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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5/30 22:20:07
Name Third
Subject [일반] 밀양 :: 당신은 그말을 해선 안되는 것이었다.


밀양의 한장면


신애는 자신의 아들을 죽인 자를 만나러 교도소에 간다.
떠올리는것 조차 힘들 그를 그녀는 종교의 힘을 빌어 용서해보려고도 한다.


신애                ……하나님 사랑을 알고 비로소 마음의 평화를 얻고 새 생명을 얻었어요.                 
                얼마나 감사한지, 그 분의 사랑과 은혜를 느낄 수 있어서 얼마나 행복한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내가 이곳에 찾아온 거예요……. 그 분의 사랑을 전해주기 위해서요.

박도섭                고맙습니다.

박도섭                정말로 고맙습니더. 준이 어머니한테 우리 하나님 아버지 이야기를 듣게되이…… 참말로 감사합니다.
                내 기도가 통했는갑심더.

박도섭                저도 믿음을 가지게 되었거든예. 여, 교도소에 들어온 뒤로…… 하나님을 가슴에 받아들이게 됐심더.
                하나님이 이 죄 많은 인간한테 찾아와 주신 거지예.

신애                 ……그래요? 하나님을 알게 되었다니 다행이네요.

박도섭                예, 얼마나 감사한 일입니꺼? 하나님이 저한테, 이 죄 많은 놈한테 손 내밀어 주시고,  
                그 앞에 엎드리가 지은 죄를 회개하도록 하고, 제 죄를 용        서해주셨습니더.

신애                하나님이…… 죄를 용서해주셨다고요?

박도섭                예! 눈물로 회개하고 용서 받았습니더. 그라고나서부터 마음의 평화를 얻었심다.
                잠도 잘 자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기도하고…… 하루하루가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인제 아무 여한이 없습니다. 어떤 처벌을 받더라도, 사형이 돼도 달게 받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정말로…… 장기기증까지 다 해 두었심더. 이 죄 많은 인간의 몸이라도 하나님이 주신거라
                가치 있게 쓰일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했심더. 하나님한테 회개하고 용서받았으이 이렇게 편합니다,
                내 마음이.

신애                …….





그는 주저 없이 웃으며 먼저 "용서"를 말한다.

.
.
.


말에는 자격이 따른다.

그래서 우리는 같은말에도 누군가에겐 환호하고, 누군가에겐 분노한다.



그의 입에서 용서를 말하자 안락했던 쇼파는 순식간에 가시방석이 된다.

암담했던 신애의 상황보다 그의 입에서 나오는 회개라는 단어에 분노하고 용서라는 단어에 좌절한다.



창살 안쪽에서 죄수복을 입고 있던 그는.

그말을 해선 안되는것이었다.





영결식의 한장면


.
.
.


2008년 6월

암담했던 서울의 거리보다 그의 입에서 나오는 소통부족 이라는 말의 더 분노했고, 섬김이라는 말에 또한번 좌절했다.

그는 주저 없이 "소통"을 말했고, "섬김"을 말했다.



노 서거 후.

그는 또 주저 없이 "비통" 을 말하고, "정중히"라 말한다.




다시 또 서울 거리 한쪽에선 소동이 벌어지고있던 그날.


2009년 5월 29일.

당신은 거기있으면 안되는 것이었다.







Tori Amos - I Don't Like Mondays



너무나 힘드셨을 일주일을 위로하며...
모두 안락한 주말 밤 보내시길...

그리고 조금만 더 힘내요. 우리.


... 뭐라 말하기 힘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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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늘한바다
09/05/30 22:24
수정 아이콘
동의합니다...

용서와 화해라는 것은 분명히... 약자편에서... 피해자 편에서 먼저 요청해야죠...
또한 용서했다고해서 다 끝난 일인마냥... 홀가분해서도 안되고요.
이게 무슨 더러운 짓이랍니까?

이런 경우에 종교가 사용된다면... (이건 정말 사용되고 이용되는 것입니다.) 생각만해도 끔찍합니다...
동트는 새벽
09/05/30 22:26
수정 아이콘
모니터 가까이 얼굴을 들이밀고 맨 아래 사진을 한참 봤습니다.
가카의 눈동자와 표정이 보이는군요.
가카의 목소리가 들리는 건 저뿐인가요?
(Third님께서 화면 캡쳐하신 건가요? 대단한 순간포착의 힘입니다. 저게 비통하게 추모하는 얼굴입니까?)

저는 이번에 새삼 배웠습니다.
이 세상에는 절대 용서할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우린 너무 쉽게 화해를 말합니다. 저는 못그러겠습니다. 안그러겠습니다.
09/05/30 22:32
수정 아이콘
말없이 추천 꾹 누릅니다
물탄푹설
09/05/30 22:39
수정 아이콘
蛇의 얼굴이라고 하지요
전 순간 저렇게 보였습니다.
원래부터 인상이 안좋다는것은 알려져 있지만
역겹다는듯이 내리흘겨보는 눈...
차갑다 못해 파리함이 느껴지는 모습...
뭐랄까 권모술수와 모략의 달인같다고나 할까
정치는 기업보다 더 차고 냉혹하다 하지만 정치는 또 기업과는 다른것인데
그는 자신의 자리가 영원하다고 믿고있겠죠
1년쯤후 슬슬 개헌애기를 꺼내고
다시 1년쯤해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거나 반타작해내면 그걸
민심이라고 떠벌려 대통령중임제로 바꾸고
다시 1년후 재차 친박계를 누르고 다시한번 대권에 도전 연이어 저자리를 연임한다는
생각을 하고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중임제도 7년중임제정도로 해서
자신이 십여년정도 집권하면 온천하가 다 자신의 수족하에 노일수있고 그때부터
새로운 유신도 가능하지 않겠냐는 나름의 대망을 품고있지 않을까 하는 추측을 해봅니다.
09/05/30 22:42
수정 아이콘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날선 글과 끝이 날수 없는 논쟁들을 지켜보며 마음이 참 먹먹했는데 이제서야 위로가 되네요.
2009년 5월 29일.
당신은 거기 있으면 안되는 것이었다.
동감합니다.
서늘한바다
09/05/30 22:43
수정 아이콘
물탄푹설님// 너무 끔찍한 수순이네요.
아... 정치에 관심없는채로.. 살고 싶었더랍니다...
그냥... 저냥... 소소하게... 공부하고... 잘난척하면서.. 사랑하는 사람 안마해주고... 맛있는거 챙겨주고...
그렇게 살고싶었답니다...
그런데... 저분은 저에게서 이런 소소한 행복을 빼앗아 갈 모양입니다...
non-frics
09/05/30 22:53
수정 아이콘
좋은 글에 제 생각을 담은 댓글을 남기고 싶은데요. 표현이 안되서 추천만 하고 갑니다.
09/05/30 23:05
수정 아이콘
동트는 새벽님// 제가 캡쳐한건 아니에요 :) 워낙 강직(?) 하신 분이라 저런 소스를 주시네요.
Magic_'Love'
09/05/30 23:27
수정 아이콘
물탄푹설님// 그럴만한 위인은 안되는것 같습니다. 5년간 잘 해먹고 잘 살겠죠..

그리고 제가 한나라당원 이라고 하더라도 MB는 절대 지지 안해줄것 같습니다.
달콤쌉싸름
09/05/30 23:57
수정 아이콘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이런 말이 하고 싶었는데.. 라며 머리를 긁적여 봅니다.
RainyDaies
09/05/31 00:08
수정 아이콘
각하를 보면서 '자기 자신에 대한 안티' 라는 말도 안되는 개념을 생각해 봤습니다. -_-;
각성제
09/05/31 02:18
수정 아이콘
사진을 보니 그는 표정을 숨기는 법을 모르는지 아니면 아예 할 생각조차 없는건지...저라면 철천지 원수가 죽었다고 해도 저렇게 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동트는 새벽
09/05/31 03:01
수정 아이콘
다시 한번 글을 읽으니 미칠 것 같습니다.
강직, 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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