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개소리 시간입니다.

세월호 즈음부터 해서 간간히 들려오는 법 이름 중에 김영란 법이라는 게 있습니다.
뭐 누구 이름 딴 거고 한 게 중요한 건 아니니 재끼더라도, 법 내용을 조금은 확인해볼 필요가 있겠지요.
연합뉴스에서 한참 전인 작년 5월 즈음 올라온 기사를 참고해보자면,

http://www.yonhapnews.co.kr/politics/2014/05/21/0501000000AKR20140521166600001.HTML
[연합] 세월호 참사로 주목받는 '김영란법'이란

http://www.yonhapnews.co.kr/politics/2015/01/07/0505000000AKR20150107172600001.HTML
[연합] '김영란법' 적용대상 사립학교·언론사까지 확대키로


'이 법안의 공식 명칭은 ['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 제정안']이다. 줄여서 '부정청탁금지법'이라고도 불리는 이 법안은 첫 여성 대법관 출신인 김영란 변호사가 국민권익위원장으로 재직 중이던 2012년 8월 공직자 비리 근절을 위해 입법예고를 하며 공론화됐고, 법안명에 그의 이름이 붙었다.
공무원과 공직 유관단체 임직원을 포함한 모든 공직자를 대상으로 금품 수수와 부정청탁을 금지하고 공직자의 이해충돌을 원천적으로 방지하겠다는 법안이다.
특히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없는 사람에게 100만원 이상의 금품이나 향응을 받으면 대가성이 없어도 형사처벌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있는게 핵심이었다.'



뭐 이런 법입니다.
기사에도 나와있지만 형사처벌 내용은 이런저런 반발로 인해 과태료로 문구가 수정되었습니다.
더불어서 최근 국회 정무위에서는 이 '공직자'의 범위를 '국회, 법원, 정부와 정부 출자 공공기관, 공공유관단체, 국공립학교 임직원'에서 사립학교 임직원과 언론사 직원까지 늘렸습니다. 국공립학교와 사립학교를 구분할 이유가 없으며, 언론사 직원들 역시 대표적으로 공익성을 띄는 직업이라는 이유에서이지요. 현재 쟁점은 해당 공직자들의 가족들이 수수하는 것까지 대상에 넣느냐 마느냐 하는 것 등이 있습니다.
문제는 이제 이 법이 국회위원회 심의를 지나가고 법사위로 넘어가면서 본격적인 여당의 반발이 시작되었다는 겁니다.
대강 뭐 이런 류의 주장들입니다.


http://www.viewsnnews.com/article/view.jsp?seq=117807
[뷰스앤뉴스] 새누리 "김영란법 통과되면 내수 폭삭 망해"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501192148595&code=910402
[경향] 이완구 “언론 취재 맘대로 못해”… ‘김영란법’ 수정 시사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새누리당의 한 의원은 본지와 만나 "김영란법이 통과되면 큰일난다"며 "하도 언론에서 때리고 하니까 다들 대놓고 말은 못하지만, 이게 통과되면 음식점, 골프장, 자영업자들 다 망한다. 내수가 아주 폭삭 주저앉을 것"이라며 '내수 몰락론'을 주장하기도 했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65)가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김영란법’(부정청탁·금품수수 금지법)과 관련해 “김영란법이 운용되면 친척이 대접받는 일로 제재를 당해야 한다. 그러면 언론이 취재를 마음대로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영란법은 기본적으로 사회를 맑고 깨끗하게 하자는 것인데, 언론 자유가 침해될 때는 이것(언론 자유)이 더 우선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공무원이 대가성 명확하지 않은 금품을 받고 향응을 제공받는 것이 금지되면 내수가 폭싹 망하고, 이유는 모르겠지만 언론이 취재를 맘대로 할 수 없게 되어서 사회가 오히려 혼탁해진다는군요? 기자의 취재에 있어서 100만원 이상의 금품을 당연히 제공받으면서 취재에 응하는 게 지금의 기본이라는 걸 시인하는 걸까요. 이건 기사에서 짚고 있듯이, 이건 참여정부 시절 접대비 상한선을 정하자 내수망론을 펼쳤던 것과 마찬가지 맥락으로 보입니다.

뭐 어찌되었건 당사자가 되어버린 강성남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의 대답은 이렇습니다.


"새누리당이 언제부터 그렇게 언론 자유를 걱정해 줬는지 모르겠다"면서 "언론자유를 핑계로 ‘김영란법’안을 미루려는 속셈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김영란법’의 법제정 취지를 흐리면서 슬쩍 넘어가려는 연기시키려는. 그리고 국민들 뇌리에서 잊혀지면 없었던 일로 하려는 것 아닌가"
"오히려 이 법이 언론자유를 신장하고 언론의 공공성을 지키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을 한다"
"언론 자유의 심각한 침해 요소는 지금 오히려 정치권력, 자본권력에 의한 언론에 대한 간섭이 더 심하지 않을까"



요새 몇몇 법안들이 해당 법과 관련된 인물들의 이름을 따서 나오는 경우가 있고, 이번 법안 역시 그런 흐름에서 나온 듯 합니다.
다만 이전의 법안들(ex. 비정규직 보호법)이 해당 법안의 내용과는 동떨어진 네이밍으로 민심을 호도했다면,
이번 경우엔 '부정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 제정안'이라는 멀쩡하고 공감을 불러일으킬 이름을 재껴두고
왜 김영란법이라는 네이밍을 고집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건 야당에도, 진보 언론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의문스럽네요.


뭐.... 정말 새누리당이 말하는 것처럼 이런 거 막으면 망하는 나라라고 한다면..... 망해야죠 그런 나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