 온힘을 다해서 참아왔지만 구정을 앞둔 주말, 저는 결단을 내렸습니다.
"오늘밤, 관장을 실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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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늘하다. 아랫배에 비수가 날아와 꽂히는 것 같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라. 난 이미 화장실 안에 있으니까.
대장에게 밑에서 한방. 소장에게도 밑에서 한방. 아랫배한번 문질문질.
대장에게 밑에서 한방. 이제 소장에 마지막 한방.
좋아. 항문열면 나오는게 관장약이 아니라는것에 내 머리털 모두를 건다. 쫄리면 뒈지시던지.
이 주인놈이 어디서 약을 팔어?
내장, 천하의 대장인데 연동운동이 왜이리 잦아? 후달리냐?
후달려? 흐허럴러허흐허허 오냐 내 융털 모두하고 맹장을 건다. 둘다 묶어!
준비됐어? 열어볼까? 자 지금부터 확인 들어가겠습니다이~ 뿌룹뿌뿌뿡뿌루뿡~
숙변이네? 숙변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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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하네요..
사실 허리하학쪽의 얘기가 앞쪽은 삭게행 가능성이 높고 뒷쪽은 레드오션인지라..
개인적인 경험이야 종류별로 차고 넘칩니다만 수위조절이 힘들어서 쓰는게 영 어렵네요.
나름 새로운 주제이고 마침 이번에 다시 경험을 하게 되어 써봤습..니다만..
지저분한 인간으로 차단리스트에 올라가는건 아닐지 음..
구정 잘들 보내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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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마취가 상당히 빨리 풀리는 체질인데(이런게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한테 마취를 하신 의사분들마다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국부마취하고 뭐 할때마다 불안해 죽겠습니다. 그렇다고 마취를 더 세게 해달라고 할수도 없고.. 분명히 2~3시간 정도 있다가 아플거라고 했는데 봉합하고 일어나자마자 고통이 찾아오죠..
어렸을때 언젠가 한번은 봉합도중에 마취가 풀린적이 있었는데요.. 그때의 고통은 지금도 상상하기 싫습니다. 그때만 생각하면 아직도 다리에 힘이 풀리는듯한 느낌이 들어요.. 바늘이 생살을, 그것도 제일 민감한 부위를 푹푹 찔러대는데..진짜 봉합하는동안 병원이 떠나갈것처럼 소리를 질렀죠. 끝나고 나오니까 다음 차례를 기다리고 있던 남자아이들 얼굴빛이 전부 사색이 되어 있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