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도라는 것은 알게 모르게 신경이 많이 쓰이기 마련입니다. 쉐이빙젤/크림, 면도날, 에프터쉐이브로션까지. 게다가 제 경우에는 바싹 짧게 면도하려고하면 툭하면 베이고, 베이지 않게 면도하려면 수염이 남아서 까칠까칠해지고 기분도 나빠지더군요. 쉐이빙 젤을 쓰기 시작한 것도 이것 때문이었죠. 쉐이빙젤 바르고 1,2분있다가 면도하면 바싹 짧게 면도해도 덜 베이더라구요.

대안으로 전기면도기를 고려해보았지만 첫 구매했던 P모사의 필O쉐이브는 바짝 면도하려면 면도기를 얼굴에 꾸욱 누르고 면도해야하는데, 이러면 면도기의 모터에서 나오는 열이 피부에 그대로 전달되어서, 가뜩이나 날때문에 긴장한 피부가 면도기열로 지져지는(...)효과까지. 게다가 짧게 면도하려면 오히려 칼 면도기보다 시간이 더 오래걸리는 문제도;;;; 듣기로는 필O쉐이브는 꼬불꼬불한 서양인의 수염에 좋지만 동양인의 장비형 수염에는 오히려 비효율적이라던가. 브라운이 좋다고 하긴하던데 그렇다고 10~30만원짜리 샀다가 후회하긴 싫고.

결국 그냥 일반 칼면도기 써야죠.

그간 열심히 사용했던 제품은 질레트마하3. 퓨젼도 한번 써보고 싶긴하지만, 개인적으로 아무리 생각해봐도 말도 안되는 가격이어서 그냥 마하3로 버티고 있었죠. 그러던 중 얼마전 마하3 면도날이 다 떨어져서 마트를 갔는데 왠 마트 직원아주머니가 면도날 왕창 싸게(!) 준다고 도루코를 써보라고 하신겁니다. 평소에 인터넷에서 도루코사장이 "싸구려 일회용만 써서 그렇지 동급으로 쓰면 도루코가 낫다!"라고 주장한다고 들은 터라서, 망설이는 모습을 보였더니, "추가 날도 줄께 사봐~~"하시면서 주머니에서 추가 날3개짜리를 꺼내주시더군요. 그래서 혹해서 사봤습니다. 

급하신 분을 위해 결론? : 가성비로 보면 도루코XL추천!


2.가격 

일단 가격부터 봅시다 (오늘자 에누리가 가격 기준)

위에 보시면 아실 수 있듯이 가격상으로 보면 도루코XL은 6중날임에도 불구하고 질레트의 3중날 제품인 마하3와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반면 질레트의 5중날 퓨전글라이드 제품과는 현격한 가격차이를 보여주고 있네요. 질레트에게 미안한 이야기지만, 저처럼 면도에 많은 돈 투자하고 싶지 않은 사람에게는 퓨전글라이드는 고려대상이 아니거든요. 그럼 결국 비슷한 가격대인 질레트 마하3와 도루코XL 비교가 적절하겠죠.

3.성능상 비교

면도 성능은 솔직히 퓨전을 안써봐서 모르겠지만, 동급 가격대인 마하3와 성능으로 비교하기 미안한 수준이었습니다. 정말로 깔끔하게 면도 잘됩니다. 마하3가 3중날이라 그렇겠지만 깔끔하게 면도하려면 몇 분씩 투쟁(...)했어야했는데, 도루코XL은 제가 수염이 많지 않아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그런것 없이 슥슥슥 7번 밀면 끝이었습니다. 캐치프레이즈인 '면도의 참맛을 느끼다'는 잘 모르겠지만 여튼 동급가격인 마하3와 비교할때 성능이 월등한것은 분명합니다.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서 다른 블로거분의 글(http://offree.net/entry/Dorco-Pace-XLDorco-Face-XL)도 한번 보시구요. (이 분은 퓨전 보다 못하다고 하시는데 제가봤을때는 퓨전은 가격대가 훨씬 높기 때문에 비교대상이 아닙니다만..) 

날만 구매할 경우 더 비쌀수도 있으니 잘 비교해보고 사세요

나는 최고급을 원하니까 무조건 최고의 제품을 사겠다! -> 질레트퓨전 사세요

나는 가성비를 원하면서 깔끔하고 빠르게 면도되는 제품을 원한다 -> 도루코XL한번 써보세요.

솔직히  제조업체에 다니는 마케터입장에서 봤을 때, 이런식의 비교는 도루코의 수준을 한단계 떨어뜨리는 일입니다. 인터넷 게시물을 보면 도루코에서는 6중날인 도루코XL을 경쟁사의 5중날 제품인 질레트의 퓨전글라이드와 경쟁 포지션으로두고 싶어하는것 같더라구요. 뭐 그건 도루코 마케터 입장의 이야기고, 소비자인 저로서는 그냥 동가격대에서 비교해야죠.  그 관점에서 봤을때 도루코 XL은 동 가격대에서는 독보적인 제품이라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