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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10/30 23:58:11
Name 요비
Subject [일반] 두근두근 놀램기

30여분전 있었던 일이에요.
한주가 끝난 홀로사는 직장인에게 달콤함이 극에 다른 금요일 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요일 잡스러운 일을 하기 위하여-_- 출근해야 함에 시원한 맥주와 감자과자를 두고 여분의 시간동안 인터넷에 매진해 이것저것 보고있던 순간이였습니다.

갑작스레 어디선가 '삐비비비빅'이란 작은 경고음이 들리더군요. 어랏 TV를 켜놓은것도 아닌데... 내가 잘못들은거겠지 싶어 다시 눈을 모니터로 돌렸드랬죠. 그런데 다시한번 '삐비비비빅' 소리가 들리더군요. 핸드폰 배터리가 나간건가? 아닌데 지금 충전중인걸.. 뭐지?하는 생각과 함께 갑자기 현관문쪽으로 시선이 가더군요. 그와 함께 다시 들리는 그 소리.
네. 그 소리는 누군가 밖에서 제 집으로 들어오는 문의 번호키를 잘못 눌렀고 그에 따라 울리는 경고음이였습니다. 밤 11시가 넘은 시간에 홀로 집에 있는데 연달아 세번이 넘게 '삐비비비빅'이란 경고음을 들으니 심장이 미친듯이 두근거리면서 저도 모르게 목에서 새된 소리가 나오더군요.
핸드폰을 들고 근방 10여분 거리에 사는 지인에게 전화함과 동시에 손으로 현관문을 쾅쾅 두드리면서 "누구세요오오옷!"하며 소리를 질렀답니다. 그러자 밖에서 소근거리는 남자분의 목소리가 들리더니 조용해지더군요. 지인은 순식간에 달려와서 일층부터 꼭대기층까지 한번 훑어주시곤 문앞이라며 문을 열라고 하더군요. 함께 엘리베이터안에 사람이 있는지 확인도 해보았답니다. 아무도 없더군요.

휴... 바로 번호키부터 아주아주 길게 바꿔버린뒤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방으로 들어왔습니다. 늦은시간이라 지인을 붙잡아 두기엔 뭣해서 다시 돌려 보낸뒤에 내집 너머로 혹시나 이상한 인기척이 들릴까 하는 긴장을 한채로 지금 이렇게 앉아있답니다.

도둑.. 아니겠죠? 건물이 쌍둥이 건물처럼 생긴 곳이라 누군가가 착각한것이겠죠? 도둑이라면 벨부터 눌러 인기척이 있는지 확인이라도 한 다음에 실행하겠지 멍청하게 숫자버튼을 누르고 있지는 않겠죠? 그렇겠죠...?

혼자 살고 있어 그런지 가끔씩 울리는 벨소리 (대부분이 수도회(?)와 교회더군요)에 마구 긴장을 한답니다. 여자 홀로 사는 티를 내면 안된다 생각하기에 말도 잘 하지 못하고 그냥 문만 쿵쿵거리고 있죠. 집에 엘리베이터 있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게단을 이용하며 건물을 들어서기 전에 주위를 한번 둘러봐서 나를 따라오는이가 있는지 살펴보죠. 제가 사는곳의 문을 열기위해 서있는 모습을 다른이에게 절대 보여주면 안된다고 생각하고요.
얼마전엔 일층 엘리베이터 앞에 누군가 서있는것을 보고 아무생각없이 제가 사는 층까지 올라갔는데 딩동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가 열리면서 옆쪽으로 일층에 있던 건장한 남자가 다가오더군요. 순간의 심장 떨림이란... 다행이 배달하시는 분(?)인듯 저를 지나쳐 가셨고(도저히 그분 전체를 훑어볼 용기가 없었음) 저는 잽싸게 문을열고 들어왔답니다.

글 쓰다보니 떨림은 줄어드네요. 에효 웃음이 나오기도 하고요. 어디서 남자 목소리 다양한 버젼으로 녹음된것을 문앞에 뒀다가 이럴때면 재생해버릴까보다 하는 생각도 드네요. 별일 아니니 다행이란 생각과 문을 좀더 튼튼하게 하기 위해 추가 열쇠를 달아버릴까 (지금도 있는데...)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것보단 경비아저씨가 있는 좀더 든든한 곳으로 이사 가야지 하는 생각까지 연달아 들다가 이런걱정 하지 않고 살아도 되는 집 생각까지... 흐 술기운이 오르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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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몬트콜드
09/10/31 00:00
수정 아이콘
놀래셨겠네요.....

전에 술마시고 새벽에 친구자취방 밑집 대문을 두드리던 1인.....ㅠ
Meditation
09/10/31 00:02
수정 아이콘
진짜 깜놀하셨을듯

전에 술마시고 새벽에 남의 자취방 문을 벌컥 열어버린 1인
09/10/31 00:04
수정 아이콘
전 남잔데 새벽에 누군가 문을 두들기길래 놀래서 열어보니 술취한 친한 동생놈이었죠-_-
여자신데 얼마나 놀라셨을까 상상이 안됩니다. 꼭 문 열땐 체인 걸고 여세요~
arq.Gstar
09/10/31 00:08
수정 아이콘
제 여친님도 혼자 자취하는데요.. (그것도 1층에서. 문이 길가로 나있는 그런 방입니다..;;)
전에 여친님 자취방에 놀러가서 새벽까지 담소를 나누는 중이었는데(담소였습니다.-_-;)
여친님이 창문쪽으로 보고 엄청 놀래면서 '누구야!' 이러더라구요
깜놀해서 냅다 문밖으로 나가봤는데 도망가고 없고요..

그때가 여름이라서 창문쪽을 열어두고 얘기중이었는데
창문쪽에서 사람머리가 스-_-윽 올라왔던거였습니다.

사실 전에도 여친님이 창문을 닫아놓고 자다가 새벽에 일어났는데
창문이 열려져있어서 엄청 놀란적이 있었습니다.
물론 철장을 달아놔서 다행이었죠..
여자분들 혼자 사시는곳엔, 절대 주위에 여자 혼자 사는티를 안내는게 최고인것 같습니다.
집에 들어갈때 본인 혼자 들어가는 모습을 최대한 아무도 안보게 하는게 제일 좋은것 같네요.
로즈마리
09/10/31 00:11
수정 아이콘
위기탈출 넘버원이라는 프로그램에 혼자사는 사람(특히 여자분들..)들이 주의할 사항에 대해서 나왔었는데요.
1년 더 전에 방송 된건데 아직도 제가 자주 가는 자취방커뮤니티에서는 바이블로 통하는 그런 사항들이죠!
그게...입구번호키에 미세한 가루를 뿌리면 평소에 자주 쓰는 번호에는 지문이 드러난다고 하더라구요.
다수의 사람들이 4자리 번호를 쓰니 번호4개만 알게되면 4!=24개로 경우의수가 대폭 압축됩니다.
그렇게 해서 문을 열고 들어올수 있다로 하더라구요.....ㅠ_ㅜ
비밀번호는 길게 하는것이 좋고, 자주 바꾸는편이 좋다고 하네요.
아니면 터치키를 쓰는게 좀더 좋다고도 하구요.
혼자살면 무서워요..
스카이_워커
09/10/31 00:12
수정 아이콘
워낙 흉흉한 세상이긴 합니다만, 위험인물이었다면 그렇게 접근하지는 않았을테니 너무 걱정하지는 마시구요~. 만에 하나 또 그런일이 있다면 "누구세요!!"보다는 가급적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남자이름을 부르는건 어떨까요? - ex) "철수냐?" 혹은 "철수 임마 왜 이제 왔어?"
-> 안에 사람이 있다 + 누군가 올 사람이 있나? 의 효과.
단, 정말 아는 지인이 찾아왔다가 오해를 하게 되는 경우는 책임질 수 없습니다. -_-;;
elecviva
09/10/31 01:35
수정 아이콘
놀래셨겠네요..

전에 다른 호텔방 문을 열었던 1인..

벌거벗은 남자와 폴라티까지(?) 입고 책을 읽던 여자가 있었...
메를린
09/10/31 03:45
수정 아이콘
여자친구가 자취할땐

같이 살아줘야한다는 교훈을 얻게되는군요...

네이트톡같은데서 보면 정말 여자는 혼자살면 혼자산다는걸 잘 숨겨야 할 것 같긴 해요.

혹시 님을 주시하고 있는 사람일지도 모르니 당분간은 아는사람과 같이 집에 가시는게 어떨까요? 재수없는 소리일지도 모르지만 혹시 모르니...
09/10/31 03:50
수정 아이콘
제가 보기엔 살짝 정신놓으신분이 집을 잘못찾은것으로 생각됩니다.;; 제가 그런적이 있거든요-_-;;
메를린
09/10/31 03:57
수정 아이콘
윤하님// 네 저도 그런적 있습니다 -_-;;
정지율
09/10/31 10:06
수정 아이콘
이래서 저희 부모님이 저의 독립을 결사반대하시는거죠...ㅡ_ㅡa 그리고 집에 혼자 있는데 문 열어두면 여자가 겁도 없이 문도 열어놓고 그런다고 뭐라고 그러시고. 참 많이 놀라셨겠어요. 인터넷을 보다보면 참 별별 이야기를 보곤 하는데 참...; 무섭네요.
The Drizzle
09/10/31 12:06
수정 아이콘
정말 무서우셨겠네요.
제 여친님도 자취를 하시는데 처음엔 여자 혼자 살면서도 문을 곧잘 안잠겨서 그것때문에 꽤 잔소리를 했었습니다.
그래도 요즘엔 잘 잠그기는 하던데... 그래도 요즘 세상이 워낙 흉흉한지라 걱정이 되서
제 속옷을 일부러 빨래 너는 곳에 널어둔다던가, 제 물건을 일부러 잘 보이는 곳에 놔두고 하는 등, 남자가 있다는 티를 팍팍 만들어 줄려고 노력합니다.
저도 자취를 하지만 종종 누가 와서 문 두드리면 왠지 겁나는데;; 여자 혼자 살면 얼마나 더 그러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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