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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2/16 22:24
짝사랑하는 여자한테 같이 가자고 했다가 까이고 혼자 보러 갔는데
혼자 보러 가기 참 잘한 영화였죠... 윤유선씨가 딸의 일기장 보면서 오열하는데서 왈칵 터지더라고요 저도 이 영화 추천합니다
14/02/16 22:34
저도 중간 중간 울컥하더군요. 이 영화가 의외로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 같아 아쉬웠답니다. 관심있는 사람들이야 다들 알겠지만, 제 주위 사람들은 그런 영화도 있냐면서, 다들 <겨울왕국> 이야기만 많이 해서.
여자사람이랑은 아무래도 <겨울왕국> 쪽이 좋지 않았을까요.
14/02/16 22:44
제목은 삼성 광고문구였던 '또하나의 가족'하고 일부러 운을 맞춘게 아닐까 하는데요
'또하나의 가족'이라는 홍보문구는 항상 묘한 느낌을 주는지라 그 양면성을 잘 알수있게 하는 좋은 영화제목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가족같은회사라 얼마나 (자체검열)한지에 대한 다양한 증언들을 살펴볼 것 까지도 없이. 제 기억에 삼성이 당시 효과가 좋다고 평가받던 '또하나의 가족' 홍보를 중지한것이 총수가문 가족불화가 터지면서 그런걸로 알고 있을정도니...... 영화는 참 여러모로 다양한 느낌을 줍니다. 안타깝기도 하고......
14/02/16 22:51
원제는 또 하나의 가족이었는데, 더 많은 개봉수와 흥행을 위해서 자기검열아닌 자기검열을 통해 또하나의 약속으로 했다고 하더군요
14/02/16 22:53
네. 영화를 보면, 각 인물들이 충돌하는 지점들이 단순하지가 않죠. 같은 피해자라도, 느끼는 감정이, 바라보는 지점들이 다르고요. 문자적으로 정리될 수 없는 가족들의 난감함들이 마음에 자꾸 밟혔습니다. 삼성도 참, 나쁘기도 하고, 애석하기도 하고,
14/02/16 22:49
보러가려 했는데 주변에 상영관이 좀 멀리 있어서 그냥 다음에 보자고 하고 왔습니다.
쌈등마잉님 글을 보니 한번 보고 와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생각보다 좋은 영화라고 보고온 사람들이 다들 그러더군요.. 어렵게 만든 영화인데, 손익분기점은 넘게 하는데 일조해야겠습니다.
14/02/16 22:55
영화 엔딩 크래딧에 시민들의 십시일반들을 확인할 수 있는데, 그 자체로도 벅찬 심정이 들었습니다. 여러 굴곡들을 메꿔낸 사람들이었죠. 손익분기점이 40~50만 정도인 것 같던데, 꼭 넘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현재 20만 정도 들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아직은 갈 길이 좀 멀어보이네요.
14/02/16 22:53
얼마전 회사에서 단체관람을 다녀왔습니다. 영화는 그럭저럭 좋게봤어요~
영화를 보고 맥주한잔 하러왔는데 팀장님이 하시는 말씀이.."그래도 삼성에서 반도체로 우리나라에 외화를 얼마나 벌어줬고.. 등등.." 나이 좀 드신 분들의 생각이 이렇게 틀리구나..라고 또 느끼게 된 경우였네요.. 좀 씁쓸했어요.. 극중 팀장의 행동에서도 나타나는..힘든 시기를 이겨온 연세 있으신분들의 시야는 젊은세대와는 많이 다르구나.. 팀장님과의 대화라 미쳐 말은 못 했지만..(그렇기도 하지요~ 정도로만 말하고 말았네요.) "팀장님 가족이 당했어도 그렇게 말하실 수 있겠어요??" 라고 여쭤보고 싶었습니다..
14/02/16 23:02
참, 그렇죠. 이해의 문제와 공감의 지점은 차이들이 있을 수 밖에 없으니까요. 얼마 전 시끌했던 철도 파업 관련해서 삼촌과 언쟁을 한 적이 있습니다. 언쟁이라기 보단 제가 일방적으로 듣는 편이었는데, 삼촌의 요지는 '노조가 자기들 생각만 하면서 데모만 한다. 국가 경제 망친다' 뭐 그런 취지였는데, 사실 삼촌도 대학병원 의사라 민노총 소속이거든요. 새누리당의 열혈 지지자이신데, 지난 한진 문제나 쌍용차 때도 그렇고 노조 욕을 엄청 많이 하시는데, 저도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만약 삼촌이 병원의 구조조정 대상이 되어 자신의 일이 된다면 자기를 위해 투쟁해주는 노조를 그렇게 욕할 수 있겠냐고. 꼬박꼬박 회비도 내고 회원 탈퇴도 안 하시면서 매번 욕을 하는 것이 참, 의아하답니다.
14/02/16 23:06
진짜 많이 아쉽더라구요..팀장님께서 평소에 권위적이거나 그런 분도 아니고 나름 많이 열려있는 분이시라 더 그렇네요.
모 부모님과 이야기해도 그런 부분이 많은건..마찬가지네요 ㅜ 극중에 소주 마시는 장면이 자주나오던데 참 맛있게 드셔서..그날은 정말 '쐬주'가 땡겼어요!
14/02/16 22:59
태어나서 처음으로 극장에서 두번 본 영화입니다. 제작두레 하는것을 미리 알고 있었다면 거기에 참여 했을 것입니다.
상업영화측면에서 봤을때 자극적이지 않고 담담한 시선이 심심할 수도 있겠지만, 이 영화가 제작 되고 배급 되었고 우리가 볼 수 있었다는 사실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 많은 사람이 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14/02/16 23:11
완성도가 저는 괜찮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제작비의 한계 때문에 짧은 기간동안 한정된 촬영을 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아쉬운 점들도 있습니다만, 과잉되게 감정을 유도시키지도 않고, 선악의 구도를 명확히 구분시켜 서사를 진행시키지도 않습니다. 다소 관념적인 혹은 정보전달적인 대사가 간혹 있긴 하지만 정도를 잘 지켰다고 보고요.
<변호인>과 비교해보면 완성도 면에서 큰 차이가 있지는 않다고 봐요. 디테일이나 촬영의 퀄리티, 인물들의 결들이나 풍성함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또 하나의 약속>도 그에 못지않고, 어쩌지 못해하는 가족의 심정은 더 밀도있게 그렸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씨네 평론가들도 별점6~7점을 주고 있으니, <변호인>과 큰 차이는 없네요.
14/02/16 23:28
줄글로 이 영화 평을 쓸 엄두가 도저히 나지 않아서 몇번이나 썼다 지웠다 했었는데, 이렇게 글 올려주셔서 고맙네요. 저도 덧붙여봅니다.
[이하 스포 있음] 제가 본 또 하나의 약속 의 평. 장 : 박철민의 연기. 강원도 사투리. 질질 끌지 않는 연출. 최영환 카메라 감독 이름이 아깝지 않은 미장센. 정진영과 이경영의 조연. 극 전체 분위기와 잘 맞는 테마곡. 한윤미 사망신의 연출. 법정에서의 박철민의 대사. 이경영을 비롯한 삼성 직원 캐릭터들. 멍게. 박혁권. 이 이야기를, 그리고 영화가 끝나고 나오는 영상을 극장에 기어코 걸었다는 그 자체. 단 : 다소 식상한 '단란한 가족' 묘사. 홍길동이 빙의한 인사과 직원. 동생 캐릭의 깊이 부족. 애초에 그 캐릭터가 꼭 필요했나. 몇몇 곳의 논리적 정합성(ex: 녹취한 건 왜 안 써요?) 희한하게 영화 내에서 튀는 김규리 대사. 종종 느껴지는 예산 부족. 종합 : 변호인 을 보면서 어느 순간 송강호가 노무현으로 보이는 시점이 오는데, 이 영화에서도 박철민의 얼굴에 황상기 씨의 얼굴이 겹쳐 보이는 순간이 오더군요. 많은 양산형 한국 영화들이 보여주는 작위적 울음 유도신을 빼고 담백하게 그린 것이 오히려 찡할 때가 있어 맘에 들었습니다. 손익분기점을 꼭 좀 넘었으면 좋겠네요.
14/02/17 14:54
동생이 작위적인 느낌이 좀 들긴 한데, 제 친구 중에도 이런 경우가 있거든요. 누나가 희귀병 환자인. 근데 의외로 비슷해요. 저도 누나가 저렇게 아픈데 친구가 뭐랄까, 자기 생각만 하고 이기적이라고 느껴질 때가 많았는데, 치명적인 환자를 데리고 같이 사는 삶이라는게 만만한 일은 아닌것 같더라고요. 커서는 후회도 하고, 가슴 아파하곤 하지만요.
14/02/17 14:51
디테일한 분석이네요. 저도 대부분 공감되네요. '작위적 울음 유도신을 빼고 담백하게 그린 것'이 저도 좋았어요. <변호인>도 그런 적정선을 잘 유지한 것 같은데, 이 영화도 정도를 잘 지킨 것 같아요.
14/02/16 23:55
이 영화에 관심이 있으시면 팟캐스트 그것은 알기싫다 추천드립니다. 23화, 33화, 60화가 이 영화와 관련된 에피소드인데요. 이거 듣고 가면 영화가 좀더 다르게 보일꺼 같아요.
14/02/17 00:18
팟캐스트같은데서 감독이 얘기한거 보면 더 극적으로 만들수있었는데 안 만들었다고 했는데 그점 때문에 상업적으로는 실패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변호인이 상업적으로 크게 성공한 이유는 초반에 유치하네 어쩌네 해도 그런 장치가 있었기에 후반의 스토리에 관중들이 몰입이 가능했고 거기에서 주는 카타르 시스가 있었기 때문인데 또 하나의 약속은 등장인물에 대해서 관중들이 몰입할요소가 너무 적어요 개인적으로 초반 주인공 가족의 이야기 비중을 좀 상투적이더라도 늘였으면 훨신 좋은 영화가 됐을거라고 생각합니다.
14/02/17 01:34
영화 시사회나 감상한 사람들에게서 그런 질문이 있었다네요.
차에서 유미씨가 죽은 건 너무 과장된데다가 클리셰인데 왜 그렇게 연출했냐고 김태윤 감독말이, 영화는 극화된 사실이라서 어느정도 극화된 점은 있는데, 그 장면은 사실의 일부라더군요.
14/02/17 14:56
아, 그랬군요. 저도 보면서 약간 어색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그러고보면 현실이 더 연극적인 것 같기도 해요. 우연적이기도 하고요.
14/02/17 14:58
네. 저도 선배의 권유가 아니었으면 안 봤을 영화였는데, 보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오랜만에 삼성에 대해 다시 환기하기도 했고요. 삼성 비판이 일종의 유행처럼 한물 간 것 같았는데, 이렇게 여전히 분투하시는 분들이 있는 것 자체가 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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