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프로야구 첫 투구를 시작한 투수는 하기룡이 아닌 이길환이었습니다. - 원래 MBC의 선발로 하기룡이 등판할 예정이었지만 전날 갑작스러운 복통을 일으키는 바람에 그만 -
처음으로 타석에 들어선 타자는 천보성. 그리고 천보성의 내야플라이아웃을 시작으로 모든 기록이 쏟아져 나옵니다.
1회에는 삼성과 MBC의 타자들이 3자 범퇴로 물러났고 2회초, 삼성의 선두타자로 들어선 선수는 80년대를 대표하는 홈런타자로 성장할 "헐크" 이만수.
이만수는 이길환의 공을 제대로 받아쳤고 그 공은 동대문구장의 펜스를 넘어갔습니다.
프로야구 첫 안타, 첫 홈런, 첫 타점, 첫 득점의 영광은 모두 이만수에게 돌아갔습니다. - 역시 기록의 사나이 이만수입니다. -
기세 좋은 이만수를 앞세워 삼성은 7 : 1까지 달아났고 MBC는 이길환이 난타당하자 유종겸을 마운드에 올려세웠으나 MBC의 타선은 삼성의 투수 황규봉의 공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MBC 4번타자 유승안의 적시타, 5번타자 겸 감독 백인천의 2점 홈런이 터지며 7 : 4로 추격한 MBC는 적시타를 친 유승안이 기어코 동점 3점 홈런을 때려내는데 성공하며 7 : 7로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합니다.
다급해진 삼성은 그 당시 명실상부한 국내 최강의 투수였던 이선희 - 김기범, 구대성등으로 이어지는 일본킬러의 원조입니다. - 를 내세워 경기를 매듭지으려 했으나 이미 고교와 실업, 국제무대에서 충분히 혹사당한 이선희는 8회와 9회에 연속해서 만루를 만드는등 불안한 투구를 보였습니다. - 그나마 모두 무실점으로 막아내는데는 성공합니다. -
삼성의 타선은 7점을 뽑아낸 후에는 무득점으로 침묵했고 경기는 연장전으로 흘러갑니다.
10회초 삼성의 공격이 무득점으로 끝난 후에 MBC의 10회말 공격이 시작되었습니다.
MBC의 선두타자 김인식 - 前 OB - 두산베어즈, 한화이글스 감독인 김인식과는 동명이인입니다. - 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하며 앞으로 이어질 "데드볼왕" 의 전설을 처음으로 써내려갔고 - 이 전설은 나중에 롯데의 공필성에게 이어집니다. - 2번타자 김용달은 단타를 쳤습니다. 하지만 주자 김인식이 재치있는 베이스러닝을 선보이며 김용달의 단타를 2루타로 바꾸는데 성공했고 MBC에게는 천금같은 무사 2, 3루의 찬스가 삼성에게는 무사 2, 3루라는 큰 위기가 펼쳐집니다.
다행히 1루는 비어있었기때문에 이선희는 유승안을 고의사구로 걸러보내고 백인천을 병살로 처리할 계획을 세웠고 공 3개를 택도 없는 곳에 보냈습니다.
하지만 4번째 공 역시 어림없는 곳으로 날아간 순간, 유승안은 그 공에 방망이를 휘둘렀고 타구는 그저 내야위를 굴러가기 시작했습니다. 덕분에 3루에서 홈으로 뛰어들던 김인식은 홈에서 태그아웃이 되었고 유승안은 1루에서 살아나갔지만 이미 상황은 1사 2, 3루에서 2사 1, 2루로 바뀐 상황이었습니다.
이종도의 끝내기 만루홈런과 함께 전기리그가 시작되었고 전문가들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결과가 펼쳐졌습니다.
미국에서 건너온 박철순이 팜볼, 포크볼등 이전까지 우리나라 타자들이 거의 보지못했던 생소한 구질을 앞세워 거침없이 내달렸고 박철순이 거침없이 내달림과 동시에 1970년대를 주름잡던 홈런타자 김우열도 대폭발, 거의 무명이나 다름없던 신경식이 날카로운 타격실력과 "학다리"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내야수들의 악송구도 척척받아내는등 1루에서 호수비를 하며 - 원년 OB의 주전 유격수 유지훤은 25개의 에러를 범했는데 만약 이 당시 OB의 1루수가 신경식이 아니었다면 유지훤의 에러는 30개를 넘겼을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 OB베어즈가 삼성라이온즈, MBC청룡을 제치고 1위를 한 것 입니다.
삼성라이온즈는 이선희 - 황규봉 - 권영호라는 이상적인 선발 트로이카를 보유했고 장태수, 허규옥등의 단단한 외야진과 이만수라는 거포를 보유했지만 OB의 박철순이 너무나도 거침없이 내달리는 바람에 빛이 바랬고 MBC청룡도 하기룡, 이길환등의 투수진과 5월에 제대한 이광은, 백인천, 이종도樗?강력한 타선을 보유했지만 삼성과 같은 이유로 빛이 바래버렸습니다.
해태타이거즈는 롯데자이언츠와의 첫 경기에서 2 : 14로 대패하자 국가대표팀을 무단으로 이탈한 김일권을 "국가대표 영구제명"이라는 조건을 다는 대신 팀에 영입했고 이상윤, 방수원등의 투수들도 대학을 중퇴시켜가며 팀에 영입합니다.
그러나 워낙에 선수들이 적은 탓에 백업이란 꿈도 꿀 수 없었고 한 명이 부상으로 이탈하기라도 하면 다른 선수들이 우루루 땜빵을 하기에 바쁠 정도였습니다.
예를 들어 김성한은 1루수, 3루수, 외야수를 겸임했고 투수가 난타당하면 구원투수로 마운드에 오르는 경우도 허다했습니다. - 그리고 승리? -
설상가상으로 김동엽 감독은 1개월만에 해임 당했고 조창수 코치가 감독대행으로 팀을 이끌어나갔습니다.
롯데자이언츠는 중심타자 김용희가 장기레이스를 도저히 견뎌내지 못했으며 - 그래도 푹 쉬고 경기에 나오면 그 날은 상대 투수들이 누구건 모조리 제삿날 - 김용철, 김정수가 타선을 이끌어나가는 형국이었습니다.
반면에 삼성은 2회말에만 6점을 내는등 타선이 대폭발했고 4회말에도 2점, 8회말에도 1점을 얻어내며 총 9점을 얻어냈습니다.
삼성의 9 : 0 대승.
3차전 : 이제부터는 쭉 동대문구장에서 한국시리즈 경기가 벌어졌습니다.
2차전이 끝나고 밤에 술을 먹다가 대구의 주먹들과 시비가 붙어버린 OB의 OB들 - Old Boy - 유지훤, 윤동균, 김우열, 이홍범등을 비롯해 이광환 코치까지 경찰서에 왔다갔고 간신히 구속되지는 않았지만 이미 OB의 사기는 바닥을 쳐버렸습니다.
하지만 OB의 노장들은 이미 바닥을 친 팀 사기가 자신들의 탓으로 인해 생긴것을 알고 한국시리즈에서의 큰 활약으로 사과를 하려했습니다.
그리고 벌어진 3차전.
3회말 OB가 먼저 적시타를 뽑아내며 1점을 달아납니다. 하지만 4회초에는 삼성이 반격에 성공하며 동점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러나 이제 OB의 노장들의 활약이 시작되었으니 5회말에 OB가 2점을 달아나게 만들었고 6회말에도 적시타를 때려내더니 7회말에도 또다시 1점을 달아나는 적시타를 때려주었습니다.
OB의 노장들에게 난타당한 삼성은 8회초에 반격에 나서 정현발이 2점 홈런을 때려냈으나 OB는 박철순을 내세워 더이상의 반격을 용납하지 않았습니다.
OB의 5 : 3 승리, 그리고 스코어 1 : 1로 동률이 되었습니다.
4차전 : 이번에도 동대문구장에서 벌어졌습니다.
삼성이 초반부터 거세게 OB를 몰아붙였고 정규시즌동안 단, 3개의 홈런을 때려낸 장태수가 선제 2점 홈런을 때려내며 OB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습니다.
하지만 OB의 노장 김우열이 4회초에 솔로 홈런을 때려내며 장태수의 홈런에 화답했습니다.
그러자 4회말에는 삼성이 또다시 2점을 얻어내며 OB의 추격에 또다시 찬물을 뿌렸습니다.
그러나 OB는 정규시즌동안 홈런이 2개에 불과했던 정종현이 또다시 솔로 홈런을 때려내며 반격의 불씨를 살려냈습니다.
한동안 경기는 소강상태에 접어들었고 7회초에 접어들었습니다.
7회초에 공세를 가해 동점을 만들어낸 OB. 상황은 2사 2, 3루가 되었고 타석에는 4회초에 솔로 홈런을 때려낸 간판타자 김우열이 들어섰습니다.
김우열은 삼성의 투수 황규봉의 공을 퍼올렸으나 그 공은 어이없게도 투수와 포수사이에 높이 뜨고 말았습니다. 정상적인 상황이었다면 플라이아웃되어 삼성의 공격으로 넘어갈 상황.
하지만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일이 벌어졌습니다.
삼성의 투수 황규봉과 포수 이만수의 사인이 맞지 않으며 모두 김우열의 타구를 잡으러 뛰어들다 그만 서로 부딪히고 만 것입니다.
OB에게는 행운의 충돌안타, 삼성에게는 뒤로 되돌리고 싶을 악몽이 벌어지며 OB의 2루주자와 3루주자는 모두 홈으로 들어왔습니다. 게다가 김우열마저 적시타로 홈을 밟는데 성공, 순식간에 OB는 5점을 얻으며 역전에 성공합니다.
하지만 삼성 역시 녹록한 팀은 아니어서 이어진 7회말에 2점을 따라붙으며 경기를 흥미진진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OB에게는 박철순이라는 결정적인 무기가 있었고 또다시 박철순이 투입되어 삼성의 반격에 찬물을 끼얹습니다.
OB의 7 : 6 승리.
5차전 : 삼성은 이선희를 내세우며 반격을 꾀합니다. 하지만 OB의 김유동이 1회말에 2점 홈런을 때려내며 분위기를 가져가더니 1회말에만 OB에게 3점을 내주고 말았습니다.
게다가 이선희는 3회말에도 김우열에게 솔로 홈런을 얻어맞고 위기에 몰리게 됩니다.
그러나 삼성은 악착같이 추격을 시도했고 5회말에는 오대석이 2점 홈런을 때려냈으며 7회말에는 박찬이 동점 2점 홈런을 때려냈습니다.
다행히 이선희도 3회말 김우열에게 솔로 홈런을 얻어맞은 후로는 8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한 상황.
하지만 9회말, 또다시 이선희는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결국 유지훤에게 끝내기 안타를 얻어맞으며 무너지고 맙니다.
OB의 5 : 4 승리이자 스코어 3 : 1로 한국시리즈 우승에 유리한 고지를 밟게 됩니다.
6차전 : 여기서 지면 모든것이 끝인 삼성은 1회말에 2점을 얻어내며 OB의 박철순을 상대로 맹렬한 폭격을 가했고 OB는 여기서 모든것을 끝내려는 심정으로 2회초 김유동의 솔로 홈런으로 1점, 3회초 또다시 1점을 얻으며 동점을 만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삼성은 맹렬히 반격했고 3회말에 또다시 1점을 얻어내며 달아났습니다.
그러나 OB역시 5회초에 동점을 만들어내며 상황을 종결시키려 했고 한동안 경기는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습니다.
그리고 9회초 삼성은 어제 완투패한 이선희를 또다시 마운드에 올리며 - 이 한국시리즈기간동안 이선희는 무려 31.1이닝을 던집니다. - OB의 공격을 마무리 지으려합니다.
하지만 만루상황에서 이선희는 타석에 들어선 OB의 신경식을 상대로 밀어내기를 허용하며 역전을 만들어버리고 맙니다. 그리고 타석에 들어선 선수는 김유동.
이미 이 한국시리즈에서만 2개의 홈런을 때려낸 김유동의 방망이는 한껏 물이 올라있었고 한국시리즈가 벌어지는 동안 약 30이닝을 던지며 지칠대로 지쳐버린 이선희를 상대로 또다시 호쾌하게 방망이를 휘두릅니다.
그리고 김유동의 방망이에 제대로 얻어걸린 공은 동대문구장의 펜스를 넘어가 버리는 만루홈런이 되었습니다.
9회말, 박철순은 삼성의 타선을 무득점으로 틀어막으며 완투승을 일구어냈고 - 9회말에 박철순은 번트수비를 하다 높게 뛰어올랐는데 그만 그라운드에 대자로 부딪히면서 원래 지니고 있던 허리부상이 선수생활을 위협할정도로 심하게 악화되고 맙니다. - OB는 한국시리즈 6차전을 8 : 3으로 승리하며 최종 스코어 4 : 1로 삼성라이온즈를 꺾고 프로야구 원년 우승을 이루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