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곡은 김현식이 불렀지만 내가 좋아하는 버전은 자신의 베스트 앨범에 재편곡을 한 버전이다.
어쿠스틱한 감성이 살아있었던 원곡을 자신의 장기인 '감성적 일렉트로닉'화 시켜서 몽환적인 여름 노래를 만들어내었다.
원곡의 감성은 옛 추억을 떠올리는 느낌이었다면, 재편곡 버전의 감성은 현재 사랑하는 사람과 여름 밤의 따스함을 공유하는 느낌이다.
윤상이 처음 가요계에 입문한 노래고, 수많은 아티스트가 리메이크 하기도 했다. 최근에 아이유가 그 중 하나다.
- 소리 (2002년, from 이사 / 작사 작곡 박창학 윤상)
: 평론가 강명석은 윤상을 일컬어 '음공 (音工)" 이라고 표현했다. 그만큼 윤상은 세밀한 소리를 만들어내는 것을 할 줄 안다.
이 곡은 세상의 모든 소리에 대한 이야기다. 윤상의 목소리와 배경 사운드는 이 소리에 대한 칭송을 포근하게 들려주고 있다.
그리고 후반부로 갈수록 곡의 긴장감을 더해주고 있어서 더욱 좋은 노래로 감상하게 된다.
- 배반 (1996년, from Ranacimiento / 작사 작곡 박창학 윤상)
: 2집 Part 2부터 시작된 몽환적이고 공간감 넘치는 곡을 만들어내려는 노력이 꽃을 피운 곡이 배반이다.
군복무 문제, 그리고 군생활로 이어진 공백기 이후의 첫 노래이라 그런지 제대로 칼을 갈고 만들었구나라고 느껴졌다.
그의 최고 히트곡인 이별의 그늘, 가려진 시간 사이로 이후 가장 완성도 높은 사랑 노래라고 생각한다.
- The show must go on (2003년, from 보아 3집 / 작사 작곡 박창학 윤상)
: S.E.S의 달리기 이후 지금의 아이유까지 윤상은 꾸준히 아이돌 가수의 작업을 해나갔다.
쇼머스트고온은 그 작품들 중에서 가장 인상깊은 노래였다. 복잡다단한 사운드에 속도감 있는 전개는 물론이고,
당시 한국과 일본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하던 어린 여자 가수의 고뇌와 다짐을 잘 나타낸 가사도 곡의 무게감을 더했다.
보아 팬들 사이에서도 그들이 가장 아끼는 비활동곡 노래 중 하나다.
- 언제나 그랬듯이 (1998년, from Insensible / 작사 작곡 박창학 윤상)
: 한국 일렉트로닉 계열에 가장 뛰어난 명반 중 하나로 불리는 Insensible의 수록곡이다.
항상 그가 관심이 있었던 제3세계 음악과 특유의 음울한 정서가 한 데 뭉쳐 한국적이지 않은 발라드로 탄생했다.
이 곡의 백미는 한 번에 찌르고 들어오는 전주와 1분이 넘게 긴장감을 유지하는 후주다.
노래 뮤비의 여자 주인공이 현재 윤상의 부인 심혜진씨인데 윤상이 보고 반할만하다라고 생각이 든다.
- My cinema paradise (2009년, from 6집 / 작사 작곡 박창학 윤상)
: 가장 최근 앨범에 수록된 장조풍의 윤상표 밝은 노래다. 사실 사운드 면에서는 매우 특출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오랜만에 자신의 앨범에 대중적 멜로디를 만들었다는 것에 반가운 나머지 베스트 넘버에 삽입했다.
동 앨범의 '소심한 물고기들', '떠나자'도 상당히 좋았었다.
- 마지막 거짓말 (1998년, from Insensible / 작사 작곡 박창학 윤상)
: 앞에서 언급한 '언제나 그랬듯이'와 더불어 그가 만든 최고 수준의 음울+황량+감성 일렉트로닉 노래다.
그의 특이점은 일렉 바탕의 노래에 다양한 현악기를 사용해서 곡의 질감을 다양화한다는 것인데 마지막 거짓말도 그러하다,
또한 자유로이 움직이는 베이스 라인과 건조하게 소리치는 드럼 사운드도 세련미를 더했다.
후반부에 외국말의 내래이션을 집어넣는 등 곡 안에 다양한 요소를 적재적소로 배치한 노력들이 엿보인 멋진 노래였다.
- Best 3. 벽 (1996년, from Ranacimiento / 작사 작곡 박창학 윤상)
: 강수지의 '시간 속의 향기', 자신의 노래 '이별 없던 세상'에 이어지는 윤상 특유의 밝은 노래 시리즈 중 하나다.
제목대로 사람 사이 소통의 어려움을 토로한 곡이다. 감성적일 것만 같은 윤상의 노래에 간혹 강렬한 스네어 소리가 나오는데 벽이 그러하다.
변칙적인 리듬 변화에 이국적인 코드 전개, 거기에 촘촘하게 들어박힌 세밀한 사운드는 가히 환상적이다.
당시 이 앨범의 타이틀곡으로서 큰 인기를 얻지 못한 것이 참 아쉬웠었다.
- Best 2. 어제의 기억으로 (1992년, from 92' 내일은 늦으리 / 작사 작곡 윤상)
: 곡이 나온지 22년이 흘렀다. 하지만 이 곡을 듣고 있으면 1992년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이 노래 전까지 나온 그의 앨범 수록곡들도 지금 들으면 촌스러움이 있었지만 어제의 기억으로를 기점으로 세련미에 눈을 뜬 느낌이다.
특히 다음 해 그의 앨범에 편곡을 조금 다듬은 버전은 이후 리듬감을 더 살리면서 그가 보여줄 자신만의 사운드를 암시하고 있었다.
다른 윤상의 노래에 비해 비교적 저평가를 받는다고 느껴지지만 우리나라 전자 음악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명곡이라고 칭하고 싶다.
- Best 1. 사랑이란 (2000년, from Cliche / 작사 작곡 박창학 윤상)
: 처음 이 노래를 들었을 때 나는 당시 막 유년기를 벗어날 무렵이었지만 마치 '사랑' 그 자체를 본듯한 충격을 받았었다.
'나의 사랑은 함께 숨쉬는 자유'. 그때는 이 말은 당연한 것으로 생각했지만 지금은 함께 숨쉬는 자유만큼 어려운 것도 없다고 느낀다.
'애써 지켜야하는 거라면 그건 이미 사랑이 아니지'라는 문구 역시 그렇다. 맞는 말 같으면서도 아닌 것 같은 이 문구는
세월이 흐르면서 그 뜻을 생각하는 방향이 달라지게 된다. 그래서 이 노래가 좋다.
마치 반복해서 보게되는 영화처럼 해석의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 내일은 내일, 문득 친구에게, 새벽, 사랑합니다 등등도 넣고 싶었어요. 참 좋은 곡이 많네요. 날씨가 딱 윤상 듣기 좋은 날이라 골라봤어요.
다음 편은 윤상과 함께 춤을 추지 않았던 신해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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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 전 마지막 거짓말을 최고 좋아합니다. Insensible 싱글에 2가지 버젼이 있는데 4번째 버젼이 더 좋더군요. 고등학교땐가 샀던걸로 기억하는데 아직도 가지고 있네요. 그리고 정규앨범으로 치기엔 좀 애매하지만 Renacimiento 이걸 앨범중엔 가장 좋아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