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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1/24 00:08
초등학교 6학년 때 헬리우스를 사기 위해서 몇달동안 세뱃돈+용돈을 모아 구입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짜릿함은 아직도 생생하네요!
중학교 올라가서도 신고 싶은 마음에 사이즈를 10mm나 큰 걸 샀더니 친구들이 모두 신발이 너무 크고 못생겼다며 놀렸어요. 어머니께서는 심지어 그 못생긴 신발 버리면 새거를 사주겠다는 엄청난 딜을 제의하셨지만 절대 버리지 않았습니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제 보물 1호였으니까요! 저도 해피님처럼 신발을 보며 어떤거는 짝퉁이네 못생겼네 멋있네 평가하며 그 사람에 대한 이미지를 만들던 시절이 있었는데, 참 어리석었어요. 저조차도 이런 행복한 추억이 있었는데 말이죠. 신발은 개개인의 존중과 취향이며 추억과 감동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D
09/11/24 00:12
해피님에게 신발은 철학이군요. 어느 영역에 대가가 되면 그것을 통해 인생을 다시 보게 된다던데.
신발을 통해서 인생을 관조하고 계시는군요. 존경스럽습니다. 저는 남에게 이것만은 자신있다 라고 자랑할 만한 부분이 없는데. 판님도 그렇고, 참 부럽네요. 글도 작위적 냄새 전혀 없이 순수하고 소박하네요. 자연스러운게 아주 좋습니다. 주관이라는게 아무래도 양날의 칼이다 보니까. 주관이 뚜렷한 것과 고집을 부린다는 것을 어찌 조화를 잘 시킬지. 역지사지로 자기를 위하는 것만큼 남에게도 배려와 이해가 필요하겠지만.. 본디 사람은 이기적인 동물이라. 아무래도 어려운것 같습니다. 남을 자신처럼 대하면 그게 사람입니까? 성인이죠. 농담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사는 분들도 계시더라구요. 주위에 온통 스승뿐이네요. 저도 이해심이 부족해서 글보고 좀 뜨끔하네요.
09/11/24 10:23
하아... 해피님 글을 처음 봤을 때가 생각이 나는 군요.
저는 사실 해피님 글을 읽기 전까지는 운동화 매니아들을 별로 좋아하지않았습니다. 언제나 새하얗고 멋진 운동화들을 신고 다니고, 신발 뿐이겠습니까? 그 위로도 쫙 멋진 메이커들의 옷으로 둘러쳐져있지요. 무슨 무슨 신발을 색상별로 사 모으고 있다고 하는데... 그에 비해 저는 항상 때가 타지 않는 검은 색 운동화를 주로 사 신었거든요. 중학교 때 사촌형이 준 흰 바탕에 초록색이 들어간 나이키 포스가 너무 예뻐서 잘 신었었지요. 그때 기억때문에 꼭 커서도 이 운동화 다시 사야지라고 생각했는데 아직까지도 사본 적이 없네요. 꼭 운동화를 사게 될 때는 가격 때문에 그냥 싼 거 사게 되더라고요. 큰맘 먹고 할인 할 때 멀티샵에 들어가보아도 엇 이거 예쁘다 싶으면 여지없이 가격이 훌쩍 뛰더군요. 언제나 타인에 대한 판단 기준 중의 하나로 신발일 것입니다. 신발이 깔끔한지, 꾀죄죄한지. 그것으로 인상이 무척 달라지죠. 저는 그게 싫었습니다. 왜냐하면 제 눈에도 그렇게 보였고, 게다가 바로 제가 꾀죄죄한 신발을 신고 다녔으니까요. (괜히 찌질한 리플을 달아버렸네요. 원래 하려던 말은 이게 아닌데....) 하지만 해피님 글들을 읽으면서 저도 그런 신발 매니아들을 존중해주게 되었습니다. 해피님 글에는 진짜 신발에 대한 애정이 듬뿍듬뿍 느껴 졌거든요. 오랜 역사와, 많은 연구, 치열함이 담긴 이런 멋진 세계도 있구나 싶었고, 글 중간 중간에 사람 사는 냄새도 묻어나왔구요. 저역시도 편협함에 물들어 있었나봅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그리고 해피님 글은 자주 읽고 있으니 앞으로도 재밌는 글 많이 써주세요.^^ p.s. 사람마다 이런 게 하나씩은 있나봐요. 저는 다른 사람에 대해 판단할 때 그 사람이 무슨 음악을 듣는지로 대충 감을 잡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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