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09/06/29 17:17:00
Name The xian
Subject [일반] [쓴소리] 이럴 거면 감세는 왜 했노?
이럴 거면 감세는 왜 했노?


정부의 이른바 '감세 정책'에 여기저기에서 균열이 생기다 못해, 증세로 돌아서고자 하는 조짐들이 여기저기에서 보이고 있습니다. 내년에 추가 감세하기로 예정된 법인세 및 소득세 추가 감세를 유보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말이 기획재정부 장관의 입에서 나올 정도라면 감세 정책의 균열이 어느 정도나 심각한지 알 수 있을 정도입니다. 당초 정부는 올해 경기 침체에 따라 12조원의 세수감소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실제로는 올 1분기에만 8조원 정도의 세수 감소가 있었다고 합니다.

문제는, 부유층에 대한 증세 뿐만이 아니라 서민들에 대한 증세도 병행될 가능성이 무지하게 높다는 데에 있습니다. 일부 언론 보도에 의해 퍼진 부가세 인상 가능성에 대해 정부는 괴담이라고 극구 부인하고 있으나 정황을 보면 의심을 모두 떨쳐버리기는 어려운 상황이고, 기획재정부에서 술, 담배 등의 외부불경제(外部不經濟)품목 - 사회에 나쁜 영향을 주는 품목으로서, 건강상에 해로운 담배와 술, 도박, 자동차(유류 포함) 등을 지칭함 - 에 대한 세율 인상을 검토하고 있는 것 역시 사실상 서민에 대한 증세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세금은 아니지만 전기요금이나 가스요금이 들먹거리는 것도 서민들의 허리띠를 조이는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지요.

아직도 기획재정부의 어떤 분께서는 '감세를 하면 납부할 세금만 주는 게 아니라 소비도 늘고 투자도 늘어서 세수가 늘어난다'라고 항변하고 있지만, 그런 말을 한다 해도 하루가 다르게 얇아지는 유리지갑과 몇 달 연속 흑자라고 하는데도 도저히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삶의 질을 보노라면, "그렇게 교과서적(?)으로만 나라 살림이 돌아간다면 내가 재정부 장관을 해도 나라 살림을 이렇게 형편없게 만들지는 않겠다"라는 오해까지 들 정도입니다.


여기에서, 가신 지 벌써 한 달이나 되신 어떤 분의 말씀을 좀 들어보겠습니다.


(전략) 얼른 계산해 봤는데 법인세 세수가 연간 6조 8000억 원이 감소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 세금 어디서 거둘 것입니까? 이만큼 세출을 줄일 것입니까? 빚을 낼 것입니까? 내하고 토론 한번 해야 되는데 이게 자리가 있어야 물어 보지요. 저는 그만큼 복지 재정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정책의 84%의 기업은 이 정책과는 아무 관계가 없고, 그 다음에 나머지 중에서 일부는 조금 도움이 될 듯 말 듯 하고 이익을 많이 내는 엄청나게 큰 기업들만 왕창 이익을 보게 되어 있습니다. (이하 생략)


새 정부 출범 이후 일 년 여만에 이 말이 현실화되기 직전입니다. 아니, 사실상 현실화되었죠.
지금 위정자들의 계산 능력을 합친 게 돌아가신 한 분 보다 못하다는 이야기인가요. 참 한심하고 씁쓸하기 짝이 없습니다.


지금은 지하에서 영면하고 계실 그 분이 이렇게 말하시는 듯 합니다.


"이 싸람들아. 이럴 거면 감세는 왜 했노?"


만화 속의 짧은 명언 - 외워라 임-이-최-마-엄!!

지난 금요일의 네이버 웹툰, '크레이지 커피 캣'의 한장면입니다.

단 한마디밖에 떠오르지 않더군요. '외워라 임-이-최-마-엄!!'

참고로 이 대사에 대한 오해나 곡해는 명언을 써 주신 분께 누가 될 수 있는 관계로 정중히 사양합니다.


- The xian -

P.S. 지난 글에서도 말했던 것처럼 여러 모로 좋지 않은 상황이라, 글을 쓸 의욕이 심각하게 떨어져 있습니다. 글을 쓰면 쓸수록 우울해져서, '쓴소리' 역시 쓰다가도 그만두고 그만두고 한 끝에 겨우 글 하나를 맺었습니다.

뭐 이 글 쓴다고 돈 한 푼 받는 것도 아니고, 모든 부조리에 대해 기록을 남기겠다는 사명감이나 의무감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저는 제가 보고 듣고 느낀 대로 글을 쓰는 글쟁이에 불과합니다... 만. 글 하나를 맺기가 요즘처럼 힘든 것도 처음입니다. 작년에 걸었던 태클을 또 얼토당토않은 이유로 걸려는 자가 있는 것도 여러 모로 골치아픕니다.

지금은, 무엇을 해야 제 살맛 안 나는 삶이 살고 싶어질 만큼 재미있어질지를 고민하고 그 고민을 위해 싸우는 데에도 하루가 모자란데, 가만 내버려두지를 않는군요. 좌고우면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말은, 파란 집에 계신 분이 아니라 제가 써야 할 말인 듯 합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달덩이
09/06/29 17:33
수정 아이콘
제 월급 빼곤 모든게 다 오르는 상황인데, 그 주범이 정부군요 -_-
세금 올려서, 환경적 영향은 논외로 치고 경제적 효과마저 제대로 파악안되는 강 정비 사업에 쓰시겠다는 거겠지요...??
에휴...
탱구와레오
09/06/29 17:47
수정 아이콘
'외워라 임-이-최-마-엄!!
부끄러운줄알
09/06/29 18:03
수정 아이콘
이번에 모든 공기업의 성과급이 20프로가 감축되었습니다.
작녁 5백프로가 지급되었다면 올핸 20프로 감축해서 4백프로..
물론 경제가 이모냥이라 기본급 줄이는건 당연하다 생각되지만
정작 문제는 이 줄어든 백프로의 성과급은 작년 기준이라 정부의 통장에 그대로 쌓여 있다는것이지요.
일반 국민들은 알리가 없는 이 돈..공무원을 제외한 공기업만 따져도 1인당 성과급 백프로면
토탈 그 금액이 얼마일까요?? 그 돈은 과연 어디로 쓰이게 되는 것일까요??
대학생들 장학금? 불우학생 무료 급식?
The xian님같은 분이라도 기운내셔서 이런 글 안올려주시면 우매한 저같은 사람은 어딜가서 정보를 얻으라구요..
기운내셔서 타의가 아닌 더이상 이런 글 올릴 필요가 없어졌을때 기분좋게 '쓴소리'를 접을때가 오기를 바래봅니다.
09/06/29 18:24
수정 아이콘
The xian님// 마음 고생이 심하신 것 같습니다. 힘내시기 바랍니다. ^^
백마탄 초인
09/06/29 18:28
수정 아이콘
살짝 첨언하자면 감세를 해서 경제가 살아난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져;;

교과서적인 말이 아니라 그냥 사기져......
09/06/29 18:40
수정 아이콘
지금의 감세는 나중의 증세를 불러오기에 소득효과는 미비하다고 하죠-_-
서민들 돈 털고 부자들 배채워주고 하는게 참..대단하십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4110 [일반] 이천수에 대한 변명... [26] 아브락사스4124 09/06/30 4124 1
14109 [일반] 간만에 생각나서 들어보는 queen의 somebody to love입니다 [15] 핸드레이크3437 09/06/30 3437 0
14108 [일반] 부산과 평창을 엿먹인 우리의 가카. [56] 이적집단초전6475 09/06/30 6475 0
14107 [일반] [프레시안 칼럼 펌]"미디어법 근거 통계, 조작됐다" [16] BluSkai3544 09/06/30 3544 0
14105 [일반] [세상읽기]2009_0630 [25] [NC]...TesTER4439 09/06/30 4439 0
14104 [일반] [인증해피] 기모노를 닮은 신발!? 에어 포스 원 이야기입니다. [18] 해피5963 09/06/30 5963 0
14100 [일반]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06/30(화) 프리뷰 [34] 돌아와요오스3344 09/06/30 3344 0
14098 [일반] 이외수 선생님 악플러 고소 [179] 제논10536 09/06/29 10536 0
14097 [일반] 이천수 사건을 대충 정리해보겠습니다. [68] 무지개를 넘어20136 09/06/29 20136 0
14096 [일반] "무상급식 했다가 경제 나빠지면 어쩌려고..." [27] 세우실4472 09/06/29 4472 0
14094 [일반] 진정한 보수란?? [16] 부끄러운줄알2725 09/06/29 2725 0
14093 [일반] 이제 내일이군요~연주회에 관해서... [11] hornartist2668 09/06/29 2668 0
14092 [일반] [쓴소리] 이럴 거면 감세는 왜 했노? [6] The xian3647 09/06/29 3647 0
14091 [일반] [야구]경기없는 월요일_눈에 띄는 뉴스들 [27] 달덩이3904 09/06/29 3904 0
14090 [일반] 우리나라의 과거에 대한 슬픈 세계의 인식 [7] 꽃비3248 09/06/29 3248 0
14088 [일반] 맨유가 위건의 안토니아 발렌시아를 영입했네요 [37] 네오마린4718 09/06/29 4718 1
14087 [일반] [인증해피] 이거 뭐야? 이것도 포스 짝퉁이야? 베이프 신발이야기 입니다. [8] 해피9080 09/06/29 9080 0
14084 [일반] 허울 좋은 인터넷 강국 대한민국 [31] Claire5688 09/06/29 5688 3
14083 [일반] [세상읽기]2009_0629 [13] [NC]...TesTER4135 09/06/29 4135 0
14082 [일반] MBC를 장악하기 위해 수단 방법을 안가리는군요.. [17] 부끄러운줄알4963 09/06/29 4963 0
14080 [일반] 과거로부터의 편지-by 박제가 [16] happyend3884 09/06/29 3884 9
14079 [일반] 신종 플루... 한국에서만 나팔 불고 있나요...? [12] 오늘도데자뷰3755 09/06/29 3755 0
14078 [일반] 이상형 월드컵 [42] 캐럿.5670 09/06/29 5670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