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 내용은 제가 강의하는 대학교 전공과목의 강의록을 기본으로 쓰여졌습니다.
2. 전제된 모든 이미지, 영상들에 대한 권리는 원저작자에게 있습니다.
3. 나오는 내용들중 몇몇 내용들은 참고서적들을 참고했으나 대부분 제 생각을 바탕으로 작성한 내용들입니다.
4. 강의록 원본은 아니고 연재를 위해 적당히 풀어서 썼습니다. 쓰다보니 그냥 팟캐스트 열어버릴까 하는 생각만 듭니다.
5. 연재하는 장소는 제 블로그 go2universe.tistory.com와 PGR21.com, Baseballpark.khan.co.kr입니다.
1주 오리엔테이션 - 이 수업에서 배우는 것영화는 프로덕션을 중심으로 사전준비단계인 프리프로덕션, 촬영후 영화를 완성해가는 단계인 포스트프로덕션. 이렇게 3단계로 이루어져있습니다.
편집은 포스트프로덕션중 핵심적인 작업으로 최종적으로 완성될 영화의 대부분을 결정하는 단계입니다. 편집실은 포스트프로덕션의 지휘통제실 역할을 하게되며 포스트프로덕션의 부수적인 작업들, 예를들어 CGI(Computer Generate Image)와 Sound Mixing,에 대한 조절도 이루어집니다.
편집은 크게 영상편집과 소리편집으로 나뉩니다. 소리편집은 별도의 장소인 Sound Lab과 작업의 많은 내용을 공유하게 됩니다. 이 수업은 영상에 대한 강의가 기본이 될 것입니다만 소리에 관한 이야기도 필수불가결하게 많이 하게 됩니다. 소리에 대해서는 최소한 ‘창의력’에 대한 부분까지는 다 이야기될 것입니다. 간단히 예를들자면 사운드 피치를 조절하고, 노이즈를 제거하는 상황별 적절한 수치들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을거라는 겁니다. 물론 이런 이야기는 영상에서도 하지 않습니다.
------------------------------------------>>자기소개, 간단히<<------------------------------------------
그렇다면 이 수업에서는 무엇을 하는가?
이 수업을 실습으로 알고 수강신청한 학생분들은 수업을 바꾸셔도 좋습니다.
편집툴과 관련된 내용은 수업밖에서 질문만 받겠습니다.
툴을 익히는 수업은 의미가 없습니다. (정확히는 효율이 떨어집니다)
예제클립들을 가지고 편집실습하는 것도 이번년도부터는 생략합니다.
부분만 보고 전체를 예측해 편집하는게 무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편집툴에 대해 전혀 모르는 분들을 위해 신청한 학생에 한해 주말에 4시간 보강합니다.
하지만 기술발전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는 수업중에 다룹니다.
왜냐면 기술의 발전이 영화편집의 모든 것들을 송두리채 바꿔버리기 때문이죠.
그래서 그 것들은 꼭 알아두고 넘어갑시다.
그 시간에 덤으로 Workflow에 대한 이야기도 합니다.
기본개념만 이해해면 앞으로 있을 어떤 기술발전에서도 도태되지 않을수 있기에 그렇습니다.
이 수업의 제목은 편집기초,Shot by shot 입니다.
수업 제목을 한번 확인해봅시다. 편집기초,INTRODUCTION TO FILM EDITING이라 되어있습니다. 한글로 된 이름도, 영어로된 이름도 과목의 정체를 확인하기가 어렵습니다. 차라리 10년전 수업의 이름을 빌료 편집론이라 부르는게 더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수업제목을 재정의합니다. 한글수업제목은 그대로 둔채 영어수업제목만요.
영화 공부 일반적인 방법론인 Shot by shot을 토대로 편집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우선 개별 Shot에 대한 이해도를 올립니다.
다음으로는 Shot와 Shot의 관계, 즉 by에 해당하는 부분으로 넘어갑니다.
이때는 조합을 통해 파생된 의미가 무엇인가를 따져보는 수업이 될 것입니다.
때문에 제목만을 보고 기대했던 것이 비하면 이론 수업에 훨씬 더 가깝습니다.
하지만 영화이론수업이라기보다는 영화연출론에 가까운 수업들이 될 것이며
‘어떻게 해야 좋은 영화를 만들 수 있는가?’에 대해 이야기하는 수업이 될 것입니다.
권투로 따지면 2학년 W/S은 스파링, 편집기초 수업은 쉐도우 복싱 같은겁니다.
(그러니까) 이 수업의 목표는 편집을 잘하는 법입니다.
물론 이 수업을 듣는다고 편집을 잘 할 수는 없습니다.
우선은 편집을 잘한다는게 무엇인지를 아는 것부터 시작해보자는 거죠.
편집이란 무엇이고 편집이 가진 가능성은 어디까지며 편집을 잘한다는게 무슨의미인지를 알려주기 위해 만들어진 수업입니다. 이제 영화를 시작한 여러분에게 대략의 지도를 드리려는거죠.
편집을 잘한다는 말을 감각이 아닌 단어로 정리하기는 매우 어려습니다.
일반적으로 편집을 잘한다는 것은 올바른 쇼트를 고르는 능력과 다양한 쇼트의 조합중 지금 편집하는 영화를 가장 돋보이게 만드는 길을 찾아가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말합니다. 앞으로 수업시간에 하는 모든 이야기는 이 두가지 능력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 능력이 뛰어났던 영화, 새로웠던 영화, 이유를 알 수 없는 영화까지 최대한 많은 사례들을 언급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능력을 읽어내는 방식은 위에서 말했던 Shot by shot을 기반으로 합니다.
첨언 하나만 하자면 Shot을 샷이라고도 했다가 쇼트라고도 했다가 할 것입니다. 둘이 똑같은 의미로 사용된다는 사실을 양해해주시고 둘이 마구 섞여 나오더라도 헷갈리지는 마시길 바랍니다. 아 컷이란 말도 뻔뻔하게 섞어 씁니다. 다 대동소이한 표현들이니 맥락으로 이해해주세요.
이 수업은 일반론에 기초해 수업을 합니다.
제가 하는 대부분의 이야기는 일반론에서 시작됩니다.
일반론이라는 것은 경험을 통해 습득해낸 ‘대체적으로 그러하다’를 뜻합니다.
학생분들이 유의하셔야할 부분이 있습니다. 일반론은 정답이 아니라는 사실을요.
영화에 정답이 없다는 사실을 끝까지 가슴과 머리에 새기고 수업 들으시길.
------------------------------------------>>성적산출방법<<------------------------------------------
편집이 해낼 수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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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말이죠. 실제로는 그렇지가 않습니다. 실제 영화상의 내용은 기다리는 사람이 여교수를 보며 연주를 듣고 싶다고 하고 들어가죠. 편안하게 웃는 얼굴로 무관심하게 말이죠. 바로 이 젋은 친구가 여교수가 기다리던 사람입니다.
자 여기서 생각 해봅시다. 감독은 여기서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요? 열렬히 기다리는 사람을 표현하는 일반론은 대상을 클로즈업으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클로즈업까지 안가더라도 적어도 정확하게 그 인물이 보이는 쇼트 정도는 사용합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넓은 풀쇼트에 스쳐지나가듯이 지나가는 남자료 표현해버립니다. 영화를 안본분들의 견해를 빌리자면 마치 기다리던 사람이 오지 않았던 것 처럼 말이죠.
클로즈업샷과 풀샷의 차이는 카메라와 인물간의 거리입니다. 그 것은 감독과 인물간의 거리, 나아가 관객과 인물간의 거리를 의미하는데 이 거리는 물리적 거리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감정의 거리로 치환되기도 합니다. 카메라가 다가가지 않고 망원렌즈를 사용해 인위적으로 인물을 앞으로 다가오게 할 수도 있는데 망원렌즈를 사용한 클로즈업이 많은 영화들이 ‘강요’로 받아들여지는 이유에는 쇼트의 광학적 성질에 인위적인 부분이 들어가서 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영화편집의 3대성인중 한명인 푸도푸킨이 말했듯 이 거리를 결정하는 몫은 감독입니다. 바로 이 수업을 듣는 여러분들이죠.
그렇다면 감독이 어떤 선택을 했는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감독은 일반적으로 선택하는 감정 표현방식인 클로즈업을 선택하지 않고 풀샷을 선택합니다. 그 것을 통해서 바뀐 것은 고작 한컷의 사이즈가 아니라 형언할 수 없는 고독의 사이즈가 변화합니다. 고작 한컷의 크기를 바꿨을 뿐인데 영화가 다른 영화가 되버리는 거죠. 편집이 해낼 수 있는 것이 바로 이겁니다. 영화의 뉘앙스를 강화하고 의미를 더욱 더 원하는 방향으로 끌어가는 것.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클로즈업쇼트가 가지는 함의와 풀쇼트가 가지는 함의겠죠. 화면의 크기는 의미를 변화시킨다는 반증이구요. 그리고 그 쇼트를 어떻게 배치할 것인가, 어떤 관계속에서 그 쇼트의 의미를 내가 원하는 의미로 만들어낼 것인가 하는 고민도 알수 있죠. 별거 있나요. 바로 이게 Shot by shot입니다. 쇼트의 의미를 이해하고 적당한 위치에 배치하며 관계를 만들어내는 것. 이게 Shot와 by가 의미하는 그런 뜻 아니겠나요.
사실 Shot by shot을 열심히 해야하는 것은 감독에게 더 요구되는 일이기도 합니다. 스텝들과의 대화를 위해서 말이죠. 하네케가 저 장면을 풀샷으로 찍겠다 했을때 많은 스텝들은 질문할 것입니다. 보통 영화에서는 그렇지 않은데 당신은 왜 저 장면을 일반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찍으려 하느냐? 라구요. 대부분 촬영하는 양을 줄이고 싶어하는 스텝들의 간절한 바램속에서 이루어지는 저 질문에 대해 효과적으로 설득하기 위해서는 내가 왜 저 장면을 저렇게 찍고 싶어하는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합니다. 때문에 <피아니스트>의 마지막 장면 같은 것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감독에 대한 신뢰도는 계속 올라갈 것입니다. 아마 봉준호, 박찬욱 같은 사람들에 대한 스텝들의 신뢰도가 높은 이유에는 이런 부분도 크게 있을겁니다.
뉘앙스 강화, 혹은 의미 강화는 아주 지리한 작업입니다. 이정도로 탁월한 뉘앙스 편집을 계속 해대면 좋겠지만 대부분의 장면에서는 극히 미미한 수준의 뉘앙스 편집만을 할 수 있죠. 그래서 대범한 편집자나 감독님들은 뉘앙스편집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편집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별 실익없어 보이는 뉘앙스 편집을 계속해야하는 이유는 매씬에서 0.1점씩만 올려도 100씬이 넘어가는 장편영화의 경우에는 누적10점을 올릴수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이 예민한 작업에 특화된 일을 하는 사람들이 영화편집자들입니다.
우리는 앞으로 한학기동안 이런 작업에 필요한 감수성을 기름과 동시에 보는 눈을 더욱 넓혀 더 많은 조합들을 경험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강의는 <제2강, 편집자의 기본수칙>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다음주에 뵙겠습니다.
참고서적
전체참조
영화에서의 몽타주이론 - 김용수
눈깜박할사이 - 월터머치
월터머치와의 대화 - 마이클 온다치
쇼트, 영화의 시작 - 엠마뉴엘 시에티
대사, 글로 쓴 텍스트에서 연출된 목소리로 - 클레르 바세
몽타주, 영화의 시간과 공간 - 벵상 피넬
부분참조
다큐멘터리, 또하나의 영화 - <편집, 재해석된 시선> 부분
뱀발
원래 3월6일에 하는 첫강의에 맞춰 매주 한편씩 연재하려했으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관계로 휴강이라 연락와서 첫강의는 좀 일찍 뿌립니다.
어차피 첫 수업은 수업 소개하는 시간이니 실제 수업은 수업소개와 본격적인 첫수업이 한꺼번에 이뤄지겠네요.
고생해서 강의록 써둔거 한번 공개해봐야겠다고 마음먹고 과감하게 시도해봅니다.
저학년 전공강의라 별로 어려운내용도 없기에 그냥 다들 돌아다니는 사이트에 연재나 해볼까 하네요.
뱀발2
혹시 질문이나 본문상의 오류있으면 지적해주세요.
구술했을때 큰 문제 없던 것들도 글로 오면 어마무지하게 약팔고 다녔단 사실을 알게 만드는터라 지적들이 많이 필요합니다.
다음 글은 3월14일 화이트데이에 올라옵니다.
다음 주제는 <2강. 편집자의 기본수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