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 실업은 아닙니다만. 어쨌든 간에 실업자가 될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결정된 바로는 그렇습니다.
회사에서 사업부 자체를 정리하게 된 상황이라 곧 사직할 예정이고 사직 규정 때문에 9월 말까지만 지금 회사에 적을 두고 있게 되었습니다.
그나마도 8월 말에 책상이 아예 없어지니 9월에는 말 그대로 적만 두고 있을 뿐인 상황이 될 것 같군요.
변수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기껏해봤자 시간만 끄는 셈이 되겠고 아주 큰 차이가 있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제가 결정할 수 있는 사안도 아니고 저에게 선택의 여지가 있는 사안도 아니니 그냥 받아들이고 받아낼 것은 다 받아내는 수밖에요.
일단 하던 업무는 모조리 올 스톱이고, 원래 다음 주로 예정되어 있던 휴가도 이렇게 된 마당에 아무도 신경 안 쓰니 땡겨 가라고 하는데,
휴가를 땡겨 가 봤자 본래 어떤 큰 계획이 있던 것도 아니니 실익도 없고 규정 안 따르고 임의로 땡겨 가기도 그렇고 해서
이번 주는 일단 회사를 나오고 다음 주에 휴가를 가는 식으로 그냥 예정대로 할 생각입니다.
뭐 이번이 첫번째 회사였던 것도 아니고 업계의 특성상 그 전 회사들에서는 거의 1년마다 이동을 반복한 적도 있었고,
제가 소속된 기업 분위기가 하도 높으신 양반들이 많아 사업을 접을 가능성은 언제나 있었는지라
실업자가 되는 게 그다지 새삼스러운 일은 아닌데, 여러 가지 면에서 생각이 많아지는 것은 어쩔 수 없군요.
빈말인지 진심인지 모르겠지만 주위에서는 능력이 있으니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하고 저도 조급하게 생각은 안 하려고 합니다.
아니,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만 조급하게 생각해야 하는 입장이라 해도 오히려 다그치면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짜증만 날 뿐이죠.
그래도 불안한 것은 사실입니다. 자신에 대한 의심이나 불안함이라기보다,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 때문이죠.
고기도 물이 있어야 노니고 소도 비빌 언덕이 있어야 하고, 제가 생활비를 보태기 때문에
집안의 생계와 관련된 부분도 신경 안 쓸 수는 없는 노릇이기도 합니다.
뭐 변명일지도 모르지만, 그간 팔과 어깨도 안 좋았지만 이런 신변 문제 때문에 쓴소리도 무엇도 잘 쓸 수 없었습니다.
쓴소리감으로 이야기를 아주 안 쓴 건 아니지만 이미 다른 분들이 쓴 이야기들과 중복이 되는 부분이고 해서 블로그에만 썼습니다.
제가 자유게시판 전세낸 것도 아니고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이 커뮤니티에 좀 더 도움이 될 것이니까요.
어쨌거나 당분간은 한의원 다니고 글을 쓰고 여섯번째 현자나 만들며 세월을 좀 낚아 보겠습니다.
- The xi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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