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09/11/03 12:38:06
Name 백승
Subject [일반] 짝사랑의 아픔
pgr의 write 버튼의 무거움은 알지만 ... 너무 답답해서 이렇게 몇자 적어보려 합니다.

군대 입대하기전에 좋아했다기보단 마음에 두고있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친하다고 하기도 애매하고 참 ... 그런 사이였는데 .. 그래서 군대가기전에 네이트온 오프라인 쪽지로 "좋아했었어 ^^ 잘지내"라는 뜬금없는 쪽지를 남기고 군대를 갔다왔습니다.(부대에 인터넷이 안되서 100일 휴가때 네이트온을 접속하며 답변이 왔기를 기대했는데 전혀 없었던 .....)

뭐 그렇게 조용히 사랑이라는 감정이 사라져갈때즈음, 전역을 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학교에 복학했는데 학년은 4학년인 그분이랑 같은 수업이 하나 있게될줄이야 ...
라고 해도 별 상관없었습니다.(지금은 영향이 크지만 ..)
어차피 시간이 많이 지난 일이라 크게 마음두지 않았었거든요.

그렇게 학교 다니는 와중에도 별로 신경 안쓰다가, 그녀가 제가 크리스찬인것을 알게되어서 네이트온으로 쪽지를 보내더군요.
전 아이디도 등록되있지 않아서, 정확히 말하면 군대 입대하기 전에 목록에서 지웠던지라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쪽지였습니다.
그녀의 고민이 있어서 한 번 시간나면 밥이나 한끼 하자고 하더군요.
근데 그때까지도 별 신경 안썼습니다. 이상하리만치 이성이란 감정에 무뎌졌던지라, 알겠다고 말하고는 그냥 덮어두었는데, 구체적인 약속을 잡으려 하더라구요.
이때까지도 별 신경 안썼습니다. 그녀가 말해주는 시간이 제가 안맞을경우 다음에 만나자고 할려고 했죠.
근데 고민을 같이 나누고싶어해서 만나자고 하더군요.
(여담이지만, 크리스찬들이라면 아실 듯 싶은데 크리스찬이 고민을 나누고자 함은 신앙적인 고민이 대부분이죠)

다른 이유라면 무리해서 만나고 싶지 않았지만, 신앙적 고민이라면 저 역시 하나님을 섬기는 자로서 가만있을 수 없었죠.


아무튼 그렇게해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서로 교제하다보니(여기서 교제의 의미는 서로 하나님의 말씀을 나누는 그런 교제입니다.) 그녀의 신실함에 마음이 가더라구요.
그래서 참 많이 갈등하고, 괜히 말해서 서먹해지기 싫어서 참고있다가 ..
하필 시험 1주일전에 너무 답답한 마음에 마음을 전해버렸습니다.

그런데 참 답변이 ... 더더욱 좋아지게 만들더군요. "대학교 다니는 기간은 온전히 하나님만을 바라보며 하나님을 알아가는 시간을 만들기로 하나님과 약속했어" 라고 ...

그냥 난 친구라고 느껴지는데 라고 말했으면 이렇게 집착하지 않았을건데 ...(하긴 결과는 모르는 일이니 ...)


아무튼 그날 이후로 좋은 친구로 지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시험기간이 시작되고 공부하는동안 정말 많이 뒤숭숭하더라구요.
결과는 생각만큼 좋지 못하게 나왔습니다. 아니 생각보다 좋게나왔다고 말하는게 맞겠네요.
뒤숭숭하다는 제 자신의 핑계를 대며 공부를 거의 안했으니 ... 그정도 나온건 감사드릴 일이겠죠.


그렇게 시험이 끝나고 한달이란 시간이 지나도 ... 아직까지 정리하지 못해 때때로 설레이곤 하네요. 지금은 일부러 거리를 두는데도 .... 쉽게 잊혀지진 않더군요.
원망하자니 ... 같은 분을 섬기는 자로서 그것도 안되고 ..
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되버린 것 같습니다.


사람에게 너무 쉽게 마음을 주는지란 고등학교때도 5년 넘게 짝사랑한 기억이 있는데요.
그래서 군대갔다온 이후로는 일부러 이성에 대한 마음의 문을 닫고 저만의 선을 긋고 잘 지내고 있었는데, 불현듯 먼저 다가온 그녀가 너무 원망스럽지만서도, 그녀가 진정 저와 가까이 하고싶어졌던 이유를 알게 됐으니.. 원망도 못하고 있습니다.


pgr에 이런 신앙적인 내용이 포함된 부분은 적지 않으려 했는데 ... 이렇게 적어버리고 말았네요.
예전에 5년 가까이 짝사랑했던 친구에겐 3번이나 차인 후에 ... 지금은 너무나도 좋은 친구로 지내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기까지 5년 ....

지금 그녀는 복수전공때문에 학교를 1년을 더 다닌다고 하네요.
어차피 내년엔 타과 수업 듣는것 때문에 마주칠 일은 없겠지만, 벌써부터 두렵습니다.
당장 내년학기는 고사하고 1달 남은 기말고사때 또 다시 중간고사의 실수를 저지르게 될까봐 너무 두렵습니다.

무엇보다 두려운건 .. 지금 상태가 예전처럼 다시 이성에게 문을 닫아버렸습니다.
이 문이 언제쯤 다시 열릴지 ... 또 5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한 것일지 두렵습니다.





사랑의 상처를 치유하는 방법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경험상으로도 시간이 지나면 정말 아무렇지도 않다는 것은 잘 알고있는데 ..


근데 전혀 몰랐던 한가지를 이번에 처음알았습니다.
시간이 치유해준다고 해도 시간에 의지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요 ...


후우 동방 컴퓨터실에서 프로젝트중에 문득 그녀가 생각나서 답답한 마음에 몇자 적고 가봅니다.
끊었던 담배도 다시 피게되네요. 크리스찬으로서 정말 하지 말아야 될 짓은 다 하고 있는 제 자신이 ... 그녀에게 부끄럽기 이전에 하나님께 너무나도 죄송스럽네요.



덧:푸념의 글이 보기 좋지 않다면 자삭하겠습니다.
그리고 종교적인 내용은 비판하지 말아주세요. 문제가 된다면 지우겠습니다.
(제 종교적 태도에 대한 비판은 달게받겠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내일은
09/11/03 12:53
수정 아이콘
일단 그 분을 눈에서 치우셔야 할 것 같습니다.
계속 누군가가 눈에 씌워있으면 다른 사람이 눈에 들어오지 않지요.
09/11/03 13:10
수정 아이콘
위로는 전혀 안 되겠지만,
짝사랑이 아무리 힘들어도 연인이 된 뒤 헤어진 것보단 덜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swflying
09/11/03 13:14
수정 아이콘
지금은 그분에게 콩깍지가 쓰여서 다 좋게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제가 볼 때 그 여자분의 행동은 그리 좋지않아보입니다.
일단 몇년전에 고백했던 남자에게 묵묵부답으로 거절의 표시를 했던 그녀가
신앙적인 이유든 뭐든 고민들어달라고 다시 만나자하는 것부터가 조금 의아합니다.
주변에 크리스챤이 글쓴이분 한명밖에 없는 것도 아니고요.
그렇게 다시 가까워지고 다시한번 고백을했을 때도
하나님과 함께하고 싶어서 연애를 안할거다..라는 대답은...할말 없게 만드네요.
솔직히 변명같아 보입니다. 뭐 그분이 테레사 수녀쯤의 길을 걷고 계시는 분이라면 이해가가지만요
진꼬토스
09/11/03 13:19
수정 아이콘
sungsik 님 // 사랑의 상처에 덜 힘들도 더 힘들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녀(혹은 그)와의 추억이 없다는 것도 정말 아픈거랍니다.
(물론 반대로 추억에 아파할 수도 있겠지만요)
사실좀괜찮은
09/11/03 13:46
수정 아이콘
흠... 그런데 주위 크리스찬들을 보면 실제로 그런 분들이 상당히 있긴 합니다. 지금은 하느님과 함께 해야 할 때라고...
율리우스 카이
09/11/03 13:47
수정 아이콘
swflying님// 제 입장에서는 100% 동감합니다만, 정말 신실한 사람을 만나보지 못해서 님처럼 댓글을 달지 못했는데 달아주셨네요.. ^^

글쓴이분께서 판단하셔야 할 문제지만, 연애 문제에만 집중을 한다면, 어차피 우선 대학 졸업때까지로 선을 그은 것은 그분이니 그분과는 적절히 관계를 유지하시면서 다른 여성분을 찾아보시는게 좋을 듯합니다. 그래야 오히려 그분께 글쓴이분이 더 어필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 (뭐 다른 더 좋은 눈에 들어오는 분 있으시면 만나시면 되는거구요..)
09/11/03 14:04
수정 아이콘
swflying님//그런 결심이 꼭 테레사 수녀 급이 되어야 하는 건 아니구요^^;
제 주위에만 해도 정말 여자로서의 매력도 넘치고 신앙도 훌륭한데, 비슷한 이유로 대학 생활 내내, 혹은 그에 상응하는 기간 동안 연애 근처도 안 가는 자매들 꽤 됩니다.
물론 형제들의 케이스도 여럿 있구요.
제 주변이 좀 특이한지는 잘 모르겠네요. 저는 평범한(이라고 혼자 생각하는) 공대생 크리스쳔 1인입니다.
WizardMo진종
09/11/03 15:08
수정 아이콘
저 정도의 애정이라면 연애를 해도 신앙이 1순위 내가 2순위가 될겁니다. 그리고 전 그런연애는 차라리 비추드립니다;;
growinow
09/11/03 22:55
수정 아이콘
지금은 하나님만 바라볼때 라는 답변은 연애가 신앙생활에 방해가 된다는 뜻인가요?

그럼결혼할때는 하나님을 좀 덜 바라볼거란 말인가요?
아니면 연애같은건 하지 않고 하나님이 내려주는 천상의 짝이랑 결혼을 할거란 뜻인가요?

둘다 아니겠죠, 그분도 나름 똑똑한 분이시니 저런마음으로 한 대답은 아니실겁니다
대학생활에서의 연애가 신앙에 방해가 되면 사회에서의 연애도 마찬가지일거라는 당연한 사실을 모르실 리도 없을거구요

제생각에는 '너랑 연애할 생각은 없다' 의 뜻을 가진 크리스찬식 대답같네요.
잘난천재
09/11/03 23:19
수정 아이콘
여자의 심리란건 정말 모르겠습니다만은... 참 나쁜 구석이 있어요.
어떨때는 내 마음을 받아 줄 것처럼 행동하다가도
막상 다가가면 멀리 도망가기도 하고..

세월이 지나면 조금 좋아질까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7225 [일반] [뒷북] 팔콤 음악 자유 선언 [13] 어진나라4147 09/11/03 4147 0
17224 [일반] 수의학, 그리고 수의사. (7) 닥터 스쿠르 라는 만화를 아시나요? [8] 휘리노이에스10933 09/11/03 10933 0
17223 [일반] 4대강 예산 1조8천억 숨겼다 [9] Charles4510 09/11/03 4510 0
17222 [일반] 대체 이동국 안티는 언제쯤 없어지는가. [75] EndLEss_MAy5419 09/11/03 5419 1
17220 [일반] 이승엽 오늘 솔로 홈런 동영상 [16] 와후4474 09/11/03 4474 0
17219 [일반] 스덕들만의 즐거운 카니발 - PGR 정모 [17] 유유히4092 09/11/03 4092 0
17218 [일반] 결국 SM이 MAMA 불참 선언을 해버렸군요... [37] Anti-MAGE5387 09/11/03 5387 0
17217 [일반] [야구] 일본시리즈 3차전 이승엽 6번타자 선발출장 + 솔로 홈런 작렬 [12] 독수리의습격3747 09/11/03 3747 0
17216 [일반] 2009년 44주차(10/26~11/1) 박스오피스 순위 - 브라보 프레지던트 [24] 마음을 잃다4411 09/11/03 4411 2
17215 [일반] 부산오뎅 갖고 당진으로 [17] 굿바이레이캬5057 09/11/03 5057 20
17213 [일반] 라이너스 2세.... [17] 라이너스3223 09/11/03 3223 0
17210 [일반] [소개]AVG Anti-Virus 9.0 무료버전 [23] ataraxia4227 09/11/03 4227 1
17209 [일반] 요즘 듣는 음악 3곡. [44] Naraboyz5857 09/11/03 5857 0
17208 [일반] 짝사랑의 아픔 [10] 백승3320 09/11/03 3320 0
17207 [일반] 사이버 모욕죄는 이미 우리곁에 다가왔네요...(지만원씨 비방한 네티즌, 1심에서 모욕죄로 벌금 30만원 선고) [20] 라바무침4385 09/11/03 4385 0
17205 [일반] 술꾼의 노래 [18] 늘푸른솔4676 09/11/03 4676 0
17204 [일반] 월드시리즈 5차전 양키스 vs 필리스(경기종료. 8-6 필리스 승리) [294] 달덩이4523 09/11/03 4523 0
17203 [일반] 라이터가 없다. [7] kapH4461 09/11/03 4461 15
17202 [일반] 보이스 피싱 당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9] 요를레이3029 09/11/03 3029 0
17200 [일반] [잡담] 점점 스스로 생각하는 시간이 줄어들지 말입니다. [120] OrBef26405 09/11/03 6405 2
17199 [일반] [∫일상] 그냥 그저 그렇고 그런 이야기들 - 5 [7] Shura2997 09/11/03 2997 0
17197 [일반] 헤어졌지만, 다른 사랑을 찾지도 원하지도 않으려 합니다. [13] 하쿠3727 09/11/03 3727 0
17196 [일반] 각박한 세상... 넋두리 [5] 낙돌이2694 09/11/03 2694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