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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2/05 21:26:35
Name Typh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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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일반] 골프 연습장 운영 이야기 3. - 골프레슨시스템


안녕하세요 타이푼입니다.
오늘도 역시 연습장 운영 경험담 및 기타 이야기를 풀어보려 합니다.
글 구조에 대한 생각 없이 그냥 손 가는대로 풀리는대로 이야기를 풀어보려 하며, 그래서 글이 다소 두서가 없거나 조잡할 수 있으니
이해해주세요~

오늘 내용은 저번에 밝혀드렸다 시피 골프레슨에 대한 부분을 좀 심도있게 말씀드려보려 합니다.
다만 레슨 경력 10여년에, 골프경력 18년 정도인 동생과 대화하며 제가 알게된 부분을 많이 담고 있으며,
꽤 정확도는 높으나 객관적이지 못할수도 있는점은 꼭 감안하여 읽어주세요.

==

연습장 오픈 후 두달여 지난 시점.. 오픈빨이 지나가고 곧 소위말해 파리날리는 상황이 이어지더군요.
처음에 가게를 오픈할때 제가 농담삼아 한 이야기가 있었는데요.

'손님이 안오면 영업/홍보를 못한 제가 문제가 있는것이고, 손님이 한달도 안하고 환불하거나 혹은 한두달만에 계속 그만두는 일이 많으면
레슨을 잘 못하는 동생이 문제가 있는거다' 였습니다.

저번에도 말씀드렸듯이 저는 동생의 레슨실력을 가게오픈시점에선 딱 평균 수준 이상은 절대 기대하지 않았었거든요.
그래서 가게 오픈을 하고 원포인트 레슨을 받는다거나 혹은 몇달씩 등록하신 분들에게 제가
'언제든 레슨에 불만이 있으시다면 클레임 제기해주세요' 라고 처음부터 말을 해놓고, 중간중간 '레슨 어떠세요?' 하고 지속적으로
물어보았는데, 저의 우려가 무색할만큼 극찬이 많았습니다. 동생은 레슨할때 어려운 골프전문용어를 거의 쓰지 않고,
문제에 대한 포인트를 정확하게 집어내고, 확실한 레슨목표를 세우고 레슨을 하고.. 등등
크크 더 적으면 팔불출인거 같아서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만 여하튼 동생의 레슨능력은 경쟁력이 엄청 높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그럼 이제 저만 잘하면 가게의 활성화는 시간문제인 상황!!
그래서 가격할인이란 것은 절대 할 수 없다던 최초의 생각을 수정하여 드디어 첫 이벤트를 진행하였습니다.
뭐 몇개월 이상 가입시 할인(원래도 있던 할인+추가할인), 몇명이상 가입시 할인. 등등의 내용이지요.
이외에도 방문만해도 무료커피 음료권 증정이벤트라던가, 락카비 면제 이벤트라던가도 이후에 진행했었고요.
원래 이벤트 기획 및 진행은 제가 회사에서도 하던일이지만 솔직히 말씀드려서 이벤트 효과란게 경우에 따라서
그 효과를 산정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습니다. 지금이야 2년여가 지나서 연습장의 성수기 비수기가 정확히 파악되지만,
당시에는 오픈한지 겨우 2개월 밖에 안되는 시점이라 사람이 약간 더 늘어났다고 해서 그게 이벤트 효과인지..
아니면 원래 올 사람들이 온 것인지 판단이 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지요.
그래서 오픈 이벤트라는건 효과를 떠나서 일종의 투자 개념으로 보는게 맞는거 같습니다.

아. 이벤트로 인한 부수적인 효과는 분명 있었는데요. 가입을 망설이는 사람. 혹은 가입시점을 뒤로 미루는 분들을 땡겨오는 효과는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연습은 나중에 하시더라도 이벤트 기간안에 결제하신다면 이벤트 적용되시고, 날짜계산은 최초 연습장 나오시는날부터 해드리겠습니다' 이렇게요.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그래도 많지는 않지만 사람이 타석에 몇명씩 꾸준히 있는 시점이 왔는데,
여전히 돈은 잘 벌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졌습니다... 하아..

-

저는 처음부터 저는 우리 연습장은 레슨을 특화하겠다는 포지셔닝 계획을 세웠습니다.
왜냐면 주변 경쟁연습장들은 일반적인 실내연습장의 형태이고(그게 무엇인지는 아래 더 자세히 쓰겠습니다)
저희 연습장에선 동생의 인건비를 유동적으로 조정할 수 있으며, 실평수 50평 연습장인데도 타석수도 많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전략을 세웠던 것이지요. 그리고 이런 부분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으며,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부분에선 참 실수도 많이 하였는데요. 저는 자영업 시작하면서 제가 헛똑똑이구나 하는 생각을 참 여러번 하게 됩니다.

제가 이 시리즈 1편에서 설명드렸듯 동생과 의기투합한 부분까지는 맞으나, 원래는 동생이 혼자 기존의 연습장을 다시 임대하는 형식으로
하려고 했다가 부모님의 권유 및 동생과 의기투합으로 제가 뒤늦게 뛰어들게 되어서, 골프라는 사업 자체의 성공가능성을 심사숙고 하지
못했던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 스크린골프가 엄청나게 활성화 되면서 골프의 진입장벽이 낮아졌고,
또한 아이들이 많이 다니는 동네라서 태권도학원비와 비슷한 수준으로 주니어골프를 제공하면 단지 태권도 학원 몇달 쉬고 골프도 한번
경험해봐라! 라고 하는 부모님들의 많이 계실것으로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저의 생각이 보기좋게 빗나가더군요. 그리고 그런 목표가 실패한 원인을 생각해보니 이건 골프라는 스포츠가 가진
일종의 편견과 사회적 인식이 한몫한다고 생각합니다.
일화 하나를 설명드리면, 저희 어머님도 자영업을 하시는데 어머님과 친한 동네 미용실 원장님이 계신데, 골프를 좋아하셔요.
그런데 그 원장님이 골프백을 가지고 몇번 다니는 모습이 목격되고, '저 원장 골프친데' 라는 소문이 난뒤로 동네 아주머니 및 상인분들이
1년여간 그 원장님 미용실을 출입하지 않은 일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 심리라는건 아마 '돈좀 벌었나봐?' '무슨 자기주제에 골프야?' 이런게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이런 부분은 제가 이 사업을 지속하는한 어쩔 수 없이 극복해 나가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주차장에 대한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지금와서 보니 '골프연습장=주차장필수' 라는 공식이 성립하는데, 당시에는 동네 사람들을 대상으로
할 생각이었고, 제가 오픈한 연습장이 동네 상권이기도 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어요. 상권이 어느정도 큰곳은 거의 500미터~1키로 마다 한두개씩 연습장이 없는데가 없더군요. 그런데 왜 그 사람들이 일부러 저희 연습장까지 찾아올것인가 하고 제가 큰 착각을 했었고,
그렇기에 주차장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지요. 제 연습장은 사실 성남 구시가지쪽에 있는데, 이동네 자체가 어딜가나 주차난이 없는 곳이 없을정돕니다. 그래도 저희 연습장 100여미터 거리에 공영주차장 및 주민센터가 있어서 이런 부분을 통해 극복하려고 지금도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

여기서 제가 착각했던 '왜 굳이 동네에 있는 연습장을 두고 먼 연습장을 찾아올 것인가' 에 대한 부분은 이제 사업을 시작하고
수도없이 많은 상담으로 알게된것 + 동생과의 대화를 통해 깨닫게 된 부분인데요.

경험해보니 골프레슨을 받으시려는 분들은 정말 그 목적과 사정이 정말 다양하게 존재하더군요. 예를들어 보자면
1. 나는 골프에 관심이 별로 없는데 주변인들이 대부분 골프를 쳐서 친목을 유지하기 위해
2. 회사에서 권유해서
3. 한번도 채를 잡은적 없는데 갑자기 필드약속이 잡힘
4. 스크린 등으로 레슨없이 경험해 봤는데, 재미는 있으나 너무 어렵게 느껴짐
5. 다른 연습장에서 배웠으나 여러가지 사정으로 중도에 멈추고 시간이 오래 지나감

등등이요. 그리고 이런 이유들 중에서 '여러가지 사정으로 중도에 멈추고'에 대한 부분은 우리나라 골프레슨 시스템이 가진
일종의 시스템 그 자체의 문제로 기인한다고 생각합니다.

골프레슨시스템은 크게
1. 실내연습장 레슨       2. 인도어(range) 연습장 레슨     3. 스크린 및 기타 공간에서 하는 개인레슨/출장레슨
이렇게 나누어 볼 수 있는데요.

여기서 꼭 알아두셔야할 부분은 아예 레슨자체가 없는 연습장도 많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 연습장을 구분하시는 방법은 '레슨 횟수/시간을 명시하는가'의 차이로 아실 수 있는데요. 연습장만 이용하는 것과
레슨을 이용하는 것에 대한 비용차이가 없는 연습장들이 이에 해당합니다.

연습장에 레슨 문의를 해보시면 이렇게 '정식레슨이 없는 형태'를 '연습장 이용(료)' 이라고 표기하지 않고,
'일반레슨' 이라고 표기를 합니다. 그래서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은 이런 부분 때문에 충분히 혼동하실 수 밖에 없습니다.
여기서 만약 조금 미심쩍은 생각에 '일주일에 몇번이나 레슨해주나요?' 라고 물어보면 '매일오시면 매일 해드리지요' 하는 식으로 답변하여
더 헷갈리게 되고요.

이런 연습장들은 따로 보장된 레슨시간이 존재하지 않는데, 더 헷갈리게도 사장님이 골프 프로이거나, 프로를 직원으로 고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레슨시간이라는게 없고, 그래도 기본자세는 배워야 시작이 되기 때문에 처음에 10분~20분 레슨을 해주지만,
이후로는 채 1분도 안되는 시간, 옆에 와서 보다가 한두마디 하고 지나가거나, 아니면 와서 20~30분 있더라도 수다만 떨거나 손님과
놀다가 시간을 보내는 경우도 굉장히 많습니다.

애초에 레슨이 정식으로 없는곳에 고용된 프로는 레슨을 해주나 안해주나 월급제로 고용되었기 때문에 당연히 레슨에 성의가 있을수가 없고요.
사장님이 해주면 성의가 있을...수도 있는데, 보통 사장님들은 사장 고유의 업무로 인해서 또 레슨에 소홀한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항상 예외는 있어서 레슨 비용을 받지 않으면서도 레슨을 제대로 해주는 연습장도 분명 있을 수 있습니다만,
그런 레슨을 받으셨다면 굉장히 운이 좋은 케이스라고 생각하셔야 합니다. 아마 연습장이 생긴지 얼마 안되어 홍보를 위한 서비스 차원에서
좋은 레슨을 제공하거나, 아니면 그냥 그 사장님 혹은 프로님이 정말 마음이 좋은분인 경우에 해당하겠지요.

그러면 비용을 주고 별도의 1:1레슨을 받는 시스템은 어느정도 보장된 레슨 퀄리티가 있는가 하면.. 또 이게 아닌 경우도 꽤 많습니다.
가장 문제는 역시 시스템의 문제인데, 골프레슨을 생업으로 하는 프로들은 정식고용형태가 아닌 일종의 '알바' 형태로 고용이 됩니다.
그리고 기본급을 최소로 걸거나 아니면 이것도 없이 그 프로가 가르치는 사람에게 받는 레슨비로 프로의 수익이 결정되는 형태지요.
그러면 프로들은 이제 돈을 받아야 하니까 레슨을 열심히 합니다. 그런데 사장에게 월급을 받는게 아니고, 손님이 수익을 내주는
쉽게말해 고용형태로는 '알바'에 가깝지만 수익배분 형태로 보면 '동업'에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게 되고, 그래서 사장이 프로를 컨트롤 하기 힘든 경우도 많지요.

골프가 예전에는 분명 있는 사람들의 스포츠 였습니다.
정말 90년대에는 웬만큼 살아도 자식을 선수로 키운다는건 정말 어마어마한 지출을 각오해야 하는 일이었어요.
물론 그때만큼은 아니더라도 지금도 취미가 아닌 '선수'한명 키우는건 돈이 좀 많이 드는게 아니지요.
그래서 대부분의 경우에 좋은 교육/풍부한 경험을 갖춘 프로는 집이 좀 사는 경우가 많고,
이러다 보니까 프로들이 '돈'을 악착같이 벌고 경제력을 갖추는데만 연연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사장과 틀어진다던가, 손님과 틀어진다던가, 그냥 쉬고 싶다던가 등등등 많은 사유들로 프로들은 연습장을 옮겨다닙니다.
실력있는 프로들도 예외는 아닙니다. 골프레슨으로 먹고 산다는것도 일종의 보이지 않는 정년 같은게 있는거지요. 고용안정이 되지 않으니까요.

근데 이게 제가 볼때는 연습장 운영하는 사장한테도 좋은일이 아닙니다.
막말로 말해서 최악의 경우엔 프로가 레슨 대충하고 손님하고 싸우고 나가도, 크게 낭패를 보는건 연습장이지 프로가 아니기 때문이지요.
그 프로는 또 어디가서 맘잡고 레슨하면 아무 피해가 없달까요.

-

자 그럼! 골프레슨을 받는 분들이 많이 당하는 프로들의 꼼수, 그리고 골프레슨의 악습들 등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라고 하고 싶은데.. 으 노트북으로 글쓰는건 역시 집중력이 금방떨어지네요. 그래도 오늘은 길게 쓰려고 노력 많이 했습니다 ㅠㅠ
다음편에서 또 만나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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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허의지팡이
15/02/05 21:44
수정 아이콘
저는 차를 가져갈 때는 꼭 주차하기 편한지를 살펴보는지라 주차장이 정말 중요하죠.
전에 직장에서 골프치라는 강요같은 권유를 많이 받아서 알아봤을 때 제가 살펴본 것들이 많이 있네요.
주차장 문제도 그렇고, 레슨봐주는 프로를 믿을 수 있느냐도 참 어렵고... 조용하고 무난한 회원은 슬쩍슬쩍 봐줄듯한 느낌이 왔거든요.
몽실이
15/02/05 23:03
수정 아이콘
좋은글입니다..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란스어텍
15/02/05 23:07
수정 아이콘
얼치기로 골프 레슨을 4~5개월 받아서 인지 더 체감이 되는 이야기네요 다음편 빨리 부탁 드립니다. 현기증 나네요 ~~
정 주지 마!
15/02/05 23:33
수정 아이콘
글이 너무 짧으셔요... 안그래도 레슨 중이라 관심이 참 많습니다.

항상 재밌는 글 감사드립니다.
15/02/05 23:59
수정 아이콘
추천드렸습니다 재미있네요 크크
한가지 드는 궁금증이 있는데 골프 이야기하면 무슨 내기 골프네 접대 골프네 국무총리가 중대사가 있는데 골프를 치러 갔네 하면서 말이 많잖아요 그런데 골프를 한다는 게 사회생활에 있어서 중요할까요?? 나중에 성공하는데 필요할 정도로 배울 수가 있을까요? 궁금합니다.
저글링아빠
15/02/06 00:01
수정 아이콘
동생분이신가요.. 타이푼님이시면 덜덜덜덜
폼 좋으시네요~
15/02/06 00:51
수정 아이콘
정말 잘봤습니다
저는 회사앞에서 스크린형태로된 연습장 등록해서 하고있는데 와이프도 골프를 배우고 싶어하는데 저도 잘 정보가 없어서 고민이었거든요. 연재해주시는글이 참 도움도 되고 사업을 한다면 어떤 애로점이 있을까.. 하는 관점에서도 매우 흥미롭네요
추천드리고 갑니다 ~ 계속 연재부탁드려요 흐흐
15/02/06 01:07
수정 아이콘
재밌어요! 다음 글도 기대합니다!
군자구제기
15/02/06 15:05
수정 아이콘
골프 손 놓은지 3년 정도 되네요.

2010년 정도에 빡세게 배워야지 하고 인도어 연습장에서 레슨을 받았는데요(프로에게 한 회당 얼마씩 한달치 계산으로,,정확히 얼마였는지 기억이 안나네요)
다섯달이 되어도 잘 안늘더군요.
마침 다리를 다쳐서 한달 정도 쉬다가 다른 곳으로 소개를 받았는데, 거기도 인도어이기는 했지만 등록만 하면(연습장 등록비는 같았던 거 같네요) 레슨은 사장님 아들(레슨 프로)이 나와서 해줬어요.
여기 프로님은 갈때마다 한 5-10분 정도씩 갈켜줬었는데 이때 많이 늘었습니다.
그 사장님이 그러더라구요. 연습장이랑 레슨비를 따로 내는 곳에서는, 레슨이 잘 되어서 실력이 넘 늘어나면 레슨을 그만두고 연습만 하는 사람이 생기니 레슨 프로들이 가르치는 게 확확 실력이 늘어나게 가르치치 않고 약간씩 늘게만 가르친다고 -_-;;

글은 정말 재밌게 잘 보고 있습니다. 다시 배우고 싶네요 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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