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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1/19 18:38:08
Name Frameshift
Subject [일반] 16년동안 저와 있어준 순둥이가 무지개 다리를 건넜네요..
중학교 1학년이 되자마자 어머니가 친척집에서 데려온 놈입니다.. 종을 알수없는 흔히 말들하는 똥개였지만

외동이라 너무 동생도 갖고싶었고 그전까지 부모님이 강아지를 완강히 반대하셔서 절대 못키웠었는데

처음 주먹만한 조그만한 강아지가 나올때 얼마나 기뻣는지 모릅니다 순둥이라고 이름도 지어줬어요

이름따라 가는건지 정말 순했습니다. 주먹만했던 녀석이 1년이 지나자 거의 진돗개 수준의 덩치를 가지고도

지나가던 길고양이 쥐만보다 화들짝 놀라서 제 뒤에 숨던 녀석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마냥 바보팅이처럼 순하지않아서

아버지가 장사하시던 시절에 아버지차를 뒤지던 도둑을 소리를 듣고 마구 짖어서 아버지가 나가서 잡앗던 기억도 잇네요

물론 반려견이라는게 장난감이 아니다보니 신경쓸게 많았었습니다. 예방접종.. 정기검진.. 배변..

하루에 한시간씩 산보시켜 주는게.. 쉽지 않더라구요 솔직히 말하면 많이 귀찮았습니다.

그래도 제가 책임지기로 한거 제가 어떤일이 있어도 반드시 지켜겠다고 생각하고 재밌게 지냈습니다

어머니가 유방암 투병하실때도 제가 관리한다고 하루에 한번씩 집청소 베란다 청소 다하고 테이프 들고다니면서 집안 털 다 때네고..

강화도로 부모님이 사업차 들어가실때 집에 남아서 순둥이만은 제가 키운다고 데려가면 안된다고 다큰놈이 투정이나부려서

결국 제 옆에 있게 했고..

그렇게 1년.. 2년.. 지나서 저는 중학교 1학년에서 이제 예비군 6년차 내년에 서른을 바라보는 청년이 되있고

순둥이는 어느 덧 16살이 됐네요.. 다른 개들처럼 눈이 안좋은것도 아니고.. 운동도 많이해서 그런지

요즘에도 제가 나갔다 들어오면 쌩하고 튀어나와서 반겨줬고..

바로 6시간 전까지만해도 제가 잠깐 나갔다온 사이에도 반갑다며 꼬리치며 나왔습니다. 그러고 집에서 볼일이 있어

잠시 컴퓨터를 키고 일을 보고잇는데.. 갑자기 마구 짖더라구요.. 근데 그게 경계의 울음소리가 아니라 많이 겁에 질린 소리였습니다.

느낌이 좋지않아서 바로 뛰어나와봤더니 집에서는 절대 배변을 하지 않던 녀석이 구토물에 대소변까지 다 해놓고

공포에 떨고 있었어요 처음엔 무서운 꿈을 꾸었나 일단 진정시켜보자 하고 토사물들을 다 치워내고 옆에서 토닥거렷는데

잠깐 무서운걸 보면 바로 진정해야 할 녀석이 그렇지 않는겁니다.. 얼굴에 마비가 오고.. 일어나려고 애쓰는데

그게 안되니까 얼굴을 기대어 마구일어서려다 얼굴이 다 찢어지고..

너무 깜작 놀라서 그대로 포대기에 싸서 차에 태워

동물병원에 데려갓는데.. 어떤 진찰도 받아보기전에 그대로 심정지가 왓네요.. 심장마사지를 그렇게해도 심박이 돌아오지않는다고..

오늘까지 멀쩡했던놈인데.. 아까 집에 왓을때만해도

눈빛이 초롱초롱했는데.. 너무 놀라고 어안이 벙벙하다보니.. 그렇게 애지중지 한 녀석인데 눈물도 안나오고.. 지금도 멍합니다..

아.. 어제 간식을 사다줄껄.. 아.. 어제 잠깐 나갔던 산책.. 좀만 더 오래잇을걸.. 다른 강아지들은 편하게도 간다는데..

발작이 와서 얼굴이 찢어져 누워있는 모습이.. 너무 미안했습니다.. 내가 잘한다고 한건데.. 좀 더 잘해줄껄

그때 너무 많이 혼내지말껄... 차라리 편하게 눈이라도 감고 그랫으면 이렇게 죄책감이 들진않을텐데.. 눈도 못감고..

일단 순둥이의 물건들은 전부 정리해서 모아두고 내일 아버지 농장에 뒤에잇는 산에 햇볕잘드는곳에 눕혀줄려구요..

덩치도 큰놈인데.. 매번 덩치에 비해 작은 공간에서 재우는게 미안했는데.. 이제 큰 곳에서 맘껏 있게 하고싶어요..

죄송합니다.. 어디에 말은 해야겠는데 제가 혼자 살다보니 딱히 말을할곳이 없어 이곳에라도 올립니다.

우리 순둥이 좋은곳에서 잘 뛰놀수 있게 기도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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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 로또 1등
15/01/19 18:41
수정 아이콘
좋은 곳에서 편히 쉬고 있을 겁니다. 기운내세요.
15/01/19 18:41
수정 아이콘
고견의 명복을 빕니다…
아이고 의미없다
15/01/19 18:42
수정 아이콘
먼저 좋은 곳에 가서 기다리고 있을거에요.
우리가 떠날 때가 되면 반려견이 와서 맞이해준다니 너무 상심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15/01/19 20:49
수정 아이콘
우리가 떠날 때가 되면 반려견이 와서 맞이해준다... 가슴이 짠해지는 말이네요.
가슴 아프지만 그래도 현실을 다독이는 말 같습니다. Frameshift님께서도 힘내셨으면 좋겠습니다.
15/01/19 18:43
수정 아이콘
사랑 많이 받고 갔으니 그곳에서도 잘 지낼 겁니다.
이러 글 볼 때마다 예전 기억이 생각나 마음이 아프네요.
잘 추스르시길 바랍니다.
동물병원4층강당
15/01/19 18:45
수정 아이콘
좋은 곳에서 폭 쉴 겁니다.

Frameshift님이 돌봐주셨기 때문에 순둥이도 오래오래 건강하게 살았던거예요. 16살이면 결코 적은 나이가 아니고 오히려 장수한겁니다. 특히나 큰 개들이 수명이 더 짧거든요.... 그저 사람에 비해서 수명이 짧아서 짧다고 느껴질 뿐이예요.. 너무 상심 마시고 양지바른 곳에 잘 묻어주세요.

순둥이의 명복을 빕니다.
마이클조던
15/01/19 18:49
수정 아이콘
16년을 같이 보낸 반려동물이면 가족이나 마찬가지죠. 한동안은 우울하시겠지만 잘 추스리시길 바랍니다.
8월의고양이
15/01/19 18:56
수정 아이콘
아니요 죄송하다니요. 그런 말씀 마세요. 순둥이도 곁에 있는동안 행복했을겁니다. 너무 갑작스러운 이별이라 어떤 심정이실지... 다음생에도 반드시 좋고 아름다운 인연으로 만나실거에요. 그때 더욱더 잘해주세요 .그리고 힘내세요.
15/01/19 19:01
수정 아이콘
언제나 이런글 볼때마다 저희집 강아지 생각나서 짠해집니다.
언제가 올 순간이겠지만 오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더스번 칼파랑
15/01/19 19:02
수정 아이콘
순둥이도 좋은 가족과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마지막까지 함께 하시고 지켜봐 주셨으니 그만한 정성 없다고 생각합니다. 편히 쉬기를 바라며 Frameshift님께 심심한 위로 드립니다.
15/01/19 19:21
수정 아이콘
명복을 빕니다.
15/01/19 19:21
수정 아이콘
13년 살다가 보냈는데도 힘들었는데 16년은 정말 힘드시겠어요...
15/01/19 19:33
수정 아이콘
저희 가족도 쫑이 보내고나서 엄청 울었습니다...
함께한 시간동안 정말 즐거운 추억이 많은데 다시는 다른 강아지를 키울 엄두가 안나더라고요.
또 키우게 되면 저보다 또 일찍 떠날테니... 그런 슬픔을 다시 겪기가 싫더라고요...
이명박
15/01/19 19:36
수정 아이콘
이런글 볼때마다 눈물이 매번 나네요.
반려동물들이 가기전에 한 마디라도
해줬으면 하는 말도 안되는 기대를 해봅니다.
덕분에 나도 행복했다. 라고 말해주면
좀 더 편하게 보내줄 수 있을텐데 말이에요...
언젠가 우리 두 냥이에게도 올 일이지만
정말 있을 때 좀 더 잘해줘야겠어요
무지개다리 건너 프레임쉬프트님 천천히 기다리고 있을겁니다. 너무 슬퍼마시고
순둥이 명복빕니다
15/01/19 19:36
수정 아이콘
즐겁고 행복한 곳에서 편안하게 지내길 기원합니다.
Nasty breaking B
15/01/19 19:38
수정 아이콘
읽는데 제가 다 눈물이 나네요. 좋은 곳으로 가라고 기도하겠습니다.
15/01/19 20:00
수정 아이콘
안타깝네요. 아마 좋은 주인의 사랑 듬뿍 받고 갔으니 좋은곳으로 갔을겁니다.
위로의 말씀드리고 싶어요
PolarBear
15/01/19 20:08
수정 아이콘
하.. 읽는데 막.. 감정이입이 되네요 ㅠㅠㅠㅠㅠㅠㅠ 좋은곳 갔을겁니다. 저희집 개는 주인 있는곳에서 그 모습을 보여주기 싫었는지 집에 아무도 없을때 혼자서 베란다에서 죽었더라구요....ㅠㅠㅠㅠㅠㅠ 하... 힘내시길 빕니다. 순둥이도 좋은주인 만나서 행복했을겁니다.
소녀시대
15/01/19 20:10
수정 아이콘
제가 다 눈물이 나려고 하네요.. 남일 같지가 않아요.. 98년부터 키워온 저희집 똥개도.. 세어보니 18년째 되는 해네요
작년 초부터 백내장 생기더니 돌아다니는데 여기저기 부딪히고
안그래도 겁 많은녀석이 앞도 잘 안보여서 얼마나 무서울까 안쓰럽게 느껴지고
이제 슬슬 보내야할때가 됐구나라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됩니다.. 살아있는 동안 더 이뻐해 줘야겠어요..
순둥이는 좋은곳에서 편히 쉴겁니다. 위로의 말씀 드립니다.
말하는대로
15/01/19 20:13
수정 아이콘
좋은 주인에게 사랑받다 떠났으니 좋은곳에서 편히 쉬고 있을겁니다. 먼 훗날 만나실 때 반갑게 맞이해줄 거예요. 명복을 빕니다.
15/01/19 20:35
수정 아이콘
아마도 심근경색이 아니었을지... 건강했었다니 더 안타깝네요.
우리집 개도 16년되었는데 부모님 댁에 갈때마다 보면 머지 않았구나 싶네요.ㅜㅠ
녹용젤리
15/01/19 21:05
수정 아이콘
저도 여기에 동지를 떠나보낸글을 올린게 석달전이었는데 아직도 가슴한켠이 비어있는 느낌이에요.
생각보다 잘이겨내고 있다 생각하지만 그리 쉽지는 않네요.
순둥이도 많은 사랑 받으며 살았을 겁니다. 안그러면 16년이나 살지는 못했을거에요.
Frameshift님 순둥이는 좋은 곳으로 갔을겁니다. 힘내세요.
15/01/19 21:23
수정 아이콘
저도 어제 10년 넘게 같은 시간을 보낸 개를 보냈는데 남일 같지가 않네요.

최근에 자궁에 고름이 차서 생식기로 나오길래, 약물 치료 하다가 수술을 받고 평소만치 건강한 모습으로 회복해서
안심도 되고, 기특하기도 하고 했는데, 그저께 토요일날 병원에 가서 실밥을 빼고 와서
새벽녘까지 이상한 징조가 전혀 없었는데 아침 10시쯤 일어나니 차갑게 식어있더군요.

시골 뒷산에 묻어주고 와서 슬픔은 좀 추스리고 잠이 들었고, 오늘 아침에 일어났는데
누나 방에 평소와 다름 없이 녀석이 있는 겁니다.
이게 어떻게 된일인가 싶어 달려가 안아보니 평소처럼 제 얼굴을 격하게 핥는데 그 느낌이 너무 생생해서
이게 꿈인가 생신가 어안이 벙벙해서 누나에게 어찌된 일인가 물어보니.
어제 묻은 녀석이 갑자기 살아나서 파왔다고 횡설수설하는데 그제서야 '아 이거 꿈이구나'하는 생각이 들며
잠에서 깼네요.

나이 서른 넘어서 진짜 펑펑 울었네요..
15/01/19 21:42
수정 아이콘
글은 끝까지 못 읽었지만.. 그리고 내 의지가 아닌 다른 분들의 생각으로 반려동물을 32 살`까지 키워온 입장에서 말씀 드리면....
졸대로 정 주지 말자 입니다. (지금은 40이 넘은 나이 입니다. 지금도..... 같은 생각 입니다.)
사이버포뮬러 HQ
15/01/19 21:49
수정 아이콘
아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저도 사고로 반려견을 잃었고 지금 키우는 아이도 심장이 좋지 않아 항상 걱정입니다. 곧 떠나면 어쩌지 하는 생각에 자다가도 가끔 일어나 숨을 쉬는지 확인하네요. 좋은 주인에게서 사랑 많이 받았으니 행복했으리라 믿습니다. 명복을 빕니다.
똥눌때의간절함을
15/01/19 21:58
수정 아이콘
집 가다 이 글 읽고 우리집 둥이 주려고 간식 사갔습니다...
15/01/19 22:19
수정 아이콘
반려견을 잃은 슬픔은 겪어보지 않으면 모르죠, 무슨 말이 들어오겠습니까만 그래도 시간이 약이더군요
힘내세요, 그녀석 보낸지 1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그립습니다, 지금도 가끔 눈물이 나는데 오죽하시겠습니까
그래도 힘내시라는 말밖에 못드리겠네요
법기정원가든
15/01/19 22:20
수정 아이콘
저희 복남이가 이제 4살인데 마치 저랑 10년은 같이 함께해온 것 같습니다.
이 아이가 없는 저희집은 정말 상상도 할수가 없네요. 정말정말 힘드실것 같습니다.
언젠가 제게도 다가올 일이겠지요.
정말 이보다 더 사랑해줄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더 사랑해줘야겠습니다. 후회없도록...
곧미남
15/01/19 22:47
수정 아이콘
아고 저도 약 5개월전에 사고사로 키우던 한녀석을 보냈죠 정말 미치도록 가슴이 허하더군요
반려견들 하늘나라로 가면 입구에서 주인 기다린대요 꼭 좋은대로 갔을겁니다. 흑흑흑
mystery spinner
15/01/20 00:12
수정 아이콘
지금 발밑에서 곤히 자고 있는 울 강쥐의 뒤통수를 보며 읽었어요.
이렇게 무조건적으로 나를 좋아해주고 바라봐주는 이 녀석도 이변이 없다면 절 먼저 떠나겠지요.
너무 큰사랑을 준 녀석들이라 뭘해줘도 부족한거 같고..그렇지만 늘 서로의 곁에 있었으니 순둥이도 참 행복한 견생이었을거에요.
마음 속에 순둥이와의 추억들 잘 간직하시길.
15/01/20 00:37
수정 아이콘
힘내세요 강아지는 좋은곳으로 갈꺼예요 분명 순동이는 행복했을 겁니다. 이 글 읽고 저도 저희 강아지 생각나서 울컥했네요
Frameshift
15/01/20 23:50
수정 아이콘
위로해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답변 못달아드린점 죄송합니다 오늘 순둥이는 강화도에서 잘 뛰놀수있도록 해주고 왔습니다.
좋아하던 간식과 사료 밥통 물통 그리고 가끔 특식으로 주던 참치까지 주고 왔네요.
걱정해주신만큼 하늘에서 순둥이가 더 행복할거라 믿습니다. 보내기 정말 힘들었지만 마지막 고통스럽던 모습이 아직 눈에 밟히지만
이제 제가 놓아줘서 더 자유로울거 같네요.. 모든 분들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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