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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5/30 12:21:33
Name Hypocrite.12414.
Subject [일반] [예능이야기] 열다섯번째. 일밤 부활의 시작을 알릴 뜨거운 형제들.
2010년 5월 23일. 일밤의 부활을 알릴 그들이 돌아왔습니다. 바로 뜨거운 형제들이라는 이름하에 뭉친 8명의 이야기 입니다.



뜨거운 형제들 8명의 멤버의 사진. 왼쪽부터 탁재훈 박명수 한상진 노유민 사이먼D 박휘순 이기광 김구라





#1. 일밤, 드디어 꿈에서 깨어 현실을 깨닫다.


여기서 꿈은 그들이 외치던 '공익성' 이고, 현실은 '단순한 웃음' 입니다.

일밤은 상대방송인 일요일이 좋다와 해피선데이의 경쟁에서 완전히 밀렸었습니다. 덕분에 1000회가 넘게 지속되어오던 MBC간판 프로그램인 일밤의 폐지론도 올라왔죠. 과거 공익과 예능의 접목으로 놀라운 역량을 보였던 김영희 PD 체제하에 일밤은 대 개편을 합니다. 단비, 헌터스, 우리아버지등 2시간동안 FULL로 눈물이 있는 예능을 만들었죠. 하지만 전 그걸 보면서 우려섞인 글을 쓴적이 있습니다. 예전에 제가 이글루스에 썼던 글이 그겁니다. 일밤의 미래는 어디로? - 나의 넋두리  


결국 이 글이 쓰여진 것 처럼 일밤은 대 참패를 거둡니다. 시청률 5%. 굳이 몇회분 제작비를 깨면서 까지 거대스케일의 주말버라이어티를 할 필요가 없다는것을 잘 보여줬고, 현시점에서 우리는 눈물이 아닌 웃음을 원한다는 것을 또 한번 보여줬습니다. 그리고 일밤은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것을 배웠을겁니다. 바로 웃음과 눈물의 균형 말이죠. 2시간동안 무거운 감정과 눈물을 흘리게 하는 주말 버라이어티를 계속 보면서 버틸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는것도 배웠겠죠.


일밤이 방영되는 시간은 총 2시간 정도 됩니다. 김영희 PD 가 들어오면서 총 3가지 코너를 했으나, 현재는 단비만이 살아있는 상태 입니다. 우리아버지는 종영이 결정되었죠. 헌터스는 이미 막내린지 오래입니다. 단비는 다른 2가지 프로에 비해 여론의 리액션도 있고, 역기능보다 순기능이 많은 프로그램인지라 계속 끌고가는 듯 보입니다. 어쩌면 최후의 자존심일수도 있겠네요.


해피선데이는 날이 가면 갈수록 위용을 세우고 있습니다. 과거 일밤과 맞짱떠도 결과를 알 수 없었던 남자의 자격은, 어느새 2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거두고 있습니다. 현재 일밤의 시청률 4배정도 되네요. 1박 2일과 남자의 자격의 시청률을 합쳐서 평균낸 해피선데이의 시청률은 25%가 넘는건 기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더이상 블루오션을 개척하지 못한 MBC는 본격적으로 경쟁을 하기에 이릅니다. 그게 바로 뜨거운 형제들 입니다.



#2. 뜨거운 형제들의 내적인 불안요소

멤버들을 보면 요즘 자리 못잡던 연예대상 수상자 탁재훈과, MBC 최고의 예능프로그램인 무한도전에서 쩜오를 자청하는 박명수, 세바퀴와 라스에서 꾸준함을 보여주는 김구라가 있고, 그 아래로 그들을 받쳐줄 서브 멤버들이 있습니다. 초반에 여느 예능프로그램이 시작할 때 처럼 가수도 몇명 끼어있고, 개그맨도 끼어있고, 연기자도 끼어있습니다. 구성만 보면 평범합니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사공이 너무 많은 느낌이 드는게 사실입니다. 롤이 겹친다고 해야할까요.

메인MC가 원톱일때 그 프로그램의 진행은 안정성을 갖춥니다. 대표적인게 무한도전과 1박2일, 남자의 자격등이고, 반대편의 프로그램은 청춘불패와 천하무적야구단이 있겠죠. 청춘불패와 천하무적야구단은 어차피 해야하는 활동범위가 정해져있는 상태이다 보니(유치리와 야구장. 농사와 야구),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 메인MC의 필요성이 덜 강조되는 측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딱히 정해져있는 포맷이 아닌 프로그램들은 그 중심축이 있어야 합니다.

뜨거운 형제들이 아직 방송된지 몇번되지 않아서 뭐라 말씀드리긴 뭐하지만, 사공이 많아서 배가 산으로 가는일은 없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탁재훈과 박명수가 어떻게 롤을 겹치지 않게 하느냐가 관심사항입니다. 지금 무한도전에서의 역할을 일밤에 와서까지 맡을 이유는 없어 보이니까요. 뭔가 색다른 롤을 구축하면서 자신의 입지를 단단히 하고 싶어 할 겁니다. 김구라는 그럴 필요가 없는게, 대한민국 예능에서 지금 자신의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는건 그 밖에 없고, 하는 프로그램마다 잘되고 있으니 굳이 전환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박명수는 무한도전이 아닌 다른프로에서 메인MC를 맡은 프로그램마다 폐지당하는 아픔을 겪었죠. 이번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되네요.


#3. 중고신인 박휘순의 발견

아바타 소개팅이라는 포맷을 들고나온 지난주 방송에서 역시 메인은 박휘순이었습니다. 4명과 4명이 갈린 시점에서, 밖에 나와있는 아바타 4명을 보면 박휘순을 제외한 3명은 모두 가수입니다. 그것도 예능감이 철저히 검증되지 않은 3명.(노유민, 싸이먼D, 이기광) 그 시점에서 박휘순은 철저히 자신을 망가뜨리면서 웃깁니다. 만약에 박휘순 마저도 파트너였던 이기광처럼 이미지 관리차 프로그램에 녹아들지 못했다면, 또 흔하디 흔한 박휘순의 모습으로 돌아갔겠죠. 육봉달 이미지의 못생긴 코미디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옆의 연예인을 빛나게 해줄 조력자로서의 모습으로만 남았을겁니다.

이날 방송을 보면 이기광에게 여자 2명이 갔지만, 사실 대중들은 이기광이 아닌 박휘순에게 손을 들어줬을 겁니다. 천생연분이 아닌 이상 소개팅의 결과는 별로 중요하지 않으니까요. 사이사이 잔재미에 시청률은 보장될 뿐입니다. 어떻게 보면 박명수가 박휘순을 제어하는 롤이었다는게 좋았을 수도 있겠네요. 박휘순이 스스로 그런 행동을 했다면, '쟤 뭐야?' 라는 반응이 나왔을수도 있지만, 박명수라는 주인이 철저히 제어하는 시스템이었기 때문에, 그 책임에서 약간 벗어나도 되었으니까요.

물론 한번의 성공으로 박휘순이라는 멤버가 출연한걸 잘했다 잘못했다는 가리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당장 일밤의 뜨거운형제들 코너에서 메인급 3명을 제외하고 제일 눈에 띄는건 박휘순이었습니다. 그를 잘 활용한다면, 역시 정통 코미디언이 예능에 강하구나 라는걸 다시 깨닫게 해줄지도 모릅니다. 이수근도 그랬고 유세윤도 그랬고 정형돈도 그랬으니까요. 처음이 쉬운건 절대 아니거든요.



#4. 글쓴이의 단상

아무튼 좋았습니다. 제가 원하던 예능프로그램은 이래야 했거든요. 예능프로그램에서 감동이고 눈물이고는 음식을 더 맛깔나게 하는 조미료입니다. 그것 자체가 음식의 재료가 되어서는 맛있는 반찬이 나올 수 없습니다. 여태까지 일밤은 조미료를 메인으로 하여 음식을 만들려는 모습이 너무 강했습니다. 그리고 그 대가는 지금 시청률이 증명하고 있죠.

그렇다고 너무 억지웃음이 나와도 안될겁니다.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는 웃음, 집단버라이어티에서 가장 중요한 캐릭터간의 유기관계 등을 이용해서 눈이 높아진 시청자들을 만족시켜야 합니다. 쌍팔년도에나 가능한 억지 슬랩스틱으로 웃는 시대는 아닙니다. 오히려 그런 모습이 보이면 비난받기 일쑤죠. 한강을 너무 자주 건너도 좋지 않습니다. 시청자들은 자극에 적응되는 동물이니까요. 어쩌다 한번, 재미있는 양념으로 사용되면 족합니다.

집단 버라이어티 체제를 적극 반영하는 뜨거운 형제들의 모습이 나오길 바랍니다. 남자의 자격의 시작과 지금의 모습처럼, 일밤의 상승세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시작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끊임없는 경쟁은 전체의 발전을 가져오고, 끊임없는 독주는 매너리즘을 가져오니까요.



그래서 오늘은 남자의자격-1박2일 대신 뜨거운 형제들을 본방사수할 계획입니다. 이 글이 뻘글이 되지 않기만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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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30 12:28
수정 아이콘
박휘순씨 편은 너무 재미있었는데, 다른분들 편은 밍밍하더라구요. 무한도전에서 잠깐 했던 아바타 코너에서도 유독 박명수씨가 즐거워 했다고 느꼈는데, 컨셉은 제대로 잡으신 것 같습니다.
방랑청년
10/05/30 12:33
수정 아이콘
박명수-박휘순라인은 굉장히 재밌었는데 나머지 사람들이 예능감이 떨어진모습을 좀 보여서.. 일단 첫 주는 재미있었는데 몇 주 더 지켜보고싶네요..
10/05/30 13:49
수정 아이콘
저도 박휘순씨 빼고는 그닥... 웃음을 유발한 건 박휘순, 박명수밖에 없었습니다. 아 초반에 사이먼D 넘어진 몸개그 정도?

일단은 관심있게 지켜보고 싶네요^^
모범시민
10/05/30 13:56
수정 아이콘
원래 예능은 웃기기 위한 방송이지요 공익성을 가미하는것은 나쁘지 않겠으나 공익성이 우선되려면 차라리 예능이 아닌 교양프로그램이라 해야 마땅합니다
10/05/30 14:03
수정 아이콘
돈을 10배로 해드리겠습니다와 피에서 뿜었지요 크크
信主SUNNY
10/05/30 14:11
수정 아이콘
쌈디(씨를 붙이기 어려워 생략하겠습니다.)는 재밌었다고 생각합니다. 이기광씨처럼 룰에 벗어나지도 않으면서 자신의 이미지를 잃지않는 센스도 여러번 보였구요. 상대 파트너였던 주보비씨의 매력도 상당히 재밌게 끌고 갔다고 생각합니다.

사실상 파트를 나눴을때, 잘나보여야 하는 쪽은 탁재훈-이기광 커플과 한상진-쌈디 커플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들을 돋보이게하면서 웃겨야하는 커플이 박명수-박휘순 커플과 김구라-노유민 커플이었구요. 노유민씨는 가수라고하기엔, 분명히 그 자리에는 예능인으로 나간 겁니다.

그런의미에서 박명수-박휘순 커플은 자신의 역할을 잘 수행했다고 할 수 있구요.
탁재훈-이기광 커플은 이기광씨가 탁재훈씨의 지시를 거부함에 따라 웃기지 않았던 책임이 모두 이기광씨에게 넘어왔죠.
한상진-쌈디 커플은 예능적인 부분에 있어서 가장 부담이 적은 커플이었는데, 예상 이상으로 잘 해줬다고 생각합니다.
김구라-노유민 커플은 예상보다 아쉬웠구요.

결과적으로, 뒤 소개팅은 서로의 역할을 잘 수행한, 그래서 좀 '전형적인 예능'의 모습을 보였다면,
앞 소개팅은 여차저차 장단점이 교환되면서 뒤 소개팅보다 흥미진진했습니다. 쌈디가 정말 센스가 있더군요.

결과적으로 잘했다 못했다를 떠나서, '기대치에 부합하느냐'라고만 물었을 때 가장 큰 책임은 김구라씨에게 있었습니다.
노유민씨는 김구라씨의 지시를 잘 수행했거든요. 김구라씨의 지시자체가 좀 진상이고, 거기에 재미가 없었던 것이죠.
물론 박휘순씨가 지시 이상의 것을 소화해주었고, 김구라씨의 아바타가 박휘순씨였다면 더 재미있었겠지만,
어쩄든 노유민씨에게서 재미를 끌어내지 못했던 겁니다. 개인적으로 그런의미에서 김구라-노유민은 맞지 않았다고 봅니다.

노유민씨는 박명수씨나 탁재훈씨와 하는게 더 재밌을 것 같구요.
박휘순씨는 한상진씨만 아니면 될 것 같구요.
쌈디는 누구랑하더라도 대박은 없고, 망하진 않을 것 같구요.
이기광씨는 자신의 역할만 잘 하려면 한상진씨와 웃음을 주려면 박명수씨와 해야할 거라 생각합니다.
본인은 재미없게 하더라도, 박명수씨의 호통이 터지면서 뭔가가 나올 거거든요.

결국 최상의 시나리오는
노유민- 탁재훈, 박휘순-김구라, 이기광-박명수, 쌈디-한상진
이렇게 라고 생각합니다. 뒤쪽 두 커플은 서로 바뀌어도 되겠구요.

애초에 커플선정서부터 박명수-박휘순은 거의 결정적이었고, 선정방식에서부터 그걸 제작진이 노렸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다른 곳에서는 웃음이 안나오고, 저 둘에게서 터졌다고 생각되구요.
아마, 우선 큰 재미가 있는 장면이 나와야 그것이 인터넷에 돌아서 시청율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을 제작진이 했던것 같고, 좋은 판단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번주에 한번 더 한다는 것이죠. 이번엔 파트너를 바꿔서 하겠지요. '양박'으로 터트렸다면, 이젠 긴 생명력을 위해 다른 출연진들에게 분산 될 겁니다.

덧붙이자면... 개인적으로, 뜨거운 형제들은 시간대를 교체해야합니다. 남자의 자격보다는 1박2일과 더 경쟁력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단비는 반대구요. 지금은 상대 프로그램과 성격을 바꿔서 SBS라도 눌러야할 때죠.
信主SUNNY
10/05/30 14:18
수정 아이콘
그리고 유재석씨의 일밤합류가 거론되더군요. 뜨거운 형제들은 초기 무한도전처럼 평균이하여야만 하기 때문에 유재석씨는 합류할 수 없습니다. 장시간의 해외 출장이 있는 단비 역시 마찬가지로 유재석씨에겐 부담이 되기 때문에 무리죠.

유재석씨도 어쩄든 일요일 예능은 맡아야합니다. X맨이 토요일에서 일요일로 옮겨진 2004년 이후 5년이상을 SBS만 했었기 때문에 어떨지는 모르곘네요. MBC나 SBS나 기존 프로그램으로는 안되기 때문에 '유재석 버라이어티'를 만들어야하는데요. MBC가 단비를 내릴 준비를 하고 접촉하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
cutiekaras
10/05/30 14:19
수정 아이콘
뭐랄까 박휘순의 개그혼이 느껴진다 라고나 할까요?
매우 만족이고 오늘도 기대해 봅니다
몽정가
10/05/30 16:06
수정 아이콘
오랜만에 아무생각없이 웃었네요. 오늘도 챙겨봐야겠습니다.
강가딘
10/05/30 16:34
수정 아이콘
쌈디 같은 경우는 태연 친친에 게스트 할때도 범상치 않았는데 뜨거운 형제들에서도 잘해주더라고요.
앞으로 제2의 길이 될거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블레싱you
10/05/30 17:46
수정 아이콘
이 글보고 지금 뜨거운 형제들 보고 있는데 엄청 웃기네요 크크크
지니쏠
10/05/30 18:38
수정 아이콘
오늘방송분재밌었나요?
C.P.company
10/05/30 19:23
수정 아이콘
오늘 장난 아니던데요 크크크크 분당드립은 정말 탁재훈식 말장난의 극치
용접봉마냥눈
10/05/30 19:25
수정 아이콘
박휘순 대박이죠
축구사랑
10/05/31 00:06
수정 아이콘
이거 너무 재밌어요. 정말 무도 이후로 본방 사수할 프로그램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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