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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5/17 17:20:28
Name BoSs_YiRuMa
Subject [일반] 내일이 5월 18일이군요.
5.18.. 잊지 못하시는 분들이 여럿 있을겁니다.

혹시라도 모르는 분들을 위해서..

5.18이란?: 5·18광주민주화운동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한 국가 기념일.

어제 사촌형의 결혼식이 있어서 양지에 다녀왔습니다.

피로연이 끝난 뒤 막내 고모부와 술잔을 기울이며 정치이야기를 했습니다.

고모부는 5.18을 겪으신 세대로..직접적으로는 아니지만 그 시기에 살아오셧던 분으로서 여러가지 여쭤보았는데, 말씀 한가지가 기억에 남습니다.

저:고모부, 80년 5.18광주운동을 대학생들이 할때 분위기가 어땟어요? 지금 촛불로도 잡아가는 시기보다 더 흉흉했었나요?

(고모부.편의상 B씨로 하겠습니다)B:지금보다도 더 억압적이었지만, 그래도 행동하려고는 했었어. 요즘에는 인터넷에 글 올리려고만 해도 신상명세를 다 쓰고나서 써야하니까 주도자가 되고 싶은 생각들이 없으니 잘못되간다는걸 알면서도 끌려다니는거야. 결국 피해보는건 주모자,주동자 서너명이니까.

저:그렇죠, 저부터도 주동자가 되기는 싫으니까요. 길을 잘못 간다는걸 알면서도 말이예요. 연행되어가도 주모자, 주동자들만 끌려가니까요.
그럼 그때와 지금의 차이를 어떻게 보세요?

B:요즘은 인터넷의 발달로 너도나도 '개인적'이 되었어. 그때만 해도 잘못되어간다 싶으면 가장 뭉치기 쉬웟던 대학생들이 데모를 주도해서 세상의 변화를 이끌었는데 말이지. 요즘 대학생들은 의식은 있을지언정 행동하려는 생각은 없는것 같아.

오늘 일하는 도중에 뉴스를 봤는데 일본에 한국 정부가 천안함 사태는 북한의 공격으로 인해서 발생된 일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합니다.
어떤것이 옳은지 그른지도 모르고 그냥 하라는 대로 하는것이, '정치는 정치인에게 맡기고 우리는 우리 할일만 하면 된다'라고 했던 어른들의 행보를 따라가는게 아닌가 싶어서 씁쓸하기만 한 요즘입니다.

'가즈오의 나라'라는 책이 있습니다. 김진명이라는 작가의 소설이죠.
그 책에 강제 징용에 대해서 이야기가 나옵니다. 한 할아버지가 수용소에서 모진 매에 맞아가면서 죽어가면서 하는 말씀도 심금을 울립니다.
'젊은이.. 죽는데도..순서가 있어..먼저 내가 죽고 다음으로는 젊은이가 죽고 마지막까지 저 아이를 지켜줘야 해..그게 이 땅에 끌려온 우리가.. 우리가 할 수 있는 도리야.. 나라가 망해도 아이들은..아이들은 지켜야..'
나라가 없던 시절의 우리의 어르신들은 저렇게까지 해가면서 나라잃은 설움을 이겨냈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나라가 있음에도 '나라가 우리에게 해준게 무엇이 있느냐' 합니다.
그리고, 그건 사실입니다. 나라가 딱히 우리에게 해준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나라가 해준것이 없다고 나라가 가는 방향을 남의 손에만 맡겨둔다면.. 일제시대때 일본이 지배하는거나 현재 힘있는 정치권이 지배하는거나 다를게 없습니다. 우리가 바꿔야 합니다..

강풀의 26년 링크입니다.시기상으로는 '30년'이군요. http://cartoon.media.daum.net/series/list/kangfull26?cartoonId=1799&type=g
이 만화에서도 참 주옥같은 말이 있죠.
죽어가면서도.. 한 군인에게 말하는 말..
'부끄럽지 않느냐.. 부끄럽지 않느냐 이 말이여..'
저는, 부끄럽습니다.
길을 알면서도 그 길로 가지 못하고.. 생업에 바쁘다는 핑계로 인해서 자신을 잃고 살아가는 현실이.. 너무나도 부끄럽습니다.. 또한, 그들에게도 부끄럽습니다..
내일이 되면 감정이 벅차서 올리지 못할 것 같아 오늘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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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IPER-SOUND
10/05/17 17:25
수정 아이콘
5.18 이야기만 나오면 너무 감정적이 되서 댓글을 잘 않 다는 편이지만.

글을 읽다 뭔가 찡~ 한게 있어 댓글 남깁니다.

절대 잊으면 안됩니다. 5월 18일 그들의 외침을 그들의 바람을...

그리고 5.18은 절대 빨갱이들의 폭동이 아닙니다. 제발 이것만 기억해 주세요. 제발.
10/05/17 17:30
수정 아이콘
제발...기억해 주세요.빨갱이 폭동 아닙니다.
arq.Gstar
10/05/17 17:40
수정 아이콘
저.. 그런데.. 대체 누가 빨갱이들의 폭동이니 어쩌니 그렇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어요..;

누가 그런가요..?; 전 한번도 들어보질 못해서..제가 전북 군산사람이라 그런가요..?
DuomoFirenze
10/05/17 17:40
수정 아이콘
이 글 아니면 모르고 지나칠뻔했군요.
몽키.D.루피
10/05/17 17:43
수정 아이콘
위대하신 그분께서는 2년 연속 기념식 불참이라죠;; 누가 전씨 후계자 아니랄까봐.
10/05/17 17:48
수정 아이콘
어릴 적, 엄마가 갑자기 꽁꽁 숨겨놓던 5.18 영상물 비디오를 꺼시더니 보여주셨습니다.... 잊으면 안된다고.... 문제는 그 떄 제가 초등학생이었다는 거죠. -_- 아직까지도 5.18에는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10/05/17 17:54
수정 아이콘
화려한 휴가가 생각납니다...
진지한겜블러
10/05/17 17:59
수정 아이콘
어렸을때 아버지가 빌려온 5.18항쟁 비디오가 있더군요... 다큐멘타리가아닌 누군가 촬영한 것이였는데..

당시는 어렸지만, 자라고 나서 조금이나마 실체를 알고난 이후에는 가슴이 찡해집니다 5.18일만 되면...
10/05/17 18:05
수정 아이콘
어렸을 때 어머니께서 피아노를 치며 불러주셨던 충격적인 노래가 있었습니다.

"두부처럼 잘려나간 어여쁜 너의 젖가슴. 오월 그 날이 다시 오면 우리 가슴에 붉은 피 솟네."

친가도, 외가도 모두 경상도입니다.

저 노래 말고도 여러 노래들을 피아노를 치시며 부르는 어머니에게, 지금은 따로 떨어져 지내지만 당시에는 근처에 사셨던, 할아버지에게 들키지 말라고 아버지께서 당부하셨던 이유를

어렸을 때는 몰랐었습니다.
강가딘
10/05/17 18:34
수정 아이콘
얼마전에 봤던 518을 다룬 `짬뽕`이란 연극에 끝 장면 대사가 생각나는군요.

`또 그날이 왔구마니라. 오늘은 이 동네 곳곳이 제사 날이요.이 놈의 봄만 되면 미쳐 불겄어. 봄이, 봄이 아니라 겨울이요. 맴이 휑 혀요.`
사실좀괜찮은
10/05/17 18:34
수정 아이콘
5.18도 요즘엔 잘 기억되지 않는 분위기지만...

4.3도 5.18만큼만 회자되었으면 합니다. 좀 뜬금없긴 하지만 - _-
10/05/17 18:40
수정 아이콘
강풀의 '26년'이 언젠간 영화화된다고 그러던데? 정말인가요? 아 나온다면 기대되네요
잔다르크
10/05/17 19:15
수정 아이콘
그때당시 진압에 참여했던 군인들은
지금뭐하고계실까요
죄책감은 느끼실려나...
10/05/17 20:16
수정 아이콘
저희 고모님은 5/18 당시에 실제로 광주에서 보시고 겪으신 분이신지라 전에 잠깐 여쭈었더니 이를 바득바득 갈더군요.
정말 가해자는 잘먹고 잘사는데 피해자는 그때 생각에 잠을 못자다니 ... 정말 진짜 아휴.... ㅠㅠ
민죽이
10/05/18 09:52
수정 아이콘
너무너무멋져
10/05/18 15:39
수정 아이콘
루슌의 광인일기, 마지막 줄이 생각나네요.
아이들을 지켜주세요...

쩝. 어찌보면 현 정권이 정말 막 나가는 것 같아서 울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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