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 정신 차리거라, 안나!”
“언니, 언니! 정신 좀 차려 봐!”
요안네스와 아그네스는 느닷없이 뻗어버린 안나를 흔들어 깨웠으나 그녀는 요지부동이었다. 시녀들까지 달려들어 바로 옆에 있는 침대로 얼른 옮기고 물을 떠 오며 난리를 치는 소동이 잠시 벌어지는 사이, 칼리스토는 바닥에 주저앉은 상태 그대로 말없이 모든 것을 주시하고 있었다. 당황해 마지않는 요안네스, 걱정이 지나쳐 눈물을 또다시 흘리고 있는 아그네스, 오늘따라 윗전 분들이 수난이시네, 하며 수발을 들고 있는 시녀들까지…… 한 치 앞도 보지 못하는 자들의 어쩔 수 없는 숙명이었다. 보인다면 저럴 필요가 없을 테니까. 그렇게 생각하며 칼리스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욱씬, 하며 아까 걷어차인 허리가 무척이나 아파져 왔기에 저도 모르게 신음을 토해냈다. 입술을 깨물며 다시 몸을 일으켜 세웠다. 초인적인 인내를 발휘하며 입구를 향해 비스듬히 몸을 돌린 그의 눈에, 마침 문이 열리며 휠체어를 탄 마누엘이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황태자 전하께서 드십니다!”
의전관의 목소리가 방안의 소란을 뚫고 울려 퍼졌다. 시녀들은 금방 자세를 바로 했으나 일어나서 움직이고 다닐 황태자가 없을 텐데, 싶었던 요안네스와 아그네스는 한 박자 늦게 뒤를 돌아보았다.
“마누엘?”
“마누…… 아니, 전하, 이곳엔 어인 일로…….”
몹시도 당황했으나 요안네스는 곧바로 허리를 굽히며 예를 올렸다. 그제야 아그네스도 치맛자락을 살며시 쥔 채 우아한 모습으로 마누엘을 맞았다. 아무런 말 없이 굳은 표정으로 요안네스를 노려보는 마누엘의 모습에 방안 모든 사람의 시선이 점차 굳어져 갔다.
또륵. 눈동자가 옆으로 굴러갔다. 아그네스를 한번 바라본 뒤, 핏물이 완전히 닦이지 않아 흉측한 몰골을 한 칼리스토에게 머물렀다. 눈이 마주쳤다. 시선이 얽혀들더니 이내 눈동자가 반짝이는 듯했다. 보이지 않는 대화가 오고 간 뒤 마누엘은 다시 시선을 거둬 요안네스를 바라보았다. 시종이 그의 지시에 따라 천천히 휠체어를 밀었고 요안네스의 코앞까지 다가간 마누엘의 눈에 요안네스의 손가락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는 것이 보였다.
숨 막힐 것만 같은 정적을 걷어내며, 마누엘의 음성이 잔잔하게 울려 퍼졌다.
“오랜만입니다, 형님. 이 못난 동생 때문에 형님께서 고생이 많으셨다 들었습니다.”
“전하……?”
의아해 하며 고개를 드는 요안네스를 향해 마누엘은 굳었던 표정을 풀며 부드럽게 웃어 보였다. 앞으로 튀어나온 턱 때문에 웃는 건지 일그리는 건지 알아보기 어려웠지만, 자신의 손을 통해 느껴지는 마누엘의 마음을 요안네스는 알 수 있었다.
“형님이 아니었다면 제국은 큰 혼란에 휩싸였을 겁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를 대신하여, 그리고 황태자로서, 형님께 감사드려요.”
요안네스는 아무런 말이 없었다. 빙그레 웃고 있는 동생이었으나 지금 그의 눈에는 눈동자에서 시퍼런 불꽃이 뿜어져 나오는 것처럼 느껴졌다. 분명히 기억을 다 잃었을 텐데, 어떻게 이렇게 멀쩡할 수가 있는 거지? 역시 칼리스토가 날 속인 것인가? 그런 그의 의심을 없애주려고 작정이라도 한 듯, 마누엘이 말을 이었다.
“제게 일어난 일에 대해선 미안해하실 것 없어요. 사고였잖아요. 오히려 형님의 빠른 대처로 이렇게 제가 살 수 있었으니까……. 아무튼, 논의할 것이 있으니 함께 집무실로 가요.”
말을 마친 마누엘은 아그네스에게 다가갔고 그녀는 눈물을 글썽이며 동생을 바라보다가 이내 와락 끌어안았다. 마누엘의 눈가에도 눈물이 맺혔다. 한참이나 그렇게 있다가 안나의 손을 어루만지고 어서 빨리 깨어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라고 모두에게 지시를 내린 뒤 마누엘은 요안네스와 함께 방문을 나섰다.
“아, 수석 내의도 함께 갑시다.”
수석 내의는 죽었는데 웬? 하는 생각이 모두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찰나 마누엘이 다시 말했다.
“칼리스토? 어서 오세요.”
둘 간에 무슨 말이 오갔는지 알 수 없는 사람들은 수석 내의의 제자에서, 마누엘의 최측근 내의이자 시종이었다가 이제는 수석 내의의 자리를 꿰찬 칼리스토를 향해 수군거렸다. 정작 당사자인 칼리스토는 아무런 동요 없이 가만히 고개를 숙여 그것을 받아들였다. 빠져나가는 마누엘과 요안네스를 잠시 바라본 뒤 그는 아그네스에게 다가갔다.
“안나 공주님께서는, 조금 오래 주무실 겁니다. 깨어나시면…… 모든 걸 기억하실 겁니다.”
그 말이 모든 게 다 정상으로 돌아올 거라 들린 것일까. 조금 전까지 눈물만 흘리던 아그네스는 정말이냐며 기뻐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그녀였기에 마냥 기뻐할 수 있는 일이리라. 고맙다는 말조차 들리지 않았다. 칼리스토에게는 미래가 보이고 있었다. 오래된 종교의 성지를 보며 보았던 환상이 조금 더 뚜렷하게 보였다. 이제는 단순한 예언이나 예지가 아니라 현실이 될 미래의 모습이었다. 차마 안타까워하는 모습을 보일 수 없어 칼리스토는 깊이 고개를 숙이며 몸을 틀었다. 안나에게 일어나면 함께 해야 할 일들을 즐거운 마음으로 읊조리는 그녀를 뒤로 한 채 방을 나섰다.
마누엘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아직 처리되지 않은 일들과 앞으로 제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잠시 동안 요안네스와 대화를 나눴다. 일레키우스 황제의 붕어로 잠깐 정무가 중단되어 있기는 했으나 요안네스가 꼭 해야 하는 일들은 대부분 처리해 놓은 상황이었다. 마누엘은 그에게 거듭 감사하다 말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칼리스토는 옆에서 조각상처럼 서 있었다. 그의 눈은 요안네스와 마누엘을 번갈아 바라보다가 이내 마누엘에게 고정되었다. 그가 정상으로 돌아온 것인지, 아니면 기억을 강제로 돌리며 일어난 반작용으로 인해 살짝 맛이 간 상태인지는 알 수 없었다. 약의 효과를 돌리는 것 자체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요안네스에게 두드려 맞아 온몸이 쑤시고 정신이 혼미한 상황에서 일을 처리했기에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할 수도 있었다. 게다가 마누엘은 극한의 고통 속에서 기억을 강제로 빼앗겼다. 어떤 상태인지 확실히 파악하는 것이 좋을 듯싶었다. 그와 단둘이 있으면 좀 더 자세하게 알아낼 수 있을 것 같았기에 칼리스토는 말없이 둘의 대화가 끝나기를 기다렸다.
“그런데 형님.”
“네, 전하.”
요안네스 역시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였다. 마누엘이 욕탕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서 아무런 문제로 삼지 않자, 그는 자신이 마누엘에게 미안해하거나 주눅이 들어야 할 일이 없다는 듯 떳떳하게 행동했다. 누가 보면 둘 사이에는 정말 아무런 일이 없는 줄 알 정도였다. 그런 요안네스에게 마누엘이 살며시 웃으며 말을 이었다.
“권좌를 오래 비워놓을 수가 없다는 것을, 형님께서도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
“…….”
“이제 제가 정신을 차렸으니, 대관식을 치러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렇습니다, 전하.”
“형님께서 맡아서 해 주십시오. 그래 주시겠지요?”
요안네스는 잠시 머뭇거렸으나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알고 있었다. 마누엘이 정신을 차린 순간부터, 자신의 계획이 어그러져 버렸다는 것을. 비록 마누엘이 아이를 낳지 못하는 몸이 되었을지라도, 요안네스는 결코 가질 수 없는 자줏빛의 가호를 가진 그였다. 마누엘이 여전히 정신이 나가 있는 상태라면, 백치 같은 모습이라면 귀족들도 수긍할지 모르지만 이렇게 멀쩡한 상태로 돌아왔으니 그를 제치고 요안네스가 제위를 차지하는 것은 물 건너가 버리고 말았다. 어차피 대관식을 준비하는 것은 총대주교와 대영주 회의의 수장, 그리고 황실의 어른이니 자신이 응당해야만 하는 것이기는 했으나, 그래도 직접 마누엘로부터 지시를 받으니 요안네스는 말할 수 없는 감정을 느꼈다.
“하면, 이만 물러가서 쉬세요.”
“네 전하…….”
뒤돌아서는 요안네스와 그를 바라보던 칼리스토의 시선이 허공에서 얽혀들었다. 요안네스의 표정에서 뿜어져 나오는 폭언을 느끼며 칼리스토는 어서 가시라 인사를 올렸다. 그가 방에서 나가는 순간, 마누엘의 얼굴에 떠 있던 미소가 스르르 사라졌다.
“참느라 고생이 많으시네요. 상처를 치유하시지요, 수석 내의.”
“괜찮습니다. 전하께서 볼일을 다 보신 후에 내의관에 가서 치료하겠습니다.”
“내 말은 그게 아닙니다. 그대는, 신비한 힘을 지니고 있지 않습니까?”
칼리스토는 말없이 마누엘을 바라보았다. 휠체어를 몰아 칼리스토의 앞으로 조금 더 가까이 다가온 마누엘은 반짝이는 눈으로 그를 올려다보았다.
“이곳엔 나와 당신밖에 없어요. 그러니 힘을 사용해도 됩니다.”
“전하, 갑자기 무슨 말씀이신지…….”
“형님께 기억을 잃게 하는 약을 준 사람이 당신이라는 거 알고 있습니다.”
“네에……?”
“당신이 아타나시우스 님 대신 이름 없는 신을 섬기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전하, 그 무슨…….”
“이교도의 경우, 화형에 처하게 되어 있지요. 그걸 원하나요? 비록 당해보지 않아서 모르나, 타들어 가던 자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워했는지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 그대의 신이 그 고통으로부터 당신을 지켜줄 수 있을까요?”
마누엘의 말에 칼리스토는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이 아이가 이걸 언제부터 알고 있었을까? 알면서도 모른척한 것일까? 마누엘은 그의 궁금증이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당신 덕분에 알게 됐어요. 내 마음을 짓누르고 있던 어떠한 것이 걷히며 기억이 되돌아왔고, 그러면서 그대가 가진 지식 일부가 내게 흘러들어왔습니다. 하지만 그대와 같은 신묘한 힘은 아닌 것 같군요. 그저 당신이 알고 있는 것들을 내가 알고 있다는 정도…… 겠지요.”
마누엘은 손을 뻗어 칼리스토의 손을 붙잡았다. 한 손으로 잡기에는 컸기에, 두 손으로 가만히 움켜잡았다.
“그러니 내겐 숨기지 않아도 돼요. 당신이 떠나려고 할 때 붙잡지도 않을 거예요. 다만, 날 도와줘요. 내 힘이 되어 주세요. 당신은 아그네스 누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로 했었지요? 이게 그 기대에 부응하는 거에요. 날 도와주세요.”
생각조차 해 보지 못한 이런 상황에 칼리스토는 일말의 두려움을 느꼈다. 자신의 최종 계획을 알고도 이러는 것일까? 그건 모르려나? 아니 그보다 내 힘이 왜 흘러들어 간 거지? 갖가지 생각들이 순간적으로 떠올라 머릿속을 온통 휘저어 다녔다. 그 혼란스러움은 마누엘의 눈동자를 통해 보이는 그의 진심을 느낌으로써 서서히 진정되기 시작했다. 이 아이는 거짓을 말하고 있지 않았다. 온 마음을 다해 진실한 표현을 하고 있었다. 진정으로 자신의 도움을 바라고 있었다.
물론 거절할 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럴 만한 힘이 자신에겐 있으니까.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럴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자신이 거절한다면, 이 진심을 도외시한 채 그저 외면하려 한다면, 감정적인 부분에서부터 자신을 옭아매려 할 것이 분명했기에…….
칼리스토가 아무런 대답이 없자 마누엘의 표정이 서서히 무너져갔다. 당장 나오려는 울음을 입술을 깨물며 참다가, 조금 더 참아 보다가, 간신히 진정이 된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은 형님이 나를…… 이 지경으로 만드는데 한몫을 했어요. 또다시 형님께 붙어서, 이제는 나를 죽일 건가요? 이 의자가 없으면 움직이지도 못하고 제대로 서지도 못하고, 이렇게 생겨서 웃음 뒤에 조롱이 뒤섞여 있는 것을 늘 보고도, 모른 체해야만 하는 나를?”
“전하…….”
“이제 이 나라의 황제는 나입니다. 나라고요! 형님은 될 수 없어요. 하지만 당신이…… 당신이 형님을 돕는다면 가능하겠지요. 당신이 원하는 것…… 나는 그것도 보았어요. 생각 같아서는 당신을 이 자리에서 찢어서 죽이고 싶지만, 안타깝게도 지금의 나는, 모험할 처지가 아닙니다.”
분노가 느껴졌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진정으로 알았다면, 콤네노스 가문의 일원으로서, 아니 가문의 수장으로 응당 당연한 반응이었다. 하지만 마누엘은 아직 황제가 아니었고, 권좌에 앉는다고 하더라도 후사를 볼 수 없는 몸이었다. 자줏빛의 가호가 그를 지키고 있었지만 강력한 조력자인 줄 알았으나 배신자이자 정적인 요안네스가 버티고 있는 이상, 그는 일단 살아남아야 했다. 그래서 복수하고 싶었다. 자신의 꿈을 부숴 버린, 이 미치도록 죽이고 싶은, 하지만 너무나도 사랑해 마지않는 형님께…….
“그러니…… 도와주세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줘요. 당신도, 당신도 버려졌잖아요? 당신도 복수할 거잖아요? 그러니 날 외면하지 마요. 당신에게도 책임이 있잖아요…… 제발, 제발 날 버리지 마세요…….”
분노와 좌절, 망설임과 형언할 수 없는 수많은 감정의 소용돌이에 휩싸인 마누엘은 끝내 눈물을 흘렸다.
황제의 후계자이기 때문에, 언젠가는 이 거대한 제국을 다스려야만 했기에 끊임없이 채찍질해왔다. 자잘한 감정들은 모두 감추고 버리려 했다. 하지만 이제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고, 고작 열 살밖에 안 된 아이만이 우두커니 남겨져 버렸다. 그랬기에 마누엘은 마지막 희망을 칼리스토에게 걸며 읍소하였다. 왜 이 남자여야만 하는지는 몰랐다. 그의 기억을 공유했기에, 그도 자신이 바라는 것의 일부를 원하고 있으니 도움을 줄 것이라 생각이 들었던 것이었을까. 사랑해 마지않는 아그네스 누님이 신뢰를 보내는 남자이기에 자신도 신뢰하고 싶었던 것인지도 몰랐다.
흘러내린 눈물이 턱에서 떨어져 내릴 무렵, 마누엘은 드디어 숨이 막힐 듯한 소리를 토해내며 울기 시작했다. 태어나자마자 어머니를 잃고, 그렇게도 믿었던 형에게 미래를 빼앗기고, 정신을 잃은 사이 아버지마저 사라져 버리고, 이제는 자신의 권리이자 운명마저 지킬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끝없는 좌절감에 그는 몸서리쳤다. 세상이 자신을 천 길 낭떠러지로 밀어대고 있는대도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 모든 시련을 받아들이고 초연하게 행동하기에는, 그는 너무도 어렸다.
“눈물을…… 거두시지요, 전하.”
칼리스토는 가만히 무릎을 꿇으며 마누엘과 눈높이를 맞추었다. 소리 내 울던 마누엘은 서둘러 눈가를 문질렀다. 칼리스토는 잘 보라는 듯 손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가만히 자신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얼굴 여기저기에 나아 있던 상처들이 거짓말처럼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가 손을 다시 들어 올려 마누엘의 뺨을 어루만졌다. 흘러내리던 눈물이 자취를 감췄다. 혼란스럽던 머리가 맑아지며 말할 수 없는 평온함이 온몸을 감싸는 것만 같았다.
“원하신다면, 도와드리겠습니다.”
마누엘이 본 것은 무엇이었을까. 자신들의 가문을 무너뜨리려는 원수였을까. 아니면 늪에 빠진 채 침몰해 가는 자신에게 손을 내밀어 주는 생명의 은인이었을까. 다시 쏟아져 내리는 눈물 속에서 그가 무엇을 보았는지, 칼리스토는 알 것만 같았다.
“고마…… 고마워요. 그대가 원하는 것…… 비록 그것이 용서할 수 없는 것이라고는 해도…… 도와준 은혜, 절대로 잊지 않겠어요. 대신, 하나만 약속해줘요.”
눈물을 훔치며 마누엘은 말을 맺었다.
“그대의 꿈은, 나와 형님에게서 끝나야만 해요. 무슨 일이 있더라도, 아그네스 누님만큼은 반드시 지켜주세요.”
이 아이는 이미 미래를 보았다. 그랬기에 이렇게 말하는 것이리라. 칼리스토는 아무런 힘도 없는 아이가 미래를 바라보며 무슨 좌절감을 느꼈을지 알 수 없었으나 그의 진실한 마음 만은 깨달을 수 있었다. 그랬기에 가만히 다가가 그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허락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그 당부는, 반드시 지키겠습니다.”
마누엘의 입가에 사라졌던 미소가 다시 떠오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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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방 돌아 온 만큼, 짧다는.........;;
물론 다음 편은 또 언제일지.... ㅜㅜ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