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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12/26 15:24:21
Name sungsik
Subject [일반] 조조 삼부자와 제갈량이 쓴 시들.

삼국지의 조조 삼부자와 제갈량이 지은 시입니다.
우연히 찾게 되었는데, 개인적으론 조조의 시가 가장 마음에 드네요.

역사에서의 조조는 무언가 포악하면서 냉정한
그런 무서운 이미지가 있는데,
막상 시로 그를 바라보니 굉장히 다른 느낌이 느껴집니다.

조비의 경우는 정치적인 부분은 논외로 치더라도
개인적인 성품등은 속이 좁고 아량이 없는 그런 인물로 치부되는데
정작 시에선 로맨티스트의 느낌이 느껴지고..

조식은 중국 한시의 가장 위대한 인물 중 하나로 꼽힌다는데
제 좁은 식견으론 그것을 잘 느끼긴 힙드네요.



양보음(梁甫吟)-제갈공명(諸葛孔明)

양보 따의 노래-제갈공명(諸葛孔明)

步出齊城門(보출제성문) : 제나라 성문을 나와
遙望蕩陰里(요망탕음리) : 탕음리를 멀리 바라본다
里中有三墳(리중유삼분) : 마을 가운데 세 개의 묘가 있어
纍纍正相似(류류정상사) : 첩첩이 있어 서로 비슷하구나
問是誰家塚(문시수가총) : 이것들이 누구의 무덤인가 물으니
田彊古冶氏(전강고야씨) : 전개강과 고야자 그리고 공손접의 것이라네
力能排南山(력능배남산) : 힘은 남산을 밀어낼 수 있었고
文能絶地理(문능절지리) : 문장으로는 땅 위의 이치를 꿔뜷었었다
一朝被讒言(일조피참언) : 하루 아침에 참언을 입어
二桃殺三士(이도살삼사) : 두 개의 복숭아가 세 사람의 선비를 죽였다네
誰能爲此謀(수능위차모) : 누가 이런 음모를 할 수 있었던가
相國齊晏子(상국제안자) : 제상인 제나라 안영이었다네


구수수(龜雖壽)-조조(曹操)

거북이는 오래 살아도-조조(曹操)

神龜雖壽(신구수수) : 거북이가 장수해도
猶有竟時(유유경시) : 여전히 죽는 때가 있다.
謄蛇乘霧(등사승무) : 이무기는 안개를 타도
終爲土灰(종위토회) : 끝내는 흙먼지가 된다.
老驥伏櫪(로기복력) : 늙은 준마는 구유에 엎드려 있으나
志在千里(지재천리) : 뜻은 천리 먼 곳에 있다.
烈士暮年(열사모년) : 영웅은 만년이 되어도
壯心不已(장심불이) : 웅대한 포부는 그치지 않는다.
盈縮之期(영축지기) : 흥망성쇠의 때는
不但在天(불단재천) : 하늘의 뜻에만 있지 않다.
養怡之福(양이지복) : 마음 수양을 기뻐함의 복이요
可得永年(가득영년) : 영원함을 얻을 수 있다.
幸甚至哉(행심지재) : 행복이 어디서 끝날까
歌以詠志(가이영지) : 노래 부름으로 뜻을 기린다.


卻東西門行(각동서문행)-曹操(조조)

鴻雁出塞北(홍안출새북) : 기러기 국경 넘어가도
乃在無人鄉(내재무인향) : 사람 사는 고을 하나 없구나
舉翅萬餘里(거시만여리) : 수만리 날개질하며 날아
行止自成行(행지자성행) : 쉬엄쉬엄 제 길을 간다
冬節食南稻(동절식남도) : 겨울에는 남방의 벼로 배를 채우고
春日復北翔(춘일부북상) : 봄에는 다시 북방으로 날아간다
田中有轉蓬(전중유전봉) : 들판에 가득한 온갖 잡초들
隨風遠飄揚(수풍원표양) : 바람에 따라 흩어져 멀리 날아오른다
長與故根絕(장여고근절) : 길고도 오랜 뿌리 끊어져
萬歲不相當(만세불상당) : 만세토록 다시 살아나지 못하리라
奈何此征夫(내하차정부) : 이 병사들을 어찌 하며
安得去四方(안득거사방) : 어찌 해야 변방을 떠나 돌아갈 수 있을까
戎馬不解鞍(융마불해안) : 말은 안장을 떼지 못하고
鎧甲不離傍(개갑불리방) : 병사는 등에서 갑옷을 벗지 못한다
冉冉老將至(염염로장지) : 점점 세월이 흘러 늙어가는데
何時返故鄉(하시반고향) : 어느 때라야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神龍藏深泉(신룡장심천) : 신령스런 용은 깊은 물속으로 숨어들고
猛獸步高岡(맹수보고강) : 사나운 짐승들은 높은 언덕을 활보하는구나
狐死歸首丘(호사귀수구) : 여우도 죽을 때는 제 머리 고향을 향하는데
故鄉安可忘(고향안가망) : 그리운 고향집을 어찌 잊을 수 있을까


칠애시(七哀詩)-조비(曹丕)

칠애시-조비

明月照高樓(명월조고루) : 밝은 달이 누각을 비추고
流光正徘徊(유광정배회) : 환한 달빛 아래에 왔다갔다
上有愁思婦(상유수사부) : 그 위엔 수심 겨운 아낙네 있어
悲歎有餘哀(비탄유여애) : 비탄 속에도 슬픔이 남아있네
借問歎者雖(차문탄자수) : 탄식하는 자 누구인지 물으니
言是客子妻(언시객자처) : 나그네의 아내라 하네
君行踰十年(군행유십년) : 임 떠난지 십 년이 넘어도
孤妾常獨棲(고첩상독서) : 외로운 소첩은 늘 혼자 살지요
君若淸路塵(군약청노진) : 임이 만약 맑은 길의 흙먼지라면
妾在濁水泥(첩재탁수니) : 소첩은 흐린 물의 진흙이랍니다
浮沈各異勢(부침각이세) : 인생의 부침이 그 경우를 달리하니
會合何時諧(회합하시해) : 어느 때 서로 만나 함께 할까요
願爲西南風(원위서남풍) : 원하건대 서남풍 바람이 되어
長逝入君懷(장서입군회) : 멀리 가서 임의 품에 안기고 싶어요
君懷良不開(군회양불개) : 임의 품을 잠시라도 열지 않으면
賤妾當何依(천첩당하의) : 천한 이 몸은 어느 누구에게 의지할까요


公讌(공연)-曹植(조식)

공자의 연회-曹植(조식)

公子敬愛客(공자경애객) : 공은 객을 좋아하고 공경하여
終宴不知疲(종연불지피) : 잔치가 끝나도록 피곤한 줄 모르네
清夜遊西園(청야유서원) : 맑은 밤을 서편 동산에 노니는데
飛蓋相追隨(비개상추수) : 수레의 지붕이 서로 이어 따른다
明月澄清影(명월징청영) : 밝은 달빛 맑으니 그림자도 맑고
列宿正參差(렬숙정참차) : 늘어선 별들은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秋蘭被長阪(추란피장판) : 가을 난초는 긴 언덕을 뒤덮고
朱華冒綠池(주화모록지) : 붉은 꽃은 푸른 못을 가득 덮고 있다
潛魚躍清波(잠어약청파) : 물에 잠긴 물고기 맑은 물결에 뛰어놀고
好鳥鳴高枝(호조명고지) : 고운 새는 높은 나뭇가지에서 노래한다
神飆接丹轂(신표접단곡) : 신비한 회오리바람 붉은 수레바퀴살 통에 불고
輕輦隨風移(경련수풍이) : 빠른 수레는 바람 따라 움직인다
飄颻放志意(표요방지의) : 바람에 날리듯 마음을 풀어놓으니
千秋長若斯(천추장약사) : 천년만년 이렇게만 살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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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09/12/26 15:29
수정 아이콘
조식이야 불멸의 칠보시, 콩X지마 가 있기 때문에...
09/12/26 15:40
수정 아이콘
내일은님// 콩 볶지마 아니였나요?
고무신
09/12/26 15:41
수정 아이콘
콩삶지마..
09/12/26 15:45
수정 아이콘
조조는 위기의 순간에는 주저없이 아들과 충신을 방패삼아 자기만 탈출하는 사람인 동시에, 위기상황 종료 후에는 목놓아 울면서 그것을 진심으로 슬퍼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죠. 전자만 행하는 대장에게 부하들이 몰릴 리가 없고 후자만 행하는 대장은 나라가 망할텐데, 조조는 둘 다 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무서운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블랙독
09/12/26 16:27
수정 아이콘
부하를 사지로 몰아내지만 그의 가족들은 챙겨주는...그런건가요?
09/12/26 16:54
수정 아이콘
연의에서의 내용이지만 군량이 부족하자 이를 군량총관의 책임으로 몰아서 베어 군사들의 사기를 올리고, 후에 군량총관의 가족을 챙겨주었다는 그런 일화도 있던 걸로 기억합니다. 개인적으로 삼국지에서 조조를 제일 좋아합니다.
반니스텔루이
09/12/26 17:09
수정 아이콘
저도 삼국지에선 조조가 제일 좋아한다는. 조조전의 영향인가;
세츠나
09/12/26 17:50
수정 아이콘
조씨 부자의 역량이 굉장하군요...
아침바람
09/12/26 17:56
수정 아이콘
인생을 살아라고 한다면야 "조조"를 백번이라도 택하겠습니다만..
섬길 사람을 택하라고 한다면 가차없이 "유비, 제갈량"쪽을 택하겠습니다.
최연발
09/12/26 18:12
수정 아이콘
갑자기 조조와 유비가 나오니 재미있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if 지금 조조와 유비 같은 사람이 우리 나라에서 대통령이 되고자 한다면

누가 되는 것이 좋을까요? 궁금하군요.
Cedric Bixler-Zabala
09/12/26 18:17
수정 아이콘
최연발님// 조조는 현시대엔 좀... 강제이주를 너무 많이 시켜서 -0-;;
09/12/26 18:29
수정 아이콘
섬길 사람을 택한다면,
제갈량이 없는 유비라면 전 조조를 택하겠고
제갈량이 있는 유비라면 전 유비를 택할 거 같네요.
09/12/26 18:45
수정 아이콘
저는 조식의 시가 가장 좋네요. 제갈량의 시는 뭔가 학구적인 냄새가 나서 레벨이 좀 높아야 이해가 될만한 느낌이고, 조조의 시는 수준 높고 감정도 어느정도 느껴져서 2번째로 좋고, 조비의 시는 뭔가 통속적인 냄새가...그에 비해 조식의 시는 정말 언어의 활용이 아름답네요. 시를 읽다보면 시의 마지막 부분과 같은 마음이 됩니다.
블랙독
09/12/26 19:19
수정 아이콘
조식의 시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확실히 감성적이네요.
그린나래
09/12/26 22:24
수정 아이콘
최연발님// 전쟁시기라면 조조. 평화시기라면 제갈량이 딱이죠. 유비는... 대통령 보다는 왕 같은게 좋겠죠. 상징적인 존재로.
싼달아박
09/12/26 23:10
수정 아이콘
중국시는 역시 중국어로 읽어야 제 맛인 것 같습니다(가끔씩 무협영화에서 성조를 줘가며 시를 읊을 때 너무 멋있더라고요).
그리고 정말 수준높은 한문가가 번역을 해야 그 맛을 살릴 수 있는 것 같네요.
저도 충성심이 가득한 사람인데 인터넷에서 한국어로 번역된 '출사표' 를 읽어보고 전혀 눈물을 흘리지 못해서요.
제시카와치토
09/12/27 00:25
수정 아이콘
제갈량이 있는 유비 보다는 순욱이 있는 조조가 저는 더 땡기네요
Rocky_maivia
09/12/27 00:33
수정 아이콘
명불허전
09/12/27 01:57
수정 아이콘
최연발님// 조조겠죠.우리나라엔 제갈량이 없으니까;;
유비vs조조의 대표적인 차이는 유교적통치vs법가적통치인데 현대 국가에서라면 법치주의만 공정하게 제대로 된다면야 더바랄게 없을테니까요
09/12/27 04:37
수정 아이콘
정치적이나 군사적 업적을 다 퉁치더라도 문학적인 업적만으로도 조조는 위인 중에 하나입니다. 아들 조비도 시재에 뛰어났다고 하고 조식이야 두보, 이백의 출현 전에는 시성으로 추앙받았죠.
09/12/27 06:06
수정 아이콘
조조가 법가라 불리기도 좀 힘든게..
자기 맘에 안 들면 한의 충신이나 부하를 좀 마구 죽여댔죠.
반면 유비 밑에 제갈량의 경우엔 유일한 예외가 수염없다고 놀린 장유를 죽인 정도...

게다가 유비도 유교적은 아니죠. 실제 유교와는 상당히 거리가 멀고
굳이 따진다면 협에 의한 통치였을까요.
그런 체제를 모두 바꾼 게 제갈량이고 그 뒤론 유교+법가의 약간 짬뽕적인 성격으로 갔죠.

그것도 제갈량이 미친듯 말린 걸 뿌리치고 죽인 거고.
여튼 전 제갈량 밑에 있고 싶네요.
차사마
09/12/27 08:47
수정 아이콘
창천항로에서 조조에 대한 유비의 혼잣말이 생각나네요.(작자의 생각이겠지만..)

"자네 곁에서 충실하게 살아가는 건, 꽤나 견디기 힘들거야"

부하들을 필요로 하고, 언뜻 그들을 위해주는 것 같지만, 하나같이 이기적인 본인의 감성에 충실한 모습만을 보여주죠.

현대사회의 유능한 독재자의 모습을 그대로 따르고 있습니다.

이걸 제일 먼저 깨닳은 게 진궁이죠.

어차피 열심히 해봐야 자신들은 노예처럼 부려지고, 남는 업적은 다 조조의 몫이니

기꺼이 따르고 싶진 않았을 겁니다. 순욱의 비참한 최후를 봐도 그렇고..

조조를 보면, MB스러운 느낌이 너무 강합니다.
카이레스
09/12/27 10:57
수정 아이콘
차사마님// 조조는 능력이라도 있죠.... MB스럽다고 하면 조조가 하늘에서 통탄하겠어요.
Siriuslee
09/12/27 14:37
수정 아이콘
차사마님// !!!!!

조조님은 유능한 독재자가 맞지만

비교대상은 글자하나가 다른거 같네요. 유 -> 무
09/12/27 17:15
수정 아이콘
조조를 온전히 법치로 보기에는 무리고 mb는 더욱 더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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