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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10/31 00:13:43
Name Kaga
Subject [일반] 신종플루에 관한 웃지못할 추억.
아래 신종플루관련글이 올라왔길래 저도 생각나서 올립니다.^^;

전 지난 7월에 중국에 놀러갔다가 비행기가 착륙하고 난 후 기내에서 열을 측정하는 도중에 신종플루 의심환자로 잡혔습니다.
그것도 모두들 마스크를 안차고있는데 혼자 1시간 내내 마스크를 착용하는 뻘짓을 했는데도 말이죠-_-
(덕분에 기내에서 제공하는 음료수와 샌드위치등을 모두 먹는데 혼자 거부했습니다...)
당시 가운데 창가쪽에앉아있었는데, 양쪽끝 복도쪽에서부터 열측정을 하더랍니다.
그래서 순서상 마지막으로 저를 측정하는순간..! 띵.. 38.5도가 뜨더군요.. 기내에서 2번을 더 측정했는데, 결과는 마찬가지.
그 순간부터 가드들은 알아듣지도 못하는 중국어로 심각하게 이야기를 하고, 기내는 술렁이고, 캠코더로 저를 포함한
근처 승객들 얼굴을 모두 촬영하더군요. 지금에서야 생각해보면 웃지만, 당시는 정말.. 죽는 줄 알았습니다.
여튼, 기내에서도 계속높게나오자 저혼자 마스크를 채워서 내리게 하더군요.
게이트와 연결된 통로가 아닌 계단으로 내려와 어두침침한 버스를 타고 약 5분정도 가서 도착한곳은 공항에 마련된 긴급보건소.
도착하니 일본인 한분이 저처럼 의심환자로 잡혀서 온도측정을 받고 있었습니다.
저도 다시 그곳에서 온도측정을 시작했는데, 이곳에서 37.5도 이하만 나오면 보내주겠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그런 상황에 닥치니 이미 몸과 마음은 초긴장상태였고, 첫 온도 측정은 여지없이 37.5도를 가볍게 넘겼습니다.
이후에도 측정을 거듭했는데, 가드들도 절 보내고싶은지, 처음엔 실내에서 측정하게 하더니
그다음은 찬바람이 쌩쌩부는 실외에서 측정하게 하더군요.
그러나, 역시나 기대는 무너졌습니다. 옆에 있던 일본인도 마찬가지인거 같더군요.
우리 둘은  다시 어두침침한 버스를 타고, 최종적으로 시내중심병원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솔직한 말로 병원에 도착하자 마자 느낀것은 '여기있으면 더 걸릴것 같다.'였습니다.
서비스, 위생관리, 환자격리, 시설, 뭐하나 제대로 되있는게 없더군요.
전 만약 이곳에서 확진 판정을 받는다면 '한국에서 진료를 받고싶다'라고 말할생각이었습니다. 물론 불가능 하지만요.
여튼, 도착하자마자 온도를 3번정도 측정하고, 피뽑고, 엑스레이 찍고 했는데요. 다른건 둘째치고 온도는 여전히 고공행진.
때문에 병원에선 저보고 오늘 하룻밤을 그곳에 머물라고 하더군요.-_- 당시 시간이 새벽 1시였는데, 6시까지 자고나서
온도가 정상이면 격리해제를 시키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잠을 편히 잘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결국 뜬눈으로 5시간을 보냈고, (도중에 계속 온도측정을 했습니다.) 마지막 온도측정에서 드디어 37.5도 밑으로 떨어졌습니다!
병원측에선 마지막으로 머리가 아프지 않느냐, 속은 괜찮느냐 등을 물었고, 전 깨질듯한 머리를 참아가면서
'난 멀쩡하다'라고 계속 말했습니다. 당시엔 정말 이곳에서 탈출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거든요.
그 뒤, 약 10시가 되어서야 전 격리해제를 알리는 문서에 싸인을 하고 짧게나마 인연을 맺은 일본인 친구에게 인사를 한 후,
병원에서 나올 수 있었습니다. 그 후에서야 부모님께 전화통화를 착륙 12시간만에 처음으로 했고, 걱정하실 까봐
'여긴 한국에서 사온 전화카드를 인식하는 공중전화가 적어서 찾느라 애먹었어요.'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아, 나올때 병원에서 온도계를 줬는데.. 그 이후에도 하루이틀 간은 37.5도를 넘기더군요-_-;
물론 SI는 아니었습니다. 가벼운 독감정도였던거 같네요.

어떻게 보면 남들이 경험할 수 없는 해프닝을 겪게되서 지금생각하면 정말 재밌는 기억이지만, 당시만 생각하면 아직도 으슥합니다.
전 이 일때문에 당분간 해외에 나가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였는데요. 모두 조심하시기 바랍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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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c덜덜덜
09/10/31 00:25
수정 아이콘
저랑 비슷한 경험 하셨네요
저도 올 7월에 여자친구 만나러 호주를 방문했었는데 경유편을 타느냐고 베트남에서 대기를 했죠 근데 전날에 비를 맞은것이 화근이었는지 열이 39도로 나와 베트남에 격리조취후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가게 되었죠 검사결과가 2틀이나 걸린다는데 병동 밖을 못나가게 해서 여자친구한테 전화도 못하고 밥은 내돈으로 사먹으라는데 호주달라만 환전한 상태라 밥도 못먹고 의사조차도 영어회화를 못해 말도 안통하고 암튼 다음날 오후가 되서 음성판정받고 택시타고 공항으로 서둘러 향했는데 시드니항 비행편이 없어서 공항 노숙크리..........결국 전 저의 24살 생일을 노숙으로 보냈답니다.^^;
혁이아빠
09/10/31 15:29
수정 아이콘
저는 이번 추석때 아들이 편도선이 부어서 의사선생님이 입원하라구 했는데 추석이고 해서 약만 받아서 입원을 하지 안했는데,

아들이 염증이 심해져서 40도가 넘는 고열이 나더라구요, 그래서 같은 병원에 추석 당일날 응급실에 갔더니 의사선생님이 미리 말해놓아서

바로 입원 하게되었는데 병원에 있던 다른 환자보호자가 신종플루걸린것 같다구 말하고 다니더라구, 열나니까 기침이 없어도 무조건 검사해라

병원측에서는 추석이라서 발병 확인 하는데 7일 걸린다는데 입원 하지 말구 집에 가라는 말이 더라구요.

결국 싸우기 싫어서 35개월 먹은 아들을 어른들이 모여 있는데 병동에 들어가서 편도선이 부어서 열이 많이 나서 왔습니다'말하고 양해를 구
하고 입원해서 4일만에 염증이 줄어서 퇴원 하게되었네요 , 너무 신문방송이 아무나 의사선생님으로 만들어 본것 같아서 씁쓸하게 지네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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