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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2/24 21:37
다들 알고 있다시피 실화를 기반으로 했지만 디테일은 꾸며냈다는 이야기죠.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분들은 대부분 그 "실화에서 오는 힘"의 어색함에 오글거림을 못 참으는 것이고요.
연기도 그럭저럭 볼 만하고 각본도 오락영화로서 무난한데 그것이 담아내고자 하는 주제의식이 관객으로부터 억지로 꺼집어 내지는 것이 반감을 불러 일으키는 부분이죠. 게다가 그 무언가가 나한테는 없는데 남한테서 나오는 걸 보고 있자면 좀 혐오감까지 드는 것이고요. 물론 저는 보지는 않았습니다만 많은 분들의 평을 종합해보니 안 봐도 비디오(...)랄까요. 비디오로 나와도 안 보겠지만요.
13/12/24 21:48
케이블에서 나오면 시간 때우면서 보기엔 더 없이 훌륭합니다.
비디오로 나오면 비디오로 빌려보기에도 적절합니다. 극장가서 보실 필요는 없지만 정치사회적 식견이 부족한 아이나 친구들에게 권장할만한 영화입니다.
13/12/24 22:04
보지 않고서 너무 단호하게 평을 하시니 좀 의아하네요.
글쓴 분도 웰메이드 영화라는데 굳이 비디오로 나와도 안본다는 얘기까지 하실 것 까지는 없을 것 같습니다.
13/12/24 22:20
별로 싫어하지 않는데요 ^^;; 레미제라블을 보고도 대선 패배에서 위안을 얻었다는 얘기들을 보고 갸우뚱했었는데 요즘 이런 영화가 나오면 주제의식이 과도하게 모든 걸 덮어버리기 되죠. 그 점이 불편하다는 것이고 이부분은 오히려 좌파적 성향을 가진 쪽에서 더 많이 나오는 얘기인데요.
13/12/24 22:27
좌파라는 게 그런 뜻으로 쓴 건 아닙니다만, 저는 별로 안 싫어해요 ^^;; 그리고 노무현이 싫어서 이 영화가 싫은건데 그 말을 못해서 빙 둘러서 표현했다고 얘기하면 너무 비약이 심하고 상대방을 무시하는 것이죠. 존중해달라는
것도 아닙니다만, 어쨌든 그런 겁 아닙니다.
13/12/24 22:46
저도 초반부에는 사실 님이 말씀하시는것 처럼 오글거림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본 사람이 하는 평이고요. 영화를 보지도 않고 안봐도 비디오라고까지 하면서 작품에 대한 비판을 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님의 의견이 맞고 틀리고를 말하는게 아닙니다. 최소한 보고나서 평을 해야죠.
13/12/24 23:01
영화든 소설이든 노래든 안보고 안듣고 평하는것만큼 허망한 것도 없다고 생각해요. '그럴 거 같아.' '그렇다더라'를 넘어설 수 없으니까.
13/12/25 00:32
영화를 보지도 않으시고 주변의 평만 듣고 모든걸 파악하시다니 부러운 능력이네요.
개인적으론 주제의식이 억지로 끄집어 내어져보이거나 반감을 받지도 않았습니다. 복잡하게 괜히 꼬아서 쓰셔서 그런지는 몰라도 나한테는 없는데 남한테서 나오는걸 보고있자면 혐오감이 든다 이부분 특히 뭔말인지 전혀 모르겠네요 -_-;; 과도한 주제의식이다. 혐오감이 든다. 이건 그냥 한 정치인에게서 모티브를 가져온 영화일 뿐입니다. 다큐도 아니고 그냥 허구의 창작물이요. 과도하게 의미부여하시고 쓸데없는 사족을 달아 보지도 않은 영화에 대해서 악평을 늘어놓으시는건 비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13/12/25 03:32
삼공파일님 이런 리플은 상당히 의외네요.
주류와 다를 수는 있어도 나름 정립된 근거로 이야기를 하셨는데 이번 [변호인] 평가만은 근거가 너무 부족하네요 이왕 이렇게 된거 변호인 보시고 여드름 한번 시원하게 분출 해보세요!!!
13/12/25 17:54
너무 실망스러운 리플이네요..
영화에 대한 호불호는 당연히 갈릴수 있겠지만.. 이런 리플은 영화를 좋게 본 분들을 싸잡아 무시하는거 같은 기분이 듭니다. 그냥 깽판치시는거 같은데요.
13/12/24 22:10
본 입장에서 안봐도 비디오라는 말에는 공감이 갑니다. 그 사건에 대해 알거나 하면 안봐도 되지요.
물론 노무현이란 인간에 대해 일말이라고 미안한 감정이 있다면 보러가는거지요. 내가 다 알아도... 미안한 감정은 없고 싫은 감정만 없으면 안보면 되는거구요. 막상 보러가면 영화가 이전에 생각한 그대로 굴러가는게 똑같고 예상을 하나도 안벗어나서 재미없을거 같지만 그럼에도 신기하게 몰입해서 보게 됩니다. 역시 송강호가 연기를 잘해서 그런지... 배우가 마음껏 연기하도록 판을 마련해주는것도 감독 능력이라고 생각하고 그게 이 영화의 가장 큰 힘이죠.
13/12/24 22:11
송변이 캐리했습니다.
연기를 잘하게 하는 것이 감독의 공이라고 하시지만 조연들이 병풍되는 형국이다보니 연기쪽은 송강호 혼자 캐리한거로 봐야하지 않나 싶습니다. 각본자체는 꽤나 훌륭합니다. 지루해질때쯤 치고 들어오는 곁가지들이 긴장감을 잘 유지해주더라구요. 그러나 연출력에서 좀... 머리에 남는 씬이 없어요;;
13/12/24 22:26
곽도원.. 그러니까 차동영의 대한 평가는 저랑 조금 다르네요. 저는 법정씬에서 곽도원 송강호(송우석)에 맞서는 곽도원(차동영)을 보면서 소름이 돋을 정도였습니다. 정말 딱 좋았습니다.
이동진평론가가 변호인을 보면서 아쉬운점이 이 영화는 관객들에게 생각할 여유를 주는것이 아니고 이미 영화 스스로 내린 결론을 관객들에게 주입하는것 같아 아쉽다고 했었는데.. 만약 차동영의 캐릭터가 더 입체적이었다면 이동진씨 의견의 플러스 알파가 되는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영화 자체는 충분히 관객들에게 어필을 하고 있었는데 거기서 더 나아갔다면 오히려 저는 불편했을것 같습니다.
13/12/24 22:31
관객들에게 생각할 여유를 주고싶었다면 확실히 차동영을 입체적으로 구현해야 됐었죠.
아니면 정말 뚜렷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민주주의에 대해 주장하고 싶었다면 다큐로 만들거나 실화임을 떳떳하게 주장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도저도 없이 '잘 만들기'만 한 작품이라고 봅니다. 별 3개반짜리 작품이죠.
13/12/24 22:44
송우석 캐릭터의 과장이 섞여 있기 때문에 차동영마져 더 나아갔다면 저는 심하게 오글거렸을것 같습니다. 후반부 송우석의 캐릭터를 잡아줄 수 있었던 것은 (님이 찾을 수 없다는) 차동영의 카리마스마 였다고 생각합니다.
13/12/24 22:53
프라이드로 항거하던 제셉장군과 비교하면.... 영....
고문과 빨갱이에 대한 강경함만 보여줬다면 카리스마가 있었을텐데 싶습니다. 특히 "빨갱이 XX야!"라며 소리치는 부분까지는 특히 그렇죠. 근데 이것들이 자신만의 정의감이 표출된것이어야 하는데.... 차동영은 정의감도 없어요. 윤중위 흠집내기가 차동영의 의지와 상관 없었던 것이라면 빨갱이를 처단하기 위해 더러운 짓도 마다하지 않는 애국전사같은 입체적 악역이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윤중위 흠집내기는 차동영 작품이었죠. 저는 프락치 동원하기, 윤중위 흠집내기 등 졸렬한 모습들 때문에 카리스마를 느낄 수가 없었습니다.
13/12/24 23:06
저는 오히려 그러한점이 더 카리스마있고 리얼하다는 느낌을 받았는데요.
자신이 믿는 정의 애국을 위하여 그야말로 수단을 가리지않고 뭐든지하는 캐릭터를 그대로 보여주었으니까요 윤중위정도야 자신이 생각하는 애국을 위해선 그냥 희생시킬수있는 작은 소에 불과했고 대를위해 소를 희생시킬수있다는 차동영의 비뚫어진 정의가 제대로 보여준 장면이었습니다. 오히려 그러한 장면에서 차동영만의 비뚤어진 정의 그 광기를 여실히 느낄수있었는데요. 저는 윤중위 흠집내기 프락치 동원하기를 통해 차동영만이 가지는 개성 광기 카리스마가 극대화 되었다고 봅니다.
13/12/24 23:12
그런 윤중위 흠집내기도 차동영입장에선 충분히 로우풀 에빌이라고 생각됩니다.
차동영에게서의 정의는 나라와 애국을 위해선 자그마한 소는 희생시킬수 있다라는 것이니까요.그것이 그의 법이고 그의 논리겠죠.
13/12/24 23:07
우선 제셉장군은 제가 뭔지 모르겠어서 그 캐릭터에 비교해서는 어떤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이 영화를 봤기때문에 이 영화 차동영 캐릭터에 대한 평만 하겠습니다. 저는 차동영에 대해서 처음부터 정의감,애국심 같은건 찾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본인의 철저한 기준이 있는게 아닌 그냥 위에서 시키는대로 하는 그런 모습을 보면서 역설적으로 더 악랄함을 느꼈습니다. 정의감, 애국심을 위해 본인을 불태우는것이라면 차라리 이해가 될테지만, 그런것 같지도 않으면서도 학생들을 고문하고 법정에서 빨갱이라고 소리치는 모습을 보면서 오히려 이거야말로 철저하게 현실적인 캐릭터가 아닐까 하는 씁쓸함마저 들기도 했습니다. 특히 빨갱이라고 소리치는 장면은 소름마져 들더군요. 애국심에 대해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시작은 님 말씀처럼 애국심 때문이 아니었을 지라도 피고인을 고문하고, 본인이 법정에 서고, 윤중위를 궁지에 몰아넣으면서 점점 스스로 본인을 애국자로 각인 시키려는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런 모습이 더욱더 악랄해보이고 카리스마 있어보이기도 했습니다.
13/12/24 23:14
<어퓨굿맨> 한번 보시길 권장합니다.
풋풋한 탐크루즈도 나오고 변호인과 통하는 면이 많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전 등장부터 본인이 '애국자'라고 생각하는 lawful evil의 전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후반의 행동은 통일성이 없어보였구요.
13/12/24 23:20
아마도 마스터충달님이 생각하는 캐릭터였다면 공판에서 송변이 고문했냐고 물어봤을 때 자랑스럽게 고문했다고 대답했겠죠..."빨갱이 놈들 고문 좀 한게 대수냐...다 나라를 위해 한 일이다..."
그 정도로 설정된 인물은 아니었던 것 같지만 자기만의 관점에 갇혀있는 인물인 것 맞지요...좀 더 교활한 인물이라고 봐야 겠지요...
13/12/24 23:25
송변 엎어 매치고 '내가 애국하는 덕분에 니들이 산다~' 이소리 할때부터
'국보법상 정당한 심문이었다' 이런식의 답변을 기대했었던것 같습니다.
13/12/25 00:05
시국이 흉흉하니 픽션이라 했을뿐 사실상 다큐처럼 사실과 최대한 유사한 영화를 만들고자 했던거 같습니다. 픽션이라면 할 필요 없는 재현이들도 쓸데없이 꼼꼼하게 했고, 캐릭터도 실존인물들과 의도적으로 많이 매치시켰다고 느껴집니다. 마치 감독이 위인의 생을 구체적으로 묘사하고자하는 위인전 집필자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제가 본게 맞았다면 차동영의 캐릭터도 그렇게 자기만의 애국이 있는 입체적인 캐릭터로 그릴 필요가 없었겠지요. 단지 자신의 행동의 합리화를 위해 애국을 주장하는 자기최면에 걸린 악당정도면 충분했을겁니다.
13/12/25 03:37
풋풋한 톰크루즈가 아니라 절정의 톰크르죠
어 퓨 굿맨하고 제리 맥과이어는 톰 크루즈가 어떤 영화를 맡아도 잘 소화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이후 연기로도 훌륭한 배우라는 이미지를 쌓았고요
13/12/25 17:09
글쎄요..전 어퓨굿맨의 제셉장군이라는 캐릭터야말로 헐리우드식 단편적인 인물의 전형으로 생각되던데요.
오래전에 봤지만 증언 마지막에서의 분노의 일갈로 한순간에 재판을 뒤엎는 것을 보면서 실소를 터뜨린 기억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동전 넣으면 커피나오는 식의 뻔한 캐릭터를 싫어하기도 하고.. 그래서 극중에서 차동영이 증인을 자처하고 '고문은 없었다'는 말을 하는 것에 더 입체적이고 현실적인 캐릭터 설정 및 상황으로 생각했습니다.
13/12/25 00:30
그런데 차동영을 이렇게 그려내면 그건 너무나 비현실적인 영화가 되어 버립니다.
80년대의 악이라는 게 그렇게 멋들어진 악이 존재하던 시기가 아니라. 그냥 개같은 악이 판치던 세상인데 차동영을 그렇게 그려 버리면 그건 시대물이 아닌 판타지가 되어버리는 거죠
13/12/25 00:27
하도 변호인이 인터넷에 난리길래 저도 어제 조조할인으로 보고왔습니다.
재밌더군요. 다들 연기력이 대단했습니다. 저는 범죄와의전쟁 이후 가장 재밌게 본것 같습니다. 한가지 아쉬운점은 너무 슬프더군요. 특히 김영애씨.. 캬~
13/12/25 00:39
변호인은 엊그제 친구들과 봤는데, 많은 부분은 이미 다른 분들께서 지적해주셔서 대체적으로 대세적인 의견들에 공감했습니다.
개인적 감상평을 추가로 남기자면, 차동영이 증인대에 나와있던 장면에서 저는 나치 전범 재판, 한나 아렌트가 언뜻 떠올랐습니다. 누군가 밑에서 고개를 숙여야 했던, 그런 위치에 만약 저 자신이 있었다면 '윗선의 명령'을 거부할 수 있었을까 하는 질문과 함께요. 그 다음으로 생각해봤던 것은 영화 제목이었습니다. '변호사'가 아닌, '변호인'이 영화 제목이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변호사'와 '변호인'이 주는 어감의 차이는 분명히 다르고 울리는 맛이 다르다고 느꼈습니다. '변호사'가 아니라, 그가 '변호인'이었기 때문에, 내 앞에 서서, 혹은 내 뒤에서 든든하게 지탱해줄 것만 같은, 믿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은 아니었는가.. 하는 생각들이 들더군요. 그래서 또 울컥하기도 했고요.
13/12/25 01:07
방금 보고 왔습니다.
뭔가 아쉽더군요. 정말 뭔가~!! 아쉬워요. 내용 말고 영화 자체로만 본다면 뭔가 끊긴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정말 송광호, 곽도원(무대인사 짱), 김영애씨가 캐리한 영화인거 같아요. 정치색을 확 띄던가 아니면 민주주의에 대한 이야기를 적나라게 하던가 전두환을 겁나 까던가 노무현을 겁나 찬양하던가 했으면 모르겠는데.. 이도 저도 아닌 느낌을 받았어요. 감정(이라 쓰고 감동이라 읽는다)의 클라이막쓰가 없었어요. 그리고 마지막에 장면에 송광호씨가 웃는데 노무현아저씨가 너무 보고싶었어요. 눈물이 조금 나려하더군요. 호화요트건은 지금 생각해도 웃음이...
13/12/25 04:10
본문에 대체로 공감합니다. 사소한 부분 하나를 지적하자면, 변호인에서 불가피하게 메소드 연기를 하였고 그마저도 역시 잘한다는 것을 보여주기는 하였으나, 일반적으로 송강호는 메소드 연기의 최고로 일컬어지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메소드 연기와 정반대 스타일로 평가되어 왔죠. 한국에서 메소드 연기하면 김명민이 대표적이고 최민식이나 전성기의 설경구도 이 부류로 분류될 수 있을 겁니다.
별개의 이야기지만 송강호 연기 스타일의 절정은 '밀양'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찬욱 감독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연기를 보고 그토록 놀란 적은 다시 없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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