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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6/03 04:53:28
Name 삶, Remember
Subject [일반] 개인적으로 본 이번 선거에 대한 짤막한 이야기.
1. 경기시민으로 개인적으로는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에게 한 표를 던졌지만
역시 한나라당 김문수 후보는 막강하긴 하네요.

아직 집계가 모두 끝난 것은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유시민 후보가
성남과 광명, 안양, 수원, 부천, 고양 일부지역에서 약간의 우세를 거둔 것을 제외하고는
타 지역에선 김문수 후보의 우세로 끝이 난 상황입니다.

특히 경기에서 수도권 지역이 아닌 수도권 외곽지역에서 참패에 가깝다고 볼 수 있겠네요.

앞으로 중요한 건 사실상 국민 참여당은 거의 유시민의 원맨쇼 당에 가깝다고 봐야하는데
경기에서 참패 아닌 참패를 했기 때문에 앞길이 가시밭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국참당에서 네임벨류가 있는 분이라면 이재정 대표와 의원 천호선 본부장 정도인데
앞으로 민주당에선 대놓고 무시당 할 것이라는게 훤히 눈에 보이는 상황에서
이 고비를 어떻게 넘길까 개인적인 국참당 지지자로서 궁금하기도 하지만 안타깝기도 하네요.

2. 진보신당이야 말로 이번 선거때 가장 큰 피해자이면서 손해를 보지 않았나 싶습니다.
지금 투표 분위기 대로 한명숙 후보가 진다면 분명 단일화 문제를 가지고 민주당 쪽에서 엄청나게
까일 것은 기정 사실이죠. 게다가 그건 경기도 쪽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고 봅니다.

저는 진보신당의 선택을 존중하며 이번에 한명숙 후보가 지더라도 크게 불만은 없습니다만
아무래도 이 후폭풍을 감당하기가 버겁지 않을까 합니다.

민노당측은 단일화를 통해 몇 군데 기초 단체장을 건지면서 나름 선방을 했지만
진보신당은 말 그대로 얻은게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겠죠.

차라리 두 후보 모두가 끝까지 완주를 하든가, 아니면 일찌감치 단일화를 했으면 모를까나
어중간한 태도를 보인 모습은 진보신당 지지자 들에게도, 야당 지지자들에게도 실망을 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제 진보신당은 긴 장고에 들어가야 할 듯 합니다. 이 정도면 거의 존폐의 위기라도 판단 될 정도의
심각한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이 두분은 기초 단체장 보단 국회의원 쪽으로 승부를 보는게
낫겠다 싶지만 어딜가도 쉽지 않은 선택이니 무언가 용단이 필요한 시점이라 보여지네요.

3. 부산, 경남 분들, 오늘만큼은 머리숙여 깊이 감사드립니다. 점차 조금씩 커져서 더 큰 빛이 되길 바라며
이게 더 커져 다른 지역까지 널리 퍼졌으면 하는 작은 소망을 가져봅니다.

4. 약간 뻘소리 입니다만 투표는 옳은 것을 뽑아야 하는게 원칙적으로는 맞다고 생각합니다만
현실적으로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해야하기 때문에 투표야 말로 가장 이기적으로 행동해야 하는 일이겠죠.

그래서 이번 강남 3구의 몰표 현상에 대해선 비난할 마음이 전혀 없습니다.
그 사람들은 자기 이익을 위해 투표했을 뿐이니까요.

하지만 다른 곳에선 좀 서글프다 못해 안스럽다는 생각까지 듭니다.

아마 서울시장 선거 끝날 때까지 한숨 못자며 결과를 지켜보겠지만
오늘은 술 없이는 쉽게 잠들지 못할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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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페퍼
10/06/03 04:55
수정 아이콘
민노당은 슬슬 정치를 할 줄 알아가고 있는 기분입니다.
10/06/03 04:55
수정 아이콘
노회찬이 까이면 안되는거죠...하지만, 벌써부터 까이고 있는것 같긴 합니다.

그나저나...앞으로도 민주당을 제외한 당들은, 항상 단일화를 요구받을까봐 걱정되네요. 민주당이 좋아서 찍은건 아닌데...
SCVgoodtogosir
10/06/03 04:56
수정 아이콘
후보단일화를 놓고 노회찬 후보를 깐다면 그건 정말 아니라고 봅니다. 그거야말로 가장 반민주적인 행위 아닌가요.
본인들 능력이 먼저 모자란걸 탓해야죠. 실제로도 모자랐고요.
하지만 진보신당을 지지한 저 역시도 노회찬 후보가 그냥 다음 국회의원을 노렸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듭니다.
10/06/03 04:57
수정 아이콘
노희찬씨나 심상정씨나 참 뭐라 할수 없는 기분이시겠죠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두분이 같은 선택을 하셨으면 방향을 정하기가 편해보이는데말이죠
박진호
10/06/03 04:57
수정 아이콘
단일화를 못한건 민주당의 잘못이 더 큽니다.
단일화란 각 당의 정책과 이념을 존중한 상태에서 이뤄지는 겁니다.
민주당은 진보신당을 선거에서 그냥 없애버리려고 한거죠.

이번 서울시장선거 패배의 책임은 민주당이 져야 합니다.
민주당이 좋아서 투표한 사람이 몇프로나 될까요.
ABOUTSTARCRAFT
10/06/03 04:58
수정 아이콘
진보신당
이제 앞으로 나가야 할 길에 대한 심도 깊은 고민이 있어야 겠네요.
이대로는 죽도 밥도 안됩니다.
내일은
10/06/03 04:59
수정 아이콘
심상정씨와 노회찬씨는 당장 다음 선거에서 민주당의 협조에서 애로사항이 꽃필겁니다.
CAMEL.filters
10/06/03 04:59
수정 아이콘
진보신당이 위험하네요...
단일화에 참여하지 않은 죄(?)에 몰려서 욕들어먹고 있는 판에...
당 결의를 거슬러서 단독으로 후보 사퇴한 심상정을 징계해야 한다는 말도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심상정 징계가 이뤄지면... 현실정치에서 매장당할 각오를 해야 할텐데...
너무 이상적인 목소리가 많은 것 같네요.
자유인바람
10/06/03 05:01
수정 아이콘
(수정됨) 1
romanson
10/06/03 05:04
수정 아이콘
강남 서초 송파의 표 몰아주기는 끔찍할 정도로 대단하네요.
자신의 표가 자신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잘 알고 있는 영리한 사람들입니다. 진심으로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illmatic
10/06/03 05:07
수정 아이콘
진짜 이번에 만약에 이대로 서울시장이 결정되고, 민주당이 후보단일화를 가지고 노회찬후보를 비난한다면
절대로 앞으로는 민주당에 표안줄겁니다. 그냥 당은 무시하고 후보만 보고 소신 투표하고 말아야죠. 한나라당이 당선되는 한이 있어도요.
최소한의 양보도 없이 무작정 '한나라당 당선되는거 볼꺼야? 싫으면 우리한테 붙어!' 이런 태도로는 지금처럼 반한나라당에 대한 감정이 격해지지 않으면 또 민주당은 예전같은 꼴 나겠죠.

그 와중에 민노당은 그래도 나름 현명하게 처세를 했고, 진보신당은 역시나 많이 아쉽습니다.
forgotteness
10/06/03 05:07
수정 아이콘
여기서 민노당, 진보신당 후보들은 비난하고 단일화를 운운하는건...

민주당 역시 이전의 정당과 별 다를게 없다는것을 보여주는 것 밖에 안되죠...;;;

이번 선거는 민주당을 지지해서 많은 사람들이 반 한나라당 성향 노선으로 갈아탔다기 보다는...
현 정권에 대한 심판과 동시에 국민의 힘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에 반 한나라당 노선을 탄겁니다...
10/06/03 05:08
수정 아이콘
민주당은 언제나 그런 모습이었죠.
언제쯤되야 '반한나라니까 내가 짱먹겠지'라는 생각을 버릴지 모르겠네요 ㅠㅠ
삶, Remember
10/06/03 05:15
수정 아이콘
짧은 시간내에 많은 글이 달렸네요. 일일히 답변을 달아 드리고 싶지만 너무 많군요 ㅠㅠ

제가 필력이 부족하고 미쳐 생각하지 못한 부분들을 댓글로 달아주셨군요.
모두 모두 감사합니다.

아까 글에는 선방이라 적었지만 이번 선거의 최대 수혜자는 민노당이 아닐까 싶습니다.
소리 소문 없이 실리를 많이 챙겼으니까요. 닥터페퍼님 말대로 예전에 비해 많이 세련된 모습을
보이는 건 사실이죠. 진보신당에서도 이런 모습을 좀 보여줫으면 하는 안타까움이 많습니다.

생각은 옳지만 정치 면에선 상당히 서툰것이 사실이니까요.

지금 머릿속에서는 기세등등한 민주당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매번 하는 이야기지만 잘해서 찍어주는게 아니고 반 한나라당이기 때문에 찍어준 표가 많을텐데
과연 그 마음 제대로 지켜갈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개인적으로 박진호님과 illmatic님이 제가 미쳐 하지 못했던 부분을 다 말씀해주신 것 같네요.

슬슬 날이 밝아오네요. 몸이 아프다는 핑계로 백수 생활을 즐기는 저는
먹다남은 시바스리갈 12년산을 들이키며 쓰린 속을 달래야 겠습니다.

다들 새벽까지 투표 지켜보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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