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인간이라는 족속들이 자기를 비운의 주인공으로 만드는 경향들이 조금씩 있긴 합니다만... 어째 고백하려고 마음 먹거나 마음에 확신이 생기기만 하면 뭔가 큰일이 터지네요.
지금 6년째 알고 지낸 여동생이 있는데 그간에도 호감이 있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드러내지는 못했습니다. 이 친구를 알게된 모임에 전 여친도 소속되어있다는 점이라던가[뭐 어차피 사는 곳이 다 달라서 만날일은 없습니다만 사람들 인식은 안 좋겠죠], 이 단체에서 제가 회장을 맡고 있었다가 이 친구가 지금 회장을 맡고 있다는 점 등등이 있습니다.
이게 중요한건 아니고, 하도 답답해서 이제부터는 감정에 솔직해지는게 좋겠다고 생각하고 개강 이후에는 대놓고 드러낼 생각이었습니다.
이 친구가 지난주에 휴대폰을 잃어버려서 연락이 안되는 상황인지라 미니홈피나 한번 들를까 하고 가봤는데 거의 폐쇄상태더군요. 뭐 그냥 원래 성격 자체가 기분파인지라 그러려니 하면서 유일하게 열어논 하나의 게시판이었던 '프로필'을 클릭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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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억울하고 분하고 화나서 목이 메인다.
이렇게 메일 목이라면...
잠수?
온라인, 모바일. 모두 두절입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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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싸이 일기군'이라고 생각하면서 이 친구답다고 생각했습니다. 종종 정신이 없어지면 잠수를 타는 성격이었거든요.
'얼굴이나 보려고 그랬더니 사진첩도 다 닫아놓냐...'하면서 아쉬운 마음에 정말 무심결에 드래그를 해봤던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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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억울하고 분하고 화나서 목이 메인다.
이렇게 메일 목이라면...
그냥 메어버리는게 낫다고 생각되고
잠수?
차라리 물에 빠져 죽었으면 하는 심정
온라인, 모바일. 모두 두절입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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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굳이 흰색 폰트로 숨겨놨을까... 글이 올라온 시점은 23일..
22일에 몇명하고 같이 술을 마셨는데 그때 무슨 이야기를 했을까?
전화해보니 딱히 무슨 이야기가 없었다고 합니다.
혹시 하는 마음에 학사 쪽에다가 전화를 해봤지만 24일부터 휴원...
만약에 있다면 지금 지방 집에 내려갔을것인데 집 연락처는 없고...
아는 사람들한테 다 수소문해봐도 도저히 나오지를 않더군요.
네, 압니다. 제가 오버하는 거일수도 있습니다. 아마 얼마전에 봤던 H모 미드의 영향이 있을수도 있겠죠[본의 아니게 스포를..]
그래도 두려운건 어쩔 수가 없네요.. 평생 살아오면서 제가 운이 안좋은 편이었기 때문에[특히 사람, 연애 관계에서는 더더욱...]자꾸 최악의 결과만 떠오릅니다... 오늘 하루종일 6년전 집주소만 가지고 집을 찾아가볼까 고민도 계속 했습니다. 햇수가 햇수다 보니 이사를 했을 가능성이 커서 실행으로까지는 못 옮겼습니다만.. 어쩌면 최악의 결과가 실제로 돌아왔을때 감당을 못할까봐 두려운 것일수도 있고요.
정말정말 몇일뒤에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서 그냥 하나의 헤프닝으로 끝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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