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 월요일에 외부 PT와 업체 미팅이 두 군데나 예정되어있어서...
이번 주말에 밤샘 업무가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밤새 일하다가 아침에 네이트온의 뉴스 티커를 통해 비보를 접했습니다.
같이 일하기로 했던 매제 녀석과 친구 녀석을 불러내서..
밤새 소주를 4병이나 마시고,
기분을 달래보려 pgr 회원님들과 스타도 즐기고...
아침에는 산뜻한 과일도 먹어서 텁텁한 입도 달랬지만,
이틀째 누리지 못한 기본권인 '잠' 을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스타로 잠시나마 세상사 잊고 웃으며 게임도 즐겨봤지만,
스타를 종료하고부터 다시 입속은 텁텁하고
마음은 꽉 막히고, 무거운 눈꺼풀은 감길 생각을 하질 않습니다.
처음으로 직접 뽑아본 나의 대통령.
처음으로 '정치' 라는 것에 재미를 느끼고, '기대' 를 갖게 해준 나의 대통령.
처음으로 '기대' 에 미치지 못해서 진심으로 실망하고 질책했던 나의 대통령.
처음으로 임기 이후 나와 같은 자리에 웃으며 돌아와 준 나의 대통령.
첫사랑은 참 오래도 간다고 합니다.
같은 하늘 아래 살고 있다면 기회만 된다면 한 번쯤 다시 만나보고 싶은 게 첫사랑이라고도 하지요.
그런데 나의 대통령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같은 하늘 아래에 있어주질 않는군요.
임기 이후 기분 좋다며 크게 소리지르던 나의 대통령이 그립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소설 드래곤 라자에서 후치는 폐태자 길시언의 등을 보며 '나의 왕' 으로 인정을 합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말들을 하지요.
안돼. 이걸 놔. 나의 왕이
저곳에 서 있어. 난 일어나야 돼. 그를 섬기기 위해서 일어나는 것이 아
냐. 그와 함께 서기 위해서 일어나야 돼. 나의 왕과 함께 서야 돼. 난
비로소 300년의 간극을 뛰어넘어 전설의 대마법사와 하나된 감정에 휩싸
였다. 빌어먹을! 왕을 찾았는데 난 이렇게 쓰러져 누워있잖아. 내가 인
정해주지 않으면 그는 왕이 아니야. 왕일지는 몰라도, 나의 왕은 아니
야. 난 일어나야 돼.
"왕을 찾았다고?"
"응."
난 제미니의 머리에 붙은 낙엽을 털어주었다. 제미니는 움찔하다가 떨
어지는 낙엽을 보고는 어깨를 으쓱였다.
"그래. 왕은 어떤 분인데?"
난 멍청하게 닐시언 전하의 모습을 설명하진 않았다.
"왕이란, 뒷모습을 보여주는 사람이야."
제미니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뒷모습?"
"뒷모습은… 내 앞을 걸어가는 사람의 모습. 내게 거짓된 표정을 말할
수 없는 사람. 그리고 난 그 뒤를 따라 걸어가."
참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처음으로 '그래도 믿어보자'고 마음먹은 '나의 대통령' 이었습니다.
저는 끝까지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더욱 큰 기대를 품을 준비가 되어있었는데...
제게 뒷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야 할 왕이 보이질 않습니다.
그냥 슬픕니다.
슬프지만 결국 오늘 하루도 그저 부품처럼 열심히 일해야겠지요.
무한 리필 되는 맥주 캔이 하나 있으면 좋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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