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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0/01/13 13:58:10
Name 굿바이레이캬
Subject [일반] 위기의 여자2
예전에 ‘위기의 여자’라는 제목으로 피지알에 글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서로의 자녀를 데리고 재혼에 성공한 한 부부의 이야기였는데, 아이들로 인해 여자에게 닥쳐온 위기에 대한 글이었습니다. 그때 이후의 일들에 대해 두, 세분이 궁금해 하셨고, 저 또한 전혀 예상하지 못한 파국으로 치닫는 모습에 대해 고민을 좀 해 보려 합니다.

여자는 초등학교 3학년(앞으로 4학년) 딸(전 글에서는 1학년이라고 했는데 3학년이 맞습니다)을 데리고, 남자는 초등학교 6학년 남자와(새해가 됐으니 중학교에 입학할 것입니다) 초등학교 3학년(앞으로 4학년)인 딸을 데리고 서로 가정을 꾸렸습니다.

문제는 남자의 전 부인인데, 전 부인은 바람을 피웠고, 현장을 목격한 남편에 의해 이혼을 당했습니다. 이런 이유에도 남편은 두 자녀를 키웠던 전 부인에게 매달 부양비를 주었지만, 전 부인은 여전히 여러 남자를 만났고 자녀 교육에는 전혀 신경도 안 써 결국 남자는 두 아이를 데리고 지금의 아내와 재혼을 하게 됩니다.

남자의 아들은 친엄마와 지속적인 연락을 해 왔고, 뒤늦게 이 사실을 안 새엄마는 위기에 봉착하게 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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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엄마는 이 남자 아이를 절대 키울 수 없다는 주장을 했고, 남자는 아이의 선택에 맡기기로 했지만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어떨 때는 친엄마에게 간다고 말하고 어떨 때는 그냥 여기서 살고 싶다는 말을 하면서 혼란만 증폭시켰던 것입니다. 물론 이 와중에 친엄마와 연락하는 것에 대한 의심은 그대로였습니다.

법원에서 결국 두 아이의 양육은 친아버지에게 손을 들어주었고, 다만 친엄마에게 면접교섭권을 인정해 주었습니다. 2주에 한번 자녀를 볼 수 있게 해주라는 것이었지요. 이 당시 친엄마는 예전에는 아이를 직접 키우겠다는 말을 해놓고 법정에 서기 전에 바로 아이를 키울 수 없다는 말을 했다는 군요. (결국 돈 목적으로 남편에게 접근한 것임을 여실히 알게 된 것입니다)

새엄마는 면접교섭권 자체도 인정하지 못했습니다. 비록 친엄마임에도 아이들을 방치한 사람이 어떻게 엄마 자격이 있느냐는 말인 것이죠. 거기에 남자 아이의 의지대로 친엄마에게 간다고 하면 돌려보내겠다는 남편은 법정에서 마음을 바꾼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습니다.(법정에는 이 남자만 출두했습니다. 이 남자는 지금의 아내에게 이 사실을 숨긴 것이죠.) 결국 남자의 두 아이를 키워야하고, 친엄마는 지속적으로 돈을 요구하는 형국이 된 것입니다.

설상가상으로 그동안 엄마에게 절대 안 가겠다던 남자의 딸이 이번에는 자기의 오빠가 엄마에게 가면 자기도 가겠다는 말을 한 것입니다. 오빠가 가는데 나 혼자 이곳에 살수 없다는 말과 함께 말입니다.

여기서부터 이 가족의 부부는 서서히 금이 가기 시작합니다. 남자의 친딸의 발언은 사실 배경이 있었습니다. 새엄마가 자신의 친딸이 입을만한 점퍼가 없어 그것을 하나 사가지고 왔습니다.(남편의 친딸은 체격이 좋고 여자의 친딸은 아주 마른 체형이라 옷을 같이 입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남편의 친딸은 옷이 여러벌 있는 상태였구요. 물론 이 여자는 자신의 딸이 당장 입을 옷이 없어 먼저 하나 사오고, 다음날 남편의 딸도 하나 사주기로 작정한 상태였습니다)

남자의 친딸은 이 사실을 아빠에게 고스란히 말했고, 남자는 서서히 새 아내를 의심하기 시작합니다.

“당신 선영(가명)이 옷만 샀다면서?”

여자의 말이 나오기 전에 남자는 뒤 한번 안 돌아보고 문을 열고 출근했습니다. 며칠이 지나 남자의 친아들과 딸이 집에 안 오고 남편도 연락이 잘 안된 일이 있었습니다. 9시가 돼서야 세 사람이 같이 들어왔습니다.

“애들이 자장면 먹고 싶다고 해서 저녁 먹고 왔어”

역시 뒤 한번 안 돌아보고 방문으로 향했습니다. 아이들은 분위기가 이상해진 걸 알아챘는지 자기방으로 달려갔습니다.



12월 말, 새해를 앞둔 시점에 이 여자는 남자에게 말을 했습니다.

“우리 이혼해. 이 집 전세금(전세 1억) 중 5천은 내가 받을 수 있는 돈이라고 생각해. 이 돈 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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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자가 남자를 알고 지낸지는 좀 됐습니다. 그리고 가정을 합친 것도 좀 됐구요. 혼인신고 한지는 2달이 조금 넘었습니다. 둘 다 한 번의 상처가 있었던 사람이고 아이까지 있는 마당에 두 번의 상처는 상상도 못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들의 이별은 이제 시간 문제일 뿐입니다.

새엄마에게 “니가 뭐가 아쉬워서 그러고 살아” 라고 말했던 것이 현실화 될 것 같습니다.

지금 이 여자는 ‘위기’를 ‘극복’ 할 것인지, 아니면 ‘확대’ 할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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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13 14:06
수정 아이콘
이렇게까지 되었으면 자로 잰듯이 돈 나눠서 이혼해야죠. 이미 사랑 뭐 그런건 물건너 간 얘기고, 사랑이 물건너간 부부는 남남보다 못한 존재에 불과한 것 아닌가 싶습니다. 남남보다 못한 존재에게 양보따위는 있을 수 없지요.

다만.. 남자가 그냥 우유부단한 친구인 줄 알았는데, 이번 글에서 보니 우유부단한 주제에 또 꽁한 구석은 있군요. 님의 글을 그대로 믿는다는 전제 하에, 저쪽 남녀에게는 동정의 여지가 없어보입니다.
10/01/13 14:17
수정 아이콘
저번 글을 봤을 때는 전 부인의 일반적인 잘못만 느껴졌었는데...
이번 그을 보니 아빠에게도 부부관계 유지를 위한 의지나 스킬이 전혀 없는 듯 하군요.
법정에 가기 전에 이렇게 저렇게 정했던 것을 법정에서는 말을 바꾸는 우유부단의 극치까지 보여주고...
새엄마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어보입니다. 깔끔하게 이혼하는 것 밖에는 자신에게나 그 딸에게나 단 하나밖에 안남은 선택지군요.
10/01/13 14:21
수정 아이콘
속사정은 모르지만 글만 봐서는 여자분이 꽤나 불쌍해보이네요.
어찌됐건 선택은 그 분이 하시는 것이나 되도록 아이가 상처를 받지 않게끔 잘 다독여줘야 겠군요.
셧업말포이
10/01/13 15:33
수정 아이콘
이번 글은 완전히 '새엄마'의 입장을 대변하는 글이군요.
한쪽의 일방적인 발언 만으론 제대로 된 상황파악이 불가능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 탓하자면,
정말 자기 딸 옷만 샀을 때 나올 결과를 예상치 못한 걸까요?
그런 결과를 예상하고도 소홀이 여겼을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정말 하루 더 나중에 사주려는 거였으면, 하루만 더 기다렸다가 같이 사주면 되는 거였죠.
아슬아슬한 관계면 더욱 조심을 했어야 하는거니까요.

그리고 선택의 '귀로'가 아니라 '기로'입니다.
10/01/13 15:52
수정 아이콘
재결합 가정내에서 문제는 어렵죠.
양쪽이 재결합에서 정서적이든 무엇이든 얻을 게 더 없다고 판단된다면...종결이겠죠.
Siriuslee
10/01/13 16:36
수정 아이콘
저번내용도 그렇지만
제 3자가 뭐라 의견을 낼만한 여지가 없어 보입니다.
루크레티아
10/01/13 21:56
수정 아이콘
하아...
전의 내용에서 마치 여자분의 심정을 대변하듯이 글을 썼던 제 자신이 몹시 부끄럽습니다.
그 때 저는 다른 분들을 면박주듯이 글을 썼는데 참 반성하고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이 상황은 그 때의 저의 짧았던 생각이 떠올라서 참 뭐라 말하기 두렵군요..
굿바이레이캬
10/01/14 08:49
수정 아이콘
셧업말포이님// 오타 수정했습니다.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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