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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11/06 16:34:57
Name 굿바이레이캬
Subject [일반] 네이버 움부즈맨이 조중동을 죽일 수 있을까?
네이버가 올해 개편을 통해 뉴스캐스트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기존에는 언론사로부터 뉴스를 받아 일종의 ‘편집권’을 행사하여 ‘네이버가 언론사냐 아니냐’의 논쟁이 있었고, 결국 네이버는 이 논란에 굴복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뉴스캐스트를 통해 언론사들은 편집권(여기서 말하는 편집은 기사 선택권<=뉴스캐스트 전송권>과 제목 설정권을 말합니다)을 부여받아 치열한 방문자 유도 전쟁을 일으키는 원인을 제공했습니다.

각 언론사들은 네이버 뉴스캐스트를 절대 무시할 수 없습니다. 특히 순수 인터넷매체(오프라인 매체가 없는)들은 네이버 뉴스캐스트를 통해 유입되는 방문자 수에 회사 수익이 오르락 내리락 할 정도입니다. 결국 보이지 않게 네이버에 종속되는 꼴이 되었습니다. (여타 오프라인 매체를 가진 곳도 마찬가지이긴 합니다.)

네이버는 뉴스캐스트를 통해 자신들의 방문자 유입을 포기한 반면(해당 기사를 클릭할 경우 해당 언론사 사이트로 이동하기에 네이버 방문자 수는 예전 방식보다 현저하게 떨어졌습니다) 편집권에 대한 논란에서 벗어났습니다. 그런데 이 상황에 또 한번의 외부 압력이 들어옵니다.

뉴스캐스트를 잘 보시면 화면을 봤을 때 좌측에 매체들이 나열되어 있습니다. 20개가 넘는 이 매체들은 사실 기존의 파워와는 별개로 모두가 공평한 위치와 힘을 갖고 있습니다. 네이버 뉴스캐스트가 없었다면 10만큼 힘을 가졌던 매체가 뉴스캐스트를 통해 기존의 50의 힘을 갖던 매체와 동격이 된 것입니다. 이는 랜덤 방식으로 네이버 매인에 매채가 선정돼 노출되고, 어느 매체를 의도적으로 선택해 보지 않는 한 랜덤 방식으로 보이는 기사를 네티즌들은 선택하게 됩니다. 이 방식은 매체의 종류(물론 매체에 대한 선호도는 있겠습니다만, 일반적으로 기사 제목에 이끌려 클릭할 확률이 높음)와 상관없이 기사 제목이 네티즌 선택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이는 해당 매체의 수익과 직접적으로 연계됩니다.

결국 우리나라 모든 매체들은 네이버 뉴스캐스트에 들어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게 됩니다. 며칠 전 네이버는 이런 외부의 불만을 해결하기 위해 몇몇 매체를 더 선정 했고, 기존 뉴스캐스트에 들어갔던 매체들은 고정된 파이를 더 많은 사람과 나눠 먹어야 하는 시련을 맞게 됐습니다. 국내의 왜곡된 인터넷 언론 상황은 결국 모든 매체들이 네이버에 종속되었고, 각 매체들은 조금이라도 방문자 수를 늘리기 위해 자극적인 제목, 내용과 맞지 않는 이미지(기사에 없는 이미지 사용) 노출 등에 무리수를 두게 됩니다.

‘성폭행’
‘강간’
‘여중생…’
‘(여자 연애인 이름)xxx 가슴 노출…’

위와 같은 자극적인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네티즌의 호기심을 이용해 클릭을 유도하고, 더욱 큰 문제는 기사의 저급한 퀄리티가 네이버 뉴스캐스트를 차지한다는 것입니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또는 확인하기 어려운 사항)’과 ‘무차별한 인용(e.g 관계자에 따르면~)’ 등의 난발은 저질 기사 생산과 네이버라는 회사의 이미지에 막대한 타격을 주고, 갈수록 그 정도는 심화되고 있습니다.(한 매체는 과도한 저질 제목과 기사 때문에 네이버로부터 페널티를 받기도 했습니다)

결국 네이버는 꾀를 하나 냈습니다. 아마도 뉴스캐스트 오픈 때부터 고민했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시작은 불과 며칠 안된 것이었습니다. 바로 ‘네이버 움부즈맨’(네이버 카페)입니다. 교수로 구성된 위원회는 지속적인 언론사들의 뉴스캐스트 기사 제목과 기사 수준을 모니터링 하고, 이 카페에 가입된 네티즌은 자유롭게 매체들이 뉴스캐스트에 올리는 기사와 제목, 이미지 등에 자신의 생각을 여과 없이 표현하고 있습니다.

네이버는 명분 만들기에 대성공을 거둘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저급한 기사와 제목 때문에 곤욕을 치르고 있었는데, 남들이 보기에 이해할 만한 명분을 만든 것입니다. 아직 이 움부즈맨에 나온 결과물을 가지고 기존 매체들에 어떠한 제재를 가할 지 모르겠지만 분명히 네이버는 이 움부즈맨을 명분 삼아 자신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하면서, 기존의 헤게모니를 유지할 것입니다.

이것과 별개로 아직 초기단계이지만 조중동에 대한 견제가 과연 움부즈맨을 통해 성공할지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매체별 기사 수준, 제목, 이미지 등을 명확히 평가할 척도가 부족하지만 네티즌들의 특성상 조중동에 대한 공격은 갈수록 심화될 것입니다. 여기에 네이버의 무서운 전략이 숨어 있는 것입니다. 인터넷상에 조중동의 파괴력이 실제로 별 효과가 없다 치더라도 네이버 움부즈맨은 네티즌들이 일반적으로 인정했던 네이버의 ‘친정부 편향’을 말끔히 씻어낼 수 있는 역할도 수행할 것입니다.

앞으로가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움부즈맨은 계속해서 매체들에 엄격한 잣대를 암묵적으로 강요할 것이고, 매체의 파괴력을 벗어나 모든 매체에 공평한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자신의 입지를 공공연히 하는 동시에 기존 헤게모니를 가졌던 매체의 숨통을 조여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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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1/06 16:39
수정 아이콘
언론사 간에 클릭 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말씀한 것처럼 저질스러운 헤드라인이 많아졌습니다.
그것을 견제하기 위한 도구일 뿐, 조중동을 죽인다거나 친정부 성향을 벗어나려는 노력은 아닙니다.

경향신문이나 한겨레의 헤드라인도 저질스러운 것이 많고, 프레시안과 같은 인터넷 매체들 역시 종류가 다를 뿐 도를 넘을 정도로 자극적이거나 헤드라인과 내용이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움부즈맨이라는 기능은 네이버가 제공하는 뉴스캐스트 서비스 자체를 위한 것이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봅니다.
09/11/06 16:43
수정 아이콘
애초에 대중이 조중동이을 씻어낼 저력이 있었다면, 조중동 자체가 존재할 수가 없었겠죠. 그냥 우리는 아직 그정도인 거 아닌가 싶습니다.
굿바이레이캬
09/11/06 16:47
수정 아이콘
Snoopy님// 집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었는데 잘 말씀 해 주셨습니다.

말씀데로 모두가 거기서 거기입니다. 그러나 움부즈맨은 왜곡된 결과를 나을 것입니다. 기본적인 조중동 반대 경향의 네티즌들에게 말이죠. 단순히 한겨레/경향과 조중동을 비교해 보면(앞으로) 재미있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객관적인 시각을 원하는 게 아니기에 더욱 무서운 겁니다.
Ms. Anscombe
09/11/06 16:52
수정 아이콘
굿바이레이캬비크님 스스로 댓글 달아주신대로 이 글의 핵심이 '네이버가 조중동을 공격하기 시작했다'는 게 아니죠.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어떻게 나올 것인가가 매우 흥미롭다는 얘기로 보입니다. 조중동 언급은 정치적 성향보다는 시장 지배력 순위로 묶은 듯 하네요.
09/11/06 16:58
수정 아이콘
굿바이레이캬비크님// 말씀이 잘 이해가 안 되는데요.

원래 글은 "움부즈맨이 조중동에 대한 견제를 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주제로 이해했습니다. 그런데 댓글에서는 왜곡된 결과를 낳을 거라고 하셨네요.

그렇다면 조중동을 싫어하는 많은 네티즌들이 일방적으로 조중동만을 공격하여 움부즈맨이 조중동을 죽이는 기능을 할 것이라는 말씀이신가요? OrBef2님 의견과 같은 이유로 그것 역시 어려울 것이라고 봅니다. 또, 움부즈맨 자체의 역할을 충실히 구현해야 유지될 명분이 있겠죠.

Ms.Anscombe님 댓글을 읽고 조금 이해에 도움이 된 것 같은데요, 일종의 side effect로서 견제 기능을 기대한다면 장기적으로 움부즈맨 기능이 정착되기 전, 초기 단계에서 일어나는 변화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현재 모두 다 자극적인 헤드라인을 쓰는 상황에서 갑자기 전부 모범적인(?) 헤드라인을 쓰는 상황으로 바뀐다면 특별히 조중동이 패널티를 받을 이유는 없으니까요.

부디 인터넷 언론이 사회적인 순기능을 담당하기 간절히 바라는 사람 중 한 명이지만, 어쨌든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입니다.
09/11/06 17:00
수정 아이콘
죽일수있다면 아주 된통 털었으면 좋겠네요.
굿바이레이캬
09/11/06 17:12
수정 아이콘
Snoopy님// 네이버가 어떠한 의미에서 하는 건지에 대한 논의가 아닙니다. 제 생각일 뿐입니다. 조중동을 죽이기 위해 움부즈맨을 만든건 절대 아니겠지요. 다만 그것이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이야기를 한 것입니다. 결국 왜곡된 결과(위 댓글에 말한 것처럼 매체가 다분히 거기서 거기일지라도 네티즌 성향상 치우칠 가능성)과 그런 역할을 하지 않을까라는 말을 한 것입니다.

그리고 '네티즌들이 일방적으로 조중동만을 공격하여 움부즈맨이 조중동을 죽이는 기능을 할 것' 이 부분은 네이버가 의도했든 아니든 어떻게 될지 지켜보자는 말씀입니다. 네이버는 이미 모 일보사에 페널티를 부여하고 뉴스캐스트에 뺀 적도 있었습니다. 어느 누구도 객관성을 확보하기란 어려울 것으로 저는 예상합니다. 정말 조중동에 대한 일방적인 공격인지, 아니면 정말 조중동이 타 매체에 비해 더 심한지 (아주 극소수의 차이일지라도) 그것을 움부즈맨 스스로가 구분해 낼 수 없으리라 봅니다.
09/11/06 17:27
수정 아이콘
굿바이레이캬비크님// 네. 이제 무슨 말씀이신지 다 이해가 되었네요. 우둔한 저를 위해 친절하게 설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말씀하신대로 지켜볼 가치는 충분히 있고, 제시하신 가능성도 일리가 있습니다. 제가 쓴 앞선 댓글과 반복되는 말이지만, 초기 변화가 중요할 것 같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저는 특별한 역할은 못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09/11/06 17:42
수정 아이콘
만에 하나 옴부즈맨이 조중동에 비판적인 역할을 하는, 그런 네이버가 의도치 않은 좋은 일이 생긴다면, 3일 내로 옴부즈맨 프로그램 자체가 없어지겠죠. MBC 도 알아서 기는 세상에서 네이버에 뭘 바라시나요.

위협의 대상을 하나 없앨 때 희망을 하나 남겨주는 것은 통치의 기본이지 말입니다. 이것을 다섯 번만 반복하면 이미 다음 대선철이 되는 것이고, 그렇게 권력은 무한 세습이 되는...
토스희망봉사
09/11/07 00:02
수정 아이콘
네이버는 어차피 인터넷 조중동이라서 열심히 아닌척 액션 까고 있지만 알만한 사람은 다 알죠
어차피 시늉만 하거나 명분만 그럴듯 하게 내걸고 말겁니다
처음에만 제대로 돌아가지 곧 있으면 정치 댓글 알바들 부터 조중동의 엄청난 인맥들이 대거 동원되면서 반대로 정통 보수 언론의 대두격인 경향, 서울 신문 같은 회사들이 죽어 넘어갈지도 모릅니다
네이버 뉴스 댓글이 존재 하던 시절을 벌써 많은 분들이 잊으신것 같군요 네이버 블로거들 한번 보십시요 731 부대가 독립군 부대가 아니냐라는 드립은 저리 가라할 정도의 엄청난 헛소리로 무장된 인종들이 넘쳐 납니다
네이버는 절대 안되요 어차피 정치에 관심 많은 사람들은 대부분 다음으로 넘어 가서 네이버는 안되요 거긴 그냥 인터넷 조중동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죠 어쩌면 더할지도 모르겠지만 네이버를 이용하는건 우리가 인터넷 조중동 세개를 합친것 보다 더 큰 찌라시 괴물을 만들어 내는 겁니다 지금 이라도 그만 둬야 해요 자신있게 단언컨데 네이버 쓰느니 차라리 구글 쓰는게 애국 하는 길입니다.
09/11/07 23:32
수정 아이콘
토스희망봉사단님, 가끔 여기 와서 글을 봅니다만 님의 무조건적인 안티 네이버는 이해하기 힘들군요.
네이버는 절대 안되요, 인터넷 조중동 등등의 말의 근거는 무엇인지요?
헛소리하는 블로거들, 댓글이 많다고 칩시다. (어차피 다음이든 네이트든 똑같다고 봅니다만..) 그러면 그 블로거들의 계정을 삭제하고 글 못쓰게 하면 포탈이 잘하는 건가요? 그 헛소리의 기준은 누가 정하는 것입니까? 그런 통제 자체가 정치적 편향이 아닐런지요. 최소한 정치적으로 공격받고 이용당할 여지가 더 많아보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네이버는 자본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일 뿐입니다. 조중동과의 차이점은 흑을 백이라 하고 백을 흑이라 하는 정치적 조작을 만들어 내지 않는 것, 그런 조작을 통해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려고 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삼성과의 차이는 검찰,사법, 경제계를 좌지우지할 정도의 파워는 없기에 상호간에 정치적 밀월관계가 형성되지 않는다는 것이고요.

네이버는 막강한 언론 통제력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티나지 않게 조중동과 유착하는 것도 어렵지 않았을 겁니다. 이미 쥐고 있는 네이버 메인 편집권만 포기하지 않으면 되는 것이었죠. 그럼에도 뉴스캐스트라는 모험을 하면서 편집권, 정보통제권을 놓아버린 것은 네이버가 가려는 방향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은 다릅니다. 미디어다음이라고 분명히 표방하고 있지요. 글쎄요, 인터넷 조중동 회사라면 뉴스댓글을 늘렸으면 늘렸지 없애지는 않을 텐데요.
네이버가 올해 내놓은 서비스를 보면 대략 가늠이 될것입니다. 웹하드 N드라이브, 가계부, 통합계좌, 결제시스템 네이버체크아웃, 옛날신문보기, 일본 검색 진출 .. 대충 생각나는 건 이정도네요. 이런 서비스를 하나 하겠다고 결정하고 만드는데는 엄청난 비용이 듭니다.
하다가 말고 물리면 되는 것이 아니라는 얘깁니다.
그러면 왜 이런 서비스에 주력하는가. 간단하죠. 이미 장악한 웹 서비스 사용자를 최대한 늘리고 떠나지 못하게 하겠다는 겁니다. 물론 뉴스클릭질도 엄청난 중독성이 있습니다만 다른 방향을 택한 것이라고 봅니다. 최대주주인 이해진 CSO의 목표상은 구글같은 기술 기업입니다. 이념이나 헤게모니가 아니라, 넘사벽이긴 합니다만 구글같은 기술력과 서비스로 사용자들을 최대한 끌어들이는 것이죠. 애초 네이버의 주요 임원진들이 공대출신이라 정치같은 건 잘 하지도 못할거라 생각합니다만.

그 근거가 뭐냐? 고 물으신다면 제가 아는 것은 이렇습니다. 올해 뉴스캐스트를 하면서 네이버 내부에서도 많은 반대가 있었습니다. 잘되고 있는데 뭐하러 바꾸냐는 거죠. 그에 대해서 이해진씨는 네이버는 관(觀)을 제시하는 기업이 아니다고 하면서 밀어붙였습니다. 그리고 자기는 혼자 밥먹을 때가 더 많다고 합니다. 누구누구와 밥을 먹으면 그 사실 자체가 이용되는 적이 많아서 기피한다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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