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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9/09/18 18:13:10
Name Amy Sojuhouse
Subject [일반] 가슴속에 묻어 두었던... 이해하지 못했던... 인연
아래에서 군대글 연애글을 보다 보니 오래전 그러나 바로 어제처럼 기억나는,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는 일이 생각나더군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나요.
그렇군요. 막 지방에 소재하고 있는 국립 대학교에 입학하고서부터 시작해야겠네요. 저는 연식이 좀 있는 학번입니다.
그 당시에는 음악 감상실이라는 것이 학교 앞에 한 두개정도는 있었죠. 저도 음악을 좋아하다보니 음악 감상실에 드나들기 시작했고
곧 그곳의 메인 DJ가 권유를 해서 DJ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됐죠.
그런데 어느 날인가부터 제 타임이면 꼭 박스 앞에 꽃다운 여학생 한명이 자리를 잡고 있는 겁니다. ‘혹시 날?’
물론 착각이었죠. 그 여학생의 관심대상은 제가 아닌 제 바로 뒤 타임의 선배였던 것이었죠. 결국 그 선배에게 그 여학생이
프로포즈를 했는데, 아니... 이 여학생이 고3이었던 겁니다. 어쩌겠습니까? 선배와 저는 그 여학생에게 “지금은 공부 열심히 해라”
“나중에 대학교 가면 만나주마” 뭐 이러면서 돌려보냈죠. 이게 첫 번째 그녀와의 인연이었습니다.

두 번째 인연은 2학년때 레코드 가게였습니다. 그 당시에는 아직도 LP판이 전성기를 누리던 중이었고, 쥔 아저씨와 친하면
흔치않은 백판이 나오면 알아서 챙겨주던 때였죠.
그날도 쥔아저씨의 연락을 받고 레코드가게에 갔는데 그녀가 그 곳에 쪼그리고 앉아 박스 속에 놓인 백판을 뒤적거리고 있더군요.
그렇게 만나게 된거죠. 그녀는 대학에 실패하고 재수를 위해 학원에 다니고 있던 중이었죠. 그때부터 재수하는 짬짬이 그녀와
데이트를 하게 되었죠. 그러고 나선 한 3개월쯤 됐나? 그때쯤 그녀는 서울로 올라가야겠다는 겁니다. 원래 본가가 서울에 있는데
이모댁에서 고등학교를 다니고 재수도 하고 있었고 이모가 연애하는 걸 눈치 채고 서울로 보내버린 거지요. 올라가던 날
그녀가 좋아하던 또 제가 아끼던 다니엘 리까리의 스캣송 앨범을 선물로 줬던 것도 기억나네요. 그러고는 ‘공부 열심히 해라.
대학교에 들어가면 그때 다시 보자’ 이러면서 별 연락을 하지 않았고 이걸로 인연이 다 한 줄 알았었죠.

세 번째 인연은 군대를 가기위해 휴학을 하고 나서였죠. 휴학후 친구집에서 자기위해 짐자전거(뒤에 엄청 큰 화물받침이 달린)를 타고
밤길을 열심히 페달을 밟고 달리던 중에 누가 뒤에서 부르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뭐야”하고 반신반의하며 뒤를 돌아보니
그녀가 친구와 있던 것이었죠. 참...이런 인연이... 그녀는 서울 소재의 한 대학에 입학했고 주말에 친구를 만나려고 내려왔다가
이렇게도 어설픈 자세로 만나게 된거죠. 둘이서 “우린 정말 인연인가봐”라면서 웃으면서 다시 만나게 되었지만
이것도 잠시 제가 군입대전 아르바이트로 서울 장충동 보쌈집에서 숙식하게 되면서 다시 연락이 끊어져 버렸죠.
사실 그 당시에는 그냥 좋기도 하고 만나기도 했을 뿐 연애감정이란 건 아니었나봅니다. 그냥 연락이 끊겨도 그런가보다 했거든요.

네번째 인연은 군입대를 위해 의정부 306보충대로 입소하기 전이었습니다. 전날 머리를 박박 깍고, 엄청난 술을 마셔서 무척 초췌해진
몰골로 부슬비를 맞으며 친구들과 부대 앞을 향하던 중에 부대 정문 앞 철교 밑에서 노란 우산을 들고 초조한 얼굴로 기다리고 있던
그녀를 보게 됩니다. 제 입대일을 한 번 가르쳐줬는데 그걸 기억하고 있었던 거죠. 상황도 상황인지라 왈칵하고 눈물이 쏟아지고 그녀도
울먹이며 노란 우산 밑에서 그제서야 첫 입 맞춤을 하게 됐고, 그러고 나선 바로 그녀의 연락처 하나만 받아들고 대한민국 육군 보병이
되어버렸죠. 그런데.... 양평에 있는 신병교육대에서도 자대에 배치 받고서 보낸 몇 통의 편지에 다시 또 답신이 없는 것이었지요.
그랬죠. 이제는 까맣게 잊어야겠구나... 그런 일이 있었구나. 정도로 말이죠.

마지막 인연은 군대에서 막 일병이 되고서였죠. 초여름에 입대를 했으니 동계훈련을 가장 육체적으로 힘이 든다는 일병으로 보내게
되었고 동계 ATT를 마치고 부대로 복귀하니 구정(설날) 전날이더군요. 소대안에서 훈련정비를 하고 있던 중에 면회왔다는
위병소의 전달을 받고서는 집에서 온 줄 알고 ‘명절이나 잘 보내지 뭐하러 오는지...’ 이러며 면회소로 갔더니
그녀가 와 있더군요. 전 얼어붙어 벼렸고 그녀는 퉁퉁 부르트고 쫙쫙 갈라진 제 손을 보더니 붙잡고서는 펑펑 울더군요.
울음을 그친 후 그전에 이미 그래왔던 것처럼 ‘왜 연락을 하지 않았냐’는 등의 말도 하지 않고, 어떻게 부대를 알고 왔냐고 물었더니
면회오기 전날 제 친구에게 물어서 고향집에 내려갔다왔다고 하더군요. 나중에 어머님께 들었던 말이지만 어머님께서는 덕분에
제가 혹시 사고 친 줄 알고 겁이나서 자세히 물어보지도 못하고 그냥 잘 대해주셨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제 부대를 알고서는 찾아오게
된거죠. 그때 전 이 여자가 정말 인연이구나. 이전에 말로 그냥 하는 정도가 아니라 인생의 인연이라면 이 여자이거니 했습니다.
사랑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묶여진 끈이 이 정도라면 끊어지지 않겠구나 했습니다. 그렇게 그녀는 상병 말년까지 매주 또는 격주로
면회를 오면서 제 힘든 군 생활을 지탱해주는 힘이 되었죠.

그런데 말이죠. 갑자기... 상병때 중간 휴가를 갔다 오고 휴가기간중 그녀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귀대하고 나서는 병장이 되기
얼마전쯤부터 그녀가 면회를 오지 않습니다. 또 전화도 연결이 않됩니다. 휴가 나가는 후임들에게 수소문을 시켰지만 연락이 않됩니다.
그렇게 몇 개월이 흐른뒤 말년휴가를 가서 주소로만 알던 그녀의 집을 찾아갔습니다. 가서 듣게 된 얘기는 얼마전 그녀의 집은
어디론가 이사를 가게 됐고 좀 더 뒤에 들었던 얘기는 그녀가 어느 기도원에 들어갔다는 말이었죠. 그걸로 그녀와의 모든 인연은
끝이 나 버렸습니다.

그녀를 사랑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왜 끝까지 찾지 않았냐면 그건 그냥 그래왔으니까요.
다만 전 지금까지도 왜 그녀가 그랬는지를 모르겠습니다. 어떤 것이 왜 그런지가 아니라 모든 게 왜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
왜... 모든 것이 제 이해의 범주를 넘나듭니다.
하지만 뭐 그렇게 이해 못한 채로 그냥 지나가 버리겠죠. 끝까지... 그런게 또 인연이고 인생이겠죠.
이해 못한 채로 그냥 지나가 버리는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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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onel Messi
09/09/18 18:20
수정 아이콘
와 한편의 소설을 읽는거 같네요;; 실화라니 참 대단한 인연이군요..
저에게 저런 인연이 있었다면.. ㅠㅠ
루크레티아
09/09/18 18:33
수정 아이콘
뭐랄까 하루키의 소설을 보는 기분이군요.
오고 가는 감정이 있는지 없는지 느끼기 참 힘든 묘한 관계입니다.
그대가있던계
09/09/18 18:35
수정 아이콘
소설이 아닌 실화라 더 몰입감 있게 읽었네요. 아마도 살다보면 또 만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신예terran
09/09/18 20:05
수정 아이콘
소설과 같은 인연이네요. 인연이 있다면 또다시 만나게 되지 않으실지..
Amy Sojuhouse
09/09/18 20:06
수정 아이콘
루크레티아님// 그렇죠? 저도 군에 가기전에 읽었던 상실의 시대와
이런 저런 일을 겪고 난후에 읽었던 상실의 시대가 참 다르게 느껴지더군요.
오고가는 감정... 이걸 누가 알겠어요. 사실 저도 그랬던걸까? 에이 잘 모르겠다 하는 정도지요.
그냥 뭐... 그냥 저냥... 그렇게 흘러가는 거고
사람이 누구나 다 자신의 감정을 충실하게 깨닫고 그대로 행하고 그러겠어요? 그냥 그렇게 흘러가는거죠.
그러다 간혹 깨닫거나 느끼면 또... 그나름대로 그래로 가는거고...
방어운전
09/09/18 20:15
수정 아이콘
해피앤딩으로 끝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정말 두분 인연인 듯 한데..무슨일이 있었는지
왜 기도원으로 갔는지가 궁금하네요..
planetai
09/09/18 20:39
수정 아이콘
기도원은 수녀원비슷한걸로 이해하면되나요?
로랑보두앵
09/09/18 20:42
수정 아이콘
정말 엄청난 인연이네요;

짧다면 짧은.. 23년 살면서, 이런저런 인연을 거치면서 항상 느끼는거지만 운명이란거 정말 있는거 같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어느날 갑자기 만나게 될.. 그 때가 너무 늦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Orange Road
09/09/18 21:20
수정 아이콘
따뜻한 글이네요..
다들 이런 순백의 추억을 한 가지씩 가지고 살아가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물론.. 자의로 되는 건 아니겠지만요.. ^^
09/09/18 21:47
수정 아이콘
잡힐듯 잡히지 않는 무언가....평생 가슴에 가지고 살아가실듯 합니다.
Amy Sojuhouse
09/09/18 23:48
수정 아이콘
만날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꼭 만나야 하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냥 그랬었다는 기억만 남아있는것이고 그 기억만이 모든 것인지도 모르죠.
상식이나 정의 뭐 이런 것이라면 충분히 의지로 행할수있는 자신이 있지만...
글쎄요.
살아가는 동안 꼭 행해야하는게 그것만 있는 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못하고
아니...하지않고 그냥 지나가버리는 것 또한 뭐 나름대로 꽤 긴 시간 살아온 동안
알아버렸다는 것이랄까요?
그리고 기도원은 왜 갔는지 모릅니다. 어느 기도원인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꼭 알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어렴풋이 추측되는 바는 있지만 한 두마디 이유를 듣는다고 다 알 수 있는것도 아니죠.
Neperpite
09/09/19 01:29
수정 아이콘
인연일까요? 음.. 저는 요즘에 사람사이에 '인연' 이라는 끈은 있지만,
'결과'는 없다. 라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구요.

현재 누군가를 만나고 있을지라도, 그 연이 어디까지 닿을지는 누구도 모르지 않겠습니까?
결과적으로 좋은 결실을 맺게 된다면, 그걸 진정 인연이라고 해야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음.. 그리고 한가지만,
글을 읽는 도중에 조금은 특이한 점을 발견해서요.
물론 제 이야기가 아니라서 섣불리 말하는 것일 수도 있겠으나,
세번째 부터의 인연은 모두 상대방으로 부터 시작된 건가요?
자전거 타고 가는 길에 누군가가 '우연' 하게 불러주었고,
한 번 말한 입대일을 정확히 기억하고 '그 장소'에서 기다렸으며,
글쓰신 분의 집까지 찾아서, 그 부대에 '그 시간'에 면회를 오셨었던 거잖아요.

사람의 마음속 알길이야 있겠습니까만, 이제 한 번은 글쓰신분이 움직일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네요.
가만히 있어도 다가와 주는 인연만 있다면, 그도 좋겠지만,
한번쯤은 다가가는 인연이 되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궁금해 하시니까요. 글만 읽은 저도 궁금하네요.

쓰다보니 다른 사람일에 헛소리를 했네요.
그냥.. 잘 이뤄지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까운 생각이 많이 드는 요즘이어서,
끄적여 봤습니다. 새벽이지만, 평안하시길..
Amy Sojuhouse
09/09/19 02:15
수정 아이콘
Neperpite님// 정확히 보셨죠.
두번째도 마주친거죠. 마주치고 불러주고 기다려주고 찾아와주었고 끝내주었죠.
제가 한 일은 없던 것이나 마찮가지였죠 뭐... 그래서 더욱 제가 움직일수 없었던 것인지도 모르죠.
어쨋든 이제 두 딸아이의 아빠로서 그냥 묻어두었다가 한번쯤은 그냥 흘려보내고 싶어서요.
그냥 그렇게...
로랑보두앵
09/09/19 02:23
수정 아이콘
Amy Sojuhouse님// 아... 두 딸아이의 아버지셨군요, 살짝 반전인데요? ^^;
Neperpite
09/09/19 09:13
수정 아이콘
Amy Sojuhouse님// 이런 반전이.. ^^;; 어쩐지 레코드판이 있는.. 에서 알아차리지 못했군요 하하;;
오래전 추억이시겠네요. 오래된 추억은 왜곡되기 마련이잖아요 ^^

현재가 훨씬 더 중요하다는걸 아실거라 믿습니다.
시네마 천국의 주인공은 토토와 엘레나가 영화에서 사랑에 중심에 있는 인물이지만,
세상에 토토와 엘레나만 있는건 아닐테니까요.
그럼 좋은 주말 되시길 ^^
LightColorDesignFram
09/09/19 12:41
수정 아이콘
소설 같네요 ...
CakeMarry
09/09/19 22:36
수정 아이콘
영화 세렌디피티가 생각나네요..부대 앞 키스씬은 정말 영상이 그려질 정도로 선명하네요.
애틋한 일본영화가 생각나기도 하고..추억할만한 무언가가 있다는 것만으로 좋은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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