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pgr에는 첫 글이네요.
라이온즈, 이글스, 타이거스 올스타 글을 보고 나니, 엘지 팬으로서 저도 글을 하나 쓰고 싶어지네요.
트윈스뿐만 아니라 MBC 시절까지 모두 묶어서 베스트 선수들을 한번 뽑아봤습니다.
MBC와 LG에서의 통산 성적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였고, 그 다음으로는 커리어하이가 더 임팩트 있었던 선수를 뽑아봤습니다.
투수 쪽은 보직 구분없이 5명을 뽑았고, 야수들은 각 포지션별로 1명씩 선정했습니다.
투수 : 김용수, 정삼흠, 이상훈, 김태원, 봉중근
김용수는 두말할 나위가 없는 선수입니다. 41살까지 뛰면서 126승 227세이브라는 무시무시한 성적을 찍었고 엘지가 우승한 90년, 94년 모두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할 만큼 큰 경기에도 강했습니다. 지금까지 엘지의 유일한 영구결번으로 남아 있습니다.
정삼흠은 통산 1894이닝을 던지면서 106승 47세이브를 거뒀고, 엘지 2번의 우승에도 상당한 공헌을 했습니다.
이상훈은 임팩트 甲입니다. 엘지에서 겨우 7시즌 뛰면서도 71승 95세이브를 기록했고 95년에는 선발 20승으로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했었습니다. 자고로 김용수 선수도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적은 없습니다.
김태원은 위의 3명과는 달리 거의 선발로만 뛰었었네요. 통산 1399이닝 85승 5세이브의 성적을 남겼는데, 묘하게도 엘지가 우승한 90년, 94년 2시즌에만 34승을 쓸어담았습니다. 김태원이 폭발하면 곧 우승이었습니다.
봉중근은 지금까지 7시즌을 뛰면서 47승 64세이브의 성적을 찍고 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봉중근도 선배 투수들을 따라서 선발->마무리 공식을 충실히 따르고 있습니다.
포수 : 김동수
90년대 엘지의 최고 선수는 김용수도, 이상훈도 아닌 김동수였다고 생각합니다.
90년 데뷔해서 10년 후 삼성으로 이적할 때까지, 10시즌 동안 무려 6개의 골든글러브를 쓸어담았습니다.
(이병규와 함께 MBC-엘지 선수들 중 최다 수상)
조인성도 엘지에서 잘했지만, 그래도 김동수에는 못 미친다고 생각합니다.
1루수 : 김상훈
엘지의 1루는 전통적으로 별로 임팩트가 없었습니다.
김상훈-서용빈-최동수로 이어졌는데, 그래도 그 중에서 가장 나았던 김상훈을 선정하였습니다.
MBC-엘지에서 10시즌 뛰면서 1091안타, 69홈런, 537타점의 성적을 남겼습니다.
2루수 : 유지현
11시즌 통산 1134안타, 64홈런, 296도루를 기록했고 특히 590볼넷/537삼진을 기록할 만큼 선구안도 뛰어났습니다.
94년 신인왕이고 유격수 골든글러브를 2번 수상했습니다.
아무리 봐도 유격수로 분류해야 하지만, 여시님과 같이 쓰려면 어쩔 수 없이 유코치를 2루로 돌리는 수밖에 없어서..
3루수 : 정성훈
길고 길었던 트윈스 3루의 흑역사는 FA 정성훈이 끊어줬습니다.
엘지에서 겨우 5시즌 뛰었지만 45홈런, 585안타, 273볼넷으로 만만치 않은 누적을 쌓았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수비력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지만 공격력만큼은 노쇠화의 기미가 전혀 없습니다.
유격수 : 김재박
유지현을 2루로 보낸 장본인입니다.
MBC-엘지에서 10시즌 뛰면서 27홈런, 911안타, 274도루, 337볼넷/253삼진을 기록했습니다.
MBC-엘지의 스타급 유격수들은 모두 볼삼비율이 상당히 좋네요. 현재 주전 유격수인 오지환은 삼진왕인데 말입니다.
유격수 골든글러브를 무려 5번이나 수상하면서 80년대를 평정했었네요.
외야수 : 이병규, 박용택, 이광은
이병규는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97년 신인왕이며 외야수 골든글러브를 5회, 지명타자 골든글러브를 1회 수상했고 99년에는 잠실팀 유일의 30-30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통산 1972안타로 내년 시즌 2000안타 돌파가 확실시되며 그 외에 158홈런, 146도루를 기록 중입니다.
박용택은 12시즌 뛰면서 외야수 골든글러브 3회, 1556안타, 143홈런, 273도루를 기록 중입니다. 35세의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2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수상할 만큼 기량이 꾸준하고 역시나 2000안타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이광은은 MBC 시절 최고의 거포였다고 들었습니다. 10시즌 통산 90홈런, 929안타, 119도루를 기록했습니다. 외야와 3루를 커리어 내내 오갔지만 일단은 외야에 놓았습니다. 84~87년 4년 연속으로 골든글러브를 수상하였습니다.
지명타자 : 김재현
외모부터 실력까지 모든 게 완벽했던 김재현 선수는 엘지에서 11시즌을 뛰면서 139홈런, 1161안타, 556볼넷을 기록하였습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성적도 좋지만 선구안 역시 깡패 수준이었기 때문에 세이버적인 관점에서는 이병규보다도 더 높은 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94년 고졸신인 최초 20-20을 기록했고 엘지에서 외야수 골든글러브를 2회 수상하였습니다.
아쉬운 탈락자들
MBC 최고의 에이스였던 하기룡 선수는 MBC에서 8시즌을 뛰면서 2.87의 방어율에 50승 16세이브를 기록했습니다. 아마 20대 초반부터 프로야구에서 뛰었다면 위의 5명 내에 충분히 들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근성과 노력의 상징인 최동수 선수는 총 18시즌을 엘지에서 뛰었고 85홈런에 817안타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했었던 김상훈의 임팩트에는 많이 모자랐다고 봅니다.
KBO 포수 유일의 100타점 기록 보유자인 조인성 선수는 엘지에서 14시즌을 뛰면서 암흑기를 지탱하였습니다. 하지만 90년대를 주름잡은 김동수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봤습니다.
지금은 엘지 스카우트로 근무 중인 송구홍 선수는 엘지에서 8시즌을 뛰었고 39홈런, 496안타를 기록했습니다. 지금 현역인 정성훈이 앞으로도 계속 커리어를 쌓을 것이기 때문에 정성훈을 뽑았습니다.
은퇴 후 엘지에서 코치로 뛰다가 현재는 연수 중인 이종열 선수는 엘지에서 무려 19시즌을 뛰면서 1175안타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김재박-유지현이라는 스타급 플레이어들에 밀렸습니다.
백인천, 양준혁, 페타지니 3인방은 임팩트만큼은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MBC-엘지에서 뛴 기간이 너무나도 짧았기 때문에 대상에서 제외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