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소소한 잡담을 자주 올리네요. 자게가 좀더 가벼워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1인입니다.

여름쯤에 중고 세탁기를 하나 구매했습니다. 새로 집을 얻게 되었는데 오래 살 집이 아니라서 가구나 가전을 중고로 구매했어요. 집에서 차타고 30분정도 떨어져있는 중고매장에 가서 구매했습니다.
구매할때 느낀건 중고물건은 참 싸구나... 냉장고, 세탁기, 책상, 의자 등등 갖추는데 50만원도 안 들었던것으로 기억합니다. 물론 제 손으로 한번 더 깨끗이 닦는 수고는 했지만요.
중고 매장은 교차로였는데 아저씨 아주머니께서 오셔서 직접 날라다주시고 설치도 해 주시고 다 해주셨습니다. 나이도 지긋하신 분들이라 힘들여 옮겨주시는거 좀 죄송스럽긴 했지만 혼자 옮길수는 없으니; 감사했죠.

헌데 의아한게 아저씨가 세탁기 설치해주시는데 호스를 냉수만 설치해주시는 거에요. 그러면서
"요즘엔 세제도 물에 잘 녹고 세탁기가 좋아서 찬물만으로도 세탁 잘 돼요"
라고 하시는거에요. 기왕 설치할거 다 해주시지 저걸 아끼시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거기다대고 구태여 꼭 해주세요 하기도 뭣하고 그때는 여름이라 그런갑다 하고 네네 하고 말았죠. 주로 세탁을 냉수로 하는 성격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이게 겨울이 되고 물이 너무 차가우니까 세탁이 잘 안되는 느낌이 드는겁니다. 그리고 걸레같은 것을 세탁할 때에는 뜨거운 온수로만 세탁해서 때를 쏙 빼고 싶은데 그게 안되는것도 찝찝했고요.
그래서 크리스마스 즈음에 마트에 들른김에 세탁기 호스를 하나 샀습니다. 이걸 귀차니즘으로 미루다가 오늘에야 설치를 해봤는데요,

하...  제 중고 세탁기에 대한 충격적 진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온수를 설치하고 수도꼭지를 틀자, 세탁기에 온수가 줄줄 들어가는 거에요. 다시 말해 세탁기가 평소에는 물을 막아주고 작동할때 보내야 하는데 이 부분이 고장이었던 겁니다.
이야... 아차 싶고 제대로 통수맞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네요. 이래서 아저씨가 온수를 슬그머니 설치를 안해주셨구나. 퍼즐의 조각이 끼워맞춰지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사람 좋은분 같았는데 좀 너무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중고세탁기가 그거밖에 없는것도 아니었고 다른것도 많았는데 굳이 온수 안되는 불량품이라는걸 말도 안해주다니... 그런데서 세탁기를 돌려보고 살수도 없는거고 이상 없다는 말만 믿고 사는건데 좀 씁쓸했습니다.

뭐 온수세탁을 하고 싶을때 아예 안되는건 아니니 적당히 쓰면 되겠지만, 같이 고만고만하게 어렵게 사는 사람들끼리 꼭 통수쳐야 하나 싶기도 하고 씁쓸하네요.
적어도 다음에 또 이런 중고제품 살 일이 있으면 두번 세번 말로라도 확답을 받아내고 사야겠어요. PGR 여러분도 중고제품 구매하실때는 뭐 체면차치하고 부지런히 말로 계속 물어보면서 사시기 바랍니다. 그게 오히려 더 꼼꼼하게 물건을 살수있는 비결인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