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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01/04 11:00:37
Name 바위처럼
Subject [일반] 2015년, 매니 파퀴아오와 메이웨더는 드디어?

2014년 11월 23일. WBO 웰터급 챔피언 매니 파퀴아오(37)와 WBO Jr.웰터급 챔피언 크리스 알지에리(30)가 한판 붙었습니다.
체급은 J웰터에 맞춰져 있었고, 크리스 알지에리는 웰터급 전후 체급에서 매니 파퀴아오에 대한 거의 유일한 대항마였습니다.
왜냐면 파퀴아오가 동 체급 수준에서의 대항마들을 거의 다 박살을 내버렸기 때문이죠.
크리스 알지에리의 경우 20전 20승 8KO의 화려한 경력을 지닌 아웃복서였습니다. 게다가 최근 월드타이틀을 지닌 선수들의 연령을
고려해봐도 꽤 젊은 나이에 속하는 챔피언이었죠.

반면 파퀴아오는 아시아의 대표 복싱선수이자 필리핀의 영웅, 복싱계의 살아있는 전설이긴 하지만 서른 일곱의 나이였습니다.
과거에 비해 기량이 떨어졌다는 점은 의심할 필요도 없죠. 복싱같은 극한의 스포츠라면 더더욱..
실제로 파퀴아오는 젊을 때에 비해 넉다운을 시키는 빈도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었고,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기도 했으니까요.
그의 레프트는 여전히 독보적이지만, 많은 이들은 이번 타이틀전에서 '파퀴아오가 혹시?'라는 생각을 갖기도 했습니다.
경력은 일천하지만 무패의 젊은 세계챔피언, 자신의 베스트 체급, 말도 안되는 리치차이(약 10cm의 신장차이)
복싱의 역사에서 전설을 부수는 역할을 맡는 전통적인 롤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실제로 크리스는 시합전까지 마이크웍에서 자신감 있는 모습을 드러내었고
경기 내내 빠른 발과 날카로운 라이트 카운터 펀치를 휘둘렀습니다. 20전 20승이라는 전적이 허구가 아니라는 듯이 그의 풋워크와 날카로운 카운터는 일품이었죠.



하지만 그 경기내내, 파퀴아오는 그런 크리스를 상대로 무려 6번의 다운을 뺏어냅니다. 비록 KO승은 하지 못했으나 한 라운드에 두번씩 다운을 빼앗기까지 하며 12라운드 내내 압도적인 점수를 보여주었습니다. 실제로 파퀴아오는 크리스에 비해 200여번의 펀치를 더 날렸고, 전체 펀치 적중률은 35%vs25%로 경기 내용도 파퀴아오의 압승이었습니다. 그야말로, 매니 '팩맨' 파퀴아오의 날이었죠.


사실 크리스에게는 좀 운이 없기도 했습니다. 1라운드의 첫 다운이 코너의 물기에 일어난 슬립다운에 가까웠고, 6번의 다운중 2번정도는 그런 느낌이었죠. 하지만 나머지 4번의 다운은 부정할 수가 없는 결과였습니다. 턱에 정확하게 꽂히는 팩맨의 레프트가 그의 의식을 끊어버렸고, 크리스는 인터뷰에서 그 펀치에 의한 다운만이 자신의 완전히 눕혔다 라고 이야기했죠.


어쨌거나 인터뷰어는 세계 최고의 복서를 다시 한번 확인 한 그 밤에, 매니에게 묻습니다. 시종일관 웃으며 오늘 자신은 최선을 다했고, 크리스는 훌륭한 복서였으며 자신은 KO로 이기고 싶었으나 알다시피 크리스는 섬광같이 빨랐고, 결국 나는 그렇게 할 수 없었다. 신께 감사하고, 날 지지해주는 모든 이들에게 고맙다. 이 이야기를 할때까지 평화로운 웃음을 짓던 팩맨. '새해에는 메이웨더와 붙을 생각이 있으십니까?'

활짝 웃은 뒤 물론, 물론이죠. 라고 답하는 팩맨. 하지만 그 다음, '나는 언제나 싸울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라고 말할때의 표정과 눈빛은 순식간에 웃음기를 없애고 이글이글 타올랐습니다. 인터뷰어도, 어쩌면 팩맨도. 서른 여덟의 현 세대 복싱의 최고 레전드와, 또 한 명의 최강의 챔피언이 전성기수준 기량을 갖고 싸울 수 있는 것은 이번해가 마지막이라는 예상을 했을지도 모릅니다. 모두가 환호로 답했죠. 크리스는 파퀴아오를 때려눕히고 메이웨더와 한판 붙겠다고 했지만, 결국 세계는 역시 아직도 매니와 메이웨더의 박스를 보고 싶어했던 것 같습니다.


파퀴아오의 복싱은 꽤 젠틀한 느낌입니다. 군더더기없이 깔끔한 기술과 단단한 가드, 아웃복서처럼 느껴지지 않으면서도 링을 정말 잘 활용하는 풋워크, 그럼에도 인파이터같은 돌진력을 지녔고 맷집도 나쁘지않죠. 게다가 사우스 포 특유의 이점과 그만의 독특한 펀치리듬은 모든 선수를 힘들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경기를 보다보면, 날카롭게 들어가는 예쁜 기술이 적중한 뒤 야수처럼 돌변해서 위아래로 훅,어퍼를 번갈아 번개처럼 꽂아넣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가드를 해도 가드 사이로 파고드는 난타에 상대가 주춤거리며 도망가면 사이드 스텝으로 쫒으면서 주먹을 박아넣죠. 아름답다고 느껴질 정도의 깔끔한 기술 사이에 드러나는 그의 야수성은 정말 매력적이라 생각합니다. 이번 타이틀 전 역시 그런 파퀴아오의 모습이 그대로 전해진 경기였죠.


그날의 모습조차 많은 이들은 팩맨의 전성기 기량에는 못미친다고 했습니다. 그렇겠죠, 무려 서른 일곱인데!
그러니 더더욱, 하루 빨리 메이웨더와의 경기가 보고 싶어집니다. 아웃복서로서의 신적 경지에 있는 메이웨더
몇 번의 패배를 해가면서도 결국 8체급 챔피언의 위업을 달성한 파퀴아오.

2015년에는 두 복서의 경기를 볼 수 있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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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르미에티미
15/01/04 11:07
수정 아이콘
둘이 경기하면 승자가 누굴까보다 둘이 경기를 하기는 할까가 더 궁금하다는 분도 있던데 저도 그 의견에 동감합니다.
현재 폼으로 볼 때는 메이웨더의 우세가 점쳐지기는 하는데 모르죠. 파퀴아오가 8체급 석권할 때 같은 동기부여가 되서
메이웨더의 가드를 깨부술 지도요. 결국에는 둘이 붙어야 의미가 있는데 둘이 싸우겠다 겠다 해도 안 믿겨서 기대 안 하고
상황을 지켜봐야겠습니다.
다리기
15/01/04 11:12
수정 아이콘
으.. 좀 더 일찍 붙었어야 했는데.. 올해라도 매치가 성사되면 다행이지만 파퀴아오가 무기력하게 지기라도 하면 엄청 맥빠질 듯 ㅠㅠ
15/01/04 11:14
수정 아이콘
만화 더파이팅에서도 먼치킨급인 마모루가 6체급 제패를 노리는 마당에,, 현실의 8체급 제패는 정말 말이 안나오는 수준이네요.
비익조
15/01/04 11:24
수정 아이콘
이기고 지는 건 이젠 큰 의미가 없을 것 같습니다. 둘 다 전성기도 아니고.. 하지만 둘이 '붙는다' 이거 하나만은 큰 의미를 갖게 되겠죠. 올해 기대해봅니다.
치토스
15/01/04 11:35
수정 아이콘
제발 붙어서 메이웨더가 링 바닥에 나뒹구는거 보고싶네요
물만난고기
15/01/04 11:38
수정 아이콘
마르케스에게 졌을 때도 불의의 일격에 가까운 패배였지 전성기에 비해 기량이 엄청 떨어졌냐하면 그건 아니었죠.
팩맨이나 메이웨더나 전성기에 비하면 아쉽다고 할 수 있겠지만 딱 그 정도입니다.
팩맨의 기묘한 풋워크에 이어지는 계왕권러쉬는 여전하며 숄더롤로 위시한 프리티보이의 디펜스도 철옹성입니다.
올해까지라면 이 둘의 대결은 현 복싱 최강자라는 타이틀이 무색하지 않을듯해서 기대됩니다.
바위처럼
15/01/04 12:01
수정 아이콘
계왕권러쉬 진짜 딱이네요 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크 대박 표현입니다
王天君
15/01/04 13:59
수정 아이콘
계왕권 러쉬 으잌크크크크크크크
15/01/04 11:51
수정 아이콘
파퀴아오 더 늙기 전에 제발...
15/01/04 12:25
수정 아이콘
알지에리 경기 하이라이트로 방금전에 봤는데 TKO로 이겼어도 무방한 경기였네요. 알지에리는 지는 걸 알고도 KO패는 당하기 싫어서 억지로 버틴 것 같습니다.

팔길이 차이가 저리 나는데 파퀴아오가 압도합니다. 12라운드 되어도 체력적으로 전혀 떨어지지 않네요.

메이웨더와의 승부 기대합니다
바위처럼
15/01/04 13:04
수정 아이콘
저는 두선수에게 다 감탄한게, 파퀴아오의 압승이긴한데 12라운드내내 속도가 잘 안떨어지고 뛰어다니면서도 어깨숨안쉬는 두 선수는 어떤 초인이지???싶더라구요. 게다가 리치차이를 이렇게 씹어먹는 파퀴아오의 스탭기술은 와.........
15/01/04 13:01
수정 아이콘
파퀴형 퇴직금 챙겨가야지
기왕이면 이기고...
15/01/04 13:21
수정 아이콘
결국 PPV 수익 분배때문에 영원히 안싸울꺼라 생각합니다.

최근 3경기의 양 선수의 PPV 판매량을 보면 메이웨더가 400만, 파퀴아오는 150만 수준입니다.
특히 파퀴아오는 이번 알지에리전 PPV 수익이 30만장 밖에 안팔렸어요. 더이상 자신의 이름값만으로는 흥행을 기대하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이젠 상대의 이름값도 생각해야만 하죠. 양선수 모두 이젠 서로 말고는 메가 힛트를 올리기 쉽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만, 하지만, 그러면서도 메이웨더는 최근 마이다나전을 1,2차전 모두 90만 넘게 팔아서 상품성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보여줬고요. 웨더에겐 칸이라는 옵션이 있죠.

양쪽이 붙으면 초대박이라는것은 (비록 3~4년 전에비해 김이 샜지만)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 수익 배분때문에 신경전을 계속 벌일것 같고..
최종 승자는 아마 웨더쪽이겠지요. 6:4는 커녕 7:3까지 가도 밀어 부칠 수 있는 판매량 차이라서.. 정말 싸운다면 파퀴아오가 양보해서 알바레즈급으로 (95:5) 웨더쪽에 밀어주고 1차전 승리후 리매치에서 거액을 챙기는 수 밖에 없을 듯 합니다.

만약 파퀴아오의, 혹은 밥 애럼의 자존심이 그 배분을 용납치 못하겠다면, 혹은 웨더가 더이상 리스크를 지기 싫다면, 게임 셋이죠 뭐..
웨더는 복귀 후, 둘간의 신경전 및 대중의 관심이 최고로 핫할 때도, 그냥 마이웨이였습니다. 이제와서 그 기질을 버리진 않을꺼라 봐요.
Dear Again
15/01/04 13:59
수정 아이콘
F.메이웨더의 나이가 파퀴아오보다 많죠...
스타일과 인종(?)상 메이웨더가 노쇠화의 영향을 덜 받는다고는 하지만.. 마냥 메이웨더가 유리하지는 않을거 같아서..

둘 다 은퇴전에 한 방 땡길지 궁금하네요
王天君
15/01/04 14:03
수정 아이콘
대단하더군요. 저는 그 어떤 대결이건 힘보다는 기술에 중점을 두고 보는데, 파퀴아오의 그 야성은 정말 놀랍습니다. 신체적으로 분명 열등한데도 경기 내내 링 중앙을 지배하면서 주도권을 내주질 않더라구여. 아웃복서가 항상 멋있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복싱은 화끈하게 파고 들어가 두들겨야 제 맛이져.

메이웨더 이 자식 진짜 링에 한번 대자로 뻗는 꼴을 보고 싶네요. 가자 팩맨
15/01/04 15:21
수정 아이콘
파퀴아오는 붙고 싶어하고 메이웨더는 이런 저런 조건 내세우는 느낌인데
간보다가 시간만 다 보내고 답답하네요

마 남자답게 승자가 PPV 독식하든 맘대로 하고 제대로 한번 붙어봤으면 좋겠네요
15/01/04 15:30
수정 아이콘
저도 여기에 동의해요.

둘이 한다면 1억달러 all gain or all lost 하면 초대박이 터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바위처럼
15/01/04 15:31
수정 아이콘
캬 이조건이면 메이웨더도 최고기량이겠군요
SugarRay
15/01/04 16:24
수정 아이콘
내용에 왜곡이 좀 있네요. 알지에리는 결코 동체급에서 파퀴아오가 다 학살했기 때문에 남은 유일한 대항마가 아닙니다. 단지 탑 랭크 소속이면서 주니어웰터~슈퍼웰터 사이에 좋은 선수가 거의 없다시피 한 것이 이유이죠. 당장 알지에리가 유력 복서로 떠오른 루슬란 프로보드니코프 전만 생각해 봐도 루슬란의 이름값이 알지에리에 비해선 훨씬 높습니다. 파퀴아오의 최근 세 상대, 브랜든 리오스, 티모시 브래들리, 크리스 알지에리 중에서 웰터라인에서 경쟁력 있는 복서는 브래들리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골든 보이 쪽으로 시선을 넓혀보면 알지에리는 사실 왜 붙었는지 의심이 갈 정도죠. 대니 가르시아, 루카스 마티셰, 켈 브룩, 마르코스 르네 마이다나, 아미르 칸, 숀 포터, 데본 알렉산더, 제시 바르가스, 애드리언 브로너 등등이 넘쳐납니다. 이 중 알지에리보다 이름값이 낮은 선수는 하나도 없습니다. 솔직히 빈약한 매치죠. 매니 파퀴아오가 마르코 안토니오 바레라를 잡은 다음 붙은 선수들 중 이름값으로 알지에리에 비견할 만한 선수는 데이빗 디아즈와 브랜든 리오스 정도 밖에 없습니다.
라라라~
15/01/04 16:47
수정 아이콘
대부분 복싱전문가들이 메이웨더의 근소한 우세, 판정승 정도로 예상하던데 전 이상하게 파퀴아오가 상대보다 유효타를 덜 꽂아넣는 경기는 잘 연상이 되질 않아요.. 스타일상 워낙에 강렬해서 그런가... 오히려 메이웨더가 밀리는 그림이라면 더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모슬리와의 3라운드였나요 그로기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았던 장면같은거요..물론 메이웨더가 확실하게 진 라운드는 그의 커리어를 통털어 그 한라운드가 유일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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