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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11/06 15:09:56
Name 반대칭고양이
Subject [일반] 대한민국 코미디의 시작
1. 가상의 코미디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시장의 상황은 상당히 나쁩니다. 불법복제, 웹하드 등등을 열거하며 분노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고 카피 레프트, 부적절한 가격 등을 주장하며 합리화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잘잘못을 가리는 것이 이 글의 목적은 아닙니다. 모두 자신만의 가치관과 근거가 있겠지요.

하지만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자신의 피씨에 포토샵, 윈도우즈, 워드프로세서 등등을 다운로드해서 쓴다면 이것은 코미디가 됩니다.
자신은 불법복제로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서 자기가 개발한 게임은 돈을 받고 팔려고 한다면, 그리고 그것이 잘나가는 개발자들 사이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라면 소프트웨어 산업이라는 것이 제대로 굴러갈 리가 없습니다.


2. 있음직한 코미디

........전략......

그 숱한 케이스들 가운데 나를 가장 격동시켰던 사람이라면 나는 서슴없이 어느 지역의 기독교 전도사 (목사일 수도 있다)를 들 것이다.  

......중략......

그것은 피해 상황을 증언하면서 아내가 했던 한 마디 때문이었다. 알콜을 금기시하는 한국적 기독교인답게 술 한 방울 입에 대지 않고도 주먹을 즐겨 휘두르던 남편이 하루는 모질게 한쪽 뺨을 돌려세운 다음 이런 말을 했다는 것이다.

"왼뺨 맞았으니까 오른뺨도 돌려 대.  야 이X아. 넌 성경도 안 보냐."

아마 그 성직자도 원수를 사랑하라는 예수의 가르침을 평생의 사표로 삼겠다고 서약했을 것이다. 왼뺨을 때리면 오른뺨도 대라는 예수의 말이 힘센 자에 대한 굴종이 아니라 부당한 폭력에 대한 연민이며, 그마저 감싸 안으려는 사랑을 표현한 말이라는 것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아마 그도 교회 강단에 서면 그렇게 얘기할 것이고, 그 크신 사랑을 설파할 것이며, 자신을 평화의 도구로 써 달라고 두 팔 들어 올릴 것이다. 그래 놓고는 집에 들어와서는 그 두 팔로 아내의 왼뺨과 오른뺨을 골고루 때리며 성경을 폭력적이고도 파렴치하게 인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예수가 이 꼴을 보았더라면 아내에게 이렇게 부르짖었을지도 모른다.

당신의 옷을 팔아서라도 칼 하나 장만하십시오!"(누가복음 22:36)

얼굴도 제대로 모르는 한 성직자의 두 얼굴을 지금까지도 잊지 못하는 이유는 일종의 배반감 때문이다. 그래서는 정말로 아니 될 사람이, 남이 그런다 해도 오히려 신명을 다해 막아야 할 사람이 그 도리와 의무를 송두리째 저버리고 자신이 지켜야 할 가치를 제멋대로 해석하고 그를 강요할 때, 우리는 배반의 장밋가시에 손톱 밑을 찔리게 된다. 그리고 이 비루한 시대, 배반의 아픔은 계속된다.


..........후략...........

딴지일보 [사회] 배반의 장밋가시(글쓴이 산하) 에서 인용
http://ddanzi.com/articles/article_view.asp?installment_id=276&article_id=4846


3. 코미디의 시작

대한민국이 일본의 식민지였던 시절에도 이 땅에는 사람들이 살고 있었습니다. 어떤 이들은 그저 위에서 시키는 대로 조용히 살던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며, 어떤 이들은 독립을 위해 목숨을 걸고 투쟁하던 이들도 있었을 것이며, 어떤 이들은 일제에 적극 협조해 권력과 부를 누렸던 사람들도 있었을 것입니다.

이들의 잘잘못을 따지려는 것은 아닙니다. 그때에 살았던 사람들은 그저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서 행동을 했을 뿐입니다. 친일파라 불리는 사람들은 아마 대한민국이 독립하지 못하리라고 생각하고 그 상황에서 최선의 행동을 한 것이라고 옹호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또한 그 시절 살았던 대부분의 백성들은 독립이니 친일이니 하는 것과 무관하게 그저 하루하루 먹고 살기 급급했을 것입니다. 그들에게 일제가 시행한 창씨개명과 같은 민족 말살 정책을 따랐다고 해서 그들을 비난한다는 것은 가혹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이 독립을 후에도 일제치하에서 권력과 부를 누리던 사람들이 그것을 그대로 누리고 있다면 이것은 코미디가 됩니다.
프랑스와 같이 사형을 시키지는 않아도 광복이후에는 자신이 누리던 권력과 부를 전부 (자발적이든 강제로든) 국가에 환원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고, 그 기득권을 잃기 싫은 사람들은 일본에서 일본인으로서 살아가는 것이 당연한 이치일 것입니다.


일본군 장교로서 혈서를 쓰며 지원한 조선청년이 있었습니다. 그는 광복 후에도 여전히 군장교로 승승장구 했으며 훗날 쿠데타로 대한민국 대통령이 됩니다.

대한민국 코미디의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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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Anscombe
09/11/06 15:15
수정 아이콘
코미디 역사에 대한 글이라 짐작했다는..
Zakk Wylde
09/11/06 15:29
수정 아이콘
베트남에서 전쟁이 일어 났습니다.

모두들 아시겠지만 북베트남과 남베트남은 15년 동안이나 전쟁을 했습니다.
당시에 모두들 쉽게 연합군이 이길거라 생각했지만 전쟁은 북베트남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수많은 참전국가 군수물자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북베트남의 지도자들은 프랑스의 식민 시절부터 죽음을 불사하는 독립운동가였고, 남베트남의 지도자들은 프랑스의 비위만 잘 맞추던
앞잡이들이었죠. 그리고 독립 후에 숙청되지 않고 모두 고위 관료가 됩니다.

기회주의자들이었던 남베트남 관료 및 대통령들은 전쟁전 부터 자식들은 모두 유학을 보냈으며, 전쟁 후에는 제일 먼저 탈출..
군 화물기를 이용, 대만으로 금괴를 날랐다고 합니다.

남베트남 스럽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드는군요. 물론 주어는 없습니다.
그림자군
09/11/06 17:23
수정 아이콘
한참 고민을 하다가 댓글을 남깁니다.

글 전체에 대해서는 동의하고 있고요.

그런데 단락 2번이 계속 걸립니다.
링크해주신 곳에 가서 원문을 보니 전체 맥락도 이해가 가고 좋은데
부분편집을 해놓으신 것만 보면 교회다니는 입장에선 기분이 영 안좋습니다.
물론 예시에 불과하다고 생각하고 넘어가면 되는데,
저런 예시들이 안그래도 부정적인 입장을 가진 분들에게 자꾸 비춰지는 건... 썩 달갑지가 않아서요.
우습고 짜증나는 인간에 대한 예시라고 자꾸 생각하려고 해도
저런 것 때문에 호도될 부분에 대한 우려를 지울수가 없습니다.
차라리 맨 앞 단락 전체를 다 실어주시면 좋겠습니다.
본문에서도 그런 식으로 순화를 시키는 것 같았거든요.
항즐이
09/11/06 17:31
수정 아이콘
그림자군님//

사실을 왜곡하는 것이 아니라면, 필요한 부분을 발췌하는 것에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만.

존재하는 잘못의 노출도를 낮춰야 할 특별한 이유가 있으십니까?
그림자군
09/11/06 17:35
수정 아이콘
항즐이님// 개인적인 문제는 없습니다. 다만
본문대로라고 하면 적어도 제 눈에는 기독교=박정희 정도의 등급이 매겨지는 것 아닌가...
의도와는 다르게 그렇게 보이진 않을까 우려하는 것이죠. 워낙 또 그런 눈으로
도매금취급을 받고 있는게 현실이라서요.
반대칭고양이
09/11/06 18:29
수정 아이콘
Ms. Anscombe님// 제목 짓기가 가장 힘듭니다^^;; 이번주 글쓰기 모임도 참석못할것 같네요..느즈막이 추천도서나 읽어보려했더니 주변서점 아무데서도 안파는군요ㅡ.ㅡ;;

그림자군님// 이 글의 전체적인 방향성을 위 딴지일보 산하님의 기사에서 영감을 받았기에 특별히 인용했습니다. 허투루 읽으면 개신교에 대한 부정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겠으나 이 글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것이 아니니 양해바랍니다.
그림자군
09/11/06 18:43
수정 아이콘
반대칭고양이님// 아.. ^^ 알고 있습니다.
글의 방향이 전혀 그렇지 않다는 걸 알았기에 저도 한참 고민하다 댓글 달았던 거구요.

문제는 허투루 읽는 것은 참 어찌할 도리가 없다는 거겠죠;;;
어쩌면 제가 괜히 노파심이 커서 그랬나봅니다. 혹시 언짢으셨다면 사과드립니다.
One Eyed Jack
09/11/06 22:21
수정 아이콘
지금은 전성기 개콘이죠. 아주 빵빵 터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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