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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5/30 03:15:35
Name Cute Poison
Subject [일반] 추억하기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살기에 급급하다보니 영결식은 커녕 짤막한 동영상 한편 제대로 찾아보지 못하고
회사에서 밤을 지새고 있네요. 마침 아직까지 깨어 있는 친구와 네이트온 상에서 잠깐 얘기를 주고 받다가
친구가 노 대통령에 대한 일화를 들려주네요. 안희정씨가 어딘가에서 노무현은 이런 사람이다라고 한 말이라네요...

노 대통령이 후보자 시절 이회창 당시 후보가 티비에서 '옥탑방'에 대해서 아는게 있냐는 질문을 받고
그 말이 뭔지 잘 모르겠다라는 답변을 하는 통에 귀족후보라면서 엄청나게 공격을 받은 적이 있었죠.
그런데 그 다음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노 대통령이 똑같은 질문을 받았답니다.
어차피 전날 티비를 봤을테고 대충 이러쿵 저러쿵 답변하고 넘어가면 됐을텐데 '저도 잘 모르겠다'하고 답변하는 통에
선거 본부가 뒤집어 졌었다고 합니다. 아니, 설사 정말 몰랐다고 하더라도 서민 후보라는 이미지에 심대한
타격을 받을텐데 어떻게 그러실수가 있느냐고 참모들이 다그치자,

어제 티비를 보면서 내가 모른다는 걸 건호가 알아버렸는데 어떻게 거짓말을 할 수 있겠냐고 오히려
반문하시더랍니다...참, 바보도 그런 바보가 있을까요.

이 일화를 전해 듣고는 숨이 턱 막혀서 도저히 계속 일을 할 수가 없네요. 주말까지 꼬박 지새는 일이 있더라도
잠시나마 개인적으로 그 분에 대해 추억하는 시간을 갖고 싶습니다. 혹시 이런 소소하면서도 그 분의 인격을
가늠할 수 있는 추억거리들이 있으시면 함께 나눠봐요...

1년 동안 악착같이 금연에 성공해 왔는데 요 일주일간 무심코 담배에 다시 손을 댔네요. 어쩌면 담배를 피우고
싶은 꺼리를 찾아왔는지도 모른다는 반성을 해봅니다. 악몽같은 일주일이 지나고 나면 다시 또 금연해 봐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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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저그
09/05/30 08:44
수정 아이콘
정말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회사일하고 집에 오면 부인과 애들 신경쓰다보니,
어느 한 훌룡한 분이 엄청 시달리고, 힘들어 해도, 무관심으로 조금의 신경조차 쓰지 않았네요...
이렇게 안 계시니까 그분의 존재가 너무 그립습니다. 그 분께 정말 미안한 마음입니다.
좋은 일화이네요.. 제가 아는 다른 분들께 전해 드리겠습니다.
대한민국에 그렇게 바보같은 분이 있었는데, 그럼에도, 그 분을 추모하며 그리워하며 평생 잊지 않겠다는 분들이 엄청 많다고..
대한민국의 유일한 대통령이라고, 전해 드리겠습니다.
주먹이뜨거워
09/05/30 10:57
수정 아이콘
하아...
이렇게까지 정직을 삶 그 자체로 사셨다니, 또 눈물이 나네요.
왜 세상은 이런 분을 그렇게나 매도하고 결국 죽음에까지 이르게 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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