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글을 평어로 쓰는 것에 대해 사전 양해를 구하며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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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템베이 창업자 김●● 회장, 신지식인대상 수상
뭐 나는 이 상의 권위니 뭐니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 아무것도 모른다. 알고 싶지도 않고. 하지만 이 기사에서 말하는 '신지식'이라는 것에, 상식적으로 '아이템 중개서비스'라는 기생산업이 합당한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다. 그리고 내가 내린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이템 중개서비스라는 것을 신지식의 범주에 포함시키는 것은 참으로 가당치도 않은 일이다.
일단, 아이템 중개서비스는 공정한 거래도, 그렇다고 새로운 거래도 아니다.
현금거래에 이미 익숙한 유저들이 '내 것 내 맘대로 팔겠다는 데 뭔 상관이냐, 실제로 손해보는 것도 없지 않느냐'라고 아무리 뭐라고 한들, 유저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게임아이템의 거래는 회사와 유저 사이의 약관을 무시한 채 회사가 권리를 가진 유, 무형의 컨텐츠를 유저가 회사의 승락 없이 임의 처분하는 것이므로 회사의 이익을 침해하는 불공정한 거래다. (더불어 추가적인 악영향으로, 현금거래를 염두에 둔 게임 내 활동 때문에 게임 내 경제 밸런스가 얼마나 무너지는지에 대해서는 굳이 장황하게 설명하고 싶지 않다.)
그리고 그런 정당하지 않은 거래로 '시장 형성'을 생각하여 실행했다는 것은 고대부터 있어 왔던 암거래의 접선 장소를 단지 사이버 세상으로 이전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것을 새로운 거래라고 한다면 네 발 달린 동물들이 웃을 일이다. 참신함이 있다 한들 그것은 잔머리 수준의 참신함이고, 그들이 말하는 '거래'가 실제 일어나는 게임이라는 장소를 만든 이들을 무시하는 불공정 거래일 뿐이다.
다음으로, 아이템베이의 아이템 중개서비스는 자신이 권리를 가진 컨텐츠로 이뤄지는 산업이 아니다.
자신이 권리를 가진 컨텐츠는 없거나, 있다 해도 자신들의 중개서비스에서 취급하는 컨텐츠의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과거 아이템베이가 위법성 논란에 휩싸였을 때 그들이 내놓은 변명은, "소니 역시 최근 '에버퀘스트 2'의 현금화 서버를 통해 자체적으로 월 200만달러(한화 19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지 않은가?"따위의 소리였다.
그러나 내가 3년 전
"아이템베이는 대한민국을 떠나라"라는 글에서 이미 비판했듯, 자사가 판권 및 저작권을 가진 SOE의 현금화 가능 서버 정책과, 게임과 관련된 판권도 뭣도 없는 아이템베이의 무임승차는 모양새도 다를 뿐더러 설령 같다고 해도 비교 대상조차 되지 않는다.
세 번째로, 아이템베이는 자사의 책임을 고객에게 떠넘기고, 거짓말을 하는 회사라는 점에서 신지식인의 자격이 없다.
위 기사에서 보면, 아이템베이 김모 회장은 수상소감에서 '이용자가 편리하고 안전한 거래를 할 수 있는 장터를 제공했다'고 하면서 '고객만족 100%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것은 아이템베이 측이 청소년 유해매체 지정에 불복하면서 지껄여댄 구차한 변명에 대해 분개하며 내가 8개월 전에 쓴 글인
"아이템베이, 입에 침이나 바르고 거짓말해라"만 보아도 대번에 거짓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다.
"아이템베이는 회원 상호간의 온라인게임 물품매매거래를 중개하는 사이버 거래장소(Online Marketplace)입니다. 따라서, 물품 결함, 물품 정보 오류, 이용자간 사기행위, 반품 등 회원간 거래행위에서 발생되는 분쟁에 대해서는 아이템베이에서 책임을 부담하지 않습니다. 그러한 분쟁은 회원들 사이에서 직접 해결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이것이 '이용자가 편리하고 안전한 거래를 할 수 있는 장터를 제공한다'라고 말하고 실제로는 '우리는 장소만 제공하니 나머지는 전부 이용자 책임이다'라고 지껄이는 아이템베이 약관의 엑기스이다.
아무리 고객만족이니 뭐니 하는 말이 서비스사들이 으레 하는 말이라지만, 이런 정도라면 입에 침도 안 바르고 거짓말을 일삼는 것이다.
네 번째로, 아이템 중개산업은 도덕적인 결함이 있으며 널리 권장할 수 있는 사업 또한 아니다.
이미 언론에 보도된 바와 같이 아이템베이를 비롯한 아이템 중개사이트들은 모두 청소년 유해매체로 지정되어 있다. 청소년 유해매체로 지정된 사업을 과연 널리 권장할 수 있을까? 이것으로 돈만 벌면 그것으로 잘 된거라고 말할 수 있을까? 청소년 유해매체에 옳다꾸나 하고 신지식인 대상을 주는 신지식인협회의 개념은 대체 안드로메다 성운 어느 별에 날아가 있는지 참으로 궁금할 뿐이다.
나는 신지식인협회의 행동이 셋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대인배이거나, 무슨 나쁜 짓을 하든 돈만 벌면 장땡이거나, 아니면 신지식의 개념조차 모르는 무지렁이의 멍청함이거나.
- The xi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