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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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5/02/03 05:20:46
Name Momoni
Link #1 http://iwasanexpatwife.com/2013/01/14/why-being-a-third-culture-kid-sucks-sometimes/
Subject [일반] Third-Culture Kids에 대하여




0.
TCK란 0-18세의 성장기의 많은 부분을 부모님의 국적과는 다른 나라에서 보낸 아이들을 일컫는 말입니다. 1950년대에 사회학자인 Ruth Hill Useem이 이름 붙였습니다.




1.
TCK의 장점은 분명합니다.
(1) 언어의 습득. 대부분의 TCK들은 bilingual 혹은 multilingual, 다수의 언어를 구사합니다.
(2) 적응력. 복수의 나라를 옮겨 다녔기 때문에 새로운 환경/문화에 대한 적응력은 개인의 차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뛰어난 편입니다.
(3) 다양한 경험. 옮겨 다녔던 만큼 조금은 색다른 경험을 했을 확률이 높습니다. 혹은, 그 나이 또래보다 여행경험이 풍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2.
단점도 간단합니다.
(1) 부유감. 많은 TCK들은 소속감에 부재에 괴로워합니다. 모국으로 돌아갔을 때, 역 문화 쇼크를 받고 '집'은 어디인가라는 의문에 빠지게 됩니다. 모국이 집이라면 이렇게 낯설지 않아야 할 것이고, 외국을 집이라고 부르기에는 그곳은 외국이니까요.
(2) identity crisis. 애석하게도 뛰어난 적응력은 양날의 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환경에 도착했을 때, 자신을 꾸준히 그 문화에 맞추기 때문에, '문화 카멜레온'이 됩니다. 온전한 '나'를 아는 건 극소수 혹은 아무도 없죠.
(3) 이별. 많은 나라를 옮겨 다녔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친구를 그 뒤에 놓고 왔다는 것을 뜻합니다. TCK들은 이별을 제대로 슬퍼할 틈도 없이 정신없이 옮겨간 나라에 적응해갑니다. 그들의 친구들은 전 세계적으로 있을 수 있지만, 바로 옆에는 없을 수도 있죠.




3.
참 뜬금없는 주제지만, bilingual에 달린 댓글들을 읽다가 문득 생각이 나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언어습득은 굉장한 플러스요인일 수 있지만, 스트레스 레벨은 굉장히 높을 수 있습니다.
많은 공감을 샀던 TCK에 대한 버즈피드 링크를 아래에 첨부합니다.
http://www.buzzfeed.com/regajha/31-signs-youre-a-third-culture-kid#.uqWz8dLjgw




p.s.
피지알의 글쓰기 버튼은 아주 무겁다고 배웠는데, 첫 글이 형편없는 글이 되는 건 아닌지 심히 두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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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2/03 05:51
수정 아이콘
단점들중에 1번이랑 2번은 전혀 공감되지 않네요. 3번은 직접 경험했기 때문에 인정합니다 크크크
15/02/03 06:49
수정 아이콘
그래도 버즈피드 링크는 낙관적으로 마무리짓네요. 저렇게만 되면 더할 나위 없이 좋지요.

제 아이도 한국 출생 - 미국 동부에서 7년 - 미국 중서부에서 4년 지냈으니 TCK 입문 과정 정도는 마친 듯 합니다. 3 번은 진짜 맞다고 생각하고, 친구 좀 사귈만 하면 제 아이가 떠나든 그 친구가 떠나든 하여튼 계속 헤어짐의 연속이었으니 옆에서 보기에 참 안쓰러웠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자리잡은 곳에서는 (정말 어마어마하게 좋은 오퍼를 받지 않는 이상은! 근데 그럴 리가 없잖아?) 적어도 아이가 대학가기 전에는 옮기지 않을 생각이네요.

나는 누구인가? << 이 문제는 combo 님 말씀도 있듯이 케바케인 것 같습니다. 제 아이같은 경우, 나는 누구인가? 라는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 자기 조상님의 문화를 고려할 필요는 없다는 쪽으로 커나가는 것 같아요. 조국의 문화를 이야기하는 숙제가 있었는데, '한국에는 이러저러한 풍습이 있다. 하지만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라고 작성하더군요. 사실 저부터가 코스모폴리타니즘을 지지하는 사람인지라 저런 모습을 볼 때 '에이 그래도 한국을 좀 알아야지!' 라고 반응하지 않게 되니 서로 충돌할 일도 없습니다.

나의 조국은 어디인가? << 이건 각 가정마다 다르게 접근하는 것 같더군요. 위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세금 내고 지하철 이용하는 곳이 조국이지, 내가 태어난 곳과는 상관 없다" 라는 주의인지라, "나는 그래도 한국에서 받아 먹은 게 많으니 한국에 대해서 지킬 의리가 조금 있지만, 너는 성인이 될 무렵에 너 스스로 선택하는 게 좋겠다" 라고 가르쳤습니다. 그랬더니 이미 "난 한국계 미국인임. 한국에 대해서 좀 더 알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그래도 결국 내가 살 곳은 미국" 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이 역시 누군가가 보기에는 조금 안타까운 경우겠지만, 제 기준으로는 합리적인 판단으로 보이더군요.
15/02/03 07:34
수정 아이콘
아드님이 어마어마하게 좋은 오퍼를 받을수도 있지 왜 그러세요 크크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서는 경험에 차이도 있을수 있겠네요. 저는 일본에서 9년 미국2년 프랑스1년 이렇게 있었는데, 뿌리의 개념에는 아드님이랑 비슷한 관점인데 이런 나라들에 있을때의 저와 한국에 들어왔을때의 저는 너무 달라서 너무 괴리감이 느껴지더라구요. 각 나라별로 행동방식도 달랐고,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지만 나는 로마법이 없으면 무엇이지라는 생각이 들고는합니다.

조국에 대한 정의가 정말 흥미롭네요. 전 한번도 못해본 접근이에요! 뭐랄까, 저 부분에서 home 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일본에서 오래살다 보니까 일본도 집이고 한국도 막연히 친척들이 있는 집이라고 느껴집니다. 그런데 둘다 조금 어색한위치에 있어서 둘 다 집이 아닌것 같기도 하고...
15/02/03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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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쿠 아드님이 어마어마하게 좋은 오퍼 받으면 저야 굽신굽신이죠. 그럼 저는 아드님댁 근처로 이사해서 막일이라도...

3개국을 다니셨으면 제 아이보다 훨씬 더 하드코어하게 어린 시절을 보내셨네요. 사실 제 아이가 그럭저럭 큰 정체성 혼란을 겪지 않고 클 수 있는 것은 그나마 혼돈이 한 번 뿐이었어서가 아닐까 합니다. 사실 보스턴에서 텍사스로 옮겼을 때도 아이가 좀 힘들어했어요. '아빠 텍사스는 학교 시작할 때 국가도 부르고 교가도 부르고 그래. 여기 왜 이럼?' '텍사스는 선생님들한테 고민 상담하면 손 잡고 같이 기도하재. 나 다시 보스턴 가면 안돼?' 등등 자잘하게 고생 좀 했습니다. (미안하다 아들아. 아빠가 보스턴 갈 실력이 안 된다)

로마법 관련해서는.... TCK 들은 문화적 동질감에서 주는 안정을 찾을 수 없으니 이 부분을 스스로 해결하는 수밖에 없고, 따라서 '난 나일 뿐, 내 국가 이력이 날 결정하지 않는다' 라는 약간 중2병스러운 허세가 조금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근데 말이 쉽지, 서른 찍고 미국 건너온 저도 종종 정체성 혼란을 겪는 거 보면 아이들한테는 퀘스트 난이도가 너무 높다고는 생각합니다....
15/02/03 08:00
수정 아이콘
외교관부모를 둔 친구보다는 전 뭐...그 친구는 지금 permanent address가 케냐더군요...

정말 정체성퀘스트 난이도는 너무 밸붕이에요. 인류가 끊임없이 묻는 철학적인 질문과 다아있어서그런지 어려운 것 같네요.
기아트윈스
15/02/03 07:52
수정 아이콘
사촌동생 중 하나가 호주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본인은 쿨하게 자긴 Korean-Aussie라고 이야기하지만, 그냥 까놓고 Aussie라고 이야기하지 못하는 데서 전 오히려 Korean- 이라는 접두어의 끈적끈적한 일면이 느껴졌습니다.

고놈 행동 패턴만 해도 이상하게 아시아계 친구가 많고 연애도 결국 한국계 여친이랑 오랫동안 잘 지내는 걸 보면 코스모폴리탄도 왠만큼 터프하고 쿨하지 않는한 그게 그렇게 되기 어려운 건가 하고 생각하게 되더군요.

전공이 전공이니만큼 갑자기 옛날 (?) 이야기를 하나 덧붙이자면 10세기 초반 멸망한 발해 유민들이 12세기 중반까지 거란/여진족 제국 내에서 자기들 아이덴터티를 유지했다는 문헌 증거가 꽤 있습니다. 뭐랄까, 그냥 금나라 제국 사람이 아니라 [발해계]-금나라 사람이라는 아이디가 참 질기게 이어진거지요.

여러모로 [내 문화적 배경은 아무 상관 없음. 날 움직이는 건 내가 선택한 이념일 뿐] 인 코스모폴리탄이 되기 위해선 앞으로 난관이 없잖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드님께서 꾿꾿하게 해쳐나가길 빕니다 :)
15/02/03 08:00
수정 아이콘
아 회원님의 말씀에 무릎을 탁 칩니다!

는 농담이고, 말씀대로 제 아이도 쿨하게 '난 미국인임' 이라고는 이야기하지 못하고, 결혼도 한국 여자랑 하고 싶다고 말하는 것을 보면 말씀하신 '끈끈하고 거슥한 무언가' 가 이 놈의 머리 속에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보기에 따라서는, 저는 어차피 한국에서 자랐다는 배경에서 제 선택으로 미국을 온 거니까 쿨할 수 있는 거고, 아이는 본인의 의지로 선택한 것이 아니라는 부분에서 그런 한계가 생기는 것 같아요. 뭐 결국 이 놈이 외로울 때마다 제가 잘 놀아줘야겠죠.

그나저나 기아트윈스님 역사 전공이셨군요. 재미있는 발해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
15/02/03 08:04
수정 아이콘
그런 증거는 현대에 이르러 중국인/유대인들이 잘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각자의 신앙에 따라 그 정도가 다르지만, 유태인타운에 가면 자기들의 법도 (키파를 착용한다든가, 금요일에는 해지기 전에 퇴근한다든가, 코셔음식만 먹기위해 부엌이 구분되어 있다던가)을 따라 행동하는 것을 잘 볼 수 있죠. 토요일마다 검은 옷으로 차를 타지않고 걸어서 사원에 가는 사람들도 많이 볼 수 있구요. 차이나타운 (한국에는 전형적인 차이나타운이 없다는 것이 매우 놀랍습니다 0_0) 만 가더라도 영어한마디 못하는 수많은 1세대 중국인을 비롯해 중국어하나 못하는 2~3세대 중국인도 다같이 mingle되어 있는 것은 결국 "중화"라는 하나의 기준으로 다들 묶여있다는 소속감 같은 것을 서로 공유하고 있다고나 할까요.

경험상 제일 놀랐던 것은 베이징 올림픽 당시 티벳문제가 대두되었을 때, 중국말 하나 못하던 2세대 중국아이들 조차 티벳을 옹호하는 중국인을 둘러싸고 모욕을 주는 것을 눈 앞에서 영어로 까대는 것을 보면서, 물론 극히 일부의 극단적 일례겠으나, 이런 것이 알게모르게 그들 마음속에 자리하고 있구나 싶더군요.
기아트윈스
15/02/03 08:13
수정 아이콘
중국인과 유대인의 해외 공동체가 자신들의 ID를 유지하는 걸 보면 참 저것도 참 탁월한 기술이다 싶을 때가 많지요.

물론 그중 끝판왕은 중국 내의 유대인 공동체구요 (후덜덜덜)

조금 빗나간 이야기지만 중국인 중화주의는 정말....-_-; 현기증납니다.

사실 그런 면 때문에 전 청소년기의 강한 반제국/반미 감정을 고이 접어두고 미국의 패권이 그냥 오래오래 지속되길 기도하는 쪽으로 선회했답니다.

미국 패권은 그네들의 [이념]에 동의하기만 하면 그래도 명예회원으로 끼워주지만

중화주의 패권은 뭘 어떻게 해도 그냥 중화에 비하면 열등인간이 되는거라 ㅡㅡ;;;
15/02/03 07:45
수정 아이콘
결국 부모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녀의 의견을 존중해주고 자녀와 함께 고민을 해결해 나가는 것 말이죠.

TCK의 좋은 예와 나쁜 예를 저와 아주 가까운 곳에서 많이 경험하게 되는데, 성급한 일반화는 어렵겠으나 주로 가족분위기와 많이 연결되더군요. 특히 부모의 직업군/교육수준과는 별계로 부모와 관계가 좋은 1.5세 혹은 2세/심지어 3세 아이들은 자신의 identity를 늦던 빠르던 합리적으로 잘 선택하는 것을 보고 많이 놀랐습니다. 특히, 20살 때 까지는 그저 한국말을 듣고 알아만 듣던 친구들이 "그래도 한국말은 알아두면 좋겠다"라고 생각하더니만 2년정도만에 저보다도 한국말을 잘하는 것을 보면서 좌절하기도 했구요.

부모의 역할을 제외하면, 오히려 아이들이 제3의 문화를 처음 겪을 때 어떻게 경험하느냐가 오히려 더 중요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예를들어, 그 아이가 처음 외국문화를 접할 때 주변에게서 위협/모멸감과 같은 부정적 분위기에 압도당하면 아예 마음을 닫아버리는 경우 같은 것이겠죠. 특히나 어렸을 때의 트라우마가 지속되어 자신이 속해야할 곳을 못찾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자신의 뿌리에 대한 극도의 폐쇄성과 타문화에 대한 혐오에 강하게 매달린 사람도 종종 봅니다. 특히나 어렸을 때 유럽에 살았던 아이들은 유럽인들의 특유의 배타성 (또 그당시 아시아 인의 희귀성)에 치를 떠는 경우도 많이 보게 되네요. 그런 면에서는 그나마 매우 상대적으로 미국과 같은 이민자 중심의 나라가 낫긴 하다고 생각합니다만 매우 케바케인 경우라 단정적으로 말하기 힘드네요.
꽁꽁슈
15/02/03 08:01
수정 아이콘
소속감과 정체성의 문제는 국적과 인종 등에 대한 관념이 사라지거나 희미해지지 않는 이상 많게든 적게든 결국에는 발생할 수밖에 없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시초부터가 이민자의 국가인 미국은 물론 이에 못지 않게 현재 많은 이민자들을 거느리고 있고 또한 다양한 출신들이 설왕설래 하는 유럽에 이르기까지 이민 혹은 해외체류의 역사는 이미 오래되었습니다. 아시아권 국가들은 상대적으로 이런 부분에 있어 아직 덜 개방되었습니다만 세계화의 영향으로 점차 외국인 노동자들을 받아들이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으며 국제결혼 및 다문화 가정 역시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역사 속에서도 국적과 인종에 대한 관념이 사람들의 뇌리 속에 여전히 강하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이민 혹은 해외 거주 시에도 자신들의 언어와 문화를 계속해서 이어나가려는, 현지 적응과는 별개로 이를 지켜내려는 노력과 움직임들이 항상 있어왔고, 이를 중심으로 서로 간에 단합하고 교류하는 모습 또한 현재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습들은 그 자체로서는 자연스러운 것이라 할 수 있겠고 현실적으로는 필요한 부분도 있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상이한 집단 간의 이질감과 배타성을 더욱 높여주기 때문에 현지로의 동화를 다소 어렵게 하며, 현지인들로 하여금 이민자 집단에 대해 동질감을 덜 느끼게 하므로 다소 거리를 두며 생활하게 하기도 하고, 이것이 더 나아가서는 선입견이나 편견에 의한 차별과 개인에 대한 규정짓기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현지 적응의 측면에서는 상당히 부정적으로 작용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세대가 거듭될수록 이러한 부분은 많이 희석되어 나가겠지만 여전히 집단 내에서 자신들의 문화와 정체성을 지키려는 노력을 기울인다면 이러한 부분은 계속해서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겠고, 굳이 이러한 부분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국적이나 인종에 대한 구분이 현재와 같이 뚜렷한 상태에서는 겉모습이 다른 것만으로도 상대에 대한 동질감을 다소 덜 느끼기에는 충분하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개인이라고 하더라도 본인이 외국 현지와 현지인들을 어떻게 받아들이냐와는 별개로 그 사회에서 그 개인을 바라보고 인식하는 것이 그 개인의 인식 혹은 희망사항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또한 성장과정에서 그 사회는 물론 가장 가까이서 생활할 가족들조차 개인의 그것과는 반대되는 것들을 강조하거나 주입시킬 가능성이 높으므로 현재와 같은 상황이 계속되는 한 이민자 혹은 해외 거주자의 소속감과 정체성에 대한 고민, 혼란은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애초부터 외국 현지가 더욱 친숙하고 편할 교포 2세나 3세 혹은 그 이상의 경우에서도 자신의 출신국가와 외국 현지 사이에서 소속감과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 경우는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며,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더욱 명확해지는 것 같고, 이러한 영향 등으로 인하여 친구든 평소 자주 교류하는 지인이든 현지인이 아닌 교포 집단들끼리 어울리는 경우들 또한 비일비재하게 볼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한국이나 동양인에게만 해당되는 사항도 아니고 모든 국가와 인종에 해당되는 일이라는 점에서, 문화적으로나 외모적으로 가까운 집단들끼리는 상대적으로 다소 약하게 나타나기는 하지만 어찌되었든 그러한 점들이 여전히 관찰된다는 점에서 충분히 일반화하여 생각해 볼 수 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첨부: 그런데 이곳저곳 많이 돌아다니지 않고 한 곳에서 혹은 비슷한 곳에서 계속해서 오래 살았으면 외국생활이라고 하더라도 친구와의 문제는 괜찮지 않을까요? 이 부분은 사실 국내 거주자라고 할지라도 이사나 전학을 자주 다녔으면 오히려 나타날 수 있는 문제기도 하고요.
기아트윈스
15/02/03 08:19
수정 아이콘
아무래도 그곳 토박이가 되면 조금 낫겠지요?

그런데 그거랑 별개로 제가 관찰한 바에 따르면 어른들보다도 오히려 아이들이 인종차이에 대단히 민감하게 반응하더라구요.

예컨대 저야 뭐 옆집 흑인이나 윗집 백인이랑 만나서 인사하고 하는 거에 별다른 거부감이나 그런 게 없는데

옆집 흑인 아이랑 우리집 애랑 만나면 서로 굉장히 긴장합니다.

ㅡㅡ;;;;

한국인 가정이랑 만나서 한국인 애들끼리 붙여놓으면 아주 금방 친해져서 노는데 타인종간에 붙여놓으면 저렇게 벌벌 떨더라구요.

이전까진 당연히 아이들은 순수해서 거리낌 없이 다 어울려서 놀지만 어른들은 다 이기적이고 교활해서 인종 보고 차별하고 할 거라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그걸 다시 심각하게 재고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15/02/03 08:22
수정 아이콘
첨부하신 부분에 답을 하자면, 한 나라에 오래 머무르는 TCK의 경우, 로컬학교를 다닌다면 친구 문제는 한국인의 경우 한국에 있는 친구와 이별하는 것만이 되겠죠. 국제학교를 다닌다면, 위에 언급된 친구문제를 경험합니다. 국내 거주자도 이사/전학을 자주 다닌다면 충분히 경험하지만, TCK들이 두드러지게 느끼는건 친구를 만나기위해선 바다를 건너야하고 새로 적응해야하는 곳이 다른 지역이 아니라 다른 나라(문화,언어) 여서 인것 같습니다.
생각쟁이
15/02/03 09:04
수정 아이콘
외국에 있는 입장에서 단점 1,2 번은 공감이 안 가네요. 성인이 되어 떠나서 그런가 싶기도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조국이라는 것에 소속감이 없기도 했고요. 지금도 조금 더 일찍 나왔으면 싶고, 더 많은 곳에 살아보고 싶고, 고국이라는 곳에는 조금 더 늦게 들어가고 싶은 생각 뿐이네요.
스타슈터
15/02/03 10:37
수정 아이콘
20대중반인 지금까지 한국 포함 3개국에서 각각 5년이상 거주했는데,
장점들은 전반적으로 공감됩니다. 더 보태자면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진다는 장점도 있는것 같습니다.

다만, 개인차가 있지만 모국어를 잘 구사하지 못하게 되는 케이스를 자주 봤습니다.
외국어는 아주 유창하게 하지만, 한국어는 일상 대화만 가능한 수준인 사람을 많이 보게됩니다.
물론 저처럼 PGR (인터넷 커뮤니티) 죽돌이가 되어서 한글을 지속적으로 접하는 경우도 있지만,
교민사회가 활발하지 않으면 거의 2개국어 보다는 1.5개국어 느낌으로 하더군요.

그리고 단점은 앞선 분들도 언급하셨듯이, 1,2번은 그리 공감하지 못하네요.
1번은 그냥 지냈던곳 다 집인 느낌이고,
2번은 오히려 여러 문화속 자신의 모습이 겹쳐서, 진짜 자신이 누군가를 더 잘 알게 되는것 같습니다.
3번은... 한번 떠날때마다 정말 괴롭습니다. 다만 이 단점보다는 얻는 장점이 많아서 크게 후회는 안합니다.
검은책
15/02/03 11:10
수정 아이콘
음... 이 글을 읽고 나니 소설가 이창래가 생각나는데요.
그의 데뷔작 [영원한 이방인]은 미국에서 6개 문학상을 수상하며 극찬을 받았죠. 저도 매우 좋아하는 소설이구요.
반면에 교민사회에서는 이민1세대를 부정적으로 그렸다는 이유로 지탄을 받았다고 알고 있습니다.
만약 이창래가 이민 1.5세대가 아니었다면 [영원한 이방인]은 탄생하지 못했겠죠.
정체성과 융화의 문제를 다룬 이 소설은 영미문학계에서 새로운 피(새로운 서사의 발견)를 수혈받는 작업과 연결이 되며
이 전후로도 아시아라는 이제까지 비교적 닫혀있던 사회의 이민2세대들이 쏟아내는 작품들이 많은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아라빈드 아디가 같은 작가가 대표적이지요.

정체성이라는 것이 뭘까, 그것을 찾아가는 작업이 뭘까,
그리고 그런 것을 찾는 작업이 없이 일생을 보내는 것이 아무런 갈등없이 일생을 산다는 의미는 아닐 것입니다.
오히려 윌리엄 포크너같은 작가는 폐쇄적인 미국남부의 사회가 붕괴되는 과정을 고목이 썩어서 문드러지는 것과 같은 부조리함으로 그려내기도 했지요.
저는 한국이라는 땅에서 벗어나서 살아본 적이 없어서 오히려 이런 모험(?)이 긍정적으로 느껴집니다.
어쩌면 포크너가 그려낸 미국 남부가 너무나 부조리하고 끔찍해서 닫힌 환경 속에서의 정체성의 고립보다는
정체성을 찾아가는 방황이 긍정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일까요?
이미 만들어진 정체성이 아닌 스스로 나의 정체성을 선택할 수 있다면 더 좋지 않을까? 그럼 더 짜릿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정체성의 문제를 일종의 '문화지체'가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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