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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1/28 23:53:14
Name 최종병기캐리어
File #1 Tst7wTz.jpg (44.6 KB), Download : 60
Subject [일반] 보이지 않는 벽, 열정 페이


최고급 브랜드로 유명한 에르메스의 국내법인인 에르메스 코리아에서 낸 인턴공고입니다.

네, 패션계 특유의 '열정 페이'를 오늘도 강조하고 있습니다. 패션업계는 변할 기미가 없어보이네요. 얼마전 디자이너 이상봉씨의 '열정 페이' 사건 이후 한국 패션 디자인 연합회에서 개선하겠다고 말한지 보름도 되지 않아, 국제적인 '명품'으로 일컬어지는 에르메스에서 똑같은 '열정 페이'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최근들어 인턴들의 '열정 페이'는 수많은 이슈를 낳고 있습니다. 과거 인턴은 정직원으로 채용되기 위한 사전 단계, 혹은 수습기간으로서 정직원의 70%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것이 상례였으나, '청년 실업'의 대책으로 정부가 기업에게 '인턴쉽'을 강요하기 시작하면서 이 인턴의 취지는 완전히 변질되고 말았습니다. 울며겨자먹기로 인턴을 받은 기업들은 마땅한 인턴쉽 프로그램이 없었기 때문에, 인턴을 '수습생'으로서 능력을 개발시켜 자사의 인력으로 편입시키기 보다는 사무보조, 혹은 잡부수준으로 인식하게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즉, 'Low pay, Easy fire'의 값싼 노동력으로 보기 시작한 것이죠. 반면에 구직자는 가르쳐주지도, 가르쳐줄 의지도 없는 인턴쉽을 경험하면서, 이 인턴 과정을 '대기업 입사를 위한 경력한줄'로 인식하기 시작합니다.


여기서, 보이지 않는 벽이 형성되기 시작합니다.

구직자들은 이제 '인턴쉽'을 경험해야 '이력서'에 한줄을 채워넣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죠. 마치 어학연수처럼 말이죠. 그렇기 때문에 '낮은 임금, 불리한 조건'의 인턴쉽이라도 득달처럼 달려들게 됩니다. 하지만 이 '열정 페이'의 인턴쉽은 아무나 할 수 없습니다. 인턴쉽에 참여할 수 있는 사람은 '열정 페이'를 감당할 수 있는 경제적 요건을 갖춘자들 뿐입니다. 한달에 30만원으로도 월세와 교통비, 식대, 용돈 등을 해결할 수 있는 경제적 여건이 갖추어진 사람들 말이죠. 이를 해결할 수 없는 구직자는 '열정 페이'를 감당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이 '열정 페이'가 구직자에게 '보이지 않는 벽'으로 작용되는 셈이죠.


제가 취업을 하던 시기에는 '어학연수'가 보이지 않는 벽 중에 하나였는데, 이젠 인턴이란 이름의 '열정 페이'까지 추가 되었다고 생각하니, 답답해서 끄적여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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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대없는순대국
15/01/28 23:58
수정 아이콘
돈 한푼 안주고 부려먹겠다는 거지근성 가진 놈들이 세상엔 너무 많아요.
치토스
15/01/29 00:01
수정 아이콘
한창 돈 모아도 결혼할때쯤 자기 살집 하나 못 구하는게 지금 세상인데, 경력 쌓아주고 앞으로 일하는데 도움되니까 그냥 공짜로 일하라는게
일반상식으로 생각해도 터무니 없는 개소리거늘, 저런걸 채용공고 라고 내거는게 당연한 이 나라의 현실 이라는게 참 씁슬하네요.
15/01/29 00:03
수정 아이콘
저래도 하겠다는 사람들이 넘치니까요.
최종병기캐리어
15/01/29 00:06
수정 아이콘
취업을 하려면 열정페이를 경험해야하고, 열정페이를 하려면 돈이 있어야 하니...

결국은 경제력이 있는 사람만 취업이 가능하게되는 현실이 참으로 씁쓸하네요..
15/01/29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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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는 어떤지 모르겠습니다만....써 있는 내용으로는 그냥 부려먹기만 하다 내칠것 같은데...
정말 저런 모집에도 응모자가 많은가요?
최종병기캐리어
15/01/29 00:08
수정 아이콘
엄청 많다고 봅니다.

최근 들어오는 신입사원들 이력서보면 '인턴' 안해본 친구들이 없거든요. 대부분은 한두개 이상씩은 있죠.

또한 매스컴에서도 '토익점수 보단 인턴경력' 이런식으로 때려대기도 하구요
15/01/29 00:10
수정 아이콘
하.....한숨만 나오네요 정말....최저임금제는 뭐하러 만들어 놓은건지 모르겠네요....
최종병기캐리어
15/01/29 00:12
수정 아이콘
경제력이 있는 친구들은 '열정 페이'만 받아도 되거든요. 어짜피 이력서에 한줄 넣기 위해서 하는거니까...

문제는 열정 페이만으로는 생활이 안되는 구직자들이 문제인거죠..
15/01/29 00:07
수정 아이콘
http://www.segye.com/content/html/2015/01/27/20150127000843.html?OutUrl=naver

저한테도 발송된 저희 학교 에서 보낸 문자입니다. 크크
15/01/29 00:09
수정 아이콘
인턴이랑, 봉사활동, 그리고 뭐 서포터즈? 등으로 불리는 대학생 활동 등이 기업들이 공짜로 사람 써먹기 좋은 행태고 많이들 써먹고들 계시죠. 사실 저것보다 더 심한 열정페이를 무려 공기업에서 봤는데 참...뭐라해야 할지. 또 재밌는 건 정부에서 고위공무원을 해외대학 유학자에서 뽑는다는데 이 기준도 참 재밌죠. 해외에서 대학 수학한 사람으로 공무원 특채가 특정되어야만 하는 이유가 ?????
15/01/29 00:15
수정 아이콘
게임회사들은 정부 눈치보느라 알바들 시급 딱딱 채워서 우리 회사 이번 알바도 그렇고.. N사들 전부 잘 채워주는데 -_ㅠ
김연아
15/01/29 00:17
수정 아이콘
송곳의 대사가 생각나네요.

여기선 그래도 되니까...
광개토태왕
15/01/29 00:23
수정 아이콘
중요한건 저래도 할 사람들은 넘쳐났다는 겁니다.
최종병기캐리어
15/01/29 00:25
수정 아이콘
그게 보이지 않는 벽이 된다는 사실이 씁쓸하네요...
낭만토스
15/01/29 05:43
수정 아이콘
열심히 해서 내가 10되고 남이 9 되는 것보다
내가 5되고 남이 1 되는게 더 이득이라고 생각하는거죠

갈수록 드는 생각이지만 지금 한국 사회의 판을 어떻게든 흔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네요
15/01/29 09:22
수정 아이콘
혁명 수준의 뭔가 일어나야 한다는건데...어디에서도 그럴 동력이 안느껴집니다.
설령 노통 탄핵때나 소고기 파동 수준의 시위를 한다고 해도 한참 부족해요...

그리고 역시 변화는 위에서부터여야 하는데 위에서 그럴 이유가 전혀 없죠.
오쇼 라즈니쉬
15/01/29 01:09
수정 아이콘
정말 제대로 규제해야하는데... 돈 안 받고 싶어서 안 받겠습니까.
동네형
15/01/29 09:53
수정 아이콘
저런거 인턴을 나라에서 급여 보조 해주지 않나요? 저는 기업 회사 반반 해서 2010년도에 80만원정도 받았던거 같은데..
15/01/29 17:31
수정 아이콘
이거 근데 근로기준법 위반 아닌가요?
차사마
15/01/29 18:10
수정 아이콘
이젠 자격증 시대는 끝났습니다. 스스로 가치를 창출해야 살아 갈 수 있습니다. 저렇게 고급 인력을 사실상 무급에 가까운 임금으로 부릴 수 있는 이유는 그만큼 인력이 많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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