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5/02/27 22:55:19
Name Sputnik
Subject [일반] 아줌마가 들려주는 임신, 출산, 육아이야기(2)
남편놈은 술 마시러 갔고 아드님은 주무십니다.

전 글을 쓸 수 있게 됐네요.


저희 아기는 태몽이 없습니다.
임신을 확인하고 얼마 후에 남편이 태몽을 꿨다고 합니다.
날개 달린 여자 아기천사가 우리 침대에서 엎드려 있었다며 그 천사가 우리 아기라는 겁니다.
전 바보처럼 그 말을 믿었습니다.

여자 아기천사라... 그럼 딸이란 말인데 그럼 예뻐야죠.
안예쁜 여자사람의 고통은 엄마로 충분합니다.
게다가 딸은 아빠 닮는다는데 전 아빠도 잘못 골랐습니다.

그래서 태명을 송이라고 지었습니다.
한창 별에서 온 그대가 난리였던터라 여주인공인 천송이, 즉 전지현 닮아서 예쁘게 태어나라고 그런거죠.


5개월쯤 되니 병원에서 다음 검진일에는 아이 성별을 알 수 있을 거라고 합니다.
딸이라고 믿고 있었지만 확인하고 싶은 마음에 두근두근 했죠.
그런데 임신 기간 내내 초음파를 볼 때마다 저희 아이는 탯줄을 다리 사이에 꼬고 있었습니다.
성별 안가르쳐주려고 작정한 아이처럼 말이에요.

그 날도 마찬가지였고 성별 모르면 어때 싶었는데 정작 단호한 건 의사였습니다.
밖에서 좀 걷고 살짝 뛰어보고 10분 후에 다시 오랍니다.
엥??? 했지만 시킨대로 하고 다시 초음파를 합니다.

그런데 저게 뭘까요?
딸은 저런거 없는데요...
저게 뭐야??? 여자 아기천사였다며???
그 꿈은 개꿈이었고 저희는 아들을 갖게 됩니다.

아들 가진 친구에게 소식을 전했더니 이렇게 답이 옵니다.
"지옥에 온 걸 환영한다"


아이는 탈없이 자랐고 출산예정일이 다가옵니다.
출산휴가는 열흘 전에 냈고 먹고 뒹굴고 내키면 산책도 하며 그렇게 시간을 보냅니다.

이전 글에도 썼지만 딸의 임신과 출산은 엄마 따라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희 엄마도 절 예정일보다 일주일 지나서 낳았기에 저도 그럴거라 생각은 했지만
정작 일주일이 다 되가도록 감감무소식이니까 슬슬 걱정이 됩니다.

아기 빨리 낳는 방법을 찾아보니 쪼그려앉아서 걸레질을 해라, 계단을 오르내려라,
많이 걸어라, 아님 아빠 주사(???)를 맞아라 등등 별별 방법이 있더군요.

우선 한강을 두 시간씩 걷고 쪼그리고 앉아 걸레질도 하고
겁났지만 아빠주사도 살짝 맞았습니다.
그런데도 효과가 없습니다.

의사는 2주까지 지켜보자고 했지만 평균보다 작던 아이는
예정일을 넘기면서 급속도로 커가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앞뒤 짱구, 머리둘레가 남달라지고 있습니다.


예정일에서 8일이 지난 날, 샤워하고 나오는데 뭔가 주르륵 흐릅니다.
양수가 터졌습니다. 감염될 수 있으니 병원에 가야 한답니다.

병원 일찍 가면 개고생한다는 말을 임신 기간 내내 들어왔는데
전 진통 하나 없이 병원에 들어섭니다.
문제는 양수가 팍 터지면 아기가 금방 나오지만
저처럼 양막이 살짝 찢어져 양수가 새는 정도는 큰 영향이 없습니다.
전 촉진제를 맞게 됩니다. 그것도 2박 3일 동안.


의사가 묻습니다.
"아파요?"
"그냥 좀..."
"멀었네"

간호사가 묻습니다.
"지금은 어때요?"
"조금 아파요"
"많이 아파야 돼요"

첫 날, 촉진제를 몇 시간 맞았지만 허리가 살짝 뻐근할 뿐입니다.
그렇게 첫 날밤이 지나고 다음 날 새벽부터 촉진제를 맞습니다.
허리가 뻐근하고 꽤 진통의 강도가 있습니다. 아픈게 기쁩니다.

아기 태동검사 하느라 분만실 옆 병실에 누워 있는데
분만실에서 고통스런 신음소리가 들려옵니다.
곧 우렁찬 아기 울음소리가 납니다. 부럽습니다.
벌써 저보다 늦게 들어온 산모 둘이 애를 낳았습니다.
전 예정일이 9일 지났습니다.

둘째날 밤부터 꽤 규칙적인 진통이 있습니다.
밤새 아팠지만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내일 아침엔 낳을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아픔을 견딥니다.

밤새 아팠으니 자궁문이 좀 열렸을거란 기대를 갖고 내진을 합니다.
내진은 자궁문이 열린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의사나 간호사가 위생장갑을 끼고
질 안으로 손을 쑤욱 집어넣어 손가락으로 자궁을 막 헤집는걸 말합니다.
정말 아프고 수치스럽고 할 때마다 피가 나고 고통스럽습니다.
그런데 겨우 1센티 열렸답니다.
하루에 내진을 10번 넘게 하는데도 지지부진, 심지어 2센티에서 1센티로 줄어버립니다.

셋째날 새벽 또 촉진제를 맞으러 갑니다.
누군가가 또 진통을 하고 있고 아이를 낳습니다.
옆 산모가 워낙 난산이었던 탓에 전 태동검사를 하며 1시간 가량 방치됐고
제왕절개를 할지 모른다는 이유로 3일째 금식이었던데다
극심한 스트레스로 가슴이 답답해져 옵니다.
제가 저런 상황이 되니 아이 심박수 마저 떨어지면서 불안감이 극대화됩니다.

겨우 진정하고 아이 심박동 정상인거 확인하고 병실로 돌아왔는데 왈칵 눈물이 터집니다.
의사가 제왕절개를 생각해보자 한게 심리적 타격이 컸습니다.
남들 다 잘만 낳고 가는데 나 혼자 왜이러나...
얘는 왜이렇게 안나오고 속을 썩이나 싶다가 혹시 이러다 잘못되는거 아닌가...
온갖 생각이 들면서 남편 몰래 웁니다.

옆에서 계속 제 눈치만 살피는 남편이 모를리가 있나요.
방에서 나가라 해놓고 혼자 숨죽여 울었는데 조용히 들어와서 꼭 안아줍니다.
결국 이를 악물고 다시 일어나 병실 복도를 걷고 또 걷습니다.

새벽에 맞은 촉진제가 드디어 효과를 발휘합니다.
이전까지 아프다고 한 건 다 장난이었습니다.
진짜 고통은 이제 시작입니다.
2분, 1분 30초 간격으로 진통이 옵니다.
걸어야 잘 낳는다고 아파 죽겠다는데도 걸으랍니다.

눈물이 방울방울 떨어지는게 아니라 물을 틀어놓은 것처럼 흐르고
허억 소리도 못낼만큼 아파서 허리를 90도로 굽히고 남편을 붙잡고 웁니다.
얼마나 세게 잡았던지 나중에 보니 남편 허리가 멍 투성이더군요.

그렇게 지옥같은 1시간이 지나고 내진을 하니 꽤 진행이 됐답니다.
저에게 무통이라는 천국이 옵니다.
안아픕니다.
언제 아팠는지 벌써 기억이 가물가물 합니다.

임산부 3대 굴욕이라는게 있습니다.
관장, 면도, 회음부 절개인데 싫어도 다들 하게 됩니다.

친구가 그랬습니다. 관장 꼭 하라고.
건성으로 대답했더니 힘주며 말합니다.
"나 애 낳다 똥쌌다"
관장은 꼭 하리라 다짐했습니다만 전 제 뜻대로 되는게 없었습니다.
그리고 저도 친구와 같은 길을 걷게 됩니다. 젠장

남들은 무통천국이 세 시간쯤 간다는데 전 두 시간만에 끝났고
무통 효과 있는 동안 힘을 잘 주지 못했다는 이유로 더이상의 무통은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이제부턴 정말 고통 그 자체로 들어섭니다.

무통주사의 효과가 끝난 후, 고통은 이전보다 배로 몰려옵니다.
저절로 몸에 힘이 들어가면서 온몸이 덜덜 떨리도록 고통에 몸부림 칩니다.
아기가 골반을 통과해야 하는데 예정일을 넘기는동안 많이 컸고
머리둘레도 남달라 제 고통은 더했습니다.

땀은 비오듯 하고 고통은 견딜 수 있는 수준이 아닙니다.
그냥 딱 죽어버렸음 좋겠습니다.
내 배 가르고 애 꺼내가라 하고 싶은데 기운이 없고 아파서 말도 안나옵니다.
드라마에서는 막 소리를 지르고 땀에 젖은 채 아이를 낳기 위해 힘주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건 정말 막바지의 모습입니다.
그렇게 힘을 줘서 아이를 밀어낼 수 있게 될 때까지의 시간이 진짜 지옥입니다.
힘 줄 때는 그래도 견딜만 하거든요.

남편과 엄마는 벌을 섭니다.
고통을 이를 악물고 참는데 옆에서 해줄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땀에 머리카락이 다 달라붙고 이가 덜덜 떨리는데
남편이 이마에 붙은 머리카락 치워준다고 저한테 손을 댔는데
저도 모르게 "저리 가" 해버립니다.
다 귀찮고 다 싫고 다 밉습니다.

아이 낳고 아까 미안했다고 울면서 꼭 안아줬지만 전 지금도 그 순간이 너무 후회됩니다.

폭풍 같은 다섯 시간의 고통이 끝나고 드디어 힘을 주기 시작합니다.
내 아이와 만난다는 기쁨, 환희 그런건 개나 줘버리라지요.
그저 애를 밀어내야만 내가 산다. 내가 살아야 애도 산다 이 생각 뿐입니다.

아직 멀었다며 아래층에 내려가던 의사를 다시 불러올릴만큼 진행이 빨랐고
아래에서는 벌리고 잡아당기고
위에서는 간호사가 제 머리를 다리 사이에 넣고 제 배를 마구 누르며 밀어댑니다.
전 죽어라 힘을 쏟아내고 눈물이 주륵주륵 흐른 후에야
아래에서 물컹하며 뭔가가 쑥 빠져버립니다.



그렇게 아이가 태어나고 전 엄마가 됩니다.



그리고 산후조리와 육아라는 진짜 지옥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P.S. 혹시 아직 아이를 낳지 않는 여성분들이 제 글을 보고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하는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듭니다.
쉽게 아이 낳는 분들 많습니다.
전 슬프게도 노산이었고 노산인데도 배짱 부리며 운동을 안했고
밥심으로 사는 사람이 곡기를 며칠 끊었으며 남다른 머리 크기의 아이를 낳았기 때문에 저런 겁니다.
이건 진짭니다.
저희 엄마가 고통에 몸부림 치는 절 보다 못해 의사한테 "왜저렇게 힘들어요 선생님" 이라고 했는데
의사가 저 못듣는줄 알았는지 이렇게 말합니다.
"늙어서 그래요"

흥! 칫! 뿡!
그래도 다 낳고 잘 삽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물통이없어졌어요
15/02/27 23:04
수정 아이콘
출산하는 여성은 아름답습니다. 물론 마음이 ^^
탱크로리
15/02/27 23:04
수정 아이콘
재밌고 유익한 글 잘 읽었습니다.
역시 피지알러들은 그 것과 뗄래야 뗄 수 없는 운명인가보네요 크크
15/02/27 23:04
수정 아이콘
제 누님이 노산이었습니다. 거의 40대 다 되어서 조카를 낳았죠.
게다가 애는 미숙아에 가까웠고 예정일을 3주나 앞두고 진통이 왔습니다.. 게다가 양수가 터지고 다 나온 상태에서 애가 안나와서 정말 위험했죠.
10시간 동안 간호원들이 누님 배를 눌러서 억지로 애를 내는 바람에 지금도 허리가 안좋습니다.... 그냥 제왕절개 했으면 위험하지도 않았을텐데.

하여튼 생명을 낳는다는건 정말 어렵고 힘든 일이죠.
육아라는 지옥은 지금 겪고 있습니다...... 어머님이 ㅠㅠ
세계구조
15/02/27 23:07
수정 아이콘
의사가 매정하네...
다시한번말해봐
15/02/27 23:10
수정 아이콘
몰입감 장난아니네요. 정말 글 잘 쓰십니다!
글 읽는 내내 난 애 못낳을꺼야ㅠㅠ하면서 읽었는데 p.s에서 뜨끔했습니다 저격당한 기분 크크
그래도 걱정이에요ㅠㅠ 엄마 따라간다는데.. 엄마는 저도,제 동생때도 입덧과 임신중독증으로 엄청 고생+위험했다고 매번 이야길 해 주셔서ㅠㅠ
클레오파트라
15/02/27 23:14
수정 아이콘
저도 걱정입니다. 저희 어머니께서 산전,산후 우울증으로 엄청 고생하셨거든요. 흑흑.
덴드로븀
15/02/28 00:58
수정 아이콘
솔직히 엄마따라간다는건 그냥 하는소리일뿐입니다.
장모님이나 제 어머니는 입덧이 뭔지도 모르셨지만 결국 두분다 재왕절개하셨고,
제 와이프는 5주부터 총 6개월가까운 입덧지옥에 입원반복이었지만 자연분만으로 건강하게 낳았습니다. 그러니 미리부터 걱정은 안하셔도 됩니다! 크크
티이거
15/02/27 23:10
수정 아이콘
리얼하네요
클레오파트라
15/02/27 23:13
수정 아이콘
노산때문에 힘들었다고 단정짓지는 마세요. 의사가 너무하네요. 30대 후반에도 쌍둥이 잘 낳는 분도 많이 있어요.
열달 배에 잘 담아서 자연분만 하셨으니 나이들어 힘들건 아닌 것 같습니다. 20대 어린 나이에도 제왕절개 하는 산모도 많이 있어요.

(절대 제 주위에 20대 직장 동료 3명이 임신 후 병원에서 무조건 누워있으라고 하여 휴직을 하는 바람에 그분들 업무가 다 저에게 와서 울컥하는 바람에 이런 덧글을 다는건 아닙니다. 흐흐)
15/02/27 23:20
수정 아이콘
제가 의사가 너무한 것처럼 글을 썼나봐요. 의사샘은 첨부터 끝까지 쿨하고 좋았어요. 항상 웃으면서 대했구요.
저희 엄마가 저 대신 아이라도 낳을 기세로 너무 걱정하니까 그냥 하신 말씀이에요.
어디 특별히 아프고 유난한거 아니라 그냥 나이가 있으니까 그런거다 그런 뜻이었던거죠.
전 둘째를 갖게 되면 그 의사샘한테 갈 거예요.
그러나 둘째는 제 인생에 없습니다. 단호합니다.
클레오파트라
15/02/27 23:24
수정 아이콘
좋으셨다니 다행입니다.
오큘러스
15/02/28 00:45
수정 아이콘
이런거 여쭈어봐도 되나요?
둘째 단호하게 없으실거면 아예 남편분을 그... 수술 하실건지?
아니면 당분간 철저한 피임을 하실건지...? 어떻게 대처하실지 궁금해요.
15/02/28 06:51
수정 아이콘
수술하라는데 은근슬쩍 말 안듣네요.
혜정은준아빠
15/02/28 07:41
수정 아이콘
경험해보니 엄마에게 내리 사랑이란게 있습니다. 새로 태어나는 아이에게 사랑을 준다는거죠.
3살까지의 이쁜짓으로 효도를 다한거란 말을 곧 경험하실꺼에요 ^^
왜 4살 터울이 좋은지도.....
The HUSE
15/02/28 01:21
수정 아이콘
개인적인 경험이나 사례가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노산이 힘듭니다.
15/02/27 23:25
수정 아이콘
우와 이렇게 디테일하다니
지금뭐하고있니
15/02/27 23:31
수정 아이콘
남편분은 아마 기억도 못 하실...이라고 적다가 못 할 리가 없겠다 싶어졌네요.
그래도 아무렇지 않으실 겁니다. 산고의 고통은 어마어마하네요. 꼬마야, 엄마한테 효도하렴.
저글링아빠
15/02/28 01:16
수정 아이콘
남편도 기억 잘 합니다^^
사실 이야기해보면 상당한 부분들은 남편이 훨씬 상세히 기억하고 있어요.
정작 본인은 너무 아프고 정신 없어서 혼이 나가 있기 때문에..;;;;;
15/02/28 06:50
수정 아이콘
네. 기억 잘하더라구요.
글 쓰기 전에 그 때 내가 "저리가" 했던거 생각나? 했더니 저리가 라고 한거 아니라며 꺼지라고 그런거라며 과대포장할 정도로 생생한 모양이더라구요.
15/02/27 23:35
수정 아이콘
열흘 가량 전에 출산해서 조리원에 있는데 생생하네요..애가 커서 유도분만을 했는데 세번의 시도에도 내려오질 않아 결국 수술했어요. 아내도 엄청 걱정하다가 무사히 마치고 만족하고있고, 지금은 아들이랑 셋이 멀뚱멀뚱 누워있네요 흐흐 다음편도 기대됩니다~
15/02/27 23:55
수정 아이콘
밀어내지 않으면 내가 죽는다... 정말 공감되네요.
아기가 골반에 걸렸을때 회음부절개를 하는데, 생살을 찢어내는거라 무서울거 같지만... 그냥 살을 찢더라도 얼른 이놈을 끄집어내야만 살 거 같아서, 빨리 찢어주세요 선생님!!!이라고 소리지르고 싶었지만 그냥 꺼어억꺼억 하는 비명만 나더군요.
출산도 출산이지만 훗배앓이는 정말 괴롭죠. 열달동안 미뤄뒀던 생리통을 한번에 앓는 거 같아요. 크헝.
히히멘붕이넷
15/02/28 00:29
수정 아이콘
으어.....(뭔가 말해보려 했으나) 으어.....;;;;
피들스틱
15/02/28 00:39
수정 아이콘
저도 이번달에 아내가 아들을 출산해서 정말 남일같지 않네요...
특히 분만실 옆에서 촉진제맞으며 출산하는 다른산모 부러워하던 시간들... 같은병원 아니었나 싶을정도로 공감되네요. 저희도 1박2일이어서 힘들었는데 2박 3일이셨다니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남편은 해줄게 없고 할수있는것도 없어서 무력합니다. 과연 무사히 자연분만 할수 있을까 하는 걱정, 초조함... 그런데 그 진통 견뎌내고 당당히 자연분만 해내는 아내를 보며, 곁에서 지켜주고 아기 탯줄 끊어주고 하는 그 모든 순간들이 가정을 더 끈끈하게 만들어주고 더욱 아내를 사랑하게 만드는것 같습니다.

아... 그리고 그 아빠주사 말인데요.... 이 자리를 빌어서 하고싶은 말은 개뿔 아무효과 없습니다
저희는 상당히 강하게(!) 여러차례 놨는데 아무효험 없었습니다. 그냥 많이걷고 때를기다리는 방법밖에는...
뭐 아빠인 저만 이득이었죠
yangjyess
15/02/28 00:41
수정 아이콘
아빠 주사 19금 덜덜....
cHocoBbanG
15/02/28 01:12
수정 아이콘
엄청 난산이셧네요. 전 2주일찍 낳아서 그런지 16시간만에 나름? 수월하게 낳았어요.
저도 진통후기를 남겨드리자면..
일단 남편을 잡아뜯지않으면 안될정도구요.. 욕이나올정도로 아픕니다. 비교하자면 스테플러있죠. 호치케스... 한백개정도로 배를 찍는거같았습니다.
15/02/28 01:12
수정 아이콘
글로만 봐도 하셨을 고생이 눈에 보입니다.

지금은 동의 못하시겠지만.. 1년만 지나면 얼마만큼 아펐는지 기억이 잘 안나요
인간이 망각의 동물인건 엄마에게 출산의 고통을 잊게 만들어 종족 번식을 잘하려는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15/02/28 06:54
수정 아이콘
저도 많이 잊어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저같이 고생한 사람이 둘째는 쉽게 낳는다고 의사가 그러던데 전 아휴.... 또는 못하겠어요.
저글링아빠
15/02/28 01:19
수정 아이콘
글쓴이분 상황도 잘 모르고 해서 굉장히 조심스럽습니다만..
큰애가 남자면 특히 둘째를 한 번 고려는 해보시는게 어떠실까 싶기도 해요.
제 주변에서 보면 아이가 5살 넘어서 초등 저학년까지 구간은
애 둘 키우는 집이 모든 면에서 훨씬 수월하더군요.
아기먹보하랑이
15/02/28 01:24
수정 아이콘
특히 큰 애가 남자면 둘째를 고려하기가 힘들어요. 둘째도 아들이면 헬 ..... ㅠㅠ
저도 그래서 둘째는 생각도 안하구 있어요....
저글링아빠
15/02/28 01:26
수정 아이콘
지금은 그러실겁니다. 그런데 걔가 혼자 커서 6-7세 되면 엄마한테 하루종일 계속 치대는데 견디기 힘드실겁니다.
남자애들은 그 나이 되면 엄마한테 정말 죽도록 치댑니다...
형제가 있으면 투닥거리더라도 자기들끼리 해서 상황이 많이 달라져요.
기아트윈스
15/02/28 01:47
수정 아이콘
무슨 말씀 하시는지 알겠네요.

주변에 보면 4-7세 구간 남자애들은....와....정말...-_-;;;;
15/02/28 04:17
수정 아이콘
으억. 지금 큰애(아들)가 5살인데도 하루종일 치대는데 앞으로 더하나요? 생각만해도 멘붕입니다으...
15/02/28 06:59
수정 아이콘
아이는 하나로 족해요. 더는 제 몸이 견뎌줄까 싶네요. 내 편인 딸 하나 있으면 싶지만 지금 생각으로는 둘을 키우는건 생각만으로도 눈앞이 캄캄하네요.
취한 나비
15/02/28 02:17
수정 아이콘
출산 이야기가 이렇게나 몰입감이 강하고 남자를 슬프게하네요. 새삼 세상의 모든 어머니가 존경스러워집니다.
결혼을 약속한 남보다 작고 약한 여자친구가 고생할 것을 생각하니, 오랜 전 보았던 아놀스 슈왈제너거가 쥬니어라는 영화해서 그랬듯이 제가 대신 임신해서 낳아주고 싶네요. 최근에 본 그 어떤 글보다도 뭉클하네요.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15/02/28 03:42
수정 아이콘
엄청 고생하셨네요. 글 읽다보니 약 두 달전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전 진통이 점점 허리로 가서-_- 아파죽겠는데 그래프는 바닥을 기어다니고, 내진을 해도 자궁문이 덜 열렸다고 무통 못 놔주겠다는 걸 사정사정해서 맞고 자고 일어나서 낳았습니다. 대신 낳는 거 자체는 엄청 수월해서 몇 번 힘주니 쑥 나와주었네요. 낳기 바로 직전에 간호사가 시간을 불러주는데 갑자기 왠 시계를 보냐고 생각하자마자 뭐가 빠져나가는 느낌이 들더니 아기 울음소리가 들려서...애 낳으면 막 감동적이고 눈물 날 줄 알았는데 처음 든 생각은 뭐야 벌써 끝났어? 였어요 크크. 탯줄 끊고 갓 태어난 아기를 보여주어도 실감을 못하고 멍때리고 있었네요. 물론 훗배앓이랑 회음부통증은 충분히 아팠습니다. 전 영원히 똥 못 쌀 줄 알았네요 흐흐.
메모네이드
15/02/28 06:51
수정 아이콘
고생하셨습니다^^
제가 출산을 만 27세에 했는데 정말 금방 낳았습니다. 초산인데 진통 때매 병원간지 4시간 만에 낳았으니까요.

그리고 이거 보니까 생각나는데 저는 애 낳기 전에 관장하려고 관장약 넣고 화장실엘 갔는데 화장실에 누가 들어가서 안나오는 겁니다!!!!!!!!!!!!!!
와나 애 낳으러 갔다가 똥 낳을 뻔 했어요.
전 솔직히 애 낳는 거 보다 관장이 더 무섭습니다. 으으으으으.....
15/02/28 07:20
수정 아이콘
저희 큰애랑 거이 비슷하네요. 딸이란거 빼고. 얘는 조기양막파수도 있었지만 40주를 넘겼고 체중도 4kg가 넘었고 두상도 컸습니다. 근데 와이프 골반이 좋다는 이유로 담당의사가 끝까지 정상분만을 고집했죠. 무통주사를 맞긴 했는데 관이 막혀 무통도 안돼고. 와이프는 죽겠다고 하고. 결국 한 네시간 진통끝에 다시 시술을 했는데 애가 내려오다 스탑. 이 하강중지가 되면 애기한테 가해지는 위험이 커서 심박수 떨어지면 제왕절개를 해야되서 산모를 더 힘들게 하고. 뭐 욕도 들어먹고 울고 난리였죠. 총 분만시간이 분만장에서만 20시간 이상였던거 같습니다. 근데 둘째는 정말 쉽게. 한 두시간 걸렸나. 와잎도 너무쉬워 허탈해 했다는. 지금은 둘이어서 너무 좋습니다. 하루에 90%이상을 둘이 놀고 10%정도만 놀아주면 되니 정말 편해요.
이쥴레이
15/02/28 08:12
수정 아이콘
저희애 이제 15개월인데 생생하네요. ㅠ.ㅠ
와이프는 애낳으러 가기 바로전까지 가게 몇일 일못하니 이것저것 미리해야된다고 혼자서 연탄난로 설치하고 드릴에 못질하고 무거운거 옮기고...

그렇게 그날 병원가서 자정전에 애를 낳았는데
산후조리도 안하고 이틀만에 휠체어 타고 퇴원해서
지금까지 허리때문이 고생합니다.

출산하고 나서 충분한 휴식이 정말 필요하죠.

육아도 정말 전쟁인듯..그래도 애보는 낙이 있어요^^
뚱뚱한아빠곰
15/02/28 09:31
수정 아이콘
아들곰만 둘 있는 아빠곰입니다.
큰 애 나올 때는 Sputnik님 처럼 와이프도 양수가 터져서 병원에 누워있다가 촉진제도 맞고 했지만 나오다 걸리고(아직도 애기 머리에 걸린 자국이 있어요;;)
간호사들이 배 누르다가 애기 심박수가 떨어져 위험해지는 바람에 결국 제왕절개 했지요...
보통 첫째를 제왕절개 하면 둘째도 제왕절개 해야한다고들 하지만 저희는 자연분만을 하고 싶었기에 첫째 때 제왕절개 해도 둘째는 자연분만을 추천하는 병원을 알아봐서 옮겼습니다.
결론은 둘째는 진통 시작한 지 2시간만에 자연분만으로 낳았습니다.
와이프가 하는 말이 산모가 편하게 힘을 줄 수 있게 자세를 잡아주는게 차원이 틀리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두살 터울의 아들 둘은 정말.... 둘이서 잘 놀기는 노는데....
한시간을 논다면 10분 잘 놀고 50분 싸웁니다. 싸우고선 서로 삐쳐서 밉다고 소리치지만 1분만에 다시 놀아요...크크크
그리고 집은 폭탄맞은 전쟁터가 되지요... 와이프랑 같이 청소를 하고 뒤돌아서면 내가 어디를 청소했는지 궁금해집니다.
라라 안티포바
15/02/28 12:08
수정 아이콘
추천한줄 잊고 다시 추천했다가 중복추천안된다고 떴네요 흐흐
잘 보았습니다.
모지후
15/02/28 20:12
수정 아이콘
추천 먼저 누르고 읽었습니다. 스크롤을 내릴수록 읽는 제가 긴장이 드네요;;
글 잘 읽었습니다-
15/02/28 21:58
수정 아이콘
제 집사람은 오후 6시에 배아프다고 병원가서 8시에 낳았지요. 애 낳고 첫 마디가 '둘째 낳아도 되겠네' 였다는......
Grateful Days~
15/03/01 00:29
수정 아이콘
제 와이프느님께오선 39세.. 애를 배도 문제 안배도 문제 ㅠ.ㅠ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56808 [일반] 기독교 단체 “9호선 ‘봉은사역’ 이름 바꿔라” [165] 자전거도둑12733 15/03/01 12733 0
56807 [일반] [영화] 킹스맨이 새로운 기록을 세웠네요. [45] Anti-MAGE12186 15/03/01 12186 2
56806 [일반] 서울역 앞에 이 동상 기억하십니까? [19] 치킨과맥너겟9795 15/03/01 9795 9
56804 [일반] [스포] 기생수 파트 1 보고 왔습니다. [14] 王天君7173 15/02/28 7173 1
56803 [일반] 이명박 대선개입 규탄행진중 (신사-논현역) [54] Toby9551 15/02/28 9551 15
56802 [일반] 강아지 회상 [23] 개념4587 15/02/28 4587 7
56801 [일반] 화폐 인물을 전부 새로 뽑는다면? [97] 그라믄안돼10264 15/02/28 10264 1
56800 [일반] 문재인 대표, 오늘 8개 경제지 합동 기자간담회 전문 [35] 발롱도르7780 15/02/28 7780 9
56799 [일반] 남자들의 격투기.jpg [28] 삭제됨19574 15/02/28 19574 31
56798 [일반] 나는 그녀를 짝사랑해요 [10] 삭제됨3795 15/02/28 3795 3
56797 [일반] 나름 특이했던 직장생활기 (에필로그) [26] 삭제됨4847 15/02/28 4847 17
56796 [일반] 증세 무엇에 할 것인가. [52] 개돼지6083 15/02/28 6083 5
56795 [일반] 드레스 색깔 논란 종결 [93] 발롱도르19532 15/02/28 19532 2
56794 [일반] '푸틴 정적' 야당 지도자 보리스 넴초프 피격 사망 [49] 치킨과맥너겟11244 15/02/28 11244 1
56793 [일반] [강연] 남의 말 오래도록 들어준 적 있나요? [4] 수면왕 김수면3508 15/02/28 3508 3
56792 [일반] [나가수3] 2라운드 2차경연 감상 [29] 네버스탑6733 15/02/28 6733 3
56791 [일반] 이룬것 없이 경력만 10년 되버린 영화편집자의 편집강의 #1 [14] Go2Universe7793 15/02/28 7793 24
56790 [일반] 혼자 듣기 아까운 Pop Danthology에 대해! [6] ReSEt2954 15/02/27 2954 2
56789 [일반] 아줌마가 들려주는 임신, 출산, 육아이야기(2) [43] Sputnik6476 15/02/27 6476 27
56788 [일반] 거꾸로 보는 서울 여행지 'Seoul in Reverse' [5] 바이럴로드3876 15/02/27 3876 3
56787 [일반] [해축] 유로파리그 16강 대진표 [21] SKY923631 15/02/27 3631 0
56786 [일반] "딸기모찌 사건"의 뒷이야기 [18] Dj KOZE11920 15/02/27 11920 0
56785 [일반] 그녀는 대학 신입생 [15] Love&Hate11975 15/02/27 11975 34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