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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12/29 19:41:26
Name 헥스밤
Subject [일반] 그 모든 노래들.



#0. 며칠 전에 한 친구와 술을 마셨습니다. 친구는 근대 한국의 지성사/운동사에 대해 공부하고 있는 사학과 대학원생입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하다가 그는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근대 지성사고 운동사고 집어치우고, 현대 한국의 운동사는 다 어디갔을까. 그리고 그 모든 민중가요는 다 어디갔을까. 내가 요즘 민중가요 씨디를 모으고 있는데, 구하기 정말 힘들더라. 참 신기하기도 하지. 몇년 전만 해도 집회 나가면 공연 노래패들 씨디 사기도 쉽고 그랬었는데 이젠 팔릴만한 것들은 다 절판되고. 노래패들은 뭐하는지 모르겠고. 조국과 청춘은 해체된 지 옛날이고. 사학도로서 조금 서글픈 일이야. 민중가요도 역사인데, 역사의 한 부분이 그렇게 통째로 사라진 거잖아.

#0. 어제도 한 친구와 술을 마셨습니다. 친구는 사건사/생애사에 대해 공부하고 있는 기록관리학과 대학원생입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하다가 그는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참 웃기지. 우리는 백만년 전의 인류의 두개골에 대해서는 참 잘 알고 있는데, 당장 10년 전에 대학이 어땠는지, 대학생들이 무슨 고민을 하고 살았는지에 대해서 알지 못해. 기껏해야 '구전' 되고 말지. 21세기에 '구전'이라니 이게 무슨 소리야 내가 고자라니. 왜 이런것들은 기록되지 않을까. 뭐. 이미 기록된 역사들이야 차고 넘치지만. 기록되지 않은 역사들과 기록되지 않은 노래들은 다 어디갔을까. 그러니까 이를테면 민중가요 같은 거 말야. 아. 대학교 1학년 이맘 때면 술에 쩔은 선배들의 보천보전투가나 듣고 그랬었는데.

#1. 두 개의 #0에서 이미 느끼셨겠지만, 이 글은 민중가요에 대한 글이며, 또한 지극히 개인적인 글입니다. 그 모든 노래들, 이라고 제목을 붙인 까닭은 단순합니다. 언젠가 새로 만난 후배에게 이렇게 물은 적이 있었습니다. '취미가 뭐에요?' 후배는 "아, 음악듣기요.' 언제나처럼 짖궂게 저는 캐물었습니다. '음악이요? 음악 다 좋아하세요?' '네. 장르 없이 모든 노래를 다 그냥 들어요.' '아 그래요? 그럼 민중가요도 듣고 그러세요?' '......' 민중가요도 노래인데. 왜 '그 모든 노래'에는 누락되어있을까.

#2. 나는 솔직히 민중가요에 대해서 잘 모릅니다. 노래패 한번 해 본 적 없고, 기타 한번 쳐 본 적 없고, 근대나 현대에 대해 진지한 관심을 가져 본 적이 없는 사람이 민중가요에 대해서 잘 알고 있을 리는 없습니다. 그저 대학 생활을 스쳐가면서 가끔씩 어떤 노래들을 들었던 것 뿐이고, 그 중에서 기억나는 노래들이 몇 개 있을 뿐입니다.

#3. 입학해서 처음 익히게 된 민중가요가 바위처럼인가, 아니면 임을위한행진곡인가 하는 것은 새내기의 앞날을 좌우하는 중요한 문제다. 라는 농담이 있었습니다. 인간성 좋은 선배들과 과/동아리 행사에서 이렇게 저렇게 사귀어가며 '바위처럼'을 듣다가 민중가요가 들리는 현장에 발을 디딘 새내기와, 혼자 자보나 소식지 읽고 아 이 집회 가봐야겠네 하고 가서 '임을위한행진곡'을 들은 새내기의 삶은 뭐랄까 처음 스타를 시작한 게 밀리냐 유즈맵이냐 하는 문제만큼이나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아, 저는 밀리로 스타에 입문했었고, '임을위한행진곡'보다 좀 더 빡센(?) '혁명의 투혼'으로 민중가요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4. 노동절이었나. 선배들과 함께 노동절 집회에 가게 되었고. 어느 선배는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똑같은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대여 들어라, 역사의 외침을. 몰아치는 반동의 쇠사슬, 끊어낼 불꽃이여'로 시작한, 군가마냥 딱딱 끊어지고 살벌한 가사가 이어지는. 소위 민중가요 분류 내에서 '투쟁가'로 분류되는 노래를 1박 2일동안 듣고 있다 보면 저절로 외워지게 됩니다. '혁명의 투혼'은 알고 있는 민중가요 중에 두 번째로 살벌한 가사를 자랑하는 노래가 아닌가 싶습니다. '붉은 깃발 피로 젖을때, 혁명은 시작된다.'

#5. 가장 살벌한 가사를 자랑하는 노래는 역시 들불의 노래겠지요. 역설적으로 상당히 부드러운 가곡풍의 부드러운 멜로디를 자랑하는 노래이기도 하구요. 대충 전주와 멜로디만 듣고 나면 '음 그냥 가곡풍의 잔잔한 노래로군' 할 만한 노래입니다. 하지만 가곡풍의 후렴구에 붙는 '이땅에 민중 민주의 그날은 눈물과 피의 꽃이 만발하리라.'라거나 '먼훗날 노동 해방의 그날을 반동의 피로 붉게 도색하리라' 는 글쎄 좀. 워워. 캄다운.

#6. 하지만 사실 '민중'은 살벌하지 않습니다. '민중가요'도 마찬가지구요. 전투적인 가사 혹은 투쟁적인 멜로디로 무장하지 않은 시적이고 서정적인 노래들도 많습니다. 동요풍의 노래도 있구요. 컬투였나가 리메이크했던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가 가장 대표적인 동요풍의 민가가 아닌가 싶습니다.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 모두가 힘들잖아요. 해방의 그날위해 싸우는 동지들이 있잖아요.' 앞서 말한 '바위처럼'도 그렇구요. 개인적이로 이런 분류에서 제일 좋아하는 노래는 '꿈찾기'입니다.

'꿈을 찾아 떠나는 설레임 속에 휘파람을 불며 떠나가보자. 그어디선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
다시 만나는 날엔 굳게 손잡고 다른꿈들 함께 찾아 가야지. 그어디선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

#7. 서정적인 노래들은 워낙 유명한 노래들도 많이 있지요. MC sniper가 꽤 잘 리메이크한 '솔아 솔아 푸른솔아'라거나, 거북이가 그럭저럭 리메이크한 '사계'라거나. 아니면 정태춘의 그 모든 노래들이라거나. 지금 저는 92년 장마, 종로에서를 들으며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비에 젖은 이 거리 위로 사람들이 그저 흘러간다. 흐르는 것이 어디 사람뿐이냐. 우리들의 한 시대도 거기 묻혀 흘러간다...' 서정적인 노래들 중 가장 유명한 건 역시 '청계천 8가'가 아닌가 싶습니다.

파란 불도 없는 횡단 보도를 건너가는 사람들, 물 샐틈 없는 인파로 가득찬
땀냄새 가득한 거리여, 어느새 정든 추억의 거리여.
어느 핏발 서린 리어카꾼의 험상궂은 욕설도, 어느 맹인부부 가수의 노래도
희미한 백열등 밑으로 어느새 물든 노을의 거리여.

#8. 서정 하면 또 사랑이 아닐까요. 하지만 사랑에 대한 노래라고 하니 생각나는 건 두 곡 뿐입니다. 꽃다지의 '전화카드 한 장' 과 유정고밴드의 '소중한 아이' 입니다. 노래도 좋지만 가사가 너무 아름다워서 요즘도 가끔 듣고 부르고 하는 노래입니다. 특히 소중한 아이 같은 경우엔 그냥 '노래'로 들어도 김광석이나 김현식의 노래들에 견줄만 한 그런 노래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나는 그저 나의 아픔만을 생각하며 살았는데
그런 입으로 나는 늘 동지라 말했는데
오늘 난 편지를 써야겠어 전화 카드도 사야겠어
그리고 네게 전화를 해야지 줄 것이 있노라고 '    -전화카드 한 장 中

떠나간 사랑을 생각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그래도 추억은 이렇게 남아 가끔씩 나를 흔들어 놓는,
지나간 사랑을 생각해, 너무나 안타까운 사랑
세월은 흘렀어도 추억은 이렇게 괜시리 맘을 흔들어 놓는,
그래 나 지금보다 더 젊었을 때 그런 사랑 있었지
익숙하지 못한채로 사랑한 탓에 그저 떠나보낼 수밖에 없었던
그런 사랑     - 소중한 아이 中

#9. 민중가요는 생활이고 정치이며, 때로는 부르는 사람의 정체성이기도 합니다. 수많은 집단들이 자신들의 노래를 만들고 부르다가 사라지고 또 생겨나고, 사람들이 사는 것이란 그런 것이니까요. 엇박자가 인상적인 '한총련 진군가'라거나 장중한 멜로디가 인상적인 '반격의 노래'라거나. 부르는 사람에 따라 가사들이 바뀌기도 합니다. 그래봐야 '통일'이 '해방'이 되고 '노동해방'이 '조국통일'로 바뀌는 정도겠지만. 그래서 폭풍우는 치는데 함께 갈 동지는 없는 걸까요. 흐으.

#10. #0을 두개나 썼는데도 벌써 #10번이네요. 이만 줄여야겠습니다, 라고 하기엔 더 쓸 말도 없습니다. 언젠가 꽃다지의 공연을 보게 된 적이 있었는데, 학교 친구녀석 하나가 '야 이거 씨디 사서 너도 좀 듣고 후배들도 좀 사주고 그래.'라고 하며 자신의 후배들과 함께 내 곁을 지나간 적이 있습니다. 그때 바로 눈 앞에서 팔리던 씨디를 이제는 찾을 수 없는 그런 세상입니다. '군홧발의 시대는 끝났다 한다. 폭력의 시대도 끝났다 한다. 시대에 역행하는 투쟁의 깃발을 이젠 내리라 한다' '시대'라는 노래의 가사처럼, 시대가 변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허나 어쩌면 이토록 생기발랄하고 화려한 이땅에서, 아직 못다한 반란이 가슴에 남아 자꾸 붉어 지는 것을' 나는 이제 못다한 반란도 없고, 붉어지는 것도 없습니다. 아니 원래부터 없었습니다. 하지만 들리던 노래들이 들리지 않는 것, 은 역시 어딘가 슬픈 일인 것 같기도 합니다.

본문에 쓰인 노래들을 링크하고 싶기도 한데, 역시 귀찮습니다. 아마 대부분 www.plsong.com에서 검색하면 바로 들을 수 있을 겁니다. 오히려 링크 찍어놓으면 더 안듣게 되더라구요. 뭐 그렇다고 들어보자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연말, 한 해의 무게가 한 시대의 무게가 가장 무거워지는 시기에 짧은 기억들을 이렇게 정리해봅니다. 좋아하는 노랫말 하나 붙이고, 끝내렵니다.



한결같이

-우리나라 글, 노래.


주저앉아 펑펑 울고싶을 때
혼자서는 감당하기 어려울 때
한결같이 늘 내 곁에 있어준
그대를 나는 동지라 하네

때로는 그대의 따끔한 말이 싫기도 했어
하지만 그건 그만큼의 후더운 사랑
나역시 그대가 지쳤을 때에 힘이 되고파
우리 한결같은 동지로 살자

한결같이 우리 영원토록 우리
그날 위해 더 싸워 나가자
하늘높이 높이 치솟는 태양과 같이
그날 위해 늘 한결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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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nation
09/12/29 19:51
수정 아이콘
한 번 스크롤 내리면서 슥 읽어본 정도임에도.. 선추천 후감상하렵니다..
희망의 술을 따
09/12/29 19:55
수정 아이콘
요 몇달 참 바쁘게 살았는데...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글입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노트북에서 우리나라 2집의 한결같이를 더블클릭했습니다.
09/12/29 20:11
수정 아이콘
나도 모르게 요즘 흥얼거리는 노래.
10년 전에 이 노래를 불렀을 때는 참 흥겹고 서른이 되어도 지금처럼 살아야지, 라는 생각도 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때의 서른은 사실 먼 이야기였다.

초등학교 다닐 때는 중학생 시절이 오지 않을 것 같았다.
중학생 시절엔 고등학생 시절이 오지 않을 것 같았다.
고등학교 입학했을 땐 고3이 오지 않을 것만 같았고, 대학 다닐 때는 대학 이후의 사회생활이 가늠되지 않았다.
그런데 난 어느덧 서른이라는 지점에 서 있다.

나리꽃의 향기도, 참된 북소리도 알지만 이젠 외면하게 되는 나이.
세상살이 그러려니 포기하게 되는 나이.
그러나 아직 가슴 한 켠에 꿈을 품고 사는 나이.
젊음도 그렇다고 안정도 이루지 못한 어중간한 나이.

여전히 이룬 건 하나도 없고 서글프고 피로하고 아프고 힘들다.

-
서른이 되고 반년이 지났을 때 주절거린 글입니다.
그때쯤 저는 '나이 서른에 우린'이란 노래가 많이 생각났더랬습니다.
왜인지는 모르지만 그냥 그랬어요.
이 글 보면서 문득 그때가 떠오르는군요.
어쩌면 이 노래가 우리 삶의 한 부분을 꿰뚫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내일은
09/12/29 20:26
수정 아이콘
대학교 1학년 때 과방에서 가요테이프 틀다 선배들한테 갈굼당했는데, 2년 후 과방에서 민중가요 테이프 돌리니 후배들이 '뭥미?'하는 눈으로 바라보는 끼인 세대였습니다. 입학하자마자 바위처럼을 율동과 함께 배웠지만, 미래소년 코난 주제가로 반전반핵가를 대신했던 세대이기도 합니다. 사실 반전반핵가는 국민학교 때 이미 외워불렀지만 말이죠 (동네가 동네라서...) 인터내셔널가와 스텐카라진을 호프집에서 부르면 옆 테이블 사람들이 따라불렀는데, 지금은 기억하는 사람이나 있을까요.
1학년 신입생 수련회 때, 노찾사의 무소의 뿔처럼 가라를 불렀던 선배의 아이는 초등학교 고학년이고, 생일 선물로 꽃다지발췌곡집을 선물한 선배는 TV에서 이동국 선수와 인터뷰를 하고 있네요. 시간이 어지간히도 흘렀습니다.

제대하고 나니 서장훈 선수가 나왔던 SK기업광고에서 김민기의 천리길이 배경음악으로 나와 놀랐던 기억이 나고...

그나저나 이대 메아리는 아직도 있습니까?
스칼렛
09/12/29 20:39
수정 아이콘
그 시절 이야기를 들으면 참 흥미로워요. 뭔가 그래도 낭만이 남아있달까.
전 이제야 대학교 3학년이라 그런 이야기와는 거리가 좀 머네요................ㅠ
09/12/29 20:50
수정 아이콘
제일 처음 접한 민중가요는 '청계천 8가'였고 그 다음은 '희망은 있다'였습니다. 시위 하면서 으쌰으쌰하기에는 투쟁가가 좋지만 별 이룬 것도 없이 쫓겨만 다니다가 해산해서 터덜터덜 홀로 돌아오는 길에 희망은 있다를 들으면 다시 힘이 솟곤 하더군요.
별마을사람들
09/12/29 21:30
수정 아이콘
95년이던가 군시절 휴가때 샀었던 노래마을 2집, 테이프가 늘어질 정도로 들었었죠.
특히 '파랑새'라는 노래를 정말 좋아해서 제대한 뒤엔 삐삐 대기음(?)으로 녹음해 놓을 정도였습니다.
09/12/29 21:45
수정 아이콘
글을 읽고 혼자 흥얼거려봅니다. 버려진 사선 철길을 따라......
로고스
09/12/29 22:15
수정 아이콘
"입학해서 처음 익히게 된 민중가요가 바위처럼인가, 아니면 임을위한행진곡인가 하는 것은 새내기의 앞날을 좌우하는 중요한 문제다"라는 말이 참 재밌네요. 90년대 초 '전화카드 한 장'을 처음 들었을 때 느꼈던 당혹감은 아직까지도 가슴 깊이 앙금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 노래가 왜 민중가요라며 불려지고 있는지 사실 지금도 잘 모르겠습니다.
09/12/29 22:35
수정 아이콘
한결같이,저도 좋아합니다. 오랜만에 가사를 보니 가사 뽑아서 외우던게 생각나네요. 전 요즘엔 '이 길의 전부'를 즐겨 듣고있습니다.
벤카슬러
09/12/29 22:36
수정 아이콘
가끔 새내기시절 학생회실에서 같이 민중가요를 부르던 친구들, 선배들이 그립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구요, 추천 누르고 갑니다.
시지프스
09/12/29 22:46
수정 아이콘
저도 모르게 담배를 물었네요.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튼튼한 나무
09/12/29 23:04
수정 아이콘
졸업하고 가수한다고 서울 간 후배놈이 생각나네요...
돈 안되는 민중가요 부르면서 밥이라도 묵고 댕기는지 모르겠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터치터치
09/12/29 23:13
수정 아이콘
최루탄 한번 덜 맞으려 이 핑게 저 핑게 되었던 무섭던 날들의 기억은 멀리 가고

이제 전화카드를 조용히 불러주던 여선배의 모습만 떠오르는 건.....

어쩌면 그 무섭던 날에 내가 거기 있었기에 아주 약간 아주 조금 변했을 지금 세상에서

아름다운 기억을 찾아내기 위함인지...... 아니면

세상에 관심조차 덜해진 지금 나만의 추억을 떠올리기 위한건지......



덕분에 전화카드 노래 간만에 듣네요... 감사합니다..
09/12/29 23:41
수정 아이콘
좋은 글입니다.

예능프로보면서 재밌게 웃다가 진지하게 생각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글이네요..
RainyDaies
09/12/30 02:54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같은 경우는 자취방이 언덕길에 있는지라, 밤에 귀가하면서 피로에 절은 몸으로 언덕길을 오를땐 가끔 꽃다지의 언덕길을 흥얼거리곤 합니다... 민중가요가 통째로 증발해버린듯한 느낌을 주는 요즘이지만, 지금도 민중가요의 활성화와 재구성을 생각하는 노래패들과 아직도 절절하게 가투에서 부르는 사람들이 있는 한 언젠가는 또다시, 혹은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그 진실함과 생명성을 간직한 채 다시 불려지리라 생각합니다.
바나나 셜록셜
09/12/30 03:11
수정 아이콘
전 헥스밤님 글이 너무 좋아영...
09/12/30 11:41
수정 아이콘
저들이 말하는 국민 중에 너와나는 간데 없고
저들의 계획 속에 우리들의 미랜 없지

우리는 지금보다 더 강하게
우리는 지금보다 더 강하게
우리는 지금보다 더 강하게
되어야해

오늘 우리가 사는 이곳이 더욱 아름다워질 수 있게
우리는 지금보다 더 강하게
------------------------------------
새물 도 좋아하는데 이제는 가사가 가물가물하군요..
09/12/30 11:53
수정 아이콘
민중가요에 관심을 좀 가지려고 하니 사그러드는 듯해서 그저 슬플 뿐입니다.
새내기 때 들은 게 바위처럼..이었는데.. 너무 늦게 태어났다는 생각이 드네요.
격렬한 투쟁가를 불러주는 선배들을 두신, 부를 줄 아시는 분들이 부럽습니다.
저도 제일 좋아하는 노래는 꿈찾기입니다! (그래서 꿈과 희망을 노래하는 애니송을 가장 좋아한다는..쿨럭;)
한결같이 지금도 듣고 있어요..하하..
좋은 글 감사하고 틈나는 대로 좋은 노래 소개해주세요.-

sinfire님// 리플다신 곡이 궁금하네요. 들어보고 싶네요.
새물 좋아하는 곡인데..요즘도 듣고 있습니다.
한걸음 한걸음씩 내딛는 우리의 힘찬 걸음이
아름다운 세상 만드는 한줌 거름 되는 걸
조금씩 조금씩 흘리는 우리의 땀방울이
더러운 세상 씻어내는 맑은 샘물 되는 걸
09/12/30 13:04
수정 아이콘
애초부터 민중가요는 기억으로만 남을 운명이었는지 모릅니다. 예전에, 지금은 이름을 대면 누구나 알 만한 기획사의 대표로 있는 문화운동하던 분을 인터뷰하며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들불의 노래 바위처럼 청계천8가, 그래 다 좋은데, 음악성도 좋고 역사성도 있는 곡들인데, 언제까지 그것만 부르고 있을 거냐고. 새내기들에게 언제까지 바위처럼만 줄창 불러줄 거고, 술 먹으러 가서 언제까지 청8가만 부르고 있을 거냐고. 그렇게 낡은 기억만을 붙잡고 그 무엇도 새롭지 않은 현재가, 세계를 변혁하겠다는 대학생의 것이냐고.

아마 운동권이라면, 당대의 노래들이 제기했던 문제가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라고 강변할 겁니다. 좀 더 현실적인 운동권이라면, 맞는 말인데, 그래 당신 말 다 맞는데 지금 망해가는 운동판 부여잡으면서 노래까지 만들어내기는 너무 힘들어요-라고 한숨쉴 테지요. 맞습니다. 다 맞아요. 과거의 그 노래와 함께 했던 그 아름다운 삶들은 현재에 없고, 있는 것은 그 때의 아름다웠던 노래들, 오직 그것뿐이니까요. 그 노래는 지금 불러도 아름답고 앞으로 불러도 아름다울 테니까요. 그래서 한 개의 글과 열아홉 개의 코멘트가 모두 과거의 기억 속에서 끄집어낸 아름다움을 찬미하고 있다는 사실에, 그리고 그것이 어찌할 수 없는 현실이라는 것에 조금, 아픕니다.

연말이라 궁상이 잦네요. 어쩌다 피지알까지 와서 이러고 있는지. 글쓴이는 조만간 연락 주기 바랍니다. 엇박자가 인상적이고 멜로디가 장중한 노래를 부르러 갑시다. 그래 봐야 아스팔트 거리가 아닌 어떤어떤 술집들이겠지만, 그마저도 사라지기 전에.

ps. 민가 테잎/씨디는 그날이 오면에 좀 있습니다. 이미 연락해 봤으려나.
벤카슬러
09/12/31 08:00
수정 아이콘
Gidol님// '꽃다지'가 부른 '주문'입니다.
plsong에서 검색하면 들을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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