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러브오브티어스입니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잠시 피지알과 작별한 후 많은 일이 생겨 무엇부터 이야기를 꺼내야 할지 모르겠네요. 차근차근 하나 둘 풀어 놓으려 합니다. 때문에 두서없는 이야기로 전개된다 하더라도 널리 이해 바랍니다.
1. 해명
글을 쓰는 것은 참으로 어렵습니다. 같은 말이라도 표현을 구사하는데 있어 다르게 표현하면 독자는 다르게 받아들입니다. 때문에 직접 얼굴을 마주하고 입술로 전달하게 된다면 오해가 있더라도 풀릴 것들을, 글이란 것이 극히 제한적이어서 본문 그대로가 마치 전부인 것처럼 생각하도록 만들죠. 그런 의미에서 먼저 돌아오기 전 '마지막 글'에 대한 해명부터 해보고자 합니다. 이미 다 지난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제대로 된 해명 혹은 변명을 늘어놓지도 못하고 떠났었기 때문입니다. 기억하시는지 모르겠지만 장애인의 애로사항을 이야기 하다가 갑자기 티원 숙소 이야기로 빠져 혼란스러우셨을 줄 압니다. 그리고 굳이 혼란스럽지 않으셨더라도 한 명의 팬이 내뱉는 넋두리쯤으로 생각하셨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팬이 한 팀에 소속된 게이머를 알고 그 게이머를 만나러 숙소를 가려고 시도했다. - 이 부분을 놓고 그건 아니지 않느냐고 생각하셨을 수도 있습니다. 그 부분을 먼저 말씀드립니다. 전 요즘은 경기 오프를 못 가다시피 했습니다만 만약에 현장에 가서 팬 미팅을 하더라도 다른 분들께 기회를 뺏겨 (다른 표현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대화를 나누지 못합니다. 오히려 임요환 선수가 저에게 말을 걸죠. 그럼 그 질문에 답할 뿐입니다. 그리고 하고 싶은 말이 많다고 해서 제가 이것저것 다 이야기 하다보면 다른 분들이 말할 기회를 잃게 됩니다. 아시다시피 노약자나 장애인 분들이 말씀하실 때 다른 분들은 숨죽이고 계십니다. 또한 그 말 가운데 치고 들어오거나 유머를 이야기 했다 해도 자신이 웃는다면 행여 그 분께 폐가 될까봐 조용히 침묵하고 계십니다. 그런 분들이 계시는데 저라고 배려 안 해 드릴 수 있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말을 삼갑니다.
해서 티원 프런트에서 일하시는 분께 조용히 말씀드렸더니 잠깐만 기다려 보라고 하셔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참고로 그 때는 예선을 치르고 난 뒤라 리그 일정이 없었기에(프로리그 시작할 즈음) 드린 부탁이었습니다. 며칠 뒤 프런트에서 일하시는 분이 감독님과 임요환 선수에게 제 의중을 전했고(저 모르게) 다시 며칠 뒤 감독님과 요환선수가 정중히 거절했다고 프런트에서 일하시는 분께 전해 들었습니다. 본선에 오르지 못한 부담감도 있고 해서 말입니다. 이해하고 넘어갔습니다. 하지만 프런트에서 일하시는 분이 말씀하시는 중에 일반 팬이기 때문에 숙소 방문 건은 어렵겠다라고 하셔서 좀 화가 났었습니다. 제가 이동하겠다고 했고 게다가 난 일반 팬이 아닌데라는 생각에서 말입니다. 그것은 제가 대단해서가 아닌 두 발로 자유로이 이동하지 못해 타인의 도움이 필요함을 감수하고서라도 가려고 했고 게다가 평소에는 일반 팬과 특별한 팬의 기준이 모호하면서 꼭 이럴 때는 이렇게 적용 받나. 애초부터 기다려 보라고 말하지 않았으면 이러지나 않지 이게 차별인가 했습니다.
그러나 이건 저의 큰 오해일 뿐이었습니다. 일반 팬이라 일컬음은 장애와 비 장애를 떠나 관계자가 아닌 팬임을 의미했고 또 그것이 저에게만 이뤄진다면 팀과 저 모두가 지탄받을 수 있는 요소가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여기서 하나 알려드릴 것은 제가 그 이야기를 처음 듣기 며칠 전에 불편한 몸 때문에 불이익을 받은 경험이 있었습니다. 말 자체는 이해를 못한 것이 아니지만 상황이 상황이었던지라 심적으로 꼬여 있었습니다. 비뚤어진 심사가 결국 저만의 오해로 번졌던 것입니다. 그리고 글을 작성했을 때는 이미 그분과 이야기가 끝난 상황이고 오해 또한 풀리고 난 뒤였습니다. (이전에도 그랬지만 현재도 너무 고마운 분입니다.) 그럼에도 그런 글을 쓴 데에는 다른 이유가 없습니다. 그저 일상을 나누고 싶었을 뿐입니다. 숙소를 가려고 했다는 상황이 평범하지는 않긴 해도 그것이 대단하다고 느끼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많은 분들이 자신의 일상을 나누시거나 사랑이야기를 펼쳐 놓으시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여겼습니다. 하지만 댓글들은 제가 생각했던 방향이 아닌 엉뚱한 쪽으로 흘러갔고 글을 썼던 것을 후회하게 되었으며 러브오브티어스라는 유저가 피지알에 있어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도 됐습니다. 더 이상 있을 필요가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의미 전달을 잘 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며 탈퇴 버튼을 눌렀습니다. 그러고 난 후 며칠이 흘렀을까요? 한 피지알 유저분이 저에 대한 글을 쓰셨단 소식을 후배에게 듣고 읽어보았습니다. 그 분께 감사합니다. 보잘 것 없는 사람을 돌아오라고 해주셔서요. 피지알을 나가서 힘들었던 일은 제가 원할 때 글을 쓰지 못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친구, 형, 누나 동생 등을 위하여 글을 남기지 못함은 안타까움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전 돌아가기로 맘을 먹고 오늘 이렇게 여러분을 찾아뵙습니다.
2. e-스포츠 승부조작 사건
처음 이 소식을 접하고 어안이 벙벙해 한동안 한 곳만을 초점 없는 눈으로 멍하니 바라보았습니다. 이 사건은 그간 쌓아왔던 e-스포츠의 근간을 뒤흔들 일이고 아울러 평이하게만 흘러가도 기성세대들의 괄시를 받는 이 판에 폭풍우가 몰아치는 사건이었습니다. 연루된 게이머들은 깊이 반성하기 바랍니다. 은퇴로 처리 되었다 하여 모든 일이 끝났다고 생각지 말길 바랍니다. 그리고 이 판에 다신 얼씬하지 마십시오. 그런 일을 저지른 당신들의 심정은 이해가 되나 나는 당신들을 이해하려고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오히려 진심으로 채찍질하고 싶습니다. 부디 선배와 동료, 그리고 후배들이 피 땀 흘려 일궈낸 ‘e-스포츠의 탑’을 무너트릴 생각 마십시오.
3. 게이머와 팬
얼마 전 임요환 선수의 예선 불참 소식을 듣고 누구보다 더 안타까워했던 사람이 있었다면 아마 저일 것입니다. 그러나 나름의 이유가 있었겠지 하고 넘기니 기분이 나아졌습니다. 그러나 은퇴수순이다, 코치의 길로 가려는 생각인가 보다 하는 식의 댓글을 보았을 때 예선 불참소식 자체보다 더 맘이 아팠습니다. 공식입장이 미발표 된 상황에서 팬의 입장에서 그런 식의 댓글을 보면 가슴이 너무 아픕니다. 진정한 팬이라면 섣부른 추측하지 말고 기다려 주는 것이 미덕 아닐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을 개진해 봅니다.
4. 다시 돌아오자마자 생기는 고민
몇 달 전에 하나의 글을 올렸다 애매한 표현 때문에 많은 분들께 혼란을 드렸고 그것 때문에 나가게 된 사람이 다시 돌아와 글을 쓴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 같습니다. 처음에 말씀드렸듯 글이란 참 어렵습니다. 세부적인 표현도 중요하지만 독자들로 하여금 관심 있는 주제로 맛깔나게 써 가는 것, 그것이 좋은 작자(作者)가 가져야 할 덕목이겠죠. 그런 의미에서 저는 좋은 작자는 아닌 것 같습니다. 조금은 부담스러운 듯한 요환 선수의 응원 글, 복지에 대한 사념(思念), 초콜릿처럼 달콤하고 부드럽지 못한 사랑이야기, 분석적이거나 논리정연하지 않은 게임 관련 글 등….
여러분, 저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 잘 할 수 있을까요? 수 없는 퀘스천마크를 여러분께 드리며 글을 맺습니다.
Written by Love.of.Te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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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에 대한 애정이 있기에 은퇴다? 아니다? 하면서 댓글을 달겠지요.
그가 은퇴하지 않고 조금 더 30대의 게이머 생활을 보여주기를 원하니까요.
홍진호선수를 까는 것과 같이 않을까요?^^ 애정이 있어서 까는거다. 이런게지요. 크크크
독자들에게 관심을 가질 만할 내용을 맛깔나게 써내려가는게 좋은 작자일수도 있겠지만
Love.of.Tears.님 처럼 글에서 작자의 마음이 전해지고 찡해지게 만들 수 있을 만한 필력을 가지신 분들도 좋은 작자라고 생각합니다.
잘 돌아 오셨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