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아들로 21년동안 단 한번도 부모님 곁을 떠나 지내본 적이 없던 제가 미국 서부시간으로 9월 18일 아침 10시에
생애 처음으로 잠시 집을 벗어나 꿈을 이루기 위해 여행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긴 여행의 시작이지만 굉장히 설레입니다.
여행을 한다는 것은 항상 설레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큰 걱정이 들기도 합니다. 여행을 가서 힘든 일을 겪지는 않을까,
가는 길에 사고가 나지는 않을까, 부모님께서 나의 여행을 걱정하시진 않을까 많은 생각들이 머리를 스치면서도 이미 마음은
목적지에 도착하는 기대감을 동시에 안고가기 마련입니다. 전 막내아들로 태어나 마냥 어리광 부리고 가족들의 귀여움을 받으면서
자랐기 때문에 이런 여행에 걱정보다 기대가 더 큽니다. 집이 아닌 곳은 어떨까, 다른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을 알게되는 것은 어떤
즐거움일까 등 생각을 많이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제가 오랫동안 꿈꿔온 일을 이룰 수 있다는 기대감에 벌써부터 가슴이 뛰기 시작합니다.
제가 편입하는 대학은 비록 일류대학은 아니지만 미국 내에서 동물과학(Animal Science/Animal Biology)으로는 다섯손가락 안에 드는,
그리 흔하지 않은 전공의 네임벨류가 높은 대학인지라 그만큼 고생도 많이 할 것이라는 주위의 조언도 있습니다.
하지만 애초에 고생할 생각이 없었으면 제 스스로 꿈을 수의학으로 정하지도 않았으리라 생각합니다.
집에서는 막내아들마저 멀리 공부하러 간다며 (큰형님도 의대 공부를 위해 편입) 아쉬워 하시지만 그러면서도 마냥 귀여워하던
막내아들이 다 커서 편입하는 모습에 칭찬 아닌 칭찬을 하시면서 동시에 압박감도 크게 주고 계십니다, 쿨럭.
2년 뒤, 다시 집으로 돌아올 때는 정신적으로 성숙해지고 더 깊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 제 작은 소망입니다.
p.s. 2년 뒤에도 계신다면 판님, 휘리노이에스과 꼭 동물/수의학에 대해 대화하길 희망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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