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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11/07 03:03:29
Name LowTemplar
File #1 ACL2009.jpg (76.3 KB), Download : 68
Subject [일반] [AFC챔스] 오늘 결승 특집. 알 이티하드의 K리그 학살사.





↑일단 KBS 옐로우카드 한준희 해설위원이 좋은 설명을 해 주시니 영상을 참고해 주시고요



드디어 오늘 저녁 7시, 아시아 축구 클럽들의 최강자를 가리는 AFC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이 벌어집니다.
결승에는 K리그의 포항 스틸러스와 사우디리그의 알 이티하드가 진출했지요.

결승이 몇 시간 안 남은 이 시점에 알 이티하드와 K리그 팀들의 인연에 대해 한 번 짚고 넘어 가 볼까요?

일단 옛날 이야기. 때는 1999년, 각 나라 FA컵 우승팀들끼리 맞붙는 아시아 컵 위너스컵 결승전에서 알 이티하드를 처음 만납니다. 이 때 전남은 선전했으나 연장 접전 끝에 3-2로 무릎을 꿇게 됩니다. 아아 이것이 그 길고 긴 K리그 팀들의 비극의 시작이 될 줄은 그때는 몰랐어요..


그리고 2003년 아시아 클럽 대항전이 AFC 챔피언스 리그로 개편되고 난 후, 알 이티하드는 2004년, 2005년 2회 연속 우승을 달성하며 아시아의 맹주로 떠오릅니다. 이 과정에서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K리그 팀들의 비극이 있었으니~

그 첫 번째가 2004년, 챔스 4강에서 전북은 알 이티하드를 만납니다. 이미 4강 반대쪽에서 성남이 우즈벡리그의 팍타코르를 만난 상황이었으므로, 결승에서 K리그 팀들끼리 만나는 상황을 기대할 수 있게 됐습니다. 1차전 사우디 원정에서 전북은 아쉽게 2-1로 패했지만, 원정 골을 성공시킴으로써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가지고 홈에서 2차전을 열었습니다. 전반과 후반 중반까지 조직적 패스워크로 상대를 압도하며 2-0으로 앞서간 전북은 결승행이 눈앞에 보이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조윤환 감독을 따라 부천에서 전북으로 이적한 이용발 골키퍼가 엑스맨이 될 줄이야..

일단 페널티 구역에서 상대 공격수 오사마의 발을 쓸데없이 걸어 PK를 내 주어 2-1.. 합계 동점이 된 상황. 그리고 종료 직전, 판단 착오로 공을 잡으로 골문에서 너무 멀리 나오는 바람에 역시 오사마에게 공을 뺏겨 실점. 1, 2차전 합계 3-4로 탈락하게 되고, K리그 팀끼리의 결승은 물건너갔습니다.

그리고 곧이어 펼쳐진 결승, 팍타코르를 누르고 올라온 성남이 알 이티하드와 맞붙게 되었습니다. 이미 01-03년 압도적으로 K리그를 우승하여 기세가 등등했던 성남을 막을 자는 아무도 없어 보였죠. 그리고 결승 1차전 사우디 원정에서 알 이티하드를 3-1로 눌러버리며 최강자의 모습을 보여줬고, 우승은 따 논 당상이나 다름 없게 됐습니다.

그리고 결승 2차전이 벌어진 성남 종합 운동장.

하지만, 성남 팬들은 이 날 엄청난 트라우마를 맞게 됩니다. (아직도 그 날만 생각하면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많은 망아지팬들의 절규가 여기까지 들리는듯..)

첫 실점할 때까진 여유가 있었죠. 그러나 골을 먹고 먹고 또 먹고.. 정신 차려보니 어느새 3-0, 4-0..

그리고 다섯번째 실점을 할 땐 이미 패닉. 5-0으로 끝나고 우승컵을 알 이티하드가 가져가게 됩니다.

이를 모란의 비극이라고도 부르죠..
리그 3연패에 빛나는 명장 차경복 감독은 이 충격으로 감독직을 사임하고 다음 해에 지병을 얻어 돌아가시는 일까지 생기면서 비극은 더해져 갑니다 ㅡ.ㅡ;;

다시 2005년, 이번엔 부산이 승승장구하여 4강에서 알 이티하드를 만나게 됩니다. 당시 구덕운동장에서 아시아드 운동장으로 옮기면서 관중이 적었던 부산은 관중 동원을 위해 이 경기만 구덕에서 치르게 되고, 홍보를 많이 한 덕에 2만명이 모이게 됩니다. 전반을 0-0으로 끝낸 부산은 홈의 잇점을 살리기 위해 득점이 필요하게 되어 적극적 공세에 나서지만..

그러나 골을 먹고 또 먹고 .. 정신 차려보니 아니 어느새 5-0 패배! 2만명 관중들은 기가막힌 구경을 하고 돌아가게 됐고, 홈에서 이미 떡실신당한 부산은 답을 찾지 못하고 원정에서 2-0으로 지고 쓸쓸히 탈락을 하게 됩니다. (이것이 구덕의 비극..)

그 해에 알 이티하드는 결승을 이기고 또 우승을 하여 아챔 2연패의 위업을 달성하고, 아시아의 강자로 부상하게 되며, 아시아 클럽대항전의 무게 중심을 중동으로 옮겨 놓았으며, K리그 팬들은 이 팀을 '아시아의 깡패'로 부르게 됩니다.


이후 2006년부터 알 이티하드는 리그 내에서 부진에 빠져 챔스 진출권을 잘 따지 못하는 일이 벌어졌고, 2006년엔 전북이 우승, 2007년, 2008년엔 각각 J리그의 우라와와 감바오사카가 우승하여 중심축이 극동으로 옮겨져 왔습니다.


그리고  올해 AFC 챔피언스리그가 새로 확대 개편되었습니다. 결승에서는 극적인 드라마를 계속 쓰고 올라온 포항이 한 자리를 차지했고, 나머지 한 쪽은 오랜만에 압도적인 '아시아의 깡패'의 모습을 보이며 올라온 알 이티하드가 차지했습니다. 새로운 챔스리그의 첫 출발답게, 동아시아를 대표하는 클럽과 서아시아를 대표하는 클럽이 맞붙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며, 올라올 만한 팀이 올라왔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포항의 상대로 오랜만에 알 이티하드가 올라왔다는 게 더욱더 반갑군요. 과연 포항은 K리그 킬러의 벽을 넘을 수 있을지, 아니면 알 이티하드가 깡패의 위용을 다시 한 번 보여줄지, 아주 기대가 됩니다 +_+

결전은 바로 오늘.
올해의 아시아 클럽의 정상은 누가 차지할지, 관심 가지고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2009 AFC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포항 스틸러스(한국) - 알 이티하드(사우디 아라비아)

11월 7일 토요일 오후 7시
도쿄 국립 경기장
SBS 스포츠 생중계.




ps. 양 팀 감독은 둘 다 남미 출신이고, 칼데론 감독은 전에 2005년에 사우디 국대감독을 맡아, 월드컵 예선에서 한국 국대에게 두 번다 이긴 기록이 있습니다.
양 감독의 설전도 재미있었는데요, 그 중 특히 흥미로운 부분이 있어서 인용합니다.

알 이티하드 감독 가브리엘 칼데론 (아르헨티나 출신)
"우리는 알 이티하드 팬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를 대표해 싸운다. 포항은 우리처럼 공격 축구를 구사하기 때문에 내일 재미있는 경기가 될 것"

포항 감독 세르지오 파리아스 (브라질 출신)
"국가에 대한 책임감은 대표팀이 지는 것"이라 운을 뗀 그는 "나는 포항 팬들을 위해 우승컵을 거머쥐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국가를 대표한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다"

상반된 의견을 밝힌 두 감독, 과연 누가 자신의 말을 증명할까요? 오늘 저녁에 가려집니다.
(일단 전 후자가 더 맞다고 생각합니다만, 각자 생각은 자유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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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1/07 03:21
수정 아이콘
사우디에서 경기를 보게되 아주 색다를거라 생각하며 기대하고 있습니다. 우후후-
알 이티하드가 강하긴 강하던데 포항이 뚝심있고 세련된 경기를 보여줬으면 하네요.
방랑청년
09/11/07 03:25
수정 아이콘
포항의 우승을 기원합니다. 파이팅!
술로예찬
09/11/07 09:05
수정 아이콘
알 이티하드 지난번 일본에서 경기 끝나고 사우디 안가고 계속 남아서 훈련했다죠.
무섭습니다. 정말로. 제발 포항이 3:0으로 꺾었으면 좋겠습니다
태바리
09/11/07 09:12
수정 아이콘
알 이티하드에 대해서는 솔직히 잘 모르지만 요즘 포하의 경기력을 봤을때는 지는것도 쉽지 않아 보여서 이길것으로 생각합니다.
포항 스틸러스 화이팅!!!
Benjamin Linus
09/11/07 09:13
수정 아이콘
포항이 이겼으면 좋은데 파리야스감독의 말은 조금 씁쓸하네요.
포항을 대표한다는건 좋은데 아예 한국을 대표하는걸 부정할 필요는 없었다고 봅니다.
한국의 K리그를 대표해서 뛰는 것이기도 하지만 그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포항을 위해 포항시민을 위해 뛰는 것이다라고 하면
더 좋은 인터뷰가 되었을텐데 조금 아쉽네요.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도 리그내의 경쟁도 경쟁이지만 나라와 리그끼리의 대결구도도 있는게 사실인데..
growinow
09/11/07 09:42
수정 아이콘
Benjamin Linus님// 차갑긴 하지만 오히려 프로답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요. 어디까지나 그의 직무는 포항스틸러스의 감독이니까요. 그 경기에 어떤의미를 더 덧붙이던지 그건 우리와 언론의 자유긴 하지만 그 의미를 그에게 강요할 귄리는 없다고 생각하네요.
ChojjAReacH
09/11/07 09:47
수정 아이콘
확실히 사람들이 AFC에서 끝까지 살아남고 있는 포항을 보며 전자의 생각을 많이 가졌을텐데요. 저는 아예 포항팬이라 큰 신경은 안 쓰입니다만 지금까지 포항을 AFC에서 대한민국 대표로 생각했던 많은 분들은 조금 아쉬운 발언이었던 것 같네요.

하지만 어쨌건간에 포항 오늘 꼭 우승 하면 좋겠습니다. 본방 못 보는게 아쉽지만 ㅠㅠ 꼭 이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노병준(아니면 스테보) 1골 데닐손 2골 최효진 1골 해서 4 대 2 정도로만.... (큰 욕심이죠? 크크)
해달사랑
09/11/07 10:30
수정 아이콘
제발... 성남의 한을 풀어주세요... 직접 푸는게 좋지만, 아직 아챔 진출이 미정이니까 일단 기를 한번 제대로 꺽어줬으면 좋겠네요.
축구사랑
09/11/07 10:38
수정 아이콘
아 이런 경기는 솔직히 공중파에서 해줘야 되는게 아닌가요....
내가 남자친구
09/11/07 10:41
수정 아이콘
공중파에서 하기는 합니다.. 새벽 녹화중계로;;;;
09/11/07 10:43
수정 아이콘
굳이 저런식으로 코멘트하지 않았어도 될텐데..
맛강냉이
09/11/07 10:51
수정 아이콘
역사스페셜이랑 과학탐구가 아챔 결승전보다 시청률이 잘 나온다 말인가..
데프톤스
09/11/07 11:49
수정 아이콘
국가를 대표하는 국가대표팀이 엄연히 있는데
파리아스 감독의 발언이 문제될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포항의 감독이니까요
술로예찬
09/11/07 12:03
수정 아이콘
파리아스 감독의 발언이 부적절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봅니다.
그는 포항의 감독으로서 포항이라는 팀을 이끌고 대회에 참가한 것이니까요.
그런 그에게 국가를 대표한다는 의미를 부여 혹은 강요하는 것은 팬들이니까요.
물론 한국을 대표하게 된 클럽이니 그럴 수도 있지만 엄연히 프로팀 감독입니다.
그리고 당연히 포항을 두둔해야 한다고 보구요. 수원팬으로서 입맛만 다실 뿐이죠...
어쨌든 우승했으면 좋겠네요
제리와 톰
09/11/07 12:14
수정 아이콘
제발 이번에는 포항이 이티하드를 꺾고 k리그의 자존심을 세워 주었으면 합니다.
이제는 이길 때도 되었지요. 암요...

그래도 약간 불안한 감이 없지는 않습니다.
영웅의물량
09/11/07 13:58
수정 아이콘
제발 포항... 보여주세요. 탈 아시아급 경기력으로 우승 한번 갑시다.
greatest-one
09/11/07 14:07
수정 아이콘
공부해야되는데 본방사수 꼭하렵니다...젭알ㅠ.ㅠ
09/11/07 14:19
수정 아이콘
축구 팬은 아니지만 오늘 이 경기는 상당히 흥미롭네요.

본방 보면서 포항 우승 기원하겠습니다 !
리버풀 Tigers
09/11/07 14:51
수정 아이콘
포항이 K리그를 대표해 출전한건 사실인데... 한국을 대표한다기에는 대표팀도 있으니 그렇다 하지만... K리그를 대표해 나간다고 했으면 좋은 대응이었다고 생각되네요.
09/11/07 15:06
수정 아이콘
정말 한준희해설위원 축구를 정말 좋아하시는분 같습니다.
분석과 해설 정말 우리나라에서 이만큼 할수 있으신분이 있는가 싶네요.
포항의 우승 기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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