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09/12/04 18:43:28
Name 50b
Subject [일반] 교차로에서 그렇게 스쳐 지나간다.
1

신호를 받고 교차로에 섰다.

옆쪽에 붙어 있다고 생각했던 그녀의 차는

반대편 신호등에서 헤드라이트를 키고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신호가 바뀌고 몇초간 그녀의 차와  나는 샌드위치 처럼 겹칠수 있었고,

먼지가 끼어 잘 보이지 않는 창문을 통해 옆모습을 볼수 있었다.

그것도 찰나였다.

몇 초 가 지나자 백미러를 통해 그녀의 차를 볼수 조차 없었고,

그녀에게서 더욱더 멀어져가고 있는 차에 몸을 맡긴채

길을 따라 앞으로 나아갈수 밖에 없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다시 마주칠일이 없는

반대방향으로 더욱더 멀어진다.

아쉽게도 말이다.




2.

처음 그녀를 본건 반복되는 일상이 모여 있는 도서관에서 였다.

엎드려 잠을 자다가 깼는데, 묘한 향기가 나의 코를 스쳤다.


냄새 덕분에 옆에 여자가 앉았다 정도는 알수 있었지만,

칸막이의 절묘한 블로킹 덕분에 그녀의 모습을 볼수는 없었다.

공부를하다 화장실을 갔다 오면서 그녀의 뒷모습을 볼수 있었다.

단정하게 뒤로 넘긴 머리와,

편한 청바지, 컨버스 그리고 면티를 입고 있었는데

그녀의 냄새와는 꽤나 다른 옷 차림이

나의 호기심을 더욱 자극했다.

'무슨 공부를 하는 사람일까?'

'어떤 사람일까?'

시간이 지날 수록 커져가는 호기심을 이길수 없었다.

그녀가 화장실에 간틈을 타 그녀의 책상위에 쪽지를 가져다 놓았다.

'저 혹시 시간 되면 커피라도 한잔하실래요?
전 14번자리에 앉아 있어요^^'

이짧은 문장에는 나를 표현할 수 있는 글이 하나도 없었지만,

내가 쓸수 있는 최고의 문장이었다.


한시간쯤 지나서일까 그녀가 한장의 쪽지를 주었다.

'남자친구 있어요.'

거부를 할수 없는 입영통지서 처럼

그녀는 통보를 하고 가버렸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그녀에게 남자친구가 있는지 없는지는

관심이 없었다.






그저 당신을 알고 싶었을 뿐이였으니깐..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나두미키
09/12/04 19:10
수정 아이콘
글 읽고 난 후 아이디를 보니. 역시나...............

감사합니다
선데이그후
09/12/04 21:09
수정 아이콘
흠. 옛날 대학다닐때 제모습이 떠오르네요.
그냥 알고싶은것뿐이데..
스카이_워커
09/12/05 02:18
수정 아이콘
보통 남자들은 '너에 대해 알고싶은' 것 중 첫번째가 남자친구의 유무 아닌가요. =)
분위기가 좋네요. 저도 학교다니면서 저런 용기 한번쯤 내어볼걸, 느는 건 후회뿐입니다. ㅠ_ㅠ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8044 [일반] [월드컵 조추첨식 불판] 오전2시 SBS TV중계 및 네이버 문자생중계 [145] AnDes3765 09/12/05 3765 0
18042 [일반] 첫인상, 그 후.... [1] Noki~2968 09/12/05 2968 0
18040 [일반] [인증해피] 본격연재글 - 내 사랑 맥스녀! 2부 [12] 해피4902 09/12/04 4902 0
18039 [일반] 100만대?? 아이폰 판매량 예측 [51] 이카루스테란5574 09/12/04 5574 1
18037 [일반] 김연아 선수 이미 늦었습니다. [23] 쿠루뽀롱7389 09/12/04 7389 0
18035 [일반] 청계천에,감히 괴물 이라니… 작가 강풀 ‘괴물2’ 하차 [28] 생떼쥐바기6740 09/12/04 6740 0
18034 [일반] [피겨불판]그랑프리 파이널_경기끝. 연아선수는 점수는 65.64입니다. [114] 달덩이3395 09/12/04 3395 0
18032 [일반] 교차로에서 그렇게 스쳐 지나간다. [3] 50b3262 09/12/04 3262 0
18031 [일반] 세포이 항쟁의 원인인 기름은 어디에 쓴 걸까? [12] swordfish5604 09/12/04 5604 0
18030 [일반] 그냥 답답한 마음에 끄적대 봅니다.. [6] 승리의기쁨이3272 09/12/04 3272 0
18029 [일반] 힙합 입문서 [35] 분모영5022 09/12/04 5022 0
18028 [일반] 위닝10 고수분들 도와주세요. [17] 김재혁5463 09/12/04 5463 0
18027 [일반] 청룡영화제 신승훈 무대 보셨나요? [15] 리콜한방5917 09/12/04 5917 1
18025 [일반] 아이폰의 가격 [17] WraPPin5324 09/12/04 5324 0
18024 [일반] 내가 진짜로 듣고 싶었던 말 [23] 키큰꼬마5128 09/12/04 5128 9
18023 [일반] [쓴소리] 남의 컨텐츠에 무임승차한 자(者)가 신지식인 되는 세상 [15] The xian4432 09/12/04 4432 0
18022 [일반] 2009 MelOn Music Awards 몇가지 소식... [18] CrazY_BoY3896 09/12/04 3896 1
18020 [일반] 말 줄이기 [65] 늘푸른솔6008 09/12/04 6008 0
17973 [일반] <버림받은 자들의 포럼> 방 배정끝나갑니다!! 확인하세요~ [118] OrBef27431 09/12/01 7431 0
18019 [일반] 노래의 심의 기준은 대체 뭘까요? [25] NecoAki4008 09/12/04 4008 0
18017 [일반] 12월 8일에 현역으로 입대하는데 여자친구에게 너무 미안하네요... [27] 소희4993 09/12/04 4993 0
18016 [일반] [인증해피] 본격연재글 - 내 사랑 맥스녀! 1부 [22] 해피5722 09/12/03 5722 0
18015 [일반] 취미삼아 살펴보는 iPhone vs. 옴니아 . 2 [23] 라이시륜6022 09/12/03 6022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