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혁명
프랑스 대혁명
근대의 상징이죠. 산업혁명으로 인한 폭발적인 생산량 증가는 유럽의 국력을 넘사벽으로 만들었습니다. 민주주의의 확산은 근대 시민 사회를 만들었고, 민족주의 역시 마찬가지였죠.
19세기, 오스만, 인도, 중국 등 기존의 제국들이 유럽의 힘에 무너져 갑니다. 이 때부터는 유럽이 지구의 주인공이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니었죠. 힘으로는 이런 '야만국'들을 억눌렀고, 근대 사상을 주입해 '야만인'들을 교화했습니다. 이 '야만국'들은 유럽의 문물을 받아들이면서도 싸워야 했죠.
이랬던 유럽의 '문명국'들이 20세기를 맞이했습니다. 낙관론이 퍼져 있었죠. 세계 어디에서나 승승장구했고, 과학은 계속 발전해 갔습니다. 유럽의 화약고인 발칸 반도가 좀 문제긴 했지만 강대국끼리의 전쟁은 어느새 과거의 얘기가 됐습니다. 다른 데서는 좀 전쟁이 일어납니다만 야만인들과의 전쟁 혹은 식민지 쟁탈전 정도일 뿐이었죠. 이성은 승리할 것이고, 유럽의 평화는 깨지지 않을 것 같았을 겁니다.
하지만 20세기가 시작된 지 14년 후, 문명국들은 이제껏 없던 끔찍한 전쟁을 치르게 됩니다. 상대는 야만인들이 아니었습니다. 이성적이라 생각했던 그들 자신끼리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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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4~5년 빈 회의의 목적은 열강간의 세력균형과 정통주의였습니다. 하지만 후자의 경우 이미 시대가 달라져 버렸고, 각국에 중요한 건 자국의 이익이었습니다.
빈 회의 이후에도 자유주의, 민족주의를 내세운 운동이 계속 일어납니다. 결정적으로 프랑스에서 두 차례의 혁명이 더 일어났고 특히 1848년 2월 혁명은 전 유럽으로 번집니다. 프랑스를 제외하면 다 실패했고 프랑스에서도 나폴레옹 3세가 나오긴 했습니다만, 과거로의 회귀는 안 된다는 게 명백해졌죠.
한편으로 민족주의를 기반으로 독일과 이탈리아의 통일이 진행됩니다. 이런 신흥강국들의 등장은 기존 강대국들에게 큰 문제였죠. 특히 다민족 국가였던 오스트리아에게는 치명적이었습니다.
강대국간에도 손발이 잘 맞을 리 없었습니다. 일단 빈 회의의 결과로 자유주의 운동은 다같이 진압해야 하는 거였습니다만... 영국은 20년 스페인과 나폴리에서 일어난 반란에 개입 반대를 주장합니다. 러시아의 개입을 막기 위해서였죠. 그리스 독립 전쟁 역시 자유주의를 기반으로 한 거였지만 영국과 러시아가 개입합니다. 여기에 프랑스까지 나섰죠. 러시아는 어떻게든 지중해로 나가려 했고, 약해진 오스만 제국을 밀어붙이고 있었습니다. 영국은 이걸 계속 막았죠. 이렇게 해서 터진 게 53년의 크림 전쟁입니다. 저 멀리 동아시아에서도 그랬죠 -_-;
한편 오스트리아의 북쪽에서 프로이센이 강력하게 성장하고 있었습니다. 철혈재상 오토 폰 비스마르크의 힘이었죠. 그는 교묘한 계략으로 전쟁을 유도(1866년)했고 순식간에 승리해버립니다. 이어서 70년 프랑스에 전쟁을 유도, 역시 이겨버렸죠 -_-;
이렇게 독일 제국이 탄생하죠. 그 여파로 프랑스에선 파리 코뮌이 일어났다가 진압당했고, 오스트리아는 소수민족들의 분리독립을 막기 위해 가장 많은 헝가리인들과 대타협,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으로 바꿉니다.
이후 비스마르크는 오스트리아, 러시아와 손 잡고 프랑스를 고립시키는 외교정책을 폈지만 그가 해임된 후 빌헬름 2세는 반러정책을 폈죠. 이렇게 되자 러시아는 프랑스와 손을 잡습니다. 여기에 영국도 가담하구요. 영국 입장에서는 상대가 누구든 크게 내버려두면 안 됐고, 러시아가 약해지면서 타겟을 독일로 돌립니다. 이렇게 해서 나온 게 독일+오스트리아+이탈리아의 삼국동맹과 영국+프랑스+러시아의 삼국협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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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칸 반도는 그리스의 독립을 시작으로 오스만 제국에 대한 자치 및 독립이 이어집니다. 이 나라들이 자기들끼리 싸웠고 -_-; 오스트리아와 러시아가 개입하죠. 오스트리아로서는 힘을 뻗을 때가 여기밖에 없었고, 러시아 역시 지중해 진출을 위해 먹어야 했습니다.
1908년 오스트리아는 보스니아를 합병합니다. 이에 세르비아에서 반발하죠. 세르비아는 슬라브 민족주의를 내세웠거든요. 이런 가운데서 발칸 전쟁이 일어나죠. 시작은 세르비아와 불가리아, 여기에 그리스가 끼어들죠. 이들은 오스만에 선전포고했고 승리합니다. 오스만의 위치가 어디까지 떨어졌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죠.
헌데 이번엔 뜯어낸 영토 배분 문제로 발칸 반도 나라들끼리 싸웁니다. -_-; 이 해가 1913년, 주로 불가리아와 남은 발칸동맹간이었죠. 불가리아에 맞선 발칸동맹은 오스만까지 끌어들이면서 (...);;; 이깁니다.
이런 발칸 전쟁 중 오스트리아는 친러시아 국가가 더 커지는 걸 막기 위해 알바니아의 독립을 지지했고, 삼국동맹의 힘으로 성공시킵니다. 이 곳을 노리고 있던 것이 바로 세르비아였죠. 양국의 관계는 더 험악해집니다.
그리고 슬라브계 국가인 불가리아가 깡패짓하다가 털려버려서 러시아는 세르비아는 어떻게든 지원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죠.
이런 가운데서 1914년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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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츠 페르디난트 대공. 좀 특이한 사람입니다. 그녀의 아내는 일개 백작 가문 출신의 시녀였고 반대가 심했죠. 그런데 고집을 부려서 결혼해도 작위를 공유하지 않으며 애를 낳아도 역시 대공 작위와 계승권을 가질 수 없다는 조건으로 결혼합니다. 의지의 사나이에요 -_-; 원래는 황제 프란츠 요제프 1세의 아들 루돌프 황태자가 돼야 했지만 자살했고 그의 아버지가 죽으면서 후계자가 됩니다.
그의 생각도 특이해서 오스트리아의 민족문제 해결을 위해 각 민족들에게 자치권을 주는 방안을 주장했습니다. 이른바 '대 오스트리아 합중국'이었죠. 당연히 오스트리아인과 그 다음 지위인 헝가리인들의 반대가 컸죠. 헌데 이게 세르비아인들에게도 컸으니...
오스트리아 입장에서 본다면 정말 진보적, 미래지향적입니다. 하지만 세르비아 입장에선 달랐죠. 일본에서 (일단 덴노가 실권 있다 치고 -_-;) 다음 덴노 후계자가 이런 방안을 주장한다면 어떨까요? 그리고 그게 실제 역사처럼 전토가 먹힌 게 아니라 경상도 정도로 일부가 먹힌 거라면? 오히려 악랄하게 탄압하는 놈보다 더 싫겠죠.
아무튼 사라예보 사건 때 그를 반대하는 세력이 일부러 경비를 느슨하게 한 거라는 주장도 있긴 한 모양입니다. 그냥 1차 세계대전의 시작을 알리고 죽었다고 평가되기엔 좀 아까운 인물인 것 같아요.
6월 28일 보스니아의 사라예보, 이 날은 세르비아인들이 잊지 못할 날이었습니다. 오스만 제국에 세르비아 왕국이 먹힌 날이 이 날이었거든요. 이런 날에 감히 오다니요. 명분은 군사연습 참관이었습니다.
18살의 창창한 청년 가브릴로 프린치프는 비밀결사 '젊은 보스니아' 소속이었습니다. 당연히 보스니아는 세르비아의 품으로 가야 된다고 여겼죠. 역시 비밀결사인 검은 손에도 가입했습니다. (C&C 노드의 블랙 핸드가 여기서 따왔나봐요)
젊은 보스니아는 이 날 사고를 한 번 치려고 했습니다. 검은 손 역시 도와주겠다 했습니다.
첫번째는 실패합니다. 애가 겁이 많았죠. 두번째는 수류탄을 던집니다. 하지만 실패했고 10여명의 피해자가 생겼죠. 이런 상황에서 대공은 테러로 부상 입은 수행원을 봐야겠다고 합니다.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말이죠.
그를 수행하던 포티오레크 장군은 지름길을 선택했지만 운전기사에게 말 하지 않았습니다. 뒤늦게 말 했죠. 좀 바꾸려고 하니까 그 앞에는 암살자가 있었습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허탕을 쳤어야 했을텐데요.
황태자는 방탄옷을 입고 있었다 합니다. 헌데 총알은 그의 목을 꿰뚫었습니다.
황태자는 그의 아내에게 어떻게든 살아라고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둘 다 죽었죠. 그를 죽인 암살자 역시 그 과정을 보고 갔다 합니다. 그의 동료들 중엔 결과까지 다 보고 91년까지 살다 간 사람도 있다고 하네요.
Great War. 제1차 세걔대전, 모든 전쟁을 끝내는 전쟁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시작은 발칸이었지만 우리가 아는 1차대전은 좀 다르죠. 그게 그 때 사람들도 그 후의 사람들도 그 후의 후의 사람들도, 거기랑은 크게 상관이 없는 것 같은 우리 같은 사람들도 다 이상하게 느끼는 것 같습니다. '문.명.국'인 유럽은 당연히 이성적으로 행동했을 겁니다. 그런데 이런 전쟁이 벌어졌습니다. 거기다 그보다 더 지옥 같은 후속편을 만들었구요. 그 때는 지들뿐만 아니라 전세계인들을 다 끌고 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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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세계대전은 쉽습니다. 기존의 나쁜놈들을 그나마 좋은 놈들로 만들 정도로 나쁜 놈들이 벌인 일이거든요. 영국 제국주의가 나빠도, 미국 제국주의가 나빠도, 그들을 슈퍼히어로로 만들어 준 게 추축국이었으니까요.
그런데 1차 세계대전은 정말 어디서부터 문제인지 알 수 없는 전쟁입니다. 분석이야 많이 됐죠. 연구야 많이 됐겠구요. 그럼에도 부족한 게 1차 세계대전이죠.
이로부터 한 달 후, 지금으로부터 백년 하고도 한 달 후,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은 세르비아에 선전포고합니다. 그리고 하루 후, 러시아 제국이 세르비아를 위해 전쟁에 참가하죠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1차 세계대전의 모습, 영+프vs독의 모습은 아직 시작도 안 한 것이죠. 여기에 미국까지 끼어들어간 1차 세계대전의 모습 말입니다. 오히려 동쪽에선 공산 혁명 때문에 좀 빨리 끝났죠? -_-;
그럼 한 달 후에 '-')/ 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