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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9/12/04 18:43:28 |
Name |
50b |
Subject |
[일반] 교차로에서 그렇게 스쳐 지나간다. |
1
신호를 받고 교차로에 섰다.
옆쪽에 붙어 있다고 생각했던 그녀의 차는
반대편 신호등에서 헤드라이트를 키고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신호가 바뀌고 몇초간 그녀의 차와 나는 샌드위치 처럼 겹칠수 있었고,
먼지가 끼어 잘 보이지 않는 창문을 통해 옆모습을 볼수 있었다.
그것도 찰나였다.
몇 초 가 지나자 백미러를 통해 그녀의 차를 볼수 조차 없었고,
그녀에게서 더욱더 멀어져가고 있는 차에 몸을 맡긴채
길을 따라 앞으로 나아갈수 밖에 없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다시 마주칠일이 없는
반대방향으로 더욱더 멀어진다.
아쉽게도 말이다.
2.
처음 그녀를 본건 반복되는 일상이 모여 있는 도서관에서 였다.
엎드려 잠을 자다가 깼는데, 묘한 향기가 나의 코를 스쳤다.
냄새 덕분에 옆에 여자가 앉았다 정도는 알수 있었지만,
칸막이의 절묘한 블로킹 덕분에 그녀의 모습을 볼수는 없었다.
공부를하다 화장실을 갔다 오면서 그녀의 뒷모습을 볼수 있었다.
단정하게 뒤로 넘긴 머리와,
편한 청바지, 컨버스 그리고 면티를 입고 있었는데
그녀의 냄새와는 꽤나 다른 옷 차림이
나의 호기심을 더욱 자극했다.
'무슨 공부를 하는 사람일까?'
'어떤 사람일까?'
시간이 지날 수록 커져가는 호기심을 이길수 없었다.
그녀가 화장실에 간틈을 타 그녀의 책상위에 쪽지를 가져다 놓았다.
'저 혹시 시간 되면 커피라도 한잔하실래요?
전 14번자리에 앉아 있어요^^'
이짧은 문장에는 나를 표현할 수 있는 글이 하나도 없었지만,
내가 쓸수 있는 최고의 문장이었다.
한시간쯤 지나서일까 그녀가 한장의 쪽지를 주었다.
'남자친구 있어요.'
거부를 할수 없는 입영통지서 처럼
그녀는 통보를 하고 가버렸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그녀에게 남자친구가 있는지 없는지는
관심이 없었다.
그저 당신을 알고 싶었을 뿐이였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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