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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2/02 00:16
원본 그림이래봤자 질 좋은 인쇄물과 얼마나 차이가 날까.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저에게도 있었습니다.
그러다 격노하는 메데이아 진품 보고 뜨악! 터너의 그림 진품 보고 뜨악! 모네의 풍차 그림 진품 보고 뜨아악! 벨라스케스 진품 그림 보고 뜨아악! 미래엔 모를까, 아직까지도 인쇄로는 물감과 붓터치로 만들어낸 색감과 질감을 담아낼 수 없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제가 본 그림들 중에선 모네의 그림이 더욱 그러했는데, 그냥 보면 거칠게 물감을 두껍게 덮어놓은 거 같은데 살살 물러나면서 보다 보니까 어느 순간 최신 디카로 찍은 사진을 능가하는 생생함이 팍 나오는데 충격이더군요.
15/02/02 00:18
사실 지금도 눈이 않좋으면 원본그림이나 '경관'보다 사진과 영상이 더 잘보인다는 것이 함정입죠...
제가 열심히 발품팔아본 결과 적어도 제 눈은 고가의 카메라만도 못하다는 것이 분명합니다 ㅠㅠ
15/02/02 00:16
미스터 빈 영화판이 생각나네요. 진품대신 미술관 기념품 코너에 있는 사진을 가지고 거기에 계란으로 코팅해서 진품처럼 만들어 놓고 도망가고 실제 망쳐놓은 진품은 자기집에 갔다놓았죠.
그래도 미술관은 미스터 빈이 같다놓은 가짜를 진품인양 전시하구요.
15/02/02 00:16
저 파이프 그림이 얼마전에 JTBC 뉴스룸 앵커브리핑에 나와서 그 내용인줄 알았네요
회고록이 회고록이 아니다 이런 내용이였는데 블라디미르 쿠쉬전 화제는 많이 되던데 몇년에 한번씩 가는 전시회 한번 가볼까나...
15/02/02 00:20
전 가려고 준비를 하던중에, 저게 사진이라는걸 알아버려서 도저히 12000원을 주기가.......... 전 그래서 집에서 보면서 이런글이나 쓰고있죠!
15/02/02 00:17
요새 어플로 세계 미술 작품들을 찾아보고 있는데...같은 화가의 같은 작품이 여러 미술관,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던데...그런것들이 에디션 인거죠?
15/02/02 00:17
저랑 비슷한 생각을 하셨군요!
저도 딱 보고 누가봐도 유화가 아닌데 뭐지 하고 봤더니 프린트 온 캔버스 .. 아쉬웠습니다. 그림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서는 심도있게 알지 못하지만, 대중적인 관점에서는 별로였습니다. 왜 쿠쉬가 러시아의 달리에서 그치는지 알것같았습니다.
15/02/02 00:22
유화는..
인쇄해봐야 원작의 느낌이 전~~~혀 안 나지 않나요?? 전에 3d 프린터로 고흐의 붓터치까지 깍아낸단 뉴스는 봤지만 그런 것도 아니고...
15/02/02 00:25
많이 안나긴 하죠. 하지만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을 알리기위한 앞선 선구자, 예술의 '전당'이 대단한거죠. 진품가격 12000원이라니..
15/02/02 00:30
잘은 모르지만
예술의 전당은 그냥 대관료 정도만 받지 않나요? 전시를 기획하고, 소장 박물관에서 작품 떼오는(?) 전문 업체가 있는 것 같더라구요;;
15/02/02 00:38
넵. 주최는 동아일보사, YJ COMMUNICATION로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예술의전당이 상업적인 느낌의 전시가 많다고 느끼는 사람들이(저를포함하여) 제법 있더라구요. 아무리 대관료만 받아도, 이런기획이 적합한가...정도는 문화체육부가 조금 더 생각해주었으면 합니다.
15/02/02 00:48
아 그런 의미셨군요~
어차피 주체측은 돈 벌이에만 관심을 두는 업체들이라.... 저는 어느 부잣집에서 딸에게 먹고살라고 저런 업체를 차려줬는데 딸이 돈을 쓸어담고 있단 얘길들은적이 있어서.. 별로 새삼스럽지 않았았어요 흐흐;;;
15/02/02 00:32
일본의 사진가 스기모토 히로시가 르네상스 인물의 밀랍상을 찍어서 포트레이트를 그리는 시도가 생각나네요.
이게 훨씬 저열하긴 하지만..
15/02/02 00:46
질감이 느껴지는 원본이 제일 좋긴 하지만 저는 큰 차이를 느끼지 못 했습니다.
십 년 동안 그림을 전공한 제 연인도 복제품인거 알면서도 별말 하지 않더군요. 뭐 아마 저희가 작품을 보는 와중에 작가가 통역사와 같이 돌아다니는 걸 봤기 때문에 그림에 집중하지 못한 걸 수도 있겠지만 말입니다. 작가가 직접 내한까지 했는데 절반 이상의 작품이 원본이 아니라면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거라고 봅니다. 예술의 전당을 두둔하는 건 아니지만 확실한 이유를 알기 전까지는 좀 더 지켜보고 싶네요. 전 오히려 같이 콜라보한 김경주 시인의 마치 어떤 주제를 넣으면 작품이 나오는 프로그래밍한 듯한 판에 박힌 스타일의 시가 더 거슬렸습니다. 어쨋든 전 직접 블라디미르 쿠쉬와 악수도 하고 사인도 받았으니 돈이 아깝진 않았습니다. 하하
15/02/02 00:47
그러고보니 궁금하네요. 진품이 아니라 저렇게 복사된 걸 전시했을때 원작(?) 가지고 있는 쪽에 얼마나 돈을 주게 되어있는지...왠지 이것도 많이 받을거 같기도 하고 싶은게...
15/02/02 00:54
줄리안 반즈 생각나네요.
<메뒤즈 호의 뗏목>을 보러 미술관으로 가고 싶어하는 종교적인 조카딸과, 그런 조카딸을 끌고 메뒤즈호 무빙 파노라마를 보러 가서는 '예술에 대한 과학기술의 승리'를 예찬하는 유물론자 숙부...
15/02/02 00:57
3월달쯤 보러갈예정이었는데 갈필요가 없겠네요. 그림에 관심이 없는데 이분꺼 넷상에서 작품보고 깊은인상을 받아서 관람해볼까했었는데...
15/02/02 01:02
넷상에서 뚜까맞는 이우환씨의 작품도 실제로 가서 보면 텅빈 캔버스에 붓자국 형상 하나 있을뿐인데도 압도당합니다.
그 붓자국 하나를 위해 여러 돌가루들을 섞고 수십 수백번의 붓질을 했을것이라는걸 직접 보지 않아도 그림이 말해주더군요. 피카소전, 쿠사마 야요이전, 뭉크전 등 국내에서 열린 여러 전시들에서 70%이상의 작품들이 판화작업이었습니다. 판화 전공자 입장에선 이걸 어떻게 찍었을까 놀라워하며 이리저리 보는 재미가 있었지만 비전공자 입장에선 아무래도 아쉽겠죠. 갓 신입생때 갔던 루브르전(2006년)은 원본인지 아닌지 구분도 못하던 꼬꼬마때였지만 그림에 압도당했던 걸로 봐선 원본이 왔던것 같습니다.
15/02/02 01:31
사실 회화에서는 특별히 아름다움을 느끼기가 어려운 1인입니다...
특히 1990년대 이후로는 전통적인 의미의 회화는 그 가치와 의미, 감상이 기존과는 크게 다르다고 봅니다. 저는 그 기준점을 CG, 즉 컴퓨터로 제작된 이미지의 급성장으로 보는데요, 1980년대 까지만 하더라도 컴퓨터로 그림을 그린다는 것이 그다지 흔한 일이 아니었지만 이후 포토샾 및 페인터, 그리고 3D 소프트웨어의 발전으로 각종 드로잉에서부터 질감과 공간감의 구성까지 현실의 그것과 비슷하거나 능가함으로써 '이미지' 의 생산과 감상이라는 가치와 의미를 완전히 뒤바꿔놓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 이후로 생산된 이미지의 분량과 질은 기존의 인간이 수작업으로 캔버스에 만들어온 이미지의 그것을 이미 아득히 뛰어넘었다고 생각합니다. 워낙 기존의 회화예술이라는 분야가 거대했고 탄탄한 영역을 구축하고 있지만, 저는 이것이 보다 거시적인 관점에서는 LP와 CD의 전환과정과 유사한 전철을 밟을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기존 회화의 거의 모든것을 대체할 수 있고, 거의 유일한 성역이 프린팅된 결과물의 질감 차이라는 것인데 그 가치와 의미도 스크린으로 이미지를 소비하는 시대에 발맞추어 사실 점점 퇴색되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뭐 PGR 댓글이니까 조금 섣부르게 예측하자면 향후 10년이면 이러한 전통적 의미의 회화는 크게 쇠퇴하거나, 적어도 일반 대중과의 거리가 지금보다 더 급속히 멀어지고 소수의 전문가 집단에서 향유되는 고급예술로만 명맥을 유지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5/02/02 03:01
보면서 뭔가 좀 이상하다 싶었는데 그랬군요. 전 그냥 새로운 기법인 줄..;;;;
그것도 그렇고, 전 그림의 제목을 번역하지 않고 그대로 쓴 것이나 폰트가 너무 작고 가는 것이 불만이었습니다. 제대로 알아 보기가 어렵더라고요. 게다가 하필 토요일 점심에 가는 바람에 사람은 많고 웅성거리고 해서 집중도 안 되고..ㅠㅠ 지금 한가람 미술관에서 하고 있는 전시회 중에서는 인상파의 고향 노르망디가 가장 좋았습니다. 제가 보고 '와 대단하다.'라고 느낄 수 있는 건 거기까지가 한계더라고요.. 앵그르에서 칸딘스키까지는 현대 미술 파트부터 좌자자작 패스를..( '-')
15/02/02 10:43
한가람미술관에서 원본대신에 원본사진을 전시했다는 이야기인지, 사진이라는 것 자체가 작품이라는 건지 헷갈리네요~
만약에 원본이 아니라 그냥 임의로 사진을 전시한 거라면 크크. 작년에 유럽여행갔을 때 처음으로 미술책에서만 볼 수 있었던 작품을 실제로 볼 기회가 생겼는데, 그 때 확실히 원본이 사진이랑은 다르다는 걸 느꼈습니다. 유화 특유의 물감을 뭉텅이로 바르는 특성때문에 훨씬 생동감과 입체감이 있더군요. 보는 각도에 따라서도 약간 느낌이 달라지는 3D효과같은 게 있다고나 할까요? 어쨌든 왜 그 작품들이 그렇게 멋있다고 좋다고 하는 지 알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사진이라면 아무래도 그런 느낌이 좀 덜해지지 않을까 싶네요.
15/02/02 12:23
낚여서 보긴 봤었는데.. 전 작품 자체가 좀 별로더군요. 자기 복제스러운게 너무 많고 (포스트모던적 의도일지도 모르지만) 상상력이 좀 일차원적이라고나 할까. 초현실파를 좋아해서 달리나 마가리트.. 프라도에서 저 태고적의 보쉬 까지도 찾아봤는데 여튼 영 실망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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