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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11/29 23:58:54
Name 하쿠
Subject [일반] '행복한 사람을 만나다'
안녕하세요.학교 다니느라 편의점 아르바이트 하느라 하루하루 바쁘게 살고 있는 하쿠입니다.

어제는 사장님의 권유와 압박으로 인해 야간을 하루 보게 되었습니다.

아~밤새 무엇을 해야하나...에이~시험 공부나 깨작깨작 거리자 라고 생각하고 책을 챙겨서 출근을 하였죠.

야간이라 그런지 손님도 뜸하시고 정말,너무나도 심심하더군요.

책을 보면서 손님도 받고 이런 저런 생각 하다보니 어느덧 새벽 4시가 되었습니다.

그때 한 할아버지 께서 편의점에 들어 오셨어요. 무슨 찾는 물건이 있으신지 계속 두리번 두리번 거리시더군요.

할아버지께 다가가서 '할아버지, 뭐 찾으시는 물건 있으세요?' 라고 여쭤 보니 발효 요구르트를 찾고 계셨습니다.

'불가리x, 이런거 찾고 계신 건가요?'   할아버지 께선 '아 ,여기 있는걸 못봤었네.허허허허, 이거 하나 주구려' 하셨죠.

계산을 해드리고 할아버지께서 나가시려고 하시다가 카운터에 펼쳐진 제 책들을 보고선, '공부 하고 계신가 봐요?' 라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네', '시험이 얼마 안남아서요, 밤새서 할 것도 없고 시험준비 하고 있었어요'

할아버지께선 한번 미소를 보이시곤 눈을 감으시더니 '으흠' 헛기침을 한번 하신 뒤 말씀을 시작하셨습니다.

'내가 대학교 1학년을 마치고 군대를 갔어요.공군엘 입대 했는데, 그곳에서 4년을 보냈죠. 원래는 3년인데 말년에 다쳐서 1년을 치료를 받고 제대를 했네요. 그리고 38살이 되서야 복학을 했어요. 돈 때문이였죠. 돈이 없어서 학비를 못내다가 결혼하고 자식둘 까지 낳고나서야 복학을 하게 되었네요. 학기초에는 내가 강의실에 들어가면 교수인줄 알고 떠들던 학색들이 조용해 지더라구요. 그러다 내가 학생들 옆에 앉으니 수근수근 대면서 킥킥킥 거리는 학생들도 있었어요.허허허.

'내가 영문학과를 나왔는데, 우리 이모님이 평택 미군기지 앞에서 사업을 하셨어요. 난 방학이 되면 학비 때문에 이모님 댁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었죠. 그곳에서 일을 하면서 영어가 정말 많이 늘었어요. 지금도 국제화 시대가 뭐다 해서 영어를 굉장히 중요시 하잖아요?나 때에도 그건 마찬가지였어요. 영어를 잘하면 다른걸 못해도 그게 카바가 되었죠. 흔히 말하는 대기업에 들어가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이 영어 였으니깐요.'

'대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원엘 들어갔죠. 아, 대학원에서는 경영학을 전공 했어요. 운이 좋게도 미국 유학을 가게 되었는데, 내가 특별히 공부를 잘해서야 아니라 교환학생 비슷한 경우로 가게 되었는데, 영어 덕분에 내가 선발이 되었죠. 미국에서도 경영학을 공부 하였는데, 나이도 있고,가족들을 멀리 할수가 없어서 박사까지는 아니고 석사 까지만 마쳤네요. 허허허허'

'내가 지금은 7채의 건물을 갖고 있어요. 30년 전에 내가 직접 설계하고 건설한 건물인데 아직 한 건물도 처분 안하고 내가 가지고 있죠. 천안에 모텔도 하나 있어요. 지금은 그 모텔 보일러식 작업을 하느라 이제야 집에 들어가네요. 이시간쯤에 작업을 끝내놔야 손님들 께서 아침에 따뜻한 물을 쓰실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이따 오후12시에는 작은 아들놈 결혼식이 있어요.허허허허. 큰 아들놈은 연극 하면서 강의 하면서 살고 있고, 작은 놈은 어려서부터 그렇게 커서 비행기 조종수가 될꺼야 라고 말하더니, 지금은 공군 대위로서 전투기 조종사를 하고 있고요.허허허허.

'그냥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공부를 하고 있는 학생을보니 내 젊었을적이 떠올랐네요. 학생한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는데, 영어를 절대 손과 머리에서 놓지 마세요. 그리고 성공하는 인생 보다는 만족하며 살수 있는 인생을 살길 바래요. 여행도 자주 다니세요. 여행만큼 좋은것도 없답니다.'

'한번은 내가 필리핀  마닐라에 혼자 여행을 간적이 있는데 해변가에서 한 친구를 만났어요. 뭐 그친구와 술도 마시면서 친해졌는데 나중에 그 친구가 필리핀 마닐라의 시장이 되었더군요. 그리고 필리핀 부통령, 대통령 직위 까지 다 해버렸네요.허허허허. 그 친구가 같이 사업한번 안해보겠느갸고 했는데, 뭐 지금은 필리핀에 호텔 한채 정도 갖고 있네요.허허허허.'

'이 새벽에 늙은이 주책 떠는거 받아주느라 욕봤네요. 뭐든지 열심히 하세요. 학생이 지금 힘들더라도 노력한 만큼의 행복과 기쁨을 누릴 수 있을거에요. 허허허허. 수고해요~. 그렇게 할아버지 께선 편의점을 나가셨습니다.'

할아버지께서 말씀 하시는 내내 미소가 끊이질 않았어요. 정말 행복한 표정을 지으셨고요.

너무나도 행복한 할아버지의 표정에 '부럽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네요.

'내가 할아버지 나이쯤 되었을 때에, 나도 저런 미소를 지닐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아마 그건 지금부터 시작 되어서 결정 지어지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하였죠.'

오늘 우연히 만난 할아버지께 정말 좋은 말씀 들었고, 무엇인가를 느낄수가 있었네요.

할아버지의 행복한 미소가 아직도 잊혀지질 않습니다.

영어 이놈....정벅 해버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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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1/30 00:12
수정 아이콘
와 멋지네요..
뜨거운눈물
09/11/30 00:29
수정 아이콘
저 할어버님은 운이 좋은 케이스이면서도 긍정적이고 낙천적이신분 같아 보이네요
R U Happy ?
09/11/30 00:55
수정 아이콘
우와 ~ 최근 좋은글들이 더많이 올라오는것 같아요 !!
저도 요즘 영어공부중인데.. 한참 공부하다가 어디까지왔나 ~ 하면 그자리, 또 어디쯤 왔나 ~ 하면 또 그자리 인것 같아요.
그래도 하루하루 새로운거, 잘못알고있던거 배우는 재미가 쏠쏠하네요 ^^

그 멋진 할아버지 말씀중에, 특히 "성공하는 인생 보다는 만족하며 살수 있는 인생을 살길 바래요" 라는 구절이 와닿는군요 +_+
바카스
09/11/30 00:58
수정 아이콘
픽션 아니죠?

와, 뭔가 운명의 갈림길에서 귀인을 만난 기분이시겠어요^^
09/11/30 02:07
수정 아이콘
으아.. 이거 뭔가 소설같은 이야기네요 일종의 터닝포인트가 되시길 바랍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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