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그 끝자락에는 다섯 살이라는 나이가 버티고 있다.
정말로 다섯 살 때의 일일까. 알 수는 없지만 어린이집을 다녔던 때가 그 즈음이기도 하니 대충 맞겠지 뭐.
그날은 이제 계절도 시간도 뚜렷이 기억 안 나는 먼 하루가 돼 버렸지만 유독 그 장면만은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다. 이걸 딱 기억해야지 하고 그 순간 마음을 먹은 것도 아닌데 도대체 왤까.
그날은 봄날이다. 추억에는 언제나 햇살이 쏟아지고 있다.
어린이집을 다녀와서 나는 또또를 안았다. 또또는 우리집 강아지였는데 어쩌면 또순일지도 모르겠다. 그때쯤 연달아서 두 마리를 키웠는데 한 마리가 또또고 한 마리는 또순이였다. 새끼 강아지였는데 굉장히 귀여웠다. 안타깝게도 두 마리 모두 한참 어릴 때 생을 마감했지만.
어쨌든 강아지가 아직 살아있을 때 나는 여느 아이처럼 강아지를 좋아하고 귀여워하는 그런 평범한 꼬마였다. 같이 뒹굴고 뛰어다니고... 우린 아마 발달 시기도 비슷했을 거다. 서로가 서로에게 좋은 친구였을까.
또또를 안았던 그날도 특별한 건 없었다. 귀여워서 평소처럼 안았을 뿐이다. 그게 다였다.
잠시 뒤 또또를 내려놓고보니 연두색 원복에 초콜렛이 묻어있는 것이 보였다. 아까 먹다가 묻은 걸까. 아무 생각없이 나는 손가락을 이용해 그걸 찍어먹었다.
그런데 달지 않았다. 그것은 달지 않았다.
딱히 쓰지도 않았는데, 먹어본 적도 없었건만 흙맛이 난다고 느꼈었다.
방문에 나와 앉아 손자를 바라보던 할머니께서 한 마디 하셨다.
"야야 개똥을 왜 먹노"
개똥이라니 이것은 초콜...
...그것은 달지 않았다...
그것에는 당근...으로 추정되는 조각과 녹색채소 조각이 박혀있었다.
그것은 달지 않았다.
그리고 내 기억은 얄궂게도 거기서 끝난다.
나는... 양치는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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