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금요일이 롯데 홈경기가 마지막이라고는 알고 있지만 지난 주 토요일 삼성전을 마지막으로 올해 관전은 끝인줄 알았습니다.
롯데가 4강진출 한다고 한들 표 구하기는 하늘에 별따기이며 현장에서 구하려면 새벽에 기다려야 할 판이니 포스트 시즌은 그냥 TV로 볼려
고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롯데 홈경기 마지막 날... 사실 이 때까지만 해도 야구장 직접 갈 생각은 없었습니다. 서면 YBM에서 토익 수업이
있었는데 2시에서 3시20분까지 였습니다. 그런데 수업 듣는 순간 갑자기 머리속에서 오늘 홈경기 마지막인데 보러갈까?라는 생각이 갑자기
드는겁니다. 가자~~또는 아니야... 그러다가 계속 머리속에 갈팡질팡하다가 결국 안 가는걸로 결정했습니다. 그런데 집에 가기 위해 지하상
가로 가는데 보통 집에 갈려면 신평쪽으로 타야 하는데 나도 모르게 노포동쪽으로 탑니다. 그래서 야구장으로 가야하는 운명(?)인가봐 하면
서 결국 연산동 역에서 내려서 3호선으로 갈아타서 사직역으로 갔습니다. 그 때 인터넷예매는 이미 동난 상태고 현장판매밖에 없는데 뛰지
않으면 표 못가고 그냥 돌아갈 것 같아서 걷지도 않고 사직운동장까지 막 뛰어 갑니다. 예전에는 헉헉 댔었는데 살도 많이 빼고 뜀박질을 많
이 한 덕분에 힘이 든건지 아니면 못 느끼고 있는건지 모르겠지만 열심히 뛰었습니다. 그 때 줄이 매표소에서 뱀처럼 기다리고 있어서 아
~~ 틀렸구나 매진되겠네 하는 순간 마이비 카드가 생각났습니다. 그래서 얼른 게이트 입구에서 마이비 카드로 출입구에 통과했습니다. 당
시 카드안에 2000원 있었습니다. 그런데 보통석(?)이 7000원입니다. 그런데 그것도 모르고 열심히 뛴겁니다. 그런데 게이트까지 가서 카드
를 댔는데 그냥 통과를 했습니다. 알고보니 오늘 마지막 홈경기로 어제부터 입장료가 1000원이었답니다. 정말 행운이 따랐습니다.
당시 시간은 오후 4시... 경기시간은 6시30분 2시간 반동안 아무것도 못하고 혼자서 그냥 히어로즈 연습하는 모습, 자이언츠 연습하는 모습
을 지켜봤습니다. 가끔은 먹을거 사러간다고 자리 좀 지켜달라고 하면 지켜주고.... "여기 자리 있어요?" 라고 물으면 여기 몇명 있어요 저기
는 자리 없어요 하고.. 어떤 사람은 자리지켜줘서 고맙다고 캔커피 주시더라구요... 되게 감사했습니다.
제가 앉은 자리는 자유석입니다. 사직야구장에 가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포수 뒤쪽에 있는 파란색 자리입니다. 일명 등반로라고 말할 정도로
경사도 지고 계단도 많았습니다. 처음가보신 분들은 왜 이리 높아? 라고 말할 정도입니다. 그만큼 높습니다.
헉헉 대시는 분들도 많이 보입니다. 포수 뒤쪽의 자유석은 일단 전체적으로 다 보인다는 것과 파울볼이 날라올 염려가 없기 때문에 안심하
고 관전해도 된다는 점이지요..
단점은 대부분 40~50대 이상 아저씨분들이 많기 때문에 술 먹고 취하시면 이상한(?)행동을 보이신다는거.. 담배 못 피우게 되어 있는데 무시
하고 담배 피우는 사람도 가끔 있습니다. 요즘은 나아진겁니다. 뒤에는 못봤지만 앞에서 봤을 때는 담배 피우는 사람 못 봤습니다. 작년만해도 담배 때문에 심하게 싸우곤 했죠. 흡연자랑 비흡연자끼리..
경기가 시작될 동안 응원송 부르고 마!하고 파도타기 하고 뱃노래 부르고 부산갈매기 부르고 봄이와요 부산항에 부르고 진짜 좋았습니다. 그동안 받았던 스트레스 확 풀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제 옆에 혼자 오신 아저씨 분들이랑 즐거운 이야기 많이 나누면서 사직구장에 대한 추억 이야기도 많이 하면서 즐거웠고 또 1회말에 황당한 일이 벌어졌을 때 막 서로서로 물어봅니다. 전화해서 어떻게 된 상황이냐고 물어보고 아는 사람은 모르는사람한테 막 설명해줍니다.
사직구장의 분위기의 좋은점 하나가 잘 모르는 사람이고 처음 본 사람인데 마치 친척과 이야기 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이야기 한다는 점이죠.. 모르는 사람끼리 술도 권하고..... 어떨 때는 통닭 같이 드실래요 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물론 거부는 했지만..
어렸을 때 부터 그런 환경을 봐왔는지라 되게 익숙하고 당연시 하게 느껴집니다. 이것이 현대 생활에서는 볼 수 없었던 알고 있어도 그렇게
할 수 없었던 사람의 정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결과는 4대3으로 롯데가 힘겹게 이겼습니다. 4대0으로 이길때까지만 해도 분위기가 좋았는데 결국 8회까지 4대3이 되는 순간 9회 마지막 방어만 잘하면 되는데 그 동안 말로만 들었던 애킨스의 똥줄 야구를 직접 보면서 간이 없어졌다 붙어졌다 이랬습니다. 투아웃 잘 잡아놓고 2스트라이크 되자마자 다 일어나서 삼진~ 삼진 이러면서도 안타맞고 볼넷 허용 했을 때도 애킨스 라고 부르고.. 제발 좀 잡자~ 이러면서 난리도 아니었죠 결국 클락의 좌익수 뜬공 쓰리아웃 4대3 롯데 승리가 결정 되는 순간 환호성 지르고 롯데~~~ 롯데~~~ 승리의 롯데 부르고 축제의 분위기였습니다. 야구장 밖에 나가는데 사람들끼리 모여서 부산갈매기 부르고 승리의 롯데 부르고 난리였습니다. 가끔 롯데 관중을 꼴리건이라는 소리를 듣긴 하지만 제가 어렸을 때부터 야구를 관전하면서 야구는 부산 사람들에게는 희망이자 생활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고 한 번도 롯데 자이언츠 팬이 되었다는 것에 후회 한 적은 없습니다.
오히려 자랑스럽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성적이 1등을 하든 꼴등을 하든 상관 없습니다. 한 번 롯데 팬은 영원한 롯데 팬이니까요.
삼성과 1게임 차가 나면서 4강진출에 유리하긴 하지만 방심하지 않고 경기 다 이겼으면 좋겠습니다. .
집에 12시 넘게 도착했습니다. 피곤해서 정신이 없는 상태에서 쓴 글이라 이해하기 힘들더라도 이해주시길 바라며 끝까지 읽어 주신 유저분들께 감사하다고 말씀 드립니다.
그리고 어머니 자궁 염때문에 수술 받으신다고 힘내라고 하셨던 댓글들 감사하다는 말 이제서야 이야기 되어 죄송합니다.
지금 어머니 수술 잘 받으셨고 건강하게 잘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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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 옆쪽에 1루 S석에서 봤는데 오늘 경기 애킨스 때문에 오랜만에 제대로 X줄 야구 봤습니다;;
나갈 때 보니까 응원송 신나게 부르며 가시는 분들이 계시던데 자갈치님도 그 중 한명이셨군요.
같이 간 친구도 자신이 부산에서 태어난게 참 행운인 것 같다고 얘기하더군요.
저는 직관 징크스라면 징크스인데,
이때까지 직관가서 선발이 손민한 선수일 때 는 3번가서 3번 다 졌는데,
조정훈 선수일 때는 3번가서 3번 다 이기네요.
앞으로는 핑크 경기만 찾아서 직관을 가던지 해야지;;
저는 롯데 원년부터 팬이고 집사람은 경북사람인데 저 때문에 롯데 팬입니다. ^^
지금은 부산을 떠나 있지만, 주말 홈경기는 집사람과 꼭 직관을 합니다,.
사직 구장 분위기는 가 본 사람만이 알지요.
오늘도 집에서 TV로 야구를 보며 집사람은 열심히 응원가를 따라 부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